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른지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해운대 시장통 2층집 미용실엘 들렸지요.
사들고 간 떡봉지를 아리 따운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께 내밀면서
"돼지털 처럼 머리카락이 억세서 조금 자라면 귓등을 찔러대니 손 좀 봐주세요~"
고슴도치 처럼 직모이다 보니 일어서는 옆 머리숱 볼륨도 좀 솎아 달라하고~
난 미용실 머리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이발소 체질인데....
떡 봉지를 뒤적이던 풍만하신 원장님, "사장님, 제가 좋아하는 떡만 사오셨네."
미용실 개업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내가 공사 벌린 건물과 붙어잇는지라
일부러 자주 들리는데 그 때 마다 손님은 없고 그래서 늘 죄지은 느낌이라네.
리노베이션 중인 3층 건물에서 쏱아져 나오는 건축 페기물이며 건축 자재들이
상하차되다 보니 입구가 난삽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어느 누가 그 집으로 들어가랴!
어느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치길래 백 번 사죄하고는 그 후론 알아서 아양 떨지요.
큼직한 개업 축하 화분 보내면서 리본에는 축 발전 이웃사촌 이렇게 적었지요.
그리고는 최고위급 한우 암소 등심에 국거리도 같다 바치고-
오늘도 덜 자른 머릴 또 자르면서 미안함과 폐 끼치는 데에 대한 대한 자기
방어 수단으로 디자이너 쌤더러 "염색해 보까..."
이렇게 말꼬리를 흐리는데 매력 넘치는 디자이녀 쌤,
"네! 염색하면 훨씬 젊어 보이실거니 하세요~"
"눈썹도 하까~" 우스개로 덧붙인 이 말에
"녜!! 눈썹도 해드리께요~"
난생 처음으로 맘에도 없는 염색을 하면서 각박한 도시에서 착하기만 그 님들께
어찌나 송구스러운지...
천연 염색이라서 두피 자극이 없다던 댕기머리라는 유명 염색약에서도 계면 활성제
성분이 검출됐다는데 디자이너 말씀을 그저 립 써비스 정도로 좋게 생각했지요.
비누며 주방 세제 그리고 샴퓨에 함유된 계면 활성제 성분은 피부로 흡수되면 혈액에
잔류하게 하면서 간에 심각한 질환을 일으킨다고 하지요. 화장품에 사용되어서 윤활과
보습 기능을 더 한다는 계면 활성제가 유방암의 원인이기도 한답니다.
염색이 끝나고 머리를 감은 후에 이쁜 디자이너 쌤이 말하길,
"사장님 우리 원장님 아직 미스예요?"
"그래요? 저도 혼자인데..."
"남자가 집은 있어야 하고 또 제가 드라이빙을 좋아하니 차도 있어야 하고..."
"원장님, 저는 고속도로에서 200키로 이상으로 달립니다."
네 너스례를 곧이 곧대로 믿는 38세라는 원장님께서 한술 더 떠서
"사장님 우리 나이트 크럽에 미용실 전단지 뿌리러 같이 가실래요?"
"아직 제가 두어 달은 더 있어야하니 오늘은 약속이 있고 담에요."
그러자 내 머리 손보고 염색을 끝낸 이쁜 디자이너 쌤,
"사장님, 제가 원장님이랑 같은 집에서 자는데 우리 원장님 자면서 벽을 벅벅 긁어요.~"
외로우면 잠자다가 벽을 햘키게 되나?
지금은 공사 중이다 보니 피해가 많으시지만 조금 참으시면 우리 건물로해서 이
미용실도 덩달아서 시선 집중될 것이니 조금만 더 참으세요."
꽁지 머리가 썩 어울리는 또 다른 쥔 되시는 여성스러운 남성 디자이너 쌤,
"사장님 말씀이 없어서 다른데 물어 보니까..."
집지을 것이니 견적 넣어 달라는 부탁을 지금껏 외면한 것에 얼굴이 부끄럽네.
내가 진행하는 일로 인해서 그렇게 피해를 당하면서도 내게 보내는 맘들이 이리도 고마울 수가...
오늘 계면 활성제 듬뿍 섭취했건만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네.
아름다운 세 분이 있는 미용실 일층은 중국집이어서 난 중국음식 증후군을 떠 올리면서도 하루에
두 번도 가고 세번도 간다네.
아마도 평생 동안 먹을 중국 음식을 요사이 다 먹고 있지 싶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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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 분들 거의 3개월 장사 망쳤지만 그럼에도 무던히 참아주더군요.
내일 부산가면서 배추 좀 싣고 갔다주려한답니다.
계면 활성제가 그렇게 무섭군요.
어쩌나~ 머리 감아야 하고 샤워도 해야 할 텐데.....
ㅎㅎ 미국 영화 장면처럼 샤워하고 비누 거품 씻어내지 않는 다면 곤란할 듯 합니다.
샴퓨 치약 스킨 각종 세제 등등, 특히 화장품으로 인한 간 질환, 유방암 피해가 많다고 합니다.
차제에 이에 대한 글 한 번 더 올릴까 합니다.
집을 짓는것도 그렇지만 글솜씨가 대단하십니다... 작가의 길을 걸으신다해도 붙잡을 이 없을것 같네요... 집을짓는것도 예술이요.. 작가도 예술인이시니... 유맨님은 예술가인게 틀림없는듯 합니다... 계면활성제가 그렇게 무서운줄 오늘에서야 알게되었네요... 곧은터에 오면 항상 좋은정보를 많이 가져가서 항상 좋아하는곳입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니 몸이 적응이 안되는군요...감기조심하시고...하시는 일 마무리 잘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
ㅎㅎ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술 즐기는 몽상가일 뿐 이랍니다.
삶의 현장을 보는 시원한 사진과 귀감의 글 잘 읽고갑니다.
아침과 낮의 기온차가 심한계절에 건강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귀감으로 여기시는 분이시고 진정한 에술가이시지요.
마음 고생 다 잊으시고 이제부터는 좋은 일 가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