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서운산!....(그래도 안가본 길)
언제 : 2021.01.26.
어디로 : 산평교 - 서운산 - 산평교
누구랑 : 불사초님, 볼매님, 큰바위님, 우리 부부 (5명)
만만하다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대하거나 다루기 쉬울 만큼 호락호락하다라는 말인데
서운산은 나한테 딱 그런 산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작년(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목요 정기산행을 한번도 못하고 1년을 넘겼으니
이물없는 지인들과 종종 어울리거나 아니면 아내와 둘이 속칭 벙개라는 이름으로
가까운 근교 산행을 다녔는데 그중 서운산을 16번이나(1.18 ~ 9.1.까지) 올랐으니
이 정도면 만만하다고 해도 별반 틀린 말은 아닐터!
월요일 아침...큰바위님은 어디 적당한데 추천하라고 카톡방에 공지를 띄었지만
들머리 따지고 날머리 따지고 어것 저것 쉽게 말하면 총대를 매는게 귀찮아서
멤버들은 묵묵부답으로 씹어 먹고 말었으니 공은 완전 큰바위님 손으로 넘어 갔고
만만한게 홍어 거시기라고 큰바위님은 그냥 서운산으로 벙개를 날렸다더라....ㅋㅋㅋ
09:30 산평교(산행기점) → 09:59 서운산 둘레길 노란 표지기 → 10:03 제주 고씨묘 →
10:50 탕흉대(서봉)헬기장 → 11:04 탕흉대(서봉) → 11:41 서운산 정상 →
11:51 간식 휴식 → 12:54 성좌봉 → 13:18 서광사 → 13:52 남양홍씨 묘 →
14:10 산평교(4시간 40분 산행종료)
산행은 산평교에서 시작된다.
내가 경험한 서운산 들머리는
청룡사, 유왕골, 산평초교, 포도박물관, 술박물관, 바우덕이 묘였지만
여기 산평교에서는 첨이다.
조림된 잣나무 숲에 비로드를 깔아 놓은듯 부드럽고 순한 산길이 열려 있는데
첨보는 나무 판자 구조물(?)에 눈길이 간다. 큰바위님은 산악 오토바이족들이 다니는 길이란다.
아하!....글마들이 여기서 다운힐 점프를 즐기는구나....
실크로드, 벨벳로드, 엠티비로드....
녹색 테이프를 감아논 소나무들은 세종 제2고속도로 건설 부지에 포함되었나보다. 리키다 소나무 32번...
애뜻한 마음으로 아내를 뒤돌아 본다.
서운산 둘레길이 중첩되는 구간이다
서운산 둘레길 바우덕이 묘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각자가 보이지 않는다.
탕흉대(서봉)아래 할미꽃 군락지인 헬기장이다.
그동안 서운산에 수차례 올라 왔지만 산평교에서 여기까지는 처음 와보는
벨벳을 밟고 올라 온듯한 그런 순한 길이었다.
소나무가 작년보다 더 건강해 보인다.
탕흉대(서봉)아래에서
탕흉대
산행시 휴대폰, 카메라등 사용에 최적화된 장갑!...잃어버리지 않고 소중히 애껴서 잘쓰겠습니다.
무릎팍 도가니가 얼마나 싱싱하면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오를가 싶어 혀를 내둘럿지만
알고보니 완전 장비빨(전기 자전거)이었더라....
서운산(정상)아래 헬기장...평상의 위치가 바뀌었네!
막걸리 등짐을 지고 올라가는 남자와 잠시전의 엠티비맨은 잘알고 지내는 사이듯...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획을 그은 E-MTB에 맛을 들이면 산뽕(?)에 미치게 되는 희열 때문에 폐인이 된단다.
2년전 9백만원을 주고 구입했던게 밧데리 용량을 늘리고 업그레이드 하더니 지금은 천2백만원하는 괴물이란다.
일잔을 곁들인 언제나 즐거운 산중먹방이다
성좌봉으로 가기위해 좌성사 입구 방향으로 직진한다.
청룡사에서 올라오는 입도길은 여기 좌성사까지 연결된다.
박사님의 정성과 봉사의 흔적인 명필을 가까이 보니 즐겁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안성의 이름표 없는 산에 이런 명패를 종종 보게 될것이다.
2020.02.17. 흰눈이 소담스럽게 쌓인 성좌봉 능선을 아내와 함께 걸었던 그림이 또렸히 기억된다.
서광사에서
주먹덩이 만한 검둥 삽살개가 온 산이 떠나가도록 그악스럽게 짖어 대는 바람에
살짝 짜증이 난 검은 옷의 스님은 왜 그쪽에서 내려 오냐고
마뜩찮은 얼굴로 핀잔하듯 말하지만
내가 미륵불을 보고 오느라고 그랬다고 하니 고개를 돌리시더라...ㅋㅋㅋ
산불난 지역을 지나고
탕흉대 아래 좌성사가 까마득히 보이고...
얼마나 오래된 고묘인지 각자는 흔적도 없이 지워졌고
김머시라고하는 옹기방이다
산평교 입구 길가에 연탄재로 담장을 두른 공터가 보이니 불현듯 안도현의 연탄 한 장 이라는 시가 생각나서 옯겨본다.
또 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는
다시 산평교에서 산행기 끝
첫댓글 참으로. 섬세희보는
발걸음
스처지났지만
몾보고온것들을
아차ㅡ왜 몾봐지
나와
함께 걸은길인데
하는 깨우침을 알지만ㅡㅎㅎ
그만큼 삶은세월이랄까?
보는 섬세함의 깨달음을 배워야할
나의깨우침을.
언제면 끝날것인가ㅡㅡ삶속에
산평교 건너 맛은편 연탄재을 너무도 멋지게 적어 주셧네요
산평교 진입초입부터 순한길이 이어지죠
심심풀이로 다닐만함니다
한번 서운산 환종주 해보세요
할만 함니다.
수고 하셧고 산행기 잘봣습니다
익히 아는 산임에도 형님의 산행기는 역시 감동을 줍니다.
안도현의 시도 역시 안성맞춤이구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