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를 든 슈퍼 전사 [토르: 다크 월드]의 크리스 헴스워스
오지의 소년
1. 어린 시절 형 루크와 크리스(오른쪽). 2. 아버지 크레이그와 어머니 레오니, 그리고 크리스와 리암 헴스워스.
1983년 8월 11일 호주 멜버른 출생. 어머니 레오니는 문학 교사. 아버지 크레이그는 사회 복지 카운슬러. 여기까지만 듣는다면 대도시의 교외 지역에서 평온하게 자란 중산층을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크리스 헴스워스는 자연 그대로의 거친 유년기를 보냈다. 그의 가족은 멜버른과 북부 오지의 호주 원주민 커뮤니티인 '불먼'이라는 지역을 오가며 살았는데, 헴스워스의 기억 속엔 불먼에서의 생활이 강하게 남아 있다고. 도심과 4시간 거리인 그곳의 거대한 소 목장에서 생활했던 크리스는 수시로 악어와 버팔로를 보았다.
멜버른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헴스워스의 가족은 멜버른에서 남동쪽으로 140킬로미터쯤 떨어진 필립 아일랜드로 이사 갔고, 졸업 후 헴스워스는 가족이나 친척의 농장에서 일하며 조경이나 건축 일에도 손을 댔다. 당시 그는 주말이면 해변으로 달려가기 바빴던 서핑 마니아. 하지만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영화를 보면 순식간에 그 이야기에 빠져들곤 했던 크리스 헴스워스의 진짜 열정은 연기자가 되는 것이었으며, 곧 도시로 나가 이곳 저곳 오디션을 기웃거리게 된다. 한편 그의 묘한 외모는 영국, 독일, 아일랜드, 스코틀랜드의 혈통이 섞이며 만들어낸 작품이다.
헴스워스 3형제
형 루크는 1981년생. 동생 리암은 1990년생. 그들은 모두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포문을 연 사람은 아무래도 형인 루크. 2001년에 TV 시리즈 [네이버스]에 출연했는데, 다음 해 크리스도 [네이버스]에 등장했다. 이후 [더 새들 클럽 The Saddle Club]도 루크와 크리스가 함께 출연한(비록 다른 에피소드지만) TV 시리즈다. 크리스가 할리우드로 진출한 반면, 루크는 호주의 TV 배우로 꾸준하게 활동 중인데 최근 들어 영화로 영역을 확장하며 미국과 호주의 합작 작품이나 영국 영화에 출연 중이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형 크리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의 탄탄한 스타덤을 쌓고 있는 리암 헴스워스의 첫 연기 경험은 2007년 TV 시리즈 [
홈 앤 어웨이]에 게스트로 잠깐 등장한 것. 역시 [네이버스]에 출연했던 그는, 2009년 큰형 루크와 함께 TV 시리즈 [새티스팩션]에 출연한 후 [
노잉](2009)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
라스트 송](2010)에서 만난 마일리 사이러스와는 최근까지 연인 사이로 지내기도. 최근 [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2012), [
익스펜더블 2](2012)로 주가를 높였고 [
무단이탈](2013), [
파라노이아](2013) 등에선 주연급으로 발돋움했다. 리암은 어린 시절 크리스와 시간만 나면 싸웠다고. 부모가 여행을 떠나며 친척들에게 아이들을 맡길 때도, 크리스는 삼촌 집에 리암은 할아버지 집에 따로 보내야 할 정도였다. 물론 지금은 사이 좋은 형제. 한편 3형제의 공통점은 훤칠한 키. 루크가 188센티미터, 크리스와 리암이 191센티미터다.
아더 왕
형 루크가 불을 지피자 크리스도 곧 배우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의 첫 경험은 TV 시리즈 [기네비어 존스](2002). 현재와 중세를 오가는 판타지 가족 드라마로 스무 살의 크리스는 2회에 걸쳐 아더 왕으로 등장한다. 이후 그는 여러 TV 시리즈에서 '1회 출연용 게스트' 생활을 하는데, 러셀 크로와 카일리 미뇨그를 배출한 [네이버스](2002)를 거쳐 [마셜 로](2002)와 틴에이저 코미디인 [더 새들 클럽](2003)과 [퍼거스 맥페일](2004) 등에 출연했다.
[홈 앤 어웨이]
1. [홈 앤 어웨이]의 크리스. 2. 여자친구 역을 맡은 이사벨 루카스와 크리스.
게스트 출연을 전전하던 크리스 헴스워스가 둥지를 튼 곳은 바로 호주 전통의 TV 시리즈 [
홈 앤 어웨이]. 1988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드라마로, 해안의 가상 마을인 썸머 베이를 배경으로 그곳 사람들의 삶과 고난을 그리고 있다. 1985년에 시작된 [네이버스]와 함께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시리즈로, 가이 피어스, 히스 레저, 나오미 왓츠, 아일라 피셔 등이 [홈 앤 어웨이]를 거쳐 할리우드로 진출했다. 크리스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184개의 에피소드에 출연했다.
그는 원래 '로비 헌터' 역을 원했지만 제이슨 스미스에게 돌아갔고, 크리스는 대신 킴 하이드 역을 맡았다. 썸머 베이 하이스쿨의 교장 아들인 킴 하이드는 반항적인 캐릭터. 수영 선수인 그는 마약 중독 상태로 점점 아버지와 사이가 벌어지며, 어머니가 안락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큰 방황에 빠진다. [
홈 앤 어웨이]로 크리스가 얻은 소득은 배우로 탄탄하게 단련되었다는 것. "하루에 20신을 찍기도 하고, 일주일 동안 다섯 에피소드 분량의 촬영을 마치기도 했으며, 스무 명이 넘는 연출자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3년 동안, 어떨 땐 괜찮은 연기를 했지만 어떨 때는 엉망이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홈 앤 어웨이]만큼 좋은 연기 학원은 없었다." 2005년 로지 어워즈(호주 최고 권위의 TV 시상식)에서 '남자 신인 인기상'을 수상했다.
이사벨 루카스
[
홈 앤 어웨이]에서 크리스의 연인인 타샤 역을 맡은 이사벨 루카스는 현실에서도 연인이 되어, 2005년부터 2006년까지 2년 동안 커플이 되었다. 헤어진 이후 각자 할리우드에 진출했는데, 루카스의 첫 영화는 자그마치 [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 초반부 샘(샤이아 라보프)을 유혹하는 대학생 앨리스 역을 맡았는데, 알고 보니 디셉티콘이 보낸 프리텐더(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종족)였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녀는 이후 [
신들의 전쟁](2011)에서 아테나 역할을 맡았다. 재미있는 건 [
레드 던](2012)에서 크리스와 재회했다는 것. 치어리더인 에리카 역을 맡았는데, 크리스가 맡은 제드의 동생인 맷(조쉬 펙)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한때 샤이아 라보프, 제이크 질렌홀, 조엘 에저튼 등과 스캔들이 있었으나 모두 루머였다.
[댄싱 위드 더 스타]
한참 청춘 스타로 주가를 높이던 2006년, 크리스는 호주판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 5'에 출연한다. 총 열 커플이 겨루는 무대에서, 전문 댄서인 애비 로스와 파트너가 된 크리스는 특유의 열정으로 임했지만, 여섯 번째 탈락자가 되면서 쇼를 하차했다. "나에겐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다시 출연하고 싶진 않다. 리허설을 하면서, 어느 순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심한 몸치라는 사실을." 한편 '시즌 5'의 우승 컵은 풋볼 선수인 앤서니 쿠투파이즈와, 호주 볼룸 챔피언십 6회 우승자인 내털리 로우 커플이 차지했다.
[스타 트렉: 더 비기닝]
2007년 [
홈 앤 어웨이]를 하차한 크리스 헴스워스는 할리우드에 도전했고, 대중들과 만난 첫 성과물은 [
스타 트렉: 더 비기닝](2009)의 조지 커크라는 캐릭터였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켈빈 호는 위기에 빠지고, 함장이 목숨을 잃자 대신 리더가 된 조지 커크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선원 800명을 구한다. 그들 중 한 명이 바로 조지의 아내인 위노나(제니퍼 모리슨). 조지가 죽음을 향해 돌진하는 순간 그녀는 새로운 생명을 세상에 내놓고, 제임스 커크는 그렇게 태어난다.
10분 정도의 출연이었지만 충분히 인상적이었던 [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은 크리스에게 탄탄대로를 보장해준 영화. 크리스가 조지 커크 역을 위해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은 미국식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들인 제임스 커크 역을 맡은 크리스 파인이 세 살 많으며, 헴스워스는 이 영화 전까지 [
스타 트렉] 시리즈를 거의 본 적이 없었다고. 원래는 마크 월버그에게 제안이 갔지만 거절했고, 크리스가 행운을 잡았다.
[퍼펙트 겟어웨이]
헴스워스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또 한 편의 영화. [
리딕] 시리즈로 유명한 데이빗 토히 감독이 2009년에 연출한 [
퍼펙트 겟어웨이]는 예상하기 어렵진 않았지만 나름 신선했던 반전이 인상적인 범죄 스릴러다. 하와이에서 신혼 여행을 즐기는 클리프(스티브 잔)와 시드니(밀라 요보비치). 하지만 여행객을 노리는 살인사건이 일어나자 그들은 공포에 휩싸이지만 여행은 계속된다.
크리스가 맡은 역할은 케일. 클레오(말리 쉘턴)라는 파트너와 함께 히치하이킹을 하다가 클리프와 시드니 커플을 만나지만 거절 당한다. 가슴팍에 "Do Not Revive"(의역하면 '죽게 내버려 둬' 정도)라는 문신을 새긴 근육질 케일은, 크리스의 육체적 매력이 처음으로 어필된 캐릭터로 영화 초반의 불온한 기운에 일조한다. 요보비치는 촬영을 마친 후 크리스를 "차세대 스타"로 지목했고, 그녀의 예언은 적중했다.
[캐쉬]
2007년 할리우드에 도착했을 때, 그가 처음 본 오디션은 [
캐쉬](2010)였다. 당시 미국 생활 6주차였던 크리스. 스티븐 밀번 앤더슨 감독은 일단 "젊고 바른 이미지"에 반했고, 인디펜던트 영화 [캐쉬]는 크리스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촬영한 작품이었다(이후 일정이 밀려 2010년에 개봉된다).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젊은 부부 샘(헴스워스)과 레슬리(빅토리아 프로페타). 어느 날 샘은 우연히 수십 만 달러가 든 돈 가방을 줍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돈은 범죄 조직의 소유물. 수소문 끝에 찾아온 갱 파이크(숀 빈) 앞에서 샘은 자신이 쓴 돈을 모두 뱉어내야 한다. 헴스워스의 어리숙한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얼빵'하게 잘 표현된 작품. 이후 [할리우드 리포터]는 할리우드의 '차세대 A급 배우'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크리스 파인, 테일러 로트너, 브래들리 쿠퍼, 라이언 레이놀즈, 제레미 레너, 샤이아 라보프, 테일러 키치, 샘 워싱턴 그리고 크리스 헴스워스였다.
단편들
1. [포어신]의 크리스. 2. [올리 클러블러슈터프 Vs 더 나지스]의 크리스와 노먼 리두스.
크리스가 처음으로 출연한 단편은 멜버른 출신의 뮤지션인 케이티 웨스턴의 [포어신 Foreseen]. 2003년 작품으로 호주 지역 단편영화제에선 제법 각광 받았다. 이후 할리우드에선 [
올리 클러블러슈터프 Vs 더 나지스 Ollie Klublershturf Vs The Nazis](2010)라는 독특한 제목의 영화에 출연했다. [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의 제작자인 데이먼 린델로프가 시나리오를 쓰면서 그 인연으로 출연했는데, 뉴포트 비치 영화제에서 감독상(스콧 브라이트)을 수상했다. 타임 머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코미디와 해프닝을 그린 작품. [
슈퍼에이트](2011)의 주인공인 잭 밀즈를 비롯, 조지 시걸이나 잭 엑셀로드 같은 관록파 배우들도 등장한다. 2011년엔 코믹 패러디 단편인 [토크 어바웃 잇! Talk About It!]에 '토르' 캐릭터로 직접 출연했다.
[캐빈 인 더 우즈]
[
토르: 천둥의 신](2011)이 1년 가량 먼저 개봉되었지만, [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이 개봉되자마자 촬영에 들어가 이미 2009년에 완성되었던 영화. [
어벤져스](2012)의 감독인 조스 웨던이 프로듀서였고, 웨던과 함께 TV 시리즈 시나리오를 쓰던 드류 고다드가 연출했다.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웨던 감독과 알게 되었고, 그의 추천으로 [
토르: 천둥의 신] 오디션에 참석할 수 있었으며, 결국 토르 캐릭터의 주인이 되었으니, [
캐빈 인 더 우즈]는 크리스에게 '인생의 계기'와도 같았던 작품. 게다가 이 영화의 촬영본을 보고 MGM의 관계자는 [
레드 던]에 그를 캐스팅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숲 속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젊은이들이 겪는 악몽을 그린 영화로, 북미 지역에서 약 4,200만 달러의 조금은 아쉬운 수익을 거둔 영화. 크리스 헴스워스는 우등생에 풋볼 팀 쿼터백인, 완벽한 캐릭터 커트 역을 맡았다.
[토르: 천둥의 신]
크리스 헴스워스의 출세작은 단연 [
토르: 천둥의 신](2011). 브래드 피트가 역할을 맡는다는 루머도 돌았고(그러고 보면 헴스워스는 피트와 꽤 닮았다), 채닝 테이텀이나 WWE의 레슬러인 '트리플 H'(폴 레베크)도 물망에 올랐다. 실제적인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을 때 1순위는 대니얼 크레이그. 카메라 테스트를 받았던 사람들은 [
퍼시픽 림](2013)의 찰리 헌냄, 결국 로키 역을 맡게 되는 톰 히들스턴, 에릭 셀비그 박사인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아들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리메이크되는 [
로보캅](2014)의 주인공이 된 조엘 키나만 그리고 리암 헴스워스였다.
처음엔 크리스 헴스워스의 이름이 없었던 것. 하지만 에이전시(그는 리암과 크리스 모두를 매니지먼트 하고 있다)에 의해 크리스도 기회를 얻게 되었고, 갑자기 연락을 받은 크리스는 황급히 오디션 테이프를 만들었는데, 토르가 아버지 오딘과 논쟁하는 장면을 찍었고, 어머니가 오딘 역을 해주었다. 결국 크리스는 리암과 함께 최종 초이스까지 갔고 마침내 토르가 되었다. 유독 [
토르: 천둥의 신] 캐스팅이 신중했던 건, 제작진은 이 영화의 성공의 거의 100퍼센트 토르 역을 맡을 배우에게 달렸다고 생각했기 때문. 젊음과 육체적 위용과 유머와 따뜻한 마음과 섬세함까지 지닌 배우를 찾는 과정이었다.
1. 크리스와 나탈리 포트만. 2. 크리스와 안소니 홉킨스.
사실 첫 리딩에서 크리스는 캐스팅 디렉터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두 번째 기회에서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곧장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어릴 적 아이들은 뛰어 놀며 마치 자신이 슈퍼히어로라고 착각하는데, 나는 어른이 된 지금 '슈퍼히어로'를 일로 삼고 있다. 난 내가 엄청난 행운아인 것 같다"고 말하는 크리스에게 떨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토르의 '몸'을 만드는 것. [
레드 던]을 찍으면서 10킬로그램의 근육을 붙이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6개월의 대장정 끝에 해냈다.
"토르의 가장 큰 도전은 내면의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낡은 우리 안의 원숭이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는 모든 것을 파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생각하기 전에 행동하며, 그의 행동은 종종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
토르: 천둥의 신]은 토르가 스스로를 통제해가는 여정을 다룬 영화"라고 말하는 크리스. 그는 [토르: 천둥의 신]을 슈퍼히어로가 아닌 '아버지와 아들' 혹은 '형과 동생'의 인간적인 이야기로 해석하고 연기했다고 한다. 다소 위험 요소도 있었지만 월드 마켓에서 4억5,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토르: 천둥의 신]. 토르가 드는 몰니르는 150개의 샘플을 만든 끝에 결정된 것이라고 한다. 영화에 촬영된 몰니르 소품은 현재 멜버른의 부모님 집에 있다고.
바디 빌딩
토르 역을 위해 크리스는 물리적 조건을 만들어야 했고, 끔찍한 다이어트와 운동 코스에 들어갔다. 6개월 동안 그는 닭 가슴살과 훈제 생선, 퀴노아(고단백 곡물), 야채와 과일로 구성된 식단을 지겹게 반복했으며 수시로 단백질 음료를 들이켰다. [
레드 던] 촬영 기간과 겹치며 시작되었던 트레이닝 기간은 크리스에 의하면 "먹고, 먹고, 또 먹고… 운동하고, 운동하고, 또 운동하고… 잘 수 있는 만큼 푹 잤던" 기간. 그 결과 10킬로그램의 근육이 만들어졌고, 그 결과에 대해 크리스는 "몸을 만들기 전 나는 토르가 아니었다"고 자평했다.
일단 하드웨어를 갖춘 크리스는 액션 연습에 들어갔는데, 거대한 망치인 몰니르를 돌리는 동작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이크 타이슨의 복싱 동작은 그에게 좋은 교재였고, 도끼로 통나무를 찍는 연습을 했다. 이때 도움을 준 사람은 [
스타 트렉: 더 비기닝]에서 외계 캐릭터들의 동선을 짜주었으며 [
토르: 천둥의 신]에도 스턴트로 참여한 패러독스 폴락. 그는 코믹 북부터 연구해 토르가 어떻게 몰니르를 움직여야 하는지 그 동작을 만들었고, 결국은 복싱 동작을 응용해 몸을 낮추고 강하게 쳐올리는 스타일이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액션 장면을 위해 무에타이를 익히기도. "망치를 든 장신의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크리스는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고, "몰니르가 토르라는 캐릭터의 일부처럼 보이게" 하려 했던 크리스의 의도는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
엘사 파타키
크리스는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ROAR라는 매니지먼트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아시아, 남미, 유럽, 호주 등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의 에이전시인 ROAR는 [
어벤져스](2012)의 마리아 힐 역을 맡은 코비 스멀더스나 [
21 점프 스트리트](2012)의 브리 라슨, 크리스와 함께 [
홈 앤 어웨이]에 출연했던 클레어 보웬이나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 등의 소속사. 이곳에 속한 수십 명의 배우들 중엔 스페인에서 온 엘사 파타키도 있었다. [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2011)의 경찰 엘레나 역으로 낯익은 그녀는 크리스보다 7살 연상. ROAR의 에이전시인 윌리엄 워드는 크리스와 엘사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 만남을 주선했고, 2010년 초부터 데이트를 시작한 그들은 9월에 관계를 공개했고 12월에 결혼했다. 그리고 2012년 5월엔 첫 딸 인디아를 낳았다. 인디아에게 언젠가는 서핑을 가르치는 것이 크리스의 꿈이라고. 현재 파타키는 [
와인 오브 썸머](2013)의 촬영을 마친 상태다.
[어벤져스]
1. [어벤져스]의 크리스와 크리스,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 2. 현장의 조스 웨던 감독과 크리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
[
토르: 천둥의 신]은 자연스레 [
어벤져스](2012)로 이어졌고, 크리스 헴스워스는 다시 한 번 박스오피스의 히어로가 된다. 동생 로키가 이끄는 적들로 인해 뉴욕이 위기에 빠지게 되는 상황. 여기서 토르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망치와 방패'의 대결을 펼치기도 하지만(이때의 우정(?)으로 캡틴 아메리카는 [
토르: 다크 월드]에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한다),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힘을 합쳐 지구를 지킨다. 자신도 팬인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는 건 가슴 설레는 경험이었다고.
한편 그는 러닝타임 142분 중 26분 동안 출연해, 여섯 명의 슈퍼히어로 중 호크아이(제레미 레너)의 13분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캐릭터는 38분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37분,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가 34분, 헐크(마크 러팔로)가 28분 동안 등장했다. 속편인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015년에 나올 예정이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1.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크리스. 2. 현장에서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크리스.
조니 뎁, 톰 하디, 마이클 패스벤더, 비고 모텐슨, 휴 잭맨 등이 모두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던 역할은 결국 크리스의 차지가 되었고, 자칫하면 스노우 화이트(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들러리가 될 수도 있었던 캐릭터는 크리스에 의해 존재감을 지니게 되었다. 루퍼트 샌더스 감독이 헌츠맨 캐릭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이중성. 헌츠맨은 스노우 화이트의 충직한 동료 이전에 영화 초반엔 비열한 인간으로 등장하는데, 지나치게 어둡거나 우울한 느낌 없이 그런 이중적 이미지를 모두 끌어올 수 있는 건 크리스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그는 어디서 오는지 제시되지 않는다. 그는 길 잃은 영혼"이라는 게 헌츠맨에 대한 크리스의 해석. 그는 이후 스노우 화이트에 의해 내면의 선한 부분이 자극을 받게 된다. 호주 오지에서 생활하며 진흙탕에서 굴렀던 유년기의 경험이 연기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액션 장면에선 스튜어트에게 안면을 강타 당하기도 했지만, 촬영 기간 내내 유머를 잃지 않으며 현장의 활력소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현재 속편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레드 던]
[레드 던]의 조쉬 펙, 조쉬 허처슨 그리고 크리스.
개봉은 늦었지만(2012년) 촬영은 [
어벤져스]나 [
토르: 천둥의 신]보다 먼저 했던 영화. 1984년에 나온 [
젊은 용사들]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원작에선 러시아(구 소련)와 쿠바의 동맹군이 록키 산맥 근처의 마을을 공격하자 젊은이들이 힘을 합쳐 그들에 맞선다는 내용으로, 패트릭 스웨이지를 필두로 토머스 C. 하웰, 제니퍼 그레이, 리 톰슨, 찰리 신 등이 출연했다. [
레드 던]에선 북한군이 워싱턴주를 침공한다는 내용. 크리스는 패트릭 스웨이지가 맡았던 리더 제드 역을 맡았다. 한국엔 개봉되지 않았던, 어설픈 북한 사투리가 실소를 자아내는 영화. 조쉬 허처슨, 제프리 딘 모건, 애드리안 팰릭키 등이 출연한다.
[러시 : 더 라이벌]
[러시: 더 라이벌]의 크리스와 다니엘 브륄. 2. 현장의 론 하워드 감독과 크리스.
판타지 액션의 세계에서 잠시 빠져 나온 크리스는 1976년 F1에서 명대결을 펼쳤던 제임스 헌트와 니키 라우다의 이야기인 [
러시 : 더 라이벌](2013)의 세계로 빠져든다. [
어벤져스] 촬영 중에 오디션을 본 크리스는 론 하워드 감독이 그렸던 '제임스 헌트'의 이미지에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고, 더 높은 싱크로율을 위해 14킬로그램을 감량해 토르 이전보다 더 가벼운 체중으로 만들었다.
"제임스 헌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정확히 이해하려 하는 건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다. 여러 전기를 읽고, 기분이 각각 다를 때 했던 인터뷰들을 보기도 하고, 그를 알던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는데 모두 각기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놀랍도록 열정적이고, 거침없이 의견을 내뱉고, 무척 즐거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숨겨진 모습이 있었다. 어두운 측면이라고 해야 할까? 그는 성격적으로 모순된 모습을 갖고 있었기에 그렇게 흥미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영상 보관소에서 찾은 기록 필름은 그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고. 빛나는 매력의 두 눈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삶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크리스는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북미 지역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해외 마켓에서 9,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상태. 현재도 상영 중이다.
[토르: 다크 월드]
1. [토르: 다크 월드]의 크리스. 2. 기자회견장의 나탈리 포트먼과 크리스와 톰 히들스턴.
1편의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결국 하차했을 때 크리스는 큰 실망감을 표현했다. 토르라는 뜬구름 잡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땅 위에 발 디딜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브래너였던 것. 하지만 2편의 메가폰을 잡은 앨런 테일러 감독도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 가까이 TV 시리즈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최근엔 [
왕좌의 게임]으로 연출력을 과시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두 사람의 호흡은 꽤 괜찮았고, [
토르: 다크 월드]도 토르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프랜차이즈 무비로 태어날 수 있었다. 크리스는 1편의 토르가 젊고 혈기 왕성하며 응석받이 수준의 청년이었다면, 2편에선 좀 더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영화의 부제인 '다크 월드'는 철 없던 시기에서 벗어나 좀 더 큰 책임감을 짊어져야 하는 어른의 시기를 의미한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강렬한 갈등과 투쟁의 감정'이 크리스가 선택하는 캐릭터들의 공통점이라면, [
토르: 다크 월드]는 그 정점에 서 있는 영화. 제인과 지구에서 살 것인가, 아스가르드의 왕이 될 것인가, 어쩌면 그는 선택해야 한다. 로키와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며 그만큼 둘의 시너지 효과도 상승했는데, 크리스는 "[
토르: 천둥의 신]이든 [
어벤져스]든 [토르: 다크 월드]든, 히들스턴과 함께 하는 장면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말하기도. 한편 히들스턴도 크리스가 "최상의 파트너"라고 말하는데, 제작자인 케빈 파이기는 "실제로 톰 히들스턴이 처음에는 토르 역할에 오디션을 보았는데, 이것이 토르에 대한 질투심을 지니고 있는 로키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이뤄지지 못한 차기작
돌프 룬드그렌 주연의 [마스터 돌프].
크리스에게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주인공 제안이 갔다.
[
토르: 천둥의 신] 이후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그를 찾는 곳도 많아졌고, 일방적인 러브콜인지 루머인지 어그러진 계약인지 알 수 없지만, 그가 이런저런 영화에 출연한다는 뉴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최근엔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크리스턴 그레이 역을 그가 맡는다는 얘기가 돌기도. 팬 사이트에서 로버트 패틴슨, 맷 보머, 알렉산더 스타스가드 등을 누르고 가상 캐스팅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제임스 도넌에게 돌아갔다. 크리스는 "관심은 있지만… 아직 책도 읽어 보지 못 했다"는 게 크리스의 공식적인 발언이었다.
[
지.아이.조 2](2013)의 존 추 감독이 한때 리메이크한다는 얘기가 돌았던 [
마스터 돌프] 프로젝트에도 크리스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돌프 룬드그렌이 주연을 맡았던 1987년 영화인데, 채닝 테이텀과 크리스를 놓고 '히-맨' 캐릭터의 러브콜이 갔다는 후문이다. 빈스 플린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는 [
아메리칸 어쌔신]은 현재 브루스 윌리스가 캐스팅된 상태. 크리스도 출연 의사를 밝혔지만, 촬영 스케줄 문제로 결국 포기해야 했다. 스필버그의 [
로보포칼립스](2014)도 이야기가 오가긴 했지만, 확정되진 않았다.
진짜 차기작
현재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쳐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는 [
사이버]. 미국과 중국이 연합해 엄청난 능력을 지닌 해커에 대응한다는 내용으로, 명장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
하트 오브 더 시](2014)에선 [
러시 : 더 라이벌]의 론 하워드 감독과 다시 만났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어드벤처 드라마로 킬리언 머피, 벤 위쇼, 브렌든 글리슨, 벤자민 워커 등이 함께 출연한다.
이후 일정은 두 편의 속편. 2015년 개봉이 정해진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아직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진 않은 [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2]가 있다. 그리고 또 한 편은 액션 스릴러인 [쉐도우 러너 Shadow Runner]. 현재 개발중으로 [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작가중 한 명인 후세인 아미니가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