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감상 은혼 극장판 '신역 홍앵편' 감상

[ドクロ兵長]

※주의 : 본 포스팅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시지 말 것을 권장드립니다.

또한, 은혼 극장판 DVD가 아직 발매되지 않은 관계로 본 포스팅에는 은혼 극장판의 캡쳐가 없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상영관 안에 캠코더나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는 용자이길 기대하셨다면
역시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시지 말 것을 권장드립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오랜 기다림과 기대 끝에 저도 드디어 어제 은혼 극장판을 보고 왔습니다.

원작 중에서도 가장 폼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로 꼽히는 홍앵편.

(결국은 진짜가 돼 버린) 가짜 예고편의 표현처럼,
대스크린으로 되살아날 그 흥분과 박진감이 이번 극장판을 기대하는 첫 번째 이유였고..

과연 제작진이 이 폼나는 에피소드를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지가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대만족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어폰 끼고 조그만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과는 역시 차원이 다르더군요.

But..

두 번째는 조금 미묘했습니다.





1. 작화

제일 많이 기대했지만, 제일 실망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니, 예고편과 걸작선 OP, ED등을 통해 공개된 컷들이 새로 그린 컷의 거의 전부였다니요.

아무리 그래도 TV판의 작붕과 긴토키와 니조의 대결 정도는 다시 그려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설마 이것까지 그대로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딱 요 상판짝이 극장판의 대스크린을 한가득 메웠다고 생각해 보세요.
홍앵편을 호러로 신해석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긴토키 씨와 니조의 첫 대결과 리턴매치에 새로 그린 장면이 아주 없진 않더군요.

문제는 정작 불꽃 튀게 싸우는 장면들은 죄다 재탕이라는 것.

물론 100% 새로 그린 긴토키 씨와 카츠라의 마지막 전투씬만큼은 압권이었습니다. 그건 인정해요.

배경에 깔린 질주의 댄서와 기막히게 어우러져 관객들을 압도하던 그 포스,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번 극장판 주제가인 질주의 댄서가 담천보다 포스 떨어진다고 함부로 말하시던 분들.

과연 저걸 보고도 그런 소릴 하실 수 있을지 보겠습니다.

평점 : 3/5
긴토키 씨와 카츠라의 마지막 전투씬 때문에 그나마 3점.
저거 빼면 2점도 아깝다.
감히 나의 러블리한 카구라를 저 꼴 그대로 대스크린에 갖다대다니..





2. BGM

이번 극장판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입니다.

TV판의 BGM이 개그용 BGM을 진지한 장면에 억지로 갖다맞춘 냄새가 짙었다면,
이번 극장판의 BGM은 홍앵편의 분위기에 딱 특화시킨 BGM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TV판의 BGM이 분위기를 반으로 말아먹었다면, 이번 극장판의 BGM은 분위기를 두 배로 살려줬고요.

단적인 예로, 58화에서 테츠야가 홍앵 설명하는 부분 한 번 보세요.

내용은 진지한데 BGM이 분위기 다 말아먹죠.

그 외 다른 BGM도 TV판 BGM과는 분위기부터가 다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압권이었던 건 바로 주제가인 '질주의 댄서'.

위의 '작화' 파트에서도 언급했지만,
카츠라와 긴토키의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흐르는 '질주의 댄서'의 압도적인 포스는 직접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평점 : 5/5
TV판의 어설픈 BGM을 완벽히 보정함.
'신역'이라고 당당히 주장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작품을 완벽하게 살렸다.
Audio Highs씨와 DOES에게 기립박수!





3. 구성

본편은 사실 적을 게 별로 없습니다.

TV판과 거의 차이가 없는 구성이었으니까요.

물론 원작엔 등장하지 않았던 진선조와 카무이, 아부토의 등장 씬과
긴토키 씨의 과거 회상씬 등이 추가되긴 했습니다만..

진선조는 상황 설명과 뻘짓 외엔 역할이 없었고 카무이의 등장은 팬서비스 이상의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 짧은 장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 히노 사토시 씨의 부자연스런 연기가 분위기를 망치는 바람에
차라리 안 나오느니만 못했습니다.

물론 카무이의 광팬분들이야 카무이의 짧은 등장이 아쉬우셨겠지만요.

그나마 긴토키 씨의 과거와 타카스기에 관한 회상은 추가된 장면 중에서 유일하게 적절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신역'이라는 간판을 달기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오히려 '신역'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것은 바로 전체적 구성과 오마케.

배급사 로고가 3번씩이나 나오질 않나, 엔딩 크레딧이 2번씩이나 올라가질 않나,
혹시라도 뭐 남았을까봐 자리 지키는 관객들에게
'이제 진짜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말해주는 친절한 엘리자베스 아저씨의 센스까지.

오마케도 이에 질세라 배경만 띄워놓고 떠벌거리는 걸 멋대로 명물로 격상시키질 않나,
대스크린에서 신파치를 대놓고 굴욕을 주더니
본편이 끝나고 나선 아주 아스트랄 난장판을 만들어서 결국은 워너 브라더스를 빡치게 만들기까지.

뭐, 이쯤 되면 '신역'이 아니라 '신개념'입니다.

극장판 홍앵편 보면서 이렇게 웃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

역시 은혼 제작진은 이런 쪽 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평점 : 4.5/5
본편은 신역이라고 하기가 살짝 민망할 정도.
그래도 어설프게 건드리다 원작 망치는 것보단 낫다.
오마케와 구성은 그야말로 아스트랄의 극치. 이거슨 신세계인가?





4. 총평

하나부터 열까지 그야말로 '은혼다운' 극장판이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은혼 제작진다운' 극장판이었죠.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요.

비록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전 홍앵편의 간지폭풍을 극장에서 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후속 극장판을 기대하고 싶긴 한데..

문제는 이 양반들이 워너 브라더스를 빡치게 만들었다는 것.

흥행은 대성공이라고 하지만, 후속 극장판이 나와 줄지는 미지수네요.

그래도 기대해 봅니다.



P.s : 그리고, 상영관을 콘서트장으로 오인한 빠돌이, 빠순이들은 반성 좀 하세요.
초심자는 사절이라는 말이 극장에서 꺅꺅거리라는 말은 아니지 말입니다.

[사카타긴토키어머님]

우왕 저도가고싶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ドクロ兵長]

뭔가 잘못 이해하신 듯한데요.

저 P.s는 '초심자는 사절이다'라는 카구라의 대사를 보고
깔깔 웃은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자기 좋아하는 캐릭터 나올 때마다 마치 아이돌 콘서트에라도 온 양
괴성을 질러대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말이죠.

제가 저기서 그 대사를 인용한 건
'응, 나 저 오빠 잘 아니까 저 오빠 나올 때마다 정줄 좀 놓을게~ 꺄악!!'
이래도 된다는 건 아니란 뜻이었습니다.

'빠돌이, 빠순이'라는 부정적인 표현도
비판할 목적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골라서 쓴 거고요.

[S::은빛노래]

정말 은혼다운 극장판이네요. 이전에 카구라가 말하길 새로운 컷 몇개만 그린 뒤 예고편에 넣어주면 시청자들은 죄다 새로운 스토리인줄 알고 다 낚여준다는 그 말... 하지만 카구라의 저 작붕은 진짜... 할말이 없네요. 극장판 나온다는 소식 들었을때 저 작붕만은 고쳐주길 간절히 바랬는데(하지만 웃음 유발을 위해 의도적으로 작붕을 고치지 않았을거라는 예감도 드네요). 아참, 그리고 빠돌이 빠순이라고 표현하신 분들... 그분들 기분은 이해가 가지만은, 배려심도 좀 키워야 하실 것 같네요. 어떤 분 글을 보니, 영화 상영되는 중간에도 떠들고 낄낄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감수 아저씨 오셨을때도 그랬는지 궁금하네요.

[신회장]

음.. 저도 25일에 보고 왔는데요..
카구라작화는.. 작붕이라기보다 의도된 컷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오히려 고치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얼굴 찡그리면서 참는.. 그런 표정이라 그렇게 약간 오버해서 그린거라고 여겼는데 ^^; 많은분들이 작붕이라 생각하셨군요 ㅠㅠ
음.. 아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일지도 모르겠지만 ^^; 사카모토 등장에 박수치고 환호한건 감독님이 의도하신대로, 그럴만한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진선조나 카무이를 등장시킨것도 '팬서비스'차원이라고하셨으니, 몇컷 나오지 않았던 그 캐릭터들에게 환호한 건 오히려 적절했던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아시르]

저도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에 객석에서 환호성이 나왔을 때는 좀 당황했었습니다만.. GA이후엔 그래도 감독이 우리나라 팬들의 반응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가 이번이었으니까..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역시 개인적으로는 썩 좋아하지 않지만요. 평 잘 봤습니다~

[물고기]

정말 상세한 감상평이로군요.
저도 '신역'이란말에 신컷이 얼마나 나올까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죄다 재탕...
여기에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봤으니까요. 100%만족은 아니지만 즐거웠으니 됐습니다ㅎㅎ

그리고 제가 극장판을 보러 간 날에는 관객분들이 마지막 사카모토 등장 때 빼고는 소리지르거나 하지 않았는데요..
다들 리액션이 엄청났지만..전 그 리액션 때문에 더 재밌게 봤습니다.
뭐 다른 작품도 아닌 '은혼'이니까요. 즐기라고 만든 영화니 즐겨야죠!
하지만 병장님이 가셨을 땐 그 정도가 좀 지나쳤나보네요..;
본격적인 여름방학 시즌이라 어린분들이 많아서 그랬을까요..?

[포카리]

저 카구라는 작붕이 아니라 패러디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스가 뭔지 몰라 정확히는 말씀 못드리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