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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K리그 클래식(1부) 일정이 모두 끝났다. 전북 현대가 우승의 영광을 안았고, 수원 삼성이 2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확보한 가운데 FC서울이 마지막 극적인 뒤집기 쇼로 포항 스틸러스를 제치고 3위에 안착하며, ACL 플레이오프 행을 확정했다.
생존을 위한 다툼 역시 마지막까지 박빙이었다. 상주 상무가 최하위로 전락하며 한 시즌 만에 다시 K리그 챌린지(2부)로 강등됐고, 11위 경남FC도 광주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등의 아픔을 맛봤다. 그밖에 성남FC가 9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4시즌 인천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1부 잔류라는 소기의 성과를 이뤄낸 인천의 2014년을 전체 리뷰, 베스트 골 & 베스트 경기, 숨겨진 원석들의 재발견, 푸른 전사들의 말말말 이상 크게 네 가지 주제를 통해 다시 되돌아본다.
그 첫 번째 이야기, 시즌 전체 리뷰 편이다. 지난 2013시즌 인천은 시·도민구단 유일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지만, ACL 진출권 획득을 향한 2차 관문은 끝내 통과하지 못했다.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는 점은 분명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선수단 새 판짜기 불가피
2014시즌을 앞두고 인천은 선수단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재정난으로 인해 몸값이 치솟은 선수들을 잡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이었다. 김남일과 한교원이 전북으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손대호가 항저우, 전준형이 광주FC, 김창훈과 김경민이 상주로 각각 둥지를 옮겼다.
앞서 밝혔듯 재정적인 여유가 없기에 우수한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꿈이었다. 인천은 여지없이 실리를 택했다. 알짜배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자원들로 그 빈자리를 채우려했다. 용현진, 이상희(이상 상주), 김진환, 김봉진(이상 강원FC), 임하람(광주) 등을 영입했다.
외인들도 모두 물갈이했다. 임대 신분이었던 찌아고와 디오고가 원 소속팀으로 복귀한 가운데 인천은 지난 2012시즌 맹활약을 펼쳤던 이보를 재 영입했다. 그밖에 광주, 대전 시티즌 등에서 활약한 주앙파울로와 몬테네그로 출신 장신 스트라이커 니콜리치를 새로 데려왔다.
그 외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메웠다. 김도혁(연세대)과 김대중(홍익대)를 자유 계약으로 선발한 가운데 윤상호, 김태준(이상 호남대)과 김성은(선문대) 등을 데려왔으며, U-18 대건고 출신 이태희(프로직행)와 김용환(숭실대/우선지명)도 팀에 전격 합류했다.
코칭스태프에도 소폭의 변화가 이뤄졌다. 김현태 골키퍼 코치가 FC서울 스카우트 팀장으로 떠났고, 연세대에서 골키퍼 코치직을 수행하던 이용발 코치가 신임 골키퍼 코치로 임명됐다. 그밖에 전북에서 ACL 우승을 맛 본 김현수 코치가 새로운 수비 코치로 함께 영입됐다.
“새 출발 나섰지만...”…불안한 기류 흘러
크나 큰 변화의 파도가 들이닥쳤지만 선수단은 이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무장해 힘차게 동계 훈련에 나섰다. 첫 목적지는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괌이었다. 선수단은 1월 13일부터 2월 7일까지 약 4주간 체력 훈련과 함께 전술 훈련 등을 병행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훈련은 계획대로 차곡차곡 진행됐다. 김봉길 감독은 반복되는 훈련으로 심신이 지쳐 지루해하는 선수들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기도 했다. 또한 김 감독은 훈련 말미에 자체 청백전을 두 차례씩 진행하는 등 서서히 전술 구상 및 대비 등을 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괌 전지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선수단은 여독을 풀기도 전에 입국 이튿날인 2월 10일에 쉴 틈 없이 곧바로 새 시즌 프로필 사진 촬영을 위해 포토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피곤한 상황이었지만 선수단은 선홍빛 잇몸을 연신 드러내는 등 이내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에 임했다.
포토데이 행사를 마치고 선수단은 다음날 곧바로 2차 전지훈련을 위해 일본 구마모토현으로 향했다. 2월 11일부터 22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 일본 전지훈련에서 인천은 J리그 클럽과 일본 대학팀 등과 연습경기를 가지는 등 실전을 대비한 훈련 위주로 스케줄을 진행했다.
끝으로 선수단은 마지막 3차 전지훈련을 위해서 제주도를 찾았다. 개막일이 목전에 와있는 상황이었기에 제주에서도 초점은 실전 감각 찾기에 맞춰졌다. 인천은 2부 팀인 부천FC를 비롯하여 국내 대학팀 등과의 반복적인 연습경기를 통해 막바지 담금질을 무사히 마쳤다.
나쁘지 않은 첫 출발. 그러나 이어지는 무승
인천은 3월 9일 상주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2014시즌을 시작했다. 팽팽히 이어지던 영의 흐름은 후반 30분 남준재의 발끝에서 깨졌다. 그러나 이정협과 이호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효균이 곧바로 득점을 뽑아내며 2-2로 비겼다.
첫 경기서 무승부.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2라운드에서 인천은 전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2013시즌을 앞두고 정인환, 정혁, 이규로가 떠난 데 이어 2014시즌을 앞두고는 김남일과 한교원까지 전북으로 갔기에, 인천은 ‘축구전쟁’을 선포하며 전북과의 홈개막전을 준비했다.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하지만 인천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연달아 놓치는 등 계속해서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던 후반 29분 인천은 정혁에게 불의의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이날 경기는 0-1 석패로 마무리되었고, 인천의 축구전쟁 선포는 무의에 그치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이후로 인천은 내리막길을 걷고 말았다. 울산 현대(0-3 패), 경남(0-1 패), 전남 드래곤즈(0-0 무), 성남(0-0 무), 부산 아이파크(0-0 무), 수원(0-3 패), 제주 유나이티드(0-1 패), 포항(0-3 패)까지 계속해서 상대에게 승점 자판기 역할을 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선수단의 사기 또한 자연스레 추락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리그 역대 최다 연속 무득점 기록까지 세웠다. 인천은 1라운드 상주전에서 두 골을 뽑아낸 이후 2라운드 전북전부터 10라운드 포항전까지 9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불명예를 함께 안으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시발점이 된 ‘경인더비’
개막 후 10경기에서 4무 7패(승점 4)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인천은 순식간에 ‘강등 0순위’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 이상의 침체기가 이어져서는 안됐다. 분명히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인천은 ‘난적’ FC서울과 11라운드에서 마주쳤다.
양 팀은 리그 11라운드 맞대결을 나흘 앞두고 ‘2014 하나은행 FA컵’ 32강전서 먼저 마주쳤다. 이날 양 팀은 리그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최상의 전력이 아닌 1.5군으로 맞대결에 나섰다. 경기는 난타전 양상을 펼쳤다. 서울이 도망가면, 인천이 따라가는 양상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연장 혈투 끝에 인천이 2-3으로 패하며 FA컵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인천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그토록 발목을 잡았던 무득점 징크스를 땠다는 점과 1.5군 전력의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봤다는 점 등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희망을 본 것이었다.
인천 선수들은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야말로 이 악물고 서울전에 임했다. 그러던 후반 2분, 마침내 골이 터졌다. 문상윤의 슈팅이 김용대의 손에 맞고 나오자 이보가 빠르게 쇄도하며 재차 슈팅으로 골 망을 갈랐다.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18분 문상윤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고 만 것. 수적 열세를 떠안으며 김봉길 감독의 속은 타들어갔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인천에게 전화위복이 되었다. 오로지 승리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모두가 똘똘 뭉쳤다.
수적 우위를 점한 서울이 후반 막판까지 거센 반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인천은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며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결국 인천은 1-0 승리를 기록하며 개막 후 11경기 째 만에 마침내 첫 승리를 신고했다. 라이벌 서울을 상대로 한 승리여서 기쁨은 두 배였다.
이날 승리의 여운은 12라운드 결과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전북 원정길에 오른 인천은 후반 이동국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끌려갔지만, 종료 직전에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에 이은 조수철의 동점골이 터지며 1-1 무승부를 기록, 적지에서 소중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대반격을 위한 준비…‘월드컵 브레이크’
전북과의 12라운드를 끝으로 K리그 클래식은 약 8주간의 휴식기에 돌입했다. 축구 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일정 때문이 그 이유였다. 막판 스퍼트를 올리는 상황이었기에 못내 아쉽긴 했지만, 후반기 대반격을 위해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가장 먼저 인천은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진단했다. 김봉길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전원이 매일같이 모여앉아 전반기 치른 모든 경기의 영상 자료를 되돌려보며 잘못되었던 부분, 부족했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 등에 대해 심도 높은 이야기를 나누며 토의를 진행했다.
그러한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실전에 접목해 문제점을 고쳐나갔다. 인천은 월드컵 휴식기동안 하루 두 차례 이상의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고, 매주 2~3차례씩 국내 대학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아시안게임 대표팀 등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함께 유지했다.
김봉길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 간 수비 조직력을 비롯한 전체적인 팀 밸런스와 득점력 향상에 주 포커스를 맞춰 선수들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지시했다. 다행히 선수들 역시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임했다. 선수단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인천은 휴식기 간 치른 연습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기록한 것은 물론이며 많은 득점을 뽑아내고, 실점을 최소화하기까지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 김봉길 감독의 바람대로 전반기에 모래알 같았던 조직력은 온대간데 없고 다시 인천답게 똘똘 뭉쳤다.
월드컵 휴식기동안 인천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도 ‘신흥 폭격기’ 진성욱의 재발견이었다. 진성욱은 휴식기 동안 치른 연습경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10골)을 기록하며 김봉길 감독은 물론이며 수많은 인천 팬들로 하여금 후반기에 크나 큰 기대감을 걸게 하였다.
그밖에 공격력 강화를 위해 디오고가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팀에 다시 영입된 부분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지난 2013시즌 인천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팀의 상위 스플릿 진출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디오고는 임대로 반 년 만에 다시 인천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기대·바람과 달리 좋지 못했던 ‘후반기 시작’
2014년 7월 6일. 마침내 후반기 일정이 시작됐다. 두 달여간의 월드컵 휴식기 동안 차분하면서도 냉정하게 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하나 둘씩 이를 보완하기 위한 준비와 과정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인천은 후반기 화려한 대반격을 꿈꾸며 상주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그러나 경기는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인천은 상주의 골문을 열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상주 역시도 전반기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매서운 공세를 펼치며 인천을 위협했다. 팽팽한 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어지던 영의 균형은 후반 7분 상주의 하태균이 깨트렸다.
최종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인천은 급해졌다. 만회골을 뽑아내려 더욱 더 적극적으로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한점차 리드를 가져간 상주는 쉽사리 전방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은 후반 36분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보가 가차 없는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주의 골 망을 시원히 흔들었다. 김봉길 감독은 동점골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조수철을 추가로 투입했다. 그러나 후반 43분 오히려 상주의 추가골이 터지고 말았다.
상주 왼쪽 풀백 유지훈이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강하게 연결해준 크로스를 하태균이 골문 정면에서 환상적인 시저스 킥을 시도해 그대로 인천의 골망을 갈랐다. 승부는 이대로 마무리됐다. 인천은 휴식기를 마치고 치른 첫 경기에서 석패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사흘 뒤인 7월 9일. 인천은 성남을 홈으로 불러 승리를 노려봤지만 이번에도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후반 4분 이효균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음에도, 순간 집중력 부족으로 후반 23분 황의조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로 아쉬움 속에 경기를 마쳤다.
안타깝게도 부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15라운드에서는 부산 원정길에 올라 2-2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은 16라운드 수원 원정서 2-3으로 패했다. 그리고 17라운드에는 포항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리그 재개 후 인천이 거둔 성적은 3무 2패로 여전히 최하위였다.
다시 살아난 인천…3연승으로 탈꼴찌 성공
분명히 결과 면에서는 아쉬웠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였다. 전반기에 무기력했던 경기력은 온데간데없었고 모래알 같았던 팀 조직력이 차츰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 보였으며 무엇보다도 ‘할 수 있다’는 선수들의 투지나 의욕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이내 현실로 찾아왔다. 인천이 3연승 행진을 달리며 탈꼴찌에 성공하며 마침내 후반기 대반격의 서막을 알린 것이다. 반전의 시발점은 8월 2일 울산과의 18라운드 홈경기였다.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다수의 팬, 전문가들은 인천의 열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모든 건 기우에 불과했다. 인천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강호’ 울산을 당황케 했다. 승부는 후반 13분 진성욱, 27분 최종환의 헤더 두 방이 갈랐다. 두 골 모두 ‘미들 프린스’ 구본상의 정확한 프리킥 연결이 말미암은 골이었다.
이날 울산을 2-0으로 잡으며 시즌 2승째를 신고한 인천은 마침내 탈꼴찌에 성공했다. 모처럼 만에 승리를 거두며 선수단은 물론이며 팬들 역시도 기쁨에 겨워 감격에 휩싸였다. 크나 큰 자신감을 회복한 인천은 내친김에 2연승에 도전했다. 이번 무대는 전라남도 광양이었다.
19라운드 전남 원정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전반 막판 레안드리뉴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인천은 당황하지 않고 오직 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후반전에 나섰고, 결국 진성욱과 박태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짜릿한 2-1 역전승을 일궈 2연승에 성공했다.
파죽지세의 인천의 질주는 멈출 줄 몰랐다. 8월 10일 경남을 홈으로 불러들여 20라운드에 나선 인천은 후반 8분 터진 진성욱의 선제골과 종료직전 터진 이보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달성한 인천은 9위로 순위를 한 계단 더 끌어올렸다.
3연승의 일등 공신은 단연 진성욱이었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 발굴의 기량을 갈고닦았던 진성욱은 18라운드 울산전, 19라운드 전남전, 20라운드 경남전까지 무려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팀의 3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그렇게 프로 3년차 진성욱의 재발견이 이뤄졌다.
서울원정 충격 대패…들쑥날쑥한 흐름 이어져
3연승이라는 거침없는 질주 속에 완벽하게 자신감을 되찾은 인천의 다음 상대는 ‘난적’ 서울이었다. 전망은 밝았다. 서울이 부산에서 리그 20라운드와 FA컵 8강전을 연달아 치르고 올라와 심리적,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였기에 인천에게는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것 같았다.
실제로 서울은 김남춘, 고광민, 박희성 등 백업 자원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등 체력 안배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4연승 달성이라는 기대에 부푼 인천의 기대와 달리 결과는 너무도 처참했다. 이날 인천은 무기력함 속에 1-5 충격적인 대패를 기록했다.
전반 중반 무렵부터 윤일록, 고요한, 김치우에게 내리 연속골을 내준 인천은 후반 막판 무렵에 다시 몰리나와 이상협에게 추가골마저 허용하며 0-5로 끌려갔다. 종료 직전 진성욱이 영패를 모면하는 만회골을 터트리며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충격적인 결과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봉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부터 준비가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서울이 우리보다 준비를 잘 하고, 정신 무장도 강하게 되었던 것 같다. 다음 경기부터 다시금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며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후 인천은 들쑥날쑥한 흐름을 이어나갔다. 22라운드 제주전서 0-0으로 비긴 뒤, 23라운드 부산전에서 3-0 대승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원정 6연전이라는 거대한 장벽이 인천의 질주를 가로막았다. 인천은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유랑단 생활을 펼쳤다.
24라운드 성남원정서 0-2로 패하고, 25라운드 경남원정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은 26라운드 서울원정서 1-3 패배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이어 27라운드 울산원정서 1-1 무승부를 거둔 인천은 28라운드 제주원정서 2-0 승리를 기록하며 모처럼만에 웃어보였다.
이어 원정 6연전의 마지막 여정이었던 29라운드 수원원정서는 돌아온 수문장 유현의 맹활약 덕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막판 3경기에서는 나란히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남준재와 최종환의 분투가 돋보였다. 이로써 인천은 죽음의 원정 6연전을 1승 3무 2패의 기록으로 승점 6점을 획득한 채 마무리했다.
다시 돌아온 안방, 생존 위한 막판 스퍼트
원정 6연전을 마치고 인천이 다시 안방으로 돌아왔다. 오랜 떠돌이 생활을 마치고 안방에 돌아오자 인천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은 듯 생존을 위한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모처럼만에 돌아온 안방서 펼친 30라운드 상주와의 맞대결에서 인천은 1-0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기세를 이어 31라운드에서는 포항마저 꺾었다. 전반 시작과 함께 터진 이천수의 프리킥 골로 기분 좋게 앞서 나갔지만 곧바로 포항 고무열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1-1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던 후반 막판 진성욱의 추가골이 터지며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최근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홈 3연승, 홈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 등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인천의 다음 상대는 ‘리그 선두’ 전북이었다. 당시 전북이 최근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지만 과감히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역시 전북의 벽은 높았다. 이날 인천은 전반 35분 한교원과 전반 38분 이승기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 석패를 기록했다. 거침없는 상승세에 찬 물을 끼얹는 아쉬운 결과였다. 이날 패배로 인천의 리그 무패 행진, 홈 무패 행진 등 좋은 흐름이 모두 깨지고 말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인천은 절치부심하여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하게 치르는 마지막 경기인 33라운드 전남전에 나섰다. 경기는 쉽게 풀리는 듯 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터진 디오고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에 문상윤, 진성욱의 연속골이 터지며 3-1로 크게 앞서 나갔다.
승리가 목전에 와있는 상황이었지만 다시금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했던 전남의 간절함에 당하고 만 것이다. 인천은 종료 직전에 코니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거짓말 같은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리를 날려 버렸다.
길어지는 부진…마지막에 가서야 잔류 확정
33라운드를 끝으로 K리그 클래식은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했다. 그룹A에서는 우승팀과 ACL 진출팀을 가리기 위한 여정이, 그룹B에서는 강등권 탈출을 향한 숨 막히는 마지막 다섯 경기의 여정이 펼쳐졌다. 인천은 전남, 성남, 부산, 경남, 상주와 함께 그룹B에 몸담았다.
첫 경기는 경남과의 홈경기였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36분 이석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지독한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이석현의 시즌 첫 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후반 3분 만에 스토야노비치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결국 1-1 무승부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부진이 이어졌다. 인천은 35라운드에서 부산 원정길에 올랐다. 주장 박태민과 부주장 구본상이 나란히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가한 데 모자라 이천수와 진성욱마저 부상으로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하는 이중고 속에 김봉길 감독은 변형 쓰리백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가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날 인천은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 0-1로 힘없이 무릎을 꿇으며 부산에 8위 자리를 내주며 9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부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36라운드 상주와의 홈경기에서는 김도혁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인천은 1부 잔류까지 승점 1점만 추가하면 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상황은 결코 녹록치 못했다. 37라운드 성남과의 홈경기에서는 0-1로 패하고 말았다. FA컵 결승전서 연장 혈투 속에 우승컵을 손에 쥐며 오른 성남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잔류 확정은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최종 결정이 났다. 인천은 마지막 38라운드에서 전남 원정길에 올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인천은 8승 16무 14패(승점 40)의 기록으로 10위에 자리한 채 1부 잔류를 확정지으며 너무도 다사다난했던 2014시즌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 다음 ②편 ‘2014시즌 인천 유나이티드 베스트 골 & 베스트 경기’ 편은 오는 12월 23일 화요일에 업로드 됩니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영상 첨부 = 유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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