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미듯 번지고, 엷은 듯 두꺼워 보이는 특유의 수채 질감'. 정우범 작가의 작품 특징이다. 정 작가는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워싱턴과 올랜도, 프랑스 파리 등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열면서 주목받았다. 수채화 재료만 고집해 온 그는 기존 수채화와 유화의 단점을 각각 극복했다. 수채화의 유창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도 그만의 방식대로 풍경을 재구성하고 화면 위에 쉽게 섞이는 잔터치로 분위기를 창조했다.
○··· 그는 계절의 변화, 낮과 밤의 리듬 그리고 자연의 생명력을 좋아한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물의 변화와 빛의 변화를 끈기 있게 관찰하고, 빛의 변화에 따라 생겨나는 감정을 화폭에 담아낸다. '
빛의 미학'을 추구하기에 빛의 변화에 따른 형태와 색깔의 뉘앙스 등을 포착해 마치 수증기의 작은 물방울이 물결치는 듯한 환상적인 화면도 만들어낸다."정 작가의 빛에 관한 추구와 일련의 작업은 인상주의 화가들에게서 기인한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모네의 후예라 할 수 있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마틸드 끌라레의 평가다. 다음 달 10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오션갤러리(오션타워 202호). (051)740-5669
◇ 충남농업기술원은 자체 개발한 신품종인 국화 ‘예스모닝’, 느타리버섯 ‘미소’ 등 2개 작목 11개 품종을 이달 중에 농가에 이전해 보급한다고 12일 밝혔다.
○··· 이번에 자체 개발한 신품종들은 농가에서 실증재배를 하고,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성이 입증돼 농가로부터 공급 요청을 받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은 이들 품종에 대해 2077만원의 로열티를 받고 전문 육묘업체에 넘길 예정이다.사진 충남도 제공 손규성 기자
◇ 물바람숲 /겨자와 고추냉이의 톡 쏘는 맛을 좋아하는 이라면 그 내력도 알아둘 만하다. 이 자극적인 맛을 내는 물질은 글루코시놀레이트(겨자기름 성분)로 십자화목 식물이 공통으로 함유한다. 애초 십자화 식물이 이 화학물질을 고안한 까닭은 벌레를 물리치기 위해서다. 애벌레가 무, 배추, 냉이, 겨자, 파파야 등 십자화 식물을 깨물면 이 물질은 치명적인 독성물질로 바뀐다.
○··· 십자화 식물이 이 방어물질을 개발한 것은 9000만년 전이었다. 그러나 1000만년도 안 돼 흰나비과 곤충은 이 방어벽을 뚫었다. 흰나비 애벌레는 특수한 단백질을 합성해 이 독성물질을 무력화시켰던 것이다. 배추에 나풀나풀 날아드는 배추흰나비를 보면 서로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것은 겉모습일 뿐 이들은 공룡시대부터 조상 대대로 화학전쟁을 벌여온 셈이다...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 자연 관찰 일기/ 물총새 눈앞을 휙~, 어 뭐가 지나갔지? 총알같은 속도로 물속 사냥 보석처럼 파란 깃털 눈길 물속에서 안구 투명한 순막이 덮어 맑고 깨끗한 물 좋아해 그들이 살면 생태환경 우수 흙 벼랑에 작은 구멍 뚫어 둥지 여름새인데 제주에선 겨울 나기도
○··· 보석처럼 파란 깃털이 아름다운 물총새.(...)사냥 순간 물속에서 안구 앞면을 얇고 투명한 순막이 덮는다. 안구에 직접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은 뒤에는 바로 솟구쳐 날아오른다. 제자리로 돌아와 잡은 물고기를 나뭇가지나 바위에 부딪혀 기절시킨 뒤 머리부터 삼킨다.
물총새는 물에서 사냥을 하지만 흙 벼랑에 작은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든다. 새끼가 자라면 냇가로 데리고 나와 먹이도 먹이고 사냥 연습을 시키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친다. 10월 말쯤 어른스러워진 물총새 새끼는 내년을 기약하며 어미와 함께 월동지인 동남아시아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펼친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웹진 <물바람숲> 필자
○··· 동남아시아에서 살던 야생 닭 ‘적색야계’(Gallus Gallus)가 현대 닭의 기원이다. 이 새는 잘 날지 못했다. 최소 5000년 전, 멀게는 1만년 전 인간에게 투계용으로 잡히거나 알을 낳고 고기를 제공하는 새로 길들여졌다. 유럽에 다다른 것은 기원전 3000년경으로 추정된다. 20세기 들어 공장식 축산의 등장으로 지구는 ‘닭의 행성’이 됐다. 산란계의 경우 수평아리들은 태어나자마자 폐기 처분되고, 부리가 절단된 암평아리들은 매일 한 알씩 낳으면서 비좁은 배터리 케이지에서 2년을 못 살고 폐기된다.
국내 가축사육시설 단위면적당 산란계 사육 기준(마리당 0.042㎡)을 따르더라도, 닭은 평생 A4 용지 3분의 2 크기의 케이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닭은 국제적인 무역으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다. 수입된 사료와 항생제로 키운 닭과 그 고기와 계란은 수출되어 지구를 뒤덮고 있다. (...)
◇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서 잡힌 악어의 모습이다. 데이비 경찰서의 경찰관들은 현지일자 7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서, 악어를 발로 밟은 채 활짝 웃으며 기념 촬영을 했다. 악어는 데이비에 있는 한 수로에서 잡혔다. ○··· …주민이 대형 악어가 있다고 신고를 하자 출동한 경찰이 악어를 체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악어의 길이는 3.3미터에 달하고 무게는 205킬로그램 가량이었다. 경찰들은 이 거대 악어에 ‘빅 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빅 보이가 잡힌 곳은 자전거 도로 바로 옆이었다. 그리고 중학교에 아주 가까웠다. 악어가 사람을 공격할 상황이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이다. 보통 악어들은 잡힌 후 안락사되지만 빅보이의 경우는 덩치가 인상적이어서 습지에 다시 풀어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 리포터
○···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로이터사진전 2016년 2월17일, 독일 뒤스부르크의 동물원에서 태어난 지 56일 된 아기 돌고래 ‘데비’가 엄마 돌고래 ‘델파이’ 옆에서 수영하고 있다. 데비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났으며, 이날 뒤스부르크의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로이터사진전 러시아의 시베리아 도시 근교 크라스노이야르스크의 로예브 루체이 동물원에서 세 살 배기 암컷 북아메리카 퓨마 아이스와 두 달 된 새끼가 굴 밖을 내다보고 있다. 아이스와 다른 퓨마인 아날도는 동물원에서 태어나 올해 짝짓기를 하고 두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 인스타그램 등 해외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다. 바다에서 코끼리가 엄청난 묘기를 부린다. 여성을 코에 올린 채 들어올렸다. 서커스 현장이 아니면 보기 힘든 장면인 것 같다.
○··· 사진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의 22살 청년 라파 한센이 공개한 것이다. 여행과 모험 그리고 사진 찍기를 즐기는 해외 SNS 스타이다. 그는 자신의 여자 친구를 코끼리가 들어 올리는 장면을 촬영했다. 촬영 장소는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여러 번 봐도 긴장감이나 놀라운 느낌이 줄어들지 않는 사진이라는 평가다. 한편 ‘사람들보다 코끼리의 연기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말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정연수 리포터
◇ 북극 인근 섬에 멸종위기 북극곰 10여마리 나타나 보름째 갇혀 ‘SOS’…구조팀 도착은 한 달 뒤 예정 앞바다 지나던 다른 연구선단이 우연히 들려 구조 멸종위기종으로 보호 받는 북극곰들이 북극 인근 러시아 섬의 기상관측소 주변에 한꺼번에 나타나,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한달이나 고립될 뻔한 해프닝이 일어났다. 통신 홈페이지 갈무리
○··· <타스> 북극 지역의 섬에서 근무하는 러시아 기상 전문가들이 북극곰들에게 포위돼 한달이나 갇혀 있을 뻔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북극 인근 카라해의 러시아 영토인 트로이노이 섬의 기상관측소 근무자 5명이 주변에 몰려든 10여 마리의 북극곰들에게 2주 동안이나 포위돼 갇혀있다가 마침 섬 인근을 지나던 러시아 탐험선의 도움으로 나흘만에 곰들의 봉쇄에서 풀려났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서 12일 폴라르나야 스탄치야(북극 관측소)의 바딤 플로트니코프 소장은 <타스> 통신에 “지난달 31일 암컷 곰 한 마리가 기상관측소의 경비견 한 마리를 물어 죽였으며, 그 이후로 관측소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 뒤 다른 곰들까지 몰려 들면서, 기상관측소 주변에는 14마리의 곰 무리가 포진했다. 이 때문에 옥외 기상관측 활동이 중단되고 외출도 사실상 봉쇄됐었다. 그는 “지난 10일 밤부터는 문제의 암컷 곰이 아예 관측소 건물 창문 아래에 잠자리를 틀었으며, 곰들을 겁주어 쫓아낼 수단이 없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위험하다”고 말했었다.
러시아 당국은 이 관측소 근무자들에게 외출은 극도로 조심하고 가급적 옥내에 머물 것을 지시했다. 또 북극곰 무리를 쫓아내기 위해 경비견들과 위협용 조명탄을 탐험선에 실어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도움의 손길이 관측소에 도달하기까지 한 달은 걸릴 예정이었다.
◇ 위키미디어그런데 운이 좋게도 13일 러시아의 과학연구선단의 기선이 우연히 관측소가 있는 트로이노이 섬 인근을 지나가다 정박하면서, 북극곰들의 관측소 포위 사건은 우려했던 것보다 일찍 해결됐다. 뜻밖의 구조팀은 조명탄 뿐 아니라, 전자 사이랜과 폭죽 등 북극곰 퇴치에 필요한 물품들을 헬기로 전달했다. <△ 사진:>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멸종위기에 놓인 북극곰의 어미와 새끼의 모습.
○··· 그러나 트로이노이 섬의 근무자들은 관측소 건물을 벗어날 경우 안전을 위해 2인 이상 짝을 지어 외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북극곰은 지상에서 몸집이 가장 큰 육식동물이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현저한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북극곰도 서식환경과 먹이가 급석히 줄면서 개체수가 크게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러시아는 옛소련 시절인 1956년부터 북극곰 사냥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조일준 기자
◇ [살아있는 한반도]<2부> 생명의 땅 ① 삼엽충의 고향 당시엔 얕은 바다로 삼엽충 등 다양한 생물 살아 평창과 영월 사이 중간쯤이 없는 것은 ‘수수께끼’
○···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 구문소 근처 황지천 변에서 발견된 삼엽충의 꼬리 부분 화석. 고생대 초 얕은 바다였던 이곳에선 조개와 오징어 조상 등 다양한 생물 화석이 나온다.
◇ 포식자를 피해 공처럼 몸을 만 삼엽충의 화석(왼쪽)과 더듬이까지 생생하게 보전돼 있는 미국 버제스셰일에서 출토된 삼엽충.
○··· 캄브리아기 초인 5억2천만년 전부터 페름기 말인 2억5천만년 전까지 고생대 전시기에 걸쳐 약 3억년 동안 생존했던 절지동물의 조상이다. 삼엽충이란 이름은 머리를 위로 두고 세로로 놓았을 때, 세로로 머리, 가슴, 꼬리 세 부분으로 나뉘고, 가로로도 중심과 양옆 부분으로 나뉘는 ‘세쪽이’인 데서 왔다.
키틴질과 방해석으로 된 껍질로 부드러운 몸과 다리를 보호한다. 크기는 1㎜에서 72㎝까지 다양하나 보통 3~10㎝ 크기이다. 모두 2만종이 밝혀졌으며 해마다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300여종이 기록돼 있다. 삼엽충은 새우나 게처럼 자랄 때 탈피를 하고 죽은 뒤 쉽게 몸이 조각나 많은 양의 화석이 조각 형태로 발견된다. 온전한 형태의 화석은 드물다.
◇ 태백산 분지의 석회암을 염산으로 처리해 얻은 여러 종의 삼엽충 화석 조각들. 사진 제공 박태윤
○··· 삼엽충은 동물 가운데 처음으로 정교한 눈을 발달시켰다. 많은 종이 투명한 방해석 렌즈가 모인 겹눈을 지녔으며, 이중렌즈로 구면수차를 해결한 것은 17세기 네덜란드 광학자 호이겐스보다 3억년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달한 눈은 포식자의 움직임을 알아채기 위한 것으로, 위험에 닥치면 쥐며느리처럼 몸을 공처럼 마는 습성이 화석으로 드러났다. 몸에 가시나 사슴벌레처럼 뿔이 난 것도 있다. 고생대 초인 캄브리아기에 전성기를 맞았으나 고생대 중기부터 쇠퇴하다 페름기 말 지구적인 대멸종 사태와 함께 사라졌다. 가장 가까운 현생동물은 투구게와 전갈이다. 조홍섭 기자
◇ 석개제 임도에 드러난 고생대 퇴적층. 셰일과 석회암이 번갈아 퇴적돼 있다.강원도 영월과 태백에는 1960년대 일본인 화석수집가들이 몰려와 아이들에게 돈을 주고 삼엽충 화석을 사들이기도 했을 만큼 온전한 화석이 적지 않았다.
○··· 좋은 화석 구하기가 힘들어진 요즘, 화석 연구자들은 단단한 퇴적암 속에서 삼엽충 화석을 캐내느라 애를 먹는다.화석이 든 암석을 망치로 쪼갰더니 절개면에서 화석이 활짝 모습을 드러내는 운은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대개는 석공이나 조각가처럼 전동 드릴, 진동기, 압축공기 등을 이용해 화석을 가린 암석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는 힘겨운 작업을 해야 한다....태백/글·사진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 【서울=뉴시스】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상쓰는 허스키' 아누코의 사진. 아누코의 사진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1만1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주인 자스민 밀턴은 아누코의 사진으로 2만 파운드(약 3000만 원)를 벌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영국 미러·인스타그램) 2016
◇ 강원도 철원 국도변 화단에서 긴꼬리제비나비 한 마리가 숙근버베나 꽃술을 입에 물고 날아가고 있다
○··· 차량들이 쌩쌩 달리는 강원도 철원 국도변에 탐스러운 보라색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잠시 차를 세우고 느긋한 마음으로 이름도 생소한 숙근버베나꽃을 세밀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 순간 꽃들 사이로 너울너울 날아다니는 청록색 나비를 발견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외투 위에 파랑·초록·검정이 점점이 뿌려진 이 나비의 이름은 긴꼬리제비나비. 보면 볼수록 긴꼬리가 제비를 정말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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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몸 무개 때문에 계속 날개짓'
◇ 긴꼬리제비나비는 자신보다 가냘픈 꽃가지에 앉아 꿀을 빨아먹고 있다. 가냘픈 꽃가지에 앉아 꿀을 빨아야 하기에 계속 날갯짓을 해야만 한다.
○··· 나비치고는 제법 큰 덩치를 가진 긴꼬리제비나비는 자신보다 가냘픈 꽃가지에 앉아 꿀을 빨아먹는다. ‘몸무게’를 생각하면 꽃술에 앉기 위해 계속 날갯짓을 해야 한다. 꿀을 빨기 위해 쉼 없이 날갯짓이라니… 부지런한 움직임에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순간, 꽃술을 입에 물고 날아가는 또 다른 나비를 발견했다. .
◆ '마음이 바빠지는 백로에 꿀빠는 나비'
◇ 이 꽃 저 꽃으로 바삐 옮겨 다니며 꿀을 빨던 나비가 얼마나 마음이 급했으면 그랬을까
○··· 숙근버베나꽃에서 충분한 양의 꿀을 섭취한 나비는 만족스러운 듯 다시 화려한 날개를 펴고 청명한 가을하늘 속으로 사라진다.
◆ '가냘픈 가지에 앉은 나비'
◇ 긴꼬리제비나비 한 마리가 자신보다 가냘픈 꽃가지에 앉아 꿀을 빨아먹고 있다.
○··· 긴꼬리제비나비 한 마리가 자신보다 가냘픈 꽃가지에 앉아 꿀을 빨아먹고 있다. 벌써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가 지나고 가을이 더욱 청명해졌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나비처럼 마음이 바빠지는 계절이다. 왕태석 선임기자
◇ 프랑스팀, 철새의 자연재해 회피 비결 연구 수천㎞ 이동하며 태풍·쓰나미 등 사전 인지 쓰나미·폭풍에서 발생하는 초저주파에 주목/연구팀은 새들이 사람은 들을 수 없는 초저주파를 청취한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새들이 폭풍이나 쓰나미를 알아채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신호다. 초저주파 음원은 번개나 항공기 제트엔진에서부터 코뿔소의 노래 같은 발성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지구조차 스스로 초저주파의 웅웅 소리를 내다. 측정하기 어렵지만 쓰나미 역시 초저주파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쓰나미의 초저주파는 쓰나미 파도보다 속도가 빨라 쓰나미가 오기 전에 미리 알아챌 수 있는 잠재적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마치 지진이 났을 때 강력한 에스(S)파보다 빨리 도착하는 피(P)파를 측정해 조기경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실제로 미국 연구팀은 2014년 미국 중부와 동남부에서 35명의 인명피해와 10억달러의 재산손실을 발생시킨 토네이도가 닥치기 적어도 24시간 전에 이 지역에 서식하던 노란죽지솔새들이 1500㎞나 멀리 피신한 사실을 밝혀냈다. (···)
◆ '태평양 1만2천 킬로 논스톱 비행 기록 도요새'
◇ 증거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2004년 인도양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도 쓰나미가 해안을 덮치기 전 새들이 날아가 버렸다고 생존자들이 증언했다. 지구 최고의 여행자 큰뒷부리도요가 나는 모습. 폰 반 데 벨데,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 키비 쿠아카 프로젝트를 이끄는 국립자연사박물관 조류학자인 프레데릭 지궤는 “쓰나미에서 살아 남은 새가 번식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생각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들이 폭풍이나 쓰나미에서 발생한 초저주파를 인지해 쓰나미에 대해 특유의 이동을 하고, 이를 구별해낼 수 있다면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근영 기자
◇ 루마니아 사진가 게오르게 포파가 드론으로 촬영한 이 사진은 루마니아 아푸세니 산의 기아마나 계곡에 중금속 폐수가 흐르는 모습이다. 유럽 최대 구리와 금 광산의 하나인 로시아 포이에니 광산에서 나온 광석 찌꺼기가 이 계곡에 버려졌다. <△ 사진:>게오르게 포파,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출품작,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 시안 등 각종 중금속과 산이 범벅을 이룬 이 광물 찌꺼기 저수지 때문에 1970년대 말 주민 400여 가구를 강제로 이주시켰다. 작가는 생태재앙에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폭우 직후 이런 독성 경관을 촬영했다.
◇ 노르웨이 사진가 오둔 리카르드슨은 애초 범고래를 촬영하기 위해 연안 경비선을 타고 노르웨이 앞바다에 나섰다. 범고래는 청어떼를 쫓고 또 그곳에 어선이 몰린다<△ 사진:>오둔 리카르드슨,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출품작,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 한 청어잡이 선망 어선이 둥글게 청어떼를 가둔 그물을 윈치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청어를 너무 많이 잡은 나머지 그물이 터지고 말았다. 수많은 죽거나 죽어가는 청어가 바다를 뒤덮었다. 사진가는 이 사진이 대학살과 낭비의 범죄 장면이라고 했다. 사진은 재판 증거로 쓰여 선주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홍섭 기자
◇ 황열병 옮기는 페루의 모기…런던 자연사박물관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결선작 공개/황열병이나 뎅기열을 옮길지 모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기를 촬영하려면 손가락을 내준 채 숨죽여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다.캐나다 곤충학자 길 위젠은 에콰도르에서 사베테스모기 암컷이 섬세한 더듬이로 움직임을 감지해 촬영에 실패할까 조심스러웠다.
<△ 사진:>사진가의 손가락에서 흡혈하는 사베테스모기. 남미 에콰도르에서 촬영했다. 길 위젠,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출품작,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 그러나 북슬북슬한 다리와 피를 빨면서 흔들거리는 긴 뒷다리, 초록빛 광택이 빛나는 이 모기 사진은 런던 자연사박물관이 주최하는 57회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의 결선 진출작의 하나로 선정됐다.95개국에서 5만점 이상이 응모된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은 12일 발표되고 14일부터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된다. 결선 진출작 일부를 소개한다.
◇ 생태계 교란 생물 34종 1속…위해우려 생물 4종 불법 수입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2000만원브라운송어는 생태계 교란 생물, 아프리카발톱개구리와 피라냐는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로 지정됐다.환경부는 오는 31일부터 국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생물 3종을 생태계 교란 생물과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30일 밝혔다. <△ 사진:> 환경부가 생태계 위해 생물로 지정한 브라운송어. (사진=환경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브라운송어는 국립생태원 생태계 위해성 평가에서 1급을 받았다. 1급은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 우려가 크다고 판단되는 종으로, 조절과 제거가 필요한 생물이다.브라운송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으로, 소양강 일대에서 서식이 확인됐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멸종위기 Ⅱ급 열목어 등과 경쟁과 교잡의 우려가 있다.생태계 교란 생물은 학술연구, 교육, 전시, 식용 등의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으며, 지방(유역)환경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허가 없이 수입하거나 방출하다 적발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 '수입 방출 적발시 2년이하 징역형'
◇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종으로 지정된 아프리카발톱개구리와 피라냐는 위해성 등급에서 2급으로 평가됐다. 2급은 생태계 위해성이 보통이지만, 향후 생태계 위해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지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생물이다.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생식 주기가 짧고, 번식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자연 생태계에서도 대량 번식한 사례가 보고됐는데, 기후대가 비슷한 우리나라에서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환경부가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한 아프리카발톱개구리(좌)와 피라냐(우). (사진=환경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육식성이 강한 피라냐는 국내 토착 어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열대성 어류로 동절기에는 서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지만,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해 위해우려 생물종으로 지정됐다.생태계 위해우려 생물종을 허가 없이 수입·반입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신고 없이 수입하다 적발되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이로써 국내에서 지정된 생태계 교란 생물은 총 34종 1속이다. 생태계 위해우려 생물은 라쿤, 대서양연어를 포함해 총 4종이다.
홍정섭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국내 자연 생태계의 건강성 확보를 위해 외래생물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며 "정부의 외래생물 관리 정책에 앞서 외래생물을 함부로 생태계에 유기하거나 방출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생태계 교란 생물 지정 고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환경부 홈페이지(www.me.go.kr) 법령정보 또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스리랑카의 10살 소년 강가나 멘디스 위크라마싱헤는 코로나19로 봉쇄되는 동안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발코니에서 아버지가 남겨둔 커다란 야자나무에 둥지를 튼 장미목도리앵무의 번식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다. <△ 사진:>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출품작,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 형과 함께 아버지의 카메라와 렌즈, 삼각대를 이용해 번식 모습을 촬영했다. 이 모습은 아버지 앵무가 새끼에게 먹이를 나르는 장면이다. 나중에 이들 부부가 기른 새끼는 모두 5마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가나 멘디스 위크라마싱헤, .
◇ 타이 사진가 웨이 푸는 방콕 인근 공원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달려갔다. 황금나무뱀이 투카이도마뱀부치를 몸으로 감고 있었다. 그러나 길이 40㎝까지 자라는 이 대형 파충류도 만만치 않았다. 최후의 수단으로 뱀의 머리를 물고 늘어졌다. <△ 사진:>웨이 푸,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출품작,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 이 나무뱀의 독이 퍼지면서 싸움은 곧 끝났다. 사실 이 도마뱀부치는 황금나무뱀의 단골 먹이다. 황금나무뱀은 몸을 납작하게 펼쳐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활공하는 ‘나는 뱀’으로도 유명하다.
◇ 페루의 마약 재배·게릴라 거점이던 우아야가 강 계곡서…조사 가능해지자 신종 쏟아져/안데스 산맥의 동쪽 사면을 흐르는 우아야가 강은 아마존 강의 최상류 지류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그러나 이곳은 1990년대까지 미국에 흘러드는 코카인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대규모 코카 재배지이자 이를 둘러싼 마약 밀매와 게릴라 집단 ‘빛나는 길’의 거점이기도 했다.최근 이 외딴 지역의 생태조사가 가능해지면서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신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 사진:>페루의 열대 안데스 사면에서 발견된 신종 나무도마뱀 ‘에니알리오이데스 페이루자애’의 머리 모양. 파블로 베네가스 제공.
○··· 파블로 베네가스 페루 파충류 연구소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과학저널 ‘진화 계통분류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신종 나무도마뱀 ‘에니알리오이데스 페이루자애’ 발견을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2011∼2018년 동안 계곡을 조사해 왔다.연구자들은 “이 도마뱀은 안데스 산맥의 아마존 사면인 해발 830∼1614m의 목초지, 커피와 옥수수밭, 과수원 등이 들어선 이차림과 국립공원의 원시림에서 발견됐다”며 “밤중에 20∼150㎝ 높이의 덤불에서 잠자는 개체를 손으로 채집했다”고 밝혔다.
◆ '17.4m 신종 나무도마뱀의 모습'
◇ 안데스 산맥의 동쪽 사면을 흐르는 우아야가 강은 아마존 강의 최상류 지류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그러나 이곳은 1990년대까지 미국에 흘러드는 코카인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대규모 코카 재배지이자 이를 둘러싼 마약 밀매와 게릴라 집단 ‘빛나는 길’의 거점이기도 했다. 페루의 마약 재배·게릴라 거점이던 우아야가 강 계곡서…조사 가능해지자 신종 쏟아져/페루의 열대 안데스 사면에서 발견된 신종 나무도마뱀 ‘에니알리오이데스 페이루자애’의 머리 모양.(···) 파블로 베네가스 제공.
○··· 파블로 베네가스 페루 파충류 연구소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과학저널 ‘진화 계통분류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신종 나무도마뱀 ‘에니알리오이데스 페이루자애’ 발견을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2011∼2018년 동안 계곡을 조사해 왔다.연구자들은 “이 도마뱀은 안데스 산맥의 아마존 사면인 해발 830∼1614m의 목초지, 커피와 옥수수밭, 과수원 등이 들어선 이차림과 국립공원의 원시림에서 발견됐다”며 “밤중에 20∼150㎝ 높이의 덤불에서 잠자는 개체를 손으로 채집했다”고 밝혔다.신종 나무도마뱀의 모습. 길이가 17.4㎝로 나무 위에 산다. 파블로 베네가스 제공.
◆ '신종 나무도마뱀의 다른 개체'
△ 사진: 파블로 베네가스 제공.
○··· 이 지역은 고유한 조류, 포유류, 양서·파충류가 다수 발견되는 생물다양성 핫스폿이지만 그동안 해발 2000m 이하 지역은 코카인 원료인 코카의 대규모 단일경작과 목초지 개발 등으로 파괴됐고 숲이 조각났다. 그러나 새로 발견된 도마뱀은 이차림과 원시림에서 모두 발견돼 이런 서식지 파괴를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인용 논문: Evolutionary Systematics, DOI: 10.3897/evolsyst.5.69227/조홍섭 기자
◇ 지구온난화 적응을 위해 일부 새의 부리와 쥐 꼬리가 길어진 것으로 파악됐다.8일 생물학 저널 발행사 셀프레스(Cell Press)와 외신에 따르면 호주 디킨 대학 조류학자 사라 라이딩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조류를 중심으로 기온 상승과 기후변화에 따른 동물의 체형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생태와 진화 흐름’(Trends in Ecology and Evolution)에 발표했다. 신화뉴시스
○··· 연구팀은 부속기관의 형태를 다룬 과거 연구 결과를 체온조절 관점에서 재분석했다.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에 적응하느라 동물들이 체형을 바꿔가고 있으며, 특히 조류에서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동물은 부리나 귀 등 부속기관(appendage)을 통해 열을 발산하며 체온조절을 한다. 그런데 더워지는 지구에 맞추려다 보니 이런 기관의 크기가 커지고 전체적인 몸의 비율이 바뀌면서 체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호주 앵무새로 지난 1871년 이후 여러 종의 부리 크기가 4~10% 커졌다. 북미 검은눈방울새도 부리 크기와 겨울철 기온 간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유류 중에서는 숲쥐의 꼬리가 길어지고, 뒤쥐는 꼬리와 다리가 길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
○··· 러시아에서 주인과 함께 귀가하던 강아지가 엘리베이터에 못 탄 상태에서 문이 닫혀 목줄이 엘리베이터 문틈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아지는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구조돼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데일리메일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아파트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한 사건을 전했다.
◆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 데일리메일 캡처
○···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주인은 목줄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탔지만 강아지가 엘리베이터에 미처 타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주인은 16층을 올라가기 위해 버튼을 눌렀고, 강아지는 그대로 목줄에 끌려 위로 솟구쳤다.
◆ '빠르게 구조한 행인'
◇ 강아지는 승강기 문틀에 머리를 크게 두 번 부딪힌 후 하네스에 매달려 있었다.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이 강아지를 발견해 빠르게 구조했고 큰 부상을 면할 수 있었다.강아지의 주인은 16층으로 올라갔다가 곧바로 강아지를 찾으러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 캡처
○···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강아지가 엘리베이터에 탔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건 주인의 잘못”이라면서 맹비난했다. 또 “개가 얼마나 끔찍했겠냐”, “강아지를 키울 자격이 없다”며 비판을 이어갔다.반려견의 목줄이 엘리베이터에 끼이는 사고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중국에선 주인이 목줄을 잡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보는 사이 강아지 목줄이 엘리베이터에 낀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멈추면서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7월 브라질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노혜진 -
◇ 강아지 목에 2kg 무게의 쇠망치를 매달아 공분을 샀던 견주가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김정우 부장판사는 15일 반려견을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A(57)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 사진:>강아지 목에 걸린 쇠망치. 동물권단체 케어 SNS
○··· A씨는 2019년 10월 경북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의 목에 2㎏ 가량 무게가 나가는 쇠망치를 매달아 고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A씨는 지난해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 됐지만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강아지를 운동시키려고 쇠망치를 걸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변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초범인 점 등을 종합해 약식명령이 정한 벌금액을 유지한다”고 밝혔다.임명수 기자
◇ 동물권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입이 심하게 부은 탓, 사료 새어 나와" "전북 진안군 금지교차로 부근서 발견" "경찰 수사 중... 유기·학대자 제보 기다려"/두꺼운 공업용 고무줄에 주둥이가 묶인 채로 유기됐던 백구의 근황이 공개됐다.14일 동물권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백구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글과 함께 백구의 사진을 올렸다.비구협에 따르면 백구는 지난 12일 전북 진안군 상전면 월포리 금지교차로 부근에서 발견됐다. <△ 사진:>12일 전북 진안군 상전면 금지교차로 부근에서 구조됐던 백구 '황제'의 발견 당시 모습. '보배드림' 게시글 캡처
○··· 발견 당시 공업용 고무줄로 주둥이가 강하게 묶여 있었다. 앞발도 피투성이였는데 고무줄을 풀기 위해 앞발로 주둥이를 문질렀던 탓으로 추정된다.현재 백구는 '4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다. 일주일 넘게 아무것도 먹지 못해 탈진과 탈수가 심하고 신부전증도 앓고 있다.자가 섭취도 불가능하다. .
◆ '말못하는 짐승에 이런 짓, 인간 아니야'
◇
○··· 묶였던 주둥이가 부어 올라 턱이 닫히지 않고, 사료를 먹어도 주둥이 옆으로 새어나오기 때문이다.비구협은 "백구가 힘든 상황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황제'라는 새 이름을 선물했다"며 "황제가 역경을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비구협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반드시 학대자를 찾아내 정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보를 부탁했다
◆ '백구를 고문하고 버린 악마, 반드시 찾아 처벌해야'
◇ 백구의 사연은 지난 13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알려졌다. <△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연계 동물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백구 '황제'. 비글구조네트워크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 글 작성자는 "구급대원이 고무줄을 제거하자마자 벌에 백 번 넘게 쏘인 것처럼 입이 부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그는 "백구를 고문하고 버린 악마를 찾고 싶다"며 "백구를 유기하는 모습이나 학대자를 아는 분 또는 사진 속 백구를 아는 분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호소했다.윤주영 기자
△ 사진: 세계 온실가스의 35%가 식량 생산과 관련해 배출되며, 이 가운데 57%는 동물성 식량, 29%는 식물성 식량 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픽사베이 제공
○··· 세계 온실가스의 35%가 식량 생산과 관련해 배출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물성 식량 생산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동물성 식량 관련 배출량은 식물성 식량 배출량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13일(한국시각) “세계 식량 생산으로 연간 온실가스가 173억여톤 배출된다. 이 가운데 57%는 동물성 식량 생산에서, 29%는 식물성 식량 생산에서 배출된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 이날(현지시각)치에 실렸다. (···)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반려견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풍산개 7마리의 근황을 전했다. <△ 사진:>문재인 대통령이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석 달 전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다”며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의견에 따라 이름을 아름, 다운,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지었다”고 밝혔다.
◆ '공개한 새끼 풍산개들의 모습'
◇ 곰이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 한 쌍(곰이ㆍ송강) 중 암컷이다. 마루는 경남 양산 사저에서 키운다. 곰이는 2018년 11월에도 새끼 6마리를 낳았는데, 당시 문 대통령은 산, 들, 해, 강, 달 별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 사진:>문재인 대통령이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새끼 풍산개들의 모습. 청와대 제공
○··· 문 대통령은 “가장 귀엽고 활발할 때”라며 강아지 7마리와 시간을 보내는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면 두 마리씩 분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곰이가 낳은 6마리는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등 4개 지자체에 분양됐다.강유빈 기자
◇ 스리랑카의 사진가 부딜리니 데 소이자는 연합을 맺은 수컷 치타 5마리가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의 탈레크 강을 어떻게 건너는지 지켜보았다. 강물은 전에 없던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 있었다.
○··· 대장 치타가 강을 건너려 시도했지만 번번이 강변으로 돌아 나왔다 마침내 몇 번의 시도 끝에 치타 일행은 모두 강물에 몸을 던졌다. 출발한 곳보다 100m쯤 물살에 떠내려갔지만 모두 무사히 도강했다. 부딜리니 데 소이자, 2021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출품작,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 2020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대상작은 연해주 호랑이…무인카메라로 촬영/비스듬한 겨울 해를 받아 황금빛으로 물든 오랜 전나무숲에서 암컷 호랑이 한 마리가 굵은 전나무를 부둥켜안았다. 코를 나무에 들이대고 눈을 지그시 감은 표정은 황홀경에 빠진 모습이다.<△ 사진:>연해주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 설치한 무인카메라로 촬영한 암컷 아무르호랑이의 냄새 표지 모습.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대상으로 뽑혔다. 세르게이 고르쉬코프, 2020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 이 모습을 촬영한 러시아의 야생동물 사진가 세르게이 고르쉬코프의 작품 ‘포옹’이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되는 2020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의 대상작으로 뽑혔다.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이 공모전에는 4만90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고르쉬코프는 이 극적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오랜 기다림과 함께 사람의 흔적을 지워야 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두만강에 인접한 러시아 연해주의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서 아무르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 한국호랑이)가 나무를 발톱으로 긁거나 오줌으로 냄새 표시를 한 나무 주변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했다. 이 사진을 얻은 것은 11개월 뒤였다.
◆ '세르게이 고르쉬코프작 아무르호랑이'
◇ 심사위원장인 로스 키드먼 코크스는 “마법의 숲 깊숙이 숨겨진 내밀한 순간을 독창적으로 엿본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는 “전나무를 끌어안은 거대한 암호랑이는 수피에 남겨진 다른 호랑이의 냄새를 맡고 자신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 사진:>낙엽 쌓인 암벽 위에 선 아무르호랑이를 담은 세르게이 고르쉬코프의 다른 출품작. 세르게이 고르쉬코프, 2020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 아무르호랑이는 한때 한반도 전역을 물론 카스피해까지 유라시아에 널리 분포했지만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1930년대 20∼30마리로 멸종 직전에 몰렸지만 보호조처에 힘입어 현재 러시아 연해주를 중심으로 중국 북동부와 북한에 550마리가 살아남아 있다. 심사위원인 팀 리틀우드 박사는 “사진의 독특한 감성적 전달력으로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것을 지켜야 할 책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 '리이나 헤이키넨'작 '기러기를 잡은 여우'
◇ 올해의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 대상작 ‘기러기를 잡은 여우’. 리이나 헤이키넨, 2020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 올해의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 대상작은 핀란드의 리이나 헤이키넨의 작품 ‘기러기를 잡은 여우’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사냥한 흰뺨기러기를 먹던 여우가 사진가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담았다.
◆ '모겐스 트롤레작 코주부 원숭이'
○··· 수상작으로 뽑힌 덴마크 사진가 모겐스 트롤레의 ‘포즈’는 명상에 잠긴 듯한 코주부원숭이를 담았다. 모겐스 트롤레, / 영국 사진가 폴 힐튼의 수상작은 중국 광시족자치구 놀이공원에서 찍은 눈먼 반달곰을 이용한 관광을 담았다. 곰에 대한 고문이 분명하다. 폴 힐턴, 2020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제공
○··· 【유레카=AP/뉴시스】미국 캘리포니아 유레카 타임스 스탠더드는 지난 8일(현지시간) 몸무게가 1t에 달하는 홀스타인 종 황소 대니얼이 '세계에서 가장 큰 소'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대니얼의 주인인 켄 팔리와 앤 캘리가 대니얼에게 건초를 주고 있는 모습.
◇ 6마리 소에게 임시 보호처를 제공한 한우농가 하늘내린목장 목장주 권충교씨 "강원 인제군에 있는 유일한 홀스타인 종 소들이에요. 신기하다고 주변에서 구경도 온다니까요. <△ 사진:>지난달 18일 강원 인제군 한우농장에서 만난 홀스타인 수소 '머위'가 활동가의 손을 핥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제공
○··· 이 소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 같아요. 사료 대신 건초 중심으로 먹이면서 건강하게 돌봐야죠." 지난달 18일 강원 인제군의 한우농가 하늘내린목장의 축사 한 켠. 홀스타인 수소 6마리가 다가서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호기심을 보였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동해물)이 열흘 전 도살 직전 구조해 이곳으로 데려온 소들이다. 이 공간에서 소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6개월. 이후에는 다른 보호처를 찾아야 한다.
◆ '먹히려고 태어난 건 아니니까'
◇ 홀스타인 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 얼룩무늬가 특징인 젖소다. 홀스타인 종 암소는 우유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지만 수소는 고기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돼 육우라고 불린다.
○··· 하지만 동해물은 젖소, 육우라는 말 대신 홀스타인 여성, 남성 소라고 부른다. 먼저 젖소, 육우라는 단어 자체에 우유와 고기라는 뜻이 담겨 있어서다. 이들은 또 종 평등을 위해 암컷과 수컷 대신 여성과 남성, 동물을 셀 때도 마리 대신 '목숨 명(命)'을 쓰자고 제안한다. 이들이 6마리의 소를 구조하게 된 이유는 뭘까.
◆ '개농장 개는 구조됐지만 15마리 소는 남아'
◇ 지난 2월 인천 계양구 계양산 부근 불법 개농장에서 사육되던 200마리의 개들이 많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반면 같은 농장주가 개농장 옆에서 기르던 소 15마리는 도살될 위기에 처했다. <△ 사진:>지난달 18일 강원 인제군 한우농가를 찾은 동해물 활동가 윤나리씨가 '메밀'을 바라보고 있다 . 동해물 제공
○··· 2019년 10월 태어난 이 소들은 안그래도 추석 대목을 앞두고 도축될 운명이었다. 개 구조에 나섰던 한 동물단체가 평소 농장동물 보호시설(생크추어리) 설립에 관심을 보였던 동해물에 소 구조를 제안했고, 동해물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내 첫 소 구조가 시작됐다. 동해물 활동가 한승희씨는 "'인천 소 살리기 프로젝트'는 생크추어리 설립의 시작점이 됐다"라며 "소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산동물 생크추어리를 만드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소들의 구조 비용 7,500만 원 모금을 시작'
◇ 소 구조의 첫 출발은 농장주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농장주가 그냥 소들을 팔아버리겠다고 하면 구조하고 싶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사진:>동해물 활동가 이승찬씨가 머위와의 접촉 후 기뻐하고 있다. 동해물 제공
○··· 40년 동안 낙농업에 종사해 왔다는 농장주는 남은 소를 살리자는 활동가들의 끈질긴 설득에 지자체의 철거명령이 내려진 9월 말까지 소들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동해물은 지난 4월 농장주와 협약서를 쓰고, 6월부터 추석 전까지 소들의 구조 비용 7,500만 원을 마련하는 모금을 시작하는 한편 생크추어리 마련을 위한 작업에도 돌입했다
◆ '15마리에게 이름 지어주고 돌봤지만…결국 6마리만 구조'
◇ 활동가들은 그동안 2주에 한번 정도 소들을 찾았다. 이들 역시 소들을 오랫동안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 사진:>지난달 10일 도살장으로 가는 트럭에 실린 소들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동해물 제공
○··· 동해물 활동가 김보아씨는 "처음 소들을 봤을 땐 큰 감흥이 없었는데 계속 만나다 보니 소들도 성격이 각각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5월에 소들의 생김새와 특징에 따라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그 이후 더 애정이 갔다"고 설명했다. 호기심이 많아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소도, 겁이 많아 가까이 오지 못하는 소도 있었다. 평소에는 조용하던 소들이 밥을 챙겨주는 농장주가 나타나자 갑자기 소리를 내는 모습도 활동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소 9마리에게 작별 인사'
◇ 7월 22일 모금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가운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당초 추석이었던 퇴거일정이 갑자기 8월 말로 당겨지면서 농장주가 소를 구조하려면 8월 10일 이전에 데려가야 한다는 연락을 해온 것이다. 당시 구조 비용과 생크추어리 부지 마련을 하지 못한 동해물에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사진:>동해물 제공
○··· 임시보호처의 수용능력을 고려해 15마리 중 6마리만 구조가 가능했다. 구조 기준은 세 칸으로 나뉜 축사 중 이동을 위해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순서로 정했다. 왼쪽 칸 5마리와 왼쪽 칸과 중간 칸의 가림막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왼쪽으로 넘어온 1마리가 구조 대상에 포함됐다.
◆ '구조된 6마리의 소들'
◇ 동해물 제공
○··· 그렇게 정해진 소들은 머위, 메밀, 미나리, 부들, 창포, 엉이였다.사실 소 구조만큼이나 중요한 건 이들의 갈 곳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 '단기간 맡아준다는 한우농가에 임시 거처 마련'
◇ 도살 직전 구조된 소들이 강원 인제군 한우농가에 도착해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동해물 제공
○··· 생크추어리를 짓기 위해서는 당장 부지를 찾아야 하는데 단기간에 축사 허가가 난 공간이면서 살처분 위험을 고려해 근처에 축사나 도살장이 없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빈 축사를 대여하겠다는 농장주도 있었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한승희씨는 "농장주가 처음에는 빈 축사를 대여해주려 했지만 마지막에 마음을 바꿨다"며 "농장주로부터 개, 고양이도 아니고 왜 먹는 소를 구하냐는 얘길 들었다"고 전했다.
◆ '6개월간만 돌봐주기로'
◇ 그러던 중 동해물 자문위원인 가수 전범선씨로부터 강원 인제군에서 한우농가 하늘내린목장을 운영하는 권충교(46)씨를 소개받을 수 있었다. 권씨는 "살아 있는 생명인데 갈 데가 없다고 해서 받아주기로 했다"라며 "너무 오랫동안은 도와줄 수 없어 딱 6개월간 돌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 사진:>인제=고은경 기자
○··· 6마리 소들의 이동도 큰일이었다. 소들은 경기 파주시에서 태어나 4개월 때 인천 목장으로 온 후 한 번도 이동해본 적이 없다. 큰 트럭에 타는 것 자체가 소에겐 공포스러웠을 거라는 게 한씨의 설명이다. 그는 "소들이 만원버스에 탄 것처럼 3시간 가량을 서서 가야 했다"며 "다행히 소들이 잘 견뎌줬고 무사히 인제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고기가 되기 위해 태어난 동물은 없다'
◇ 활동가들이 소를 구조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 중 하나는 "(고기, 우유를 얻기 위한) 목적이 있는 동물 아니냐"는 것이었다. 또 소를 키우는 데 돈이 많이 드는데 소가 죽을 때까지 계속 키울 수 있겠냐, 계속 보호하거나 기르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고 한다. <△ 사진:>지난해 8월 9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과 축사 지붕에 소들이 올라가 있다. 이 소들은 주변 축사에서 사육하는 소들로 전날 폭우와 하천 범람에 물에 떠다니다가 지붕 위로 피신, 이후 물이 빠지면서 지상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 인제=연합뉴스
○··· 한승희씨는 "고기가 되기 위해 태어난 동물은 없다"며 "먹기 위해 기르는 것을 너무 당연시 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농장동물이라는 용도도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한씨는 지난해 전남 구례에서 수해 발생 시 지붕 위와 절로 피신한 소들의 얘기를 꺼냈다. 당시 시민들 사이에선 살기 위해 애쓴 소들에 대해 '불쌍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는 "살고 싶어 하는 소들의 모습은 사람들이 소를 먹는 동물이 아니라 새끼를 지키는 모성애와 의리가 있고, 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생명체로 인식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먹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리기 위해선 소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사는 걸 보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실제 해외에서 축산농가의 전업을 도운 프로젝트가 있는데 농장주가 닭을 '제품'이 아닌 느끼는 존재로 인식하게 됐다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 '안정 찾아가는 소 6마리, 하지만 다시 살 곳 찾아야'
◇ 한우농가에 온 소들의 상태는 대체로 좋아 보였다.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보이는 소들도 있었다. 머위는 활동가가 직접 건네준 건초를 받아 먹었고, 메밀은 앞에 앉은 활동가를 한참 쳐다보는가 하면 활동가가 코를 만져보는 것도 허락했다. <△ 사진:>지난달 18일 만난 소들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동해물 제공
○··· 소들은 새로운 환경이지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전 농장과 달리 이곳에선 건초와 곡물을 먹기 위해서는 이른바 '자동 목걸이'라고 불리는 스타치온에 머리를 넣어야 하는데, 메밀을 제외하고는 모두 3일 만에 성공했다. 몸에서 심하게 나던 냄새도 줄었고, 변의 상태도 좋아졌다. 농장주 권씨는 "도축 전 몸을 불리기 위해 사료를 과하게 먹여 소들의 소화기관이 많이 망가져 있는 상태였다"며 "지금은 곡물과 건초를 섞어 먹이면서 위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안정적 보호장소 찾아야'
◇ 권씨도 홀스타인 소를 키우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소들을 자세히 보게 되면서 각각 소의 성격도 파악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엉이가 성격이 가장 세고, 머위는 옆 칸에 머리를 들이대기도 해 머리가 끼기도 했다”라며 "각각 다 개성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소들이 이곳 농장에서 사료를 먹기 위해선 '자동 목걸이'라고 불리는 스타치온에 머리를 넣어야 하는데, 메밀을 제외하고는 모두 3일 만에 성공했다. 동해물 제공
○··· 이어 "소를 구조하겠다는 마음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이곳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돌보겠지만 활동가들이 앞으로 무한정 소를 키울 수 있을지,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권씨의 도움으로 한숨은 돌렸지만 동해물은 지금부터 생크추어리 부지 마련과 또 다른 임시 보호처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한승희씨는 "계속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도 소들에겐 스트레스다"며 "궁극적으로는 생크추어리를 확보해야 하지만 그 전까지 안정적으로 보호할 공간을 찾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인제=고은경 애니로그랩장 고은경 애니로그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