제목: [ 구약의 추수감사절 ]
1. 감사의 의미
가을 추수기를 맞이하여 추수감사절의 풍습과 의의를 살펴보자. 우선 감
사하다는 감사의 뜻부터 알아보자. 감사의 뜻을 의미하는 <호다>란 히브리
어 동사나, <토다>란 명사도 본래는 "던지다" 또는 "고백한다"는 <야다>란
동사의 사역형에서 유래되고 있다.
성경에서의 "감사"란 우리가 보통 말하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란
말과는 다른 의미의 두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로 성경에서 감사란 언제
나 찬양이 전제되거나, 수반되고 있다. 만일 찬양이 없는 감사가 있다면
그것은 성경적 의미의 감사가 아니다. 성경에서 <호다>란 동사의 대상이
사람인 경우는 네번뿐이다(창49:8, 욥40:14, 시45:17, 49:18). 그러나 감
사의 대상이 여호와 하나님인 곳은 130번이나 나타난다. 그러므로 성경에
서 나타나는 감사에 서는 그 대상인 여호와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 수반
되게 마련이다. 물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할 때에는 감사와 함께 찬양이
수반되는 것은 아니다. 감사와 찬양(찬양대)은 같은 어근에 속한다(느12:8
). 성경에서의 감사는 대중의 예배속에서 기쁜 찬양과 함께 나타난다. 많
은 시편의 감사 찬송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시편136편에 보면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모든 신에 뛰어나신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1-2절)
감사의 이유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하여 베푸신 놀라운 역
사에 대하여 또는 하나님의 속성에 대하여 감사드리고 있다. 둘째로 감사
란 하나님 앞에 고백하는 신앙고백이다. 자기의 진실을 하나님 앞에 고하
는 고백의 제사이다. 이 고백의 제사는 화목제와 병행되고 있다(대하30:22
). 그러므로 성경에서의 감사란 하나님께 진실을 아뢰고, 기쁨으로 찬양하
며, 예물을 드리는 자율적인 행동에서 나타난다.
2. 구약에 기록된 추수감사절의 특징
추수감사란 추수기에 하나님께 표현하는 감사의 행위인데 구약에서는 칠
월 십오일부터 칠일 동안 온 회중이 하나님 앞에 나와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축제를 지킬 것을 당부하고 있다(레23:34-43). 이 내용은 구약에
기록된 추수감사절에 대한 규범과 설명이다. 이 감사절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로 이 감사절은 인간이 임의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기로
다른 두 절기(무교절,칠칠절)와 함께 이스라엘의 모든 남자는 하나님이 계
신 곳이 예루살렘 성전에 꼭 올라가야 한다(신16:16). 예수님도 이 추수감
사절인 초막절에 예수님의 형제들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간 다음에 남의 눈
에 띄지 않게 성전에 올라갔다는 기록이 있다(요7:2-10). 이스라엘 민족의
대 이동이 전개되는 절기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추석 명절에 천만에 가
까운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것과 비교할만한 민족의 대 이동인 것이
다. 추수감사절이란 먼저 하나님이 계신 예루살렘 성전으로 찾아가는 절기
이므로 우리들도 이 절기를 이용하여 교회에 출석치 않던 자들까지 교회에
출석하도록 권하는 총동원 주일로 삼으면 한다.
둘째는 칠월 십오일부터 칠일 동안 하나님 앞에 모여 감사의 축제를 지
켜야 한다(레23:40). 축제의 첫날은 아무 노동을 하지 않고 성회로 모이고
칠일동안 초막에 지낸후, 제 팔일째도 다시 성회로 모이고 아무 노동도 해
서는 안된다(레23:35-36). 절기 동안에는 하나님께 찬양하고 감사를 드리
는 일만한다. 이 감사에는 두가지 뜻이 있는데 한가지는 가을 곡식을 추수
하여 수장한 것에 대한 감사(수장절)이고, 다른 한가지는 하나님이 이스라
엘 백성들을 출애굽시켜 주신 것, 즉 구속의 역사에 대한 감사(초막절)로
전승되어 왔다. 본래 추수감사절의 이름은 수장절이었다(출23:16). 이것은
가을에 마지막 추수가 완료되는 때에 축제를 지켰던 농경사회의 풍습인 것
이다. 한해에 작물을 잘 자라도록 비와 햇빛을 주신 하나님께 기쁨으로 감
사와 찬양을 드리는데서 유래되었다. 세계 농경 사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습이다. 이 절기에 하나님 앞에 나갈 때에는 공수로 가지 않고(신16:16)
정성껏 준비한 예물을 감사의 제물로 드리게 된다(레23:37-38). 요즈음에
도 유대인들은 초막적에 회당에 갈 때는 룰라브와 에트로그를 예물로 준비
한다(레23:40). 초막을 짓는 자료인 종려나무 가지, 무성한 가지와 버들나
무 가지의 묶음을 룰라브라고 하는데 이것을 손에 들고 흔들며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 룰라브의 재료를 시장에서 구입할 때에는 조그만 흠이라도
있을까하여 돋보기로 물건을 고른다. 에트로그는 아름다운 실과를 상징하
는 것으로 겉모양이 레몬과 비슷하게 생긴 과일이다. 이와 같이 정성껏 준
비한 예물을 갖고 회당에 들어가 시편 113-118편의 찬양과 감사의 노래를
부르며 감사절을 지킨다.
세째는 추수감사절인 칠일 동안을 반드시 초막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다.
바벧론 포로에서 돌아온 뒤에 초막적을 대대적으로 지킨 흔적이 있다(느8:
13-18). 이 절기에 이스라엘 백성이 초막에 거하게 된 것은, 추수감사절이
란 단순한 그 해의 추수한 곡식을 수장한 후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던 수
장절에, 출애굽을 통한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를 감사하고 찬양하는 뜻을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때에 초막에 거하게 한줄을 너희 대대로 알게 함이니라"(레23:43).
이스라엘 자손들의 광야 생활 40년은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었던 시기이다. 그들이 물이 없을 때는 바위를 쳐서 물을 멱이셨고,
먹을 양식과 고기가 없을 때는 만나와 메추라기로 생명을 유지케 해주신
것이다. 이런 위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들을 어떻게 보호해 주셨는가
를 회상하면서, 조상들을 구원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리고, 또
한 위기 속에서도 멸하지 않고 유산을 물려준 조상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절기이다. 시114편과 136편은 이스라엘의 역사속에서 행하신 여호와 하나
님의 위대한 구속의 역사에 대한 감사와 찬양의 노래이다. 지금도 이스라
엘 백성들은 세계 어느 곳에 있던지 이 절기에 초막을 짓고 초막에서 칠일
동안 지낸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베란다에 초막을 짓고 자녀들과 같이
기거하며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위대하신 행적을 가르친다. 이들은 이론을
통한 설명적인 교육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살아있는 체험적 교육을 한다.
구원의 역사에 대한 감사의 절정은 칠일간의 마지막 날인 호산나 라바에
있다. 회당에서 축제를 드리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실로암 연못에서
떠온 물을 제단 앞에 있는 그릇에 붓는데 마지막 날에 물을 부을 때는 제
사장이 나팔을 불고, 레위인들은 합창을 하고, 참석자들은 룰라브를 흔들
며 기쁨의 찬양을 함으로 그 날을 기념한다. 제단 앞 그릇에 부은 물과 술
은 다시 기드온 골짜기로 흘러 내려가 그 해에 많은 비가 올 것을 기원하
며, 떨어지는 룰라브 잎사귀는 죄의 용서를 의미한다.
추수감사절은 추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께 진정한 마음과 기
쁜 마음으로 감사하며 찬양하는 즐거운 축제이므로 우리의 이웃에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다 같이 하나님 앞에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이 절기에는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일을 해야 한다. 신16:16
절에 "공수로 여호와께 보이지 말라"고 했다. 즉 이것은 있는 자가 가져와
없는 자와 함께 더불어 즐거운 축제가 되게 하라는 뜻이다. 이러한 것을
통하여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없는 자들이 쉽게 교회로 올 수 있는 분위기
를 만들어야 한다.
초막절은 역사속에서 하나님의 위대하신 구원의 행위를 찬양하고 감사하
는 때이다. 우리는 이 절기를 통하여 과거 우리의 역사속에서 하나님이 무
엇을, 어떻게 우리에게 해 주셨는지 되새겨 보아야 한다. 교회가 민족의
역사와 유리된다면, 그 교회는 그 민족으로부터 유리될 수 밖에 없으므로
뿌리없는 나무와 같이 된다. 단군이래 우리의 역사 속에서 우리 조상들을
지켜준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을 찾아 찬송하고 감사해야 한다. 수장절.초
막절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하나님을 찾아 예루살렘 성전에 올
라 가듯이, 우리들도 우리 민족의 감사절인 추석절에 반드시 하나님의 교
회(성전)를 찾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모든 감사는 하나님께만 드려야 하
기에 추석절에 하나님이 없는 추수감사 행사는 의미가 없다. 하나님 앞에
서 기쁨과 찬양으로 드리는 감사만이 추수감사절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교육교회 90/10 강사문(장신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