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마을을 다녀와서
매년 3월이면 광양 보해 매실 농원에서 매화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로 축제가 취소됐다. 우리는 리조트에서 아침 8시에 떠났다. 섬진강 줄기를 따라가는데, 일찍 핀 매화가 반긴다. 다른 사람들도 매화를 구경하느라 승용차가 꼬리를 물고 들어온다. 일찍 왔는데, 주차장이 이미 다 차 주차할 곳이 없다. 주차할 곳을 찾다가 임시로 개인이 운영하는 공간에 5,000원을 주고 차를 주차했다. 도로와 주차장에 사람들과 차량이 혼잡하다.
주변환경과 경치가 아름답다. 사진을 찍고 은은하게 퍼지는 매화 향기를 맡으며 올라갔다. 먹거리로 매실차, 음식, 쑥, 나물, 콩을 펼쳐 놓고 팔고 있다. 아내가 매화 묘목 세 그루를 사서 동서와 처남에게 주었다. 내려오는데 고목 가지에 매화꽃이 반긴다. 군데군데 고목 옆에 묘목을 심어 놓았다. 묘목을 보니 손자 같은 생각이 든다.
나무도 나이가 들면 꽃피고 열매 맺는 일이 힘들겠다. 매화나무는 100년이 지나면 수명이 다 되어 뽑아내야 한다. 그 자리에 새로 심은 묘목이 자리를 잡아 싱싱한 꽃과 열매가 맺을 것이다.
고목과 묘목이 마치 할아버지와 손자가 같이 다정스레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고목이 묘목의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며 열심히 잘 자라고 응원하는 것 같다.
외손녀는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이다. 친손주는 7살과 4살이다.
올해 출산율이 0.87명이라 한다.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손주가 있으니 매화나무같이 자라는 동안에 그늘이 되어주고 바람을 막아주는 안식처가 될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
손자가 생일날 ‘할아버지 오래오래 사세요. 건강하세요.’ 편지를 보냈다. 선배가 아들보다 손주가 더 예쁘단다. 나도 그렇다. 화분에 있는 매실나무를 옮겨 심어야겠다. 손주를 보듯이 아침저녁으로 보겠다.
매실 농원 장독대가 군인이 늘어 서 있는 것처럼 나란히 놓여 있다. 장독 사단이 다. 매실은 약 효능이 많다. 물의 독과 피의 독을 없애고 몸의 독 삼 독을 없앤다.
매실 원산지는 중국이며, 과육 85% 수분 10% 당질 무기질과 유기산이 풍부하고 카로틴도 들어 있다. 알카리성 식품으로 피로회복에 좋고 체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 해독 작용이 뛰어나 배탈이나 식중독에 도움이 되며 최근 항암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매실 농원에서 내려다본 섬진강은 유선형 길과 같이 곡선이다. 가물어 물은 없지만 그림 같다. 천천히 내려오며 매화꽃과 사람들을 보며 이른 봄의 향취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