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반 두개에 꽃처럼 예쁘게 호박꼬지를 널어놓고 하늘을 본다 하얀 뭉게 구름 ~ 뜨거운 여름날의 오후는 이만때쯤의 옛날 시골집 마당으로 나를 데리고 간다
빨래줕에는 열십자로 갈라진 가지랑,, 사과 껍질 벗기듯이 하나로 이어진 호박과, 여린 박이~~ 어쩌면 그리도 기계로 썬 것 처럼 똑같은 두께로 고불고불 널려있었던지 ~~
마당 에는 너 댓개의 멍석에~ 한쪽엔 거의 말라 바싹거리는 고추와, 그 옆에는 새로 딴 싱싱한 빨강 고추가 가득 널려있었다
큼지막한 대소쿠리들은 멍석가에서 해질녘을 기다리고, 바지랑대 위엔 고추잠자리가 앉아 있어
대빗자루 들고 그걸 잡겠다고 땀 뻘뻘 흘리며 뱅뱅이를 돌던 나와 동생들이 늘 있었다 ~~
앞,뒤로 활짝 열린 대청마루에서 어머니는 왜 그리도 맨 날 아버지 모시옷을 손질하고 계셨는지 ~~.
풀먹이고 다림질하고~~ 하루 외출하고 오시면 금방 땀에 젖어 다시 물에 담가지던 그 모시옷이
나는 싫었다. 어머니 모시옷도 만만치는 않았다, 하얀색, 옅은옥색, 겨자물을 들인 연미색 그 치마들을 구김하나 없이 다려 네번인가 접어 말기를 굵은 실로 매듭져 벽에 걸어두고 ~~
성당가실때면 곱게도 입으시던 우리 어머니 ~~
낭자머리 어느 한 쪽 이라도 흐트림 있을까 참빗으로 빗고 또 매만지곤 하시던 우리 어머니 ~~~
이 뜨거운 여름이 어머니에겐 얼마나 힘드셨을까를 불볕아래 호박꼬지 널어놓고 돌이켜 본다,
놀기만 너무 좋아해서 마당에 고추 소쿠리 한번 제대로 챙기기 싫어 했던 내가 이제사 뉘우친들 ~~~
가버린 그 시절을 어쩌겠는가 ~~ 착하고 착실했던 내 동생들은 이런 후회가 없을까 ???
옛고을 ㅎㅎ 내동생은 어머니 심부름도 잘하고 동생들도 잘 돌보고, 늬가 언니를 했어야 하는데 ㅎㅎ
미국까지 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맛있는 거도 해주고,, 민들레도 말려서 다려주고 ㅎㅎ
그럴수 있었을텐데 .......이리 철든? 어른이 되고는 멀리 있다는 핑게로 또 못해주네 ㅎㅎㅎㅎ
고향 여산은 요즘 참 바쁘지요? 일손도 부족할텐데 ...
겨우 호박꼬지 두 채반 널어놓고 자랑이라고 ~~~ 미안 하기 짝이 없지만 ,,
그 덕에 오후 시간 고향을 두루 추억하며 혼자서도 즐거웠습니다
카페의 모든 님들 행복한 여름 보내십시요, 아프지 말고 씩씩하게 ~~~~
이 여름 지나면 알찬 수확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ㄹㄹㄹㄹㄹ
첫댓글 슬프네요,
이 세상에서 제일 좋으신 어머니,
무엇이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가셨는지,
옷 한 벌 제대로 해드리지 못 한것이
후회되는 사람중에 한사람 입니다,
옛추억의 전형적인 한컷 한컷 생활 모습의 영상, 그리고 여름철의 고향 농가 풍경이 가슴에 하나 하나 새겨지는 글 잘 감상 하였습니다.
항상 건강과 즐거운 삶 만들어 가시는 오늘님 되세요.
오늘님 덕분에 지금은 없지만,그래도 꿈속에서 찾아가는 고향 집에서 오늘 하루를 지낼것 같군요.
어린 시절의 고향 집으로 데려다 주신 오늘님. 한번 대장은 영원한 대장 이십니다.ㅎ
오늘님 우리들의 영원한 대장님, 많~이 보고싶네요. 유난히 모시옷 곱게 입으시던 부모님도.....
남살메님, 두덕실님, 옛고을님, 우리 같이 어린시절을 돌아보네요 정이 듬뿍 담긴 답글 감사합니다
여름더위에 지치지 말고 늘 푸른 나무처럼 씩식하게 살자구요
오늘님......반가와요....여기는 태풍이 온다해서 비상이네요......여산에 한번 가 보고 싶어요......
모시옷 입으시던 두분의 모습이 떠 오르네요.우리가 그분들 나이가 되었는데도 영원한 소녀,오늘님의 감수성에 고향의 정을 일께우네요.여름 신나게 보내세요.바다 낛시가실 때는 조심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