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진주 스리랑카 紀行 <2011년 4월>
♣ 가장 스리랑카적인 도시 캔디(Kandy)
콜롬보 북동쪽 120km, 고원의 도시 캔디(Kandy)는 가장 스리랑카적인 고대도시로 관광책자에 소개되어있는데 16세기 싱할라족(Singhalese)의 수도로 세워져 1815년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기까지 300여 년간 왕도(王都)였던 도시이다.
실론섬 서부 해안에 위치한 콜롬보에 비하여 지대가 높은 중부 내륙지역에 위치한 까닭으로 날씨도 한결 선선하고 도시 경관도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도시이다.
♣ 불치사(佛齒寺-Dalada Maligawa Sacred)
캔디가 자랑하는 유명한 명소인 불치사는 이곳에 모셔진 부처님의 진신치아사리(眞身齒牙舍利) 때문인데, AD 362년 인도에서 모셔와 고대도시 아누라다푸라에 안치되어 있던 것을 싱할라 왕조가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면서 모셔와 불치사에 안치하였는데 왕권의 상징이라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불치사는 캔디호수 바로 옆에 분홍색 담장, 홍차 색깔의 기와를 덮은 전형적인 싱할라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우뚝 솟아 있는데 수많은 불자들과 관광객들로 항상 길게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다.
캔디의 자랑 불치사(佛齒寺) / 불치사 바로 앞에 있는 아름다운 캔디호수
입장료 1,000루피(2만 5천원), 신발보관료 20루피(5백 원)를 내고 맨발로 들어가야 하는데 반바지 차림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다시 200루피(5천 원)를 냈더니 천을 발목까지 오도록 내린 뒤 한 바퀴 감아 허리에다 찔러 주었는데 이곳 남자들의 평상차림이다.
웅장한 건물의 중앙에 모셔져 있는 작은 탑 모양의 부처님 진신치아사리함은 루비와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으로 장식되어 있고, 둘레에 일곱 겹의 황금 띠가 둘러져 있다는데 사람들에 가려 잘 볼 수도 없었다. 사리(舍利)를 모시는 법당은 물론 복도와 바깥까지 불자(佛子)들이 빼곡히 들어차 바닥에 앉거나 꿇어 엎드려 합장하고 열심히 불경을 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리랑카 최대(最大)이자 아시아 최고의 불교축제로 꼽히는 캔디(kandy)의 부처님 치아사리 친견법회(Esala Perahera)는 매년 7월에 열흘간 열리는데 이곳에 모셔진 부처님의 진신치아사리함을 열기 위해서는 지방에 흩어져있는 장관 4명이 열쇠를 가지고 모여야 한다고 한다.
황금 연꽃 좌대에 모셔진 치아사리함을 태운 성스런 코끼리가 앞장서면 아름답게 치장한 100여 마리의 코끼리가 그 뒤를 따르고 연이어 북치는 사람, 무용을 하는 댄서들, 휘황한 연등행렬이 따르는데 시내를 한 바퀴 돌며 축복을 내린다고 한다.
♣ 쓸쓸한 데갈도루와(Degaldoruwa) 사원
호텔 직원이 꼭 한 번 가보라고 권한 데갈도루와 석굴사원은 시내버스로 30분 정도 가야하는데 관광객은 나 혼자뿐이고, 포장도 되지 않은 작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꾀죄죄한 차림의 스리랑카 시골사람들 몇 명과 한없이 가는데 놀랐다. 한참 가다가 표지판도 제대로 없는 산골짜기 한가운데 나 혼자만 달랑 내려주고는 저 길로 들어가 보라고 한다.
아름다운 데갈도루와 석굴사원의 와불상 / 사원 앞에서 공부하는 중고등학생들
길도 제대로 없는 좁고 험한 언덕길을 풀 섶을 헤치며 올라가자 작은 건물이 보이고 건물 안에서는 초등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 10여명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곳을 조금 지나자 마당 한편 그늘 밑 나무테이블에 모여앉아 공부하는 중․고등학생들로 보이는 7~8명과 선생님도 보이는데 쓰나미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절에서 데려다 가르친다고 하며 공책을 들여다보니 모두 불교관련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바로 뒤 바위산 밑에 있는 쓸쓸하기 짝이 없는 작은 석굴로 들어서는 순간 놀라움으로 가슴이 울렁거린다.
길이 7~8m의 부처님 와불상, 또 한쪽 벽면에는 부처님 좌불상과 두 제자의 입상, 그 둘레를 가득 메운 아름다운 채색의 벽화들과 또 빼곡히 그려진 천정화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 데갈도루와 석굴사원(Degaldoruwa Cave Temple)은 18세기 초에 건립되었다고 하는데 달랑 석굴 하나로 크지는 않지만 석굴내부의 부처님 와불 조각상과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 유명하다고 한다.
<보너스> 광견병(狂犬病/恐水病) 공포
캔디호수 옆, 산비탈의 허름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창밖을 내다보니 조금 아래쪽에 아담한 사원(절)이 보이는데 마당 한편에 있는 다고바(Dagoba:불탑)가 제법 크고 웅장해 보인다. 다고바를 자세히 보고 카메라에 담을 요량으로 내려가서 절 마당으로 들어서는데 사람은 안보이고 비쩍 마른 개 한 마리가 컹컹거리며 나를 맞는다.
무시하고 불탑 쪽으로 다가가는데 개가 내달으며 이를 드러내기에 뒷걸음으로 쫓는 시늉을 하는데 느닷없이 달려들어 내 종아리를 콱 물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소리를 꽥 질렀더니 문이 열리며 중년의 여자가 방에 앉은 채 무심한 얼굴로 내다보고만 있다.
탑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고 도로 쫓겨나오며 종아리를 살펴봤더니 개 잇자국이 선명하고 피가 흐른다. 그래도 방안의 여자는 일어서지도 않고 태평이다.
호텔로 돌아와 물로 대충 씻어 내는데 종업원이 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광견병 예방 주사를 맞아 두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한다.
광견병은 일명 공수병(恐水病)이라고도 하는데 병균이 몸에 퍼지면 물이 무서워진다던가.... 그리고 치사율이 높은 무서운 병.... 병원을 찾아갈 엄두도 나지 않고 치료비가 얼마나 들지 걱정도 되고 하여 그냥 포기하고 운에 맡기기로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캔디 호수 물을 내려다봤더니 무서운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아름답게만 보여 안심하였다. (^^) 그리고 걷는 데는 큰 무리가 없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제기럴...나쁜 개놈!!
첫댓글 석굴사원의 와불상은 부처가 누워있는 모습 같은데 !!
빨간 드레스를 입어 여자 부처님..^^ㅎㅎ
여행은 마음대로 쉽게 생각해서는 않될 것 같은..(외국)
개에게 물렸을때 ..큰 일 날 뻔 ..
그러나 공부하는 모습은 평화스럽고 행복해 보이네요..
캔디와 불치사 구경 잘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관세음 보살님 아닐 까요~~~아름다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