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발한 1960. 4. 18. 사진 2 매. (6~2)

[붕 촌]

제 목 : 벚꽃이 만발한 1960. 4. 18. 사진 : 2매. (6~2). 

♥. 그때 그시절 일기 요약 

3. 19(토). 맑음

자유당 대통령 후보 이승만 박사. 부통령 후보 이기붕 선생은

다른당의 후보 보다 많은 표차이로 당선이 되었다.

3. 21.(월) 

아버지와 함께 충주에 나갔다.

양화점에서 아버지도 나도 구두를 맞췄다.

양화점 주인의 말로는 최신형, 최고급품이라 한다.

3. 23.(수). 이슬비

형, 완종(玩鍾)과 나는 각각 약주 세잔씩을 먹고

처음으로 장자봉에 올라갔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우리는 나무를 우리 키만큼 쌓아 놓고 불을 질렀다.

연기가 위로 솟으며 뻘겋게 빛을 발하며 활활 타는 불기둥을 보며 소리소리 질러 댔다.

미친사람 마냥

철없이 좋아라 불기둥을 쳐다보며 아무 두려움없이 두사람은 신명이 나있었다.

한참동안 타던 불이 계속내리는 비로 인하여  좌우로 더이상 번지지를 못하였다. 

밤엔 외가에 놀기위해 갔다.

누나들과 그 친구들이 앉아 화투놀이를 했다.

배워가면서 함께 즐겁게 놀다보니 늦은 밤이 되었다.

3. 24(목)

아버님께서

서울에 볼일 보러 가셨다가 이틀만에 돌아 오셨다.

책과 떨어져 매일 놀이만 즐긴 나 자신이 부끄럽다.

3. 26(토). 구름, 맑음

초하루 엿새 돌아가며 열리는 한수장날이다.

집안 장사일을 보았다.

요즘 무슨 일이 그리도 많은지, 그렇게도 바쁜일이 많은지,

1~2년 후배되는 여자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거의 시간마다 거리를 오르고 내리며 활개치고 있다.

복희, 박옥희, 기순이, 황선영, 목정자  등등의 같은 또래들이다.

내가 만약에 그들을 상대로 말을 한마디라도 건너게되면 

꼬챙이로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쑤신것 같이 물이 콱 흘러 나올듯하다.

그러나 일체 말한디는 물론 무관심한척 눈빛도 주지 않았다. 

3. 27(일) 

저녁때가 되었다.

식사를 마친 우리 친구들은 신광호 집으로 모였다.

며칠전부터 서로가 놀자는 약속을 오늘 하게된 것이다. 

다섯명의 친구들은

막걸리 4되에 안주는 과자와 오징어 2마리 였다. 

둘러 앉아 다먹고 난 다음 금낭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막걸리 두되에 안주 하나를 시켜 먹으며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술이 취한 친구들은 

권희청(權熙淸)을 방바닥에 누여 놓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마구굴렸다.

구림을 당하는 친구나 친구를 굴리는 사람이나 서로 좋아하며 웃고 즐겼다.

집에 돌아와 잠을 들려하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밤새 물도 마시고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진정을 하려해도

뻑지근하게 두통을 일키는 바람에 밤새워 고통을 느끼며 잠을 설쳤다.

이제 다시는 죽어도 술을 마시지 말아야지 결심을 했으나

작심 3일이 될 것 같다.

3. 29.(화). 구름

어머님과 함께 충주를 나갔다.

봄 잠바도 사고, 가방도 좋은 것으로 삿다.   

3. 30.(수). 비

아버님, 어머님의 끝없는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대학교에 입학하여 열심히 공부할 것을 약속 드리며 밝은 모습으로

내일 서울로 가기 위해 짐을 꾸려 다시 충주로 나왔다.

충주는 비가 오고 있었다.

짐을 붙이고 찾기 위해 도장을 새겼다.

일가 문수(文洙)도 만나고 친구 서영석(徐英錫, 한수초 33회, 충주중 13회)도 만났다.

빵집에서 영석이와 이별하는 아쉬운 마음을 주고 받았다.

위 사진 설명 :

      -. 하명오리 출생 서영석(徐英錫)의 중학교 3년때의 사진입니다.

      -. 서영석은 한수초 33회이고, 충중중학교 13회 동기로 짙은 내성적 성품의 소유자입니다.

      -. 지금은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서 잘 살고 있지요.  

         형님은 서원석(徐元錫), 한수초 31회이고, 이웃하여 살고 있지요. 

3. 31.(수). 구름

아침 일찍 06:00시 출발하는 첫 서울행 버스에 짐을 싣고  타고 간다.

창밖을 바라보며 충주를 멀리하며 고향 한수를 멀리하며 서울로 향한다.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나 자신의 장래에 대한 푸른꿈을 안고 많은 생각에 잠기며 서울로 가고 있다. 

버스내에는 서울 사대부고 여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가고있다.

을지로 6가에서 하차하여 짐을 택시에 싣고 

동대문 답십리까지 1080 환,

아버님이 정해 주신 전셋집 주택 225호 앞에 내려 짐을 넣고,

이웃에 계시는 큰고모님(이진갑, 큰고모부님 송필기) 댁으로 갔다.  

큰고모님의 90세 되신 시어머님은 쪼그리고 앉아 계시는데 무릎이 귀에 닿아있다.

점심식사를 하고

종로 한성라사(漢城羅社)로 교복을 찾으러 갔다.

교복이 내 몸의 수치에 비하여 여러모로 컷다.

아버님께서 지난번에 서울에 오셔서

한성라사에 들리시어 나의 교복을 맞추셨다.

양복점 측에서는 나이드신 어른이 이번에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셨느냐 ? 라고 하시기에

나와 얼굴이 똑같고 몸도 비슷한 학생이 내 아들인데 옷을 찾으러 올테니 그리 알라고 하시며

아버지 몸에 맞게 맞추었으니,

나 보다 키도 더 크시고 몸도 50세이시니 몸집이 다를수뿐이 없었다.

♥. 1960년도 고려대학교 입학식

4. 1.(목). 맑음

오늘은 고려대학교 1960학년도 신입생 입학식날이다.

고등학교 친구 오창록(吳昌祿)을 만나 함께 학교로 갔다. 

벌써 많은분들이 운동장 주위에 모였고

현관 방향 앞뜰에 인촌 김성수 선생님의 동상을 바라보며 신입생들은 가운데에 줄을 섯다.  

식은 시작되었는데

주위는 조용하지 않고 웅성웅성하는데도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었다.  

작은 목소리로 얘기들을 나눠도 조용히 하라고 타이르는 사람도 없이 입학식은 진행되고 있다.

약 2,000 여명의 부모님 형제 이웃들이 입학생 1,100 여명을 둘러싸고

(재)중앙학원 이사장 이활(李活), 총장 유진오(兪鎭午)박사의 환영사가 있는 동안은 누가 얘기를 하지 않아도

조용한 가운데 귀를 기울여 듣는 분위기가 있었다.   

총장 유진오 박사는

" 처음 대학교에 입학하여 대학교의 문화를 무조건 비판하지 말고 학생들의 본분을 잃어버리지 말고,

그 위치(1, 2, 3, 4학년)에서 할 일을 다하라."는 말씀이었다.

이어서 단상 좌우에 서 계시는 교수님들을 단과 대학별로 한분한분  소개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입학식이 끝나고

신관 103호실로 

상과대학. 상학과,  경영학과 신입생 전원이 들어 갔다.

상과대학 학장 성창환(成昌煥, 경제학) 교수님의 말씀과 담당학과별 교수님들

그리고 선배님들의 인사와 학교에 대한 나름 간단한 얘기를 듣고 끝났다.

끝나자마자 모두가 담배를 꺼내 설익은 담뱃불을 붙여 연기들을 피우고 있다.

모두들 몇번씩 다녀간듯 끼리끼리 캠퍼스내를 돌아다녔고, 

청주고 33회 동기 오창록(吳昌祿), 김정남(金正男)과  만나 구내식당을 찾았으나 만원이라

학교 앞 식당에서 함께온 형, 완종(兄, 玩鍾)과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2012. 4. 19(수). 12:55분  청록실에서       

             오늘도 보문산행을 다녀온 후에 다음 얘기를 쓰자.  朋村 李明鍾

위 사진 설명 :

        -.  1960. 4. 1일.

             고려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하기 직전에 고려대학교 교복을 입고,

        -.  한수면 황강리 우리집 2층

             평화 사진관 주인 권영? 님이 찍은  붕촌 이명종의 전신 사진입니다.

[장형우]

저야 어려서 그때는 상황을 잘 몰랐습니다
선거부정을 보고서 행동하는 양심들이 있었기에 독재정권을 타도할수 있었지요
특히 선배님의 고려대학교가 서울에서는 주축이 되어서 독재항거 시위 불길이 타 올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