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국민대에서
숲해설가 과정을 공부하시고
양구 대암산자락 펀치볼 등에서
숲 해설과 숲길등산 안내를 하셨던
김진록선생님 (서울 성룡사)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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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일반이천봉의 마지막봉인
가칠봉 (加七峰, 1242m)의 아래마을인
펀치볼 만대리 (양구군 해안면)에서
자라는 금낭화는 여느 금낭화와는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하기사 펀치볼은 마을 전체가 6,25전쟁
으로 남과 북의 젊은 피가 너무나 많이
흘려진 특수한 지역이다.
* DMZ (비무장지대)를 품고 있는
펀치볼마을은 주민 120 여명이 사는
조그마한 평화로운 농촌마을이다.
이 펀치볼의 조그만 마을에서 6,25 전쟁때
가칠봉전투, 오봉산전투 등 총 4개전투가
102일동안 치열하게 벌어져서
13,000여명의 사망과 실종이 발생한
전쟁사에 유례가 없는 슬픔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다.
* 이 지역 해안면이 '펀치볼'로 불리게 된
것도 6,25전쟁중 미국의 한 종군기자가
전쟁상황을 본국에 송고하면서,
해안 분지 일대가 서산의 낙조에 의해
붉으스레한 너무나 아름다운 농촌마을이
붉은 와인을 담은 화채그릇과 닮아
펀치볼 (punch : 화채, Bored : 사발,
주발, 그릇)이라고 사용하면서
유례가 되었다.
이런 특수성있는 지역의 금낭화가
다른 평범한 지역의 금낭화와
차별성이 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 일반적으로 금낭화는 대부분의 야생화
처럼 다소 연약해 보이는 아름다움,
사람스러움, 겸손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 비해 펀치볼 만대리 금낭화는
가시가 있고, 매우 단단한 대추나무를
조금도 의식하지 않는 오히려 제압하듯
대추나무 꼭지까지 올라가서 자신의
줄기가 휘어지도록 주렁주렁 붉은
하트(사랑)모양의 많은 꽃을 자신만만,
자랑스럽게 피우고 있다.
이는 너무 자신감이 넘쳐서 인지?
또는 사랑이 넘쳐서 인지?
자신을 보호하는 잎하나 없이 완전
알몸으로 하트(사랑)를 우리들에게
마음껏 주고 있다 하겠다.
부처님 이외에 사랑이 이렇게 많이
필요가 분이 또 있을까?
아마도 이런 조건없고 아낌없이
사랑을 주려는 마음, 곧 부처님 마음
(佛心)으로 생각됨은 나만의 느낌일까?
* 오늘은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2024년 5월 16일)의 다음날이다.
어제 비온후의 밝고 청명한 날씨에 핀
금낭화의 아름다움은 가히 탄성을
자아낼만하다. 부처님 오신날 하루종일
절에서 연등(燃燈)만 봐서인지
제눈에는 주렁주렁 매달린 금낭화가
모두 연등(燃燈)처럼 보였다.
시인 김재란도 '금낭화'라 시의 말미에서
'꽃 따러가는 길 구비마다 연등이구나'
라고 쓰고 있다.
※ 연등(燃 불탈 연, 燈 등잔, 등불 등
: 등잔에 불을 밝히다)
불교에서 연등은 불전에 불을 밝혀서
자신의 마음을 밝고, 맑고, 바르게하여
불덕(佛德)을 찬양하고 대자대비한
부처님에게 귀의 하려는 의미이다.
※ 금낭화의 사전적의미
_ 錦囊花
(錦 비단 금, 囊 주머니 낭, 花 꽃 화)
비단주머니 ==> 주머니
_ Bleeding heart
(Bleeding 피 흘리는, heart 심장, 마음)
금낭화 / 약자를 과장하게 동정하는 사람
(영어사전) ==> 심장, 마음
* 하트(사랑) 모양의 아름다운 금낭화를
보고 왜? 우리는 '주머니'로 보고,
영어는 금낭화의 꽃모양 여인의
치마속에 꼭꼭 깊숙히 넣고 다니는
주머니와 닮았고, 꽃가루색이
황금색이어서 금주머니 꽃이라하여
한자로 금낭화라 하였다.
반면, 영어는
꽃모양을 heart(심장, 마음)으로 보았고
'피나는, 피나는 느낌'으로 번역되는
bleeding이런 단어를 붙어서
bleeding heart의 합성어를 만들어
금낭화와 약자를 과장하게 동정하는
사람의 두가지 뜻을 만들었다.
즉, 금낭화를 '약자를 동정하는 사람'
으로까지 의인화하여 매우 귀하게
대접했다는 뜻이다.
* 이러하니 꽃말도 자연스럽게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다.
대부분의 꽃들은 하늘을 향해 자라는
약간 건방진 모습을 하는데 반하여
금낭화는 화려하기는 하나
다소곳이 땅을 향해 자라는 겸손한
사랑 그 자체를 나타내고 있다.
동정, 겸손을 상징하는 bleeding heart!
금낭화! 꽃말의 당신은 누구일까?
누구를 따르겠다는 뜻일까?
아마도 사랑의 상대방인 2인칭 당신
(You)이 아니고 3인칭 당신, 존경하는
사람, 절대자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주렁주렁 달린 그 많은 하트(사랑)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풀어 줄수 있을까?
You 당신은 불가능하다.
오직 모든 중생에게 사랑과 자선을
베풀어 주는 부처님 마음(佛心)만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싶다.
* 더구나 특이하게도 금낭화는
'추위와 더위에 강하다'라는
생태적 속성이 있다.
어느 동식물중에 추위에도 강하고
더위에도 강한 등이 있을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명상, 기도 등
오랜 마음 수련을 통해서만 경지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금낭화의 자라는 모습, 꽃 모양,
자라는 환경등을 종합해보면
금낭화의 우리 이름이 영이 이름에
비해 품격이 너무 떨어진다 하겠다.
우리는 불교문화권으로 사랑과 자선이
우리 생활에 깊이 뿌려 내려져 있다.
그래서 금낭화의 하트(사랑)모양을
외관상 붙이는 데도 단순히 주머니를
보지 말고, 한차원 높여 사랑, 자선을
베푸는 부처님의 마음, 즉 불심화
(佛心花)로 작명되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금낭화!
blending heart!
佛心花!
* 금낭화는 어떤 풀인가.
금낭화는 우리나라의 중남지방에서
많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40 ~ 50m정도이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길고
꽃은 붉은색으로 4 ~ 6월에 피는데
원줄기끝에 한쪽으로 치우쳐서
주렁주렁 매달린다.
노인들에게는 며늘취나 덩쿨모란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이 식물은 토양에
예민한 반응 보여서,
알카리성 토양에는 원래의 꽃이 피고
산성 토양에는 붉은색이나 흰색으로 핀다. 유독성 식물이지만 며늘취나물이라하여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약재로도 쓴다.
꽃이 덩쿨에 매달린 듯 피었으며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어,
금남화로 이름지어진 것같다
(자료 : 한국의 야생화 송기엽저)
* 김진록선생님의 친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