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등살, 차새우, 금태, 전어, 고등어 등 다양한 가을 생선으로 만들어진 일식당 사까에의 '가을 스시'.
- 생선별 간장 또는 해초소금으로 숙성·밑간 - 흰살은 다시마간장·붉은살 가쓰오부시간장 - 생선 종류 따라 다른 간장 먹는 재미도 줘
전어 고등어 전갱이 갈치 등 가을 생선은 말만 들어도 입안에 침부터 고이게 할 정도로 가을의 맛을 대표한다. 가을 생선의 맛을 한껏 살릴 스시도 이 계절에는 꼭 먹어야 할 음식이다.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일식당 사까에가 3개월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말 리뉴얼 개장하면서 가을 스시 메뉴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 일식당은 최근 이쓰이 후토시 조리장을 영입해 스시 메뉴를 대폭 강화했다. 이쓰이 조리장은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일본 도쿄의 유명 스시집인 '스시 도코로 겟츠', 서울 프라자호텔 '무라사키' 등 국내외 고급 일식당에서 활동한 30년 경력의 '스시 장인'이다.
이쓰이 조리장의 스시는 독특하다. 무엇보다 생선 및 생선 부위 별로 먹는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보통 일식당에서는 모든 종류의 스시를 고추냉이 및 간장과 함께먹는 정도이지만, 이곳에서는 생선에 따라 간장 또는 소금 간을 해서 먹는다. 생선별로 초밥을 먹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다시마간장(왼쪽)과 가쓰오부시간장.
또한 이쓰이 조리장은 생선에 따라 간장을 달리 써 생선 고유의 맛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흰살 생선에는 다시마를 가미한 다시마간장을, 붉은 살 생선에는 가쓰오부시를 넣은 가쓰오부시간장을 쓴다. 다시마간장은 흰살 생선의 담백한 맛을 강조해주고, 가쓰오부시간장은 붉은살 생선의 향미를 풍부하게 해준다.
참치 등살 스시는 간장에 5일간 숙성시킨 생선살로 만든다. 간장 숙성 때문인지 참치 등살 스시에는 차진 간장빛이 돈다. 기름기가 적은 부위라 간장에 숙성, 고소한 맛을 더욱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참치 뱃살은 부위 자체가 기름지고 고소하기 때문에 별도의 간을 하지 않고 생선 그대로의 맛을 보도록 했다. 차새우(오도리)는 겉면은 살짝 익히고, 속살은 날것인 상태로 스시를 완성했다. 도미는 다시마에 싸 일정 정도 숙성시켜 만들어 깊은 맛을 더했다. 보들보들한 식감이 탁월한 금태 역시 다시마에 절였다.
전복숙회는 삶지 않고 술을 탄 물에 쪄 식감이 질기지 않고 부들부들하다. 전복숙회는 전복내장으로 만든 내장간장에 찍어먹으면 더욱 고소하다. 코끼리조개 스시는 소금 간만 살짝한 채로 준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돋보인다. 고등어 보 스시는 오사카 지역에서 오래 보관하기 위해 발달한 초밥으로, 소금과 식초에 절인 고등어를 사용한다. 모양도 길쭉한 일반 스시와 달리 김밥 모양처럼 둥그렇다. 고등어 보 스시 위에는 '바테라곤부'라는 다시마가 올라가 있다. 야주 얇게 대패에 간 다시마는 특별한 조리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변해 있다. 이 바테라곤부는 바다의 맛을 더욱 살린다. 고등어 겉면을 살짝 익힌 구운 고등어 보 스시도 따로 나온다.
이쓰이 후토시 조리장(왼쪽)과 이재진 수석 주방장.
두툼한 전어살이 돋보이는 전어 스시는 간장 대신 해초소금과 라임즙을 가미해 먹는다. 라임의 상큼한 맛이 전어의 비린내를 잡고 소금은 전어 본연의 맛을 되살린다. 이곳 이재진 수석 주방장은 "우리 일식당에서는 스시를 고추냉이와 간장 대신 소금과 라임즙을 가미해 먹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일식당은 리뉴얼 공사를 하면서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흙벽이 독특하다. 3년 이상 숙성시킨 흙에 1300m 지하 암반수를 넣고, 천연 허브인 계피가루를 섞어 흙벽을 완성했다. 그래서 벽에서 계피향이 솔솔 나온다. 편백나무 테이블로 된 스시바는 일본 젠 스타일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사까에는 리뉴얼 개장 이벤트로 스시 정식(3만9000원), 스키야키 정식(3만7000원), 데판야키 정식(5만 원)을 점심특가로 판매하고 있다. 전채요리, 가을 스시, 자연송이탕, 성게 마 낫토를 넣어 비벼먹는 신슈 소바 등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조리장 특선요리인 '오마카세'는 10만 원 선이다. (051)749-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