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뇌와 몸의 건강 그리고 삶의 여러 활동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십수 년간 연구해본 결과 새롭게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저장하려면 반드시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최근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부하기 전에도 잠을 자야 뇌를 학습에 적합한 상태로 준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뇌의 기억 저장 능력이 젖은 스펀지처럼 되어 새로운 내용을 잘 흡수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수면과 뇌과학을 연구하는 맷 워커 교수팀은 수면을 충분히 취한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을 나누어 학습 능력의 효율성을 관찰했는데, 두 그룹의 기억을 저장하는 능력이 40%나 차이 남을 보여주었습니다. 잠이 부족하게 되면 뇌의 해마라는 부분에서 새로운 정보나 경험을 기억으로 원활하게 전환하지 못한 것입니다.
맷 워커 팀은 이 연구를 노화와 치매에도 적용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전에 노화와 수면 부족이 그냥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상호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를 찾았습니다. 즉,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요소와 같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수면 시간은 심혈관 건강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잠을 한 시간 더 자느냐 마느냐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서머타임을 시행 중인 70여 개 나라 16억 인구를 대상으로 매년 두 차례 대규모 실험이 진행 중인데, 평균적으로 한 시간 수면을 잃는 봄철에는 심장마비 발생 확률이 24% 증가하고, 반대로 한 시간 수면을 더 취할 수 있는 가을철에는 21% 줄어든다고 합니다. 엄청난 연구 결과입니다.
또한, 수면 시간은 면역 체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몸에는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 시스템의 비밀 요원과 같은 NK세포가 존재합니다. 면역 방어시스템에 굉장히 중요한 세포인데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않으면 활동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실험 결과 네 시간만 자는 경우 NK세포 활동량의 70%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장암이나 전립선암 그리고 유방암이 수면 부족과 관련 있다고 합니다. 수면 부족은 DNA를 손상시키며, 면역 체계와 관련된 유전자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반면에 종양 발생, 만성 염증, 스트레스 그리고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활동은 증가시켰습니다. 말 그대로 수면 부족은 몸 구석구석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숙면을 할 수 있을까요? 워커 교수는 두 가지 충고의 말을 전합니다. 첫 번째는 규칙성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것이 최고라고 합니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만큼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수면을 돕는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잠이 든 후에 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부 체온(몸 깊숙한 곳의 체온)이 2~3도 떨어져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가장 적합한 침실 온도는 18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현대 사회에 조용히 퍼지고 있는 전염병이며 21세기 건강 문제의 핵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숙면은 우리 몸의 생명 유지와 장수를 위한,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낮을 만드시고 밤을 만드신 이유입니다.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야훼이시니이다(시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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