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북통일에서 국가통합전략으로 전환하다
민플러스 / 이정훈(통일시대연구원) 2024.01.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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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제1 주적과 선택의 갈림길에 선 미국
“우리 인민들의 정치사상생활과 정신문화생활령역에서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 겨레》와 같이 북과 남을 동족으로 오도하는 잔재적인 낱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것과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 (시정연설)
북은 조선로동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제1 적대국으로 정했으므로, 미국은 안도할까? 그럴 리가 없다. 현재의 정황은 아마도 역사상 미국이 가장 원치 않았던 한반도 상황전개 일 것이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으며, 중동전선도 수렁에 빠져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핵강국으로 부상한 조선과의 승산 없는 제3 전선이 시작된다면 이는 전쟁 승패를 떠나 전례 없는 미국패권 몰락과 국가안보 위기를 심각하게 걱정할 처지로 된다.
북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정전협정 이후 전쟁도 평화도 아닌 항시적 전쟁위기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북이 이번에 대남, 통일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한 이유는 미국과 이를 추종하는 대한민국의 대북 적대정책으로 산생되는 무한정 전쟁위기와 대책 없는 현상유지 정책을 종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즉, 북이 주도권을 쥐고 미국에 대해 이제는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하거나, 전쟁이냐 평화냐를 택일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전원회의와 시정연설 내용은 그리 길지 않지만, 미국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차후 유사시 전개될 한반도 전쟁의 선타격 주요대상, 대미 태평양 전쟁의 확대경로와 방식 그리고 전쟁을 막을 방도를 동시에 개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만약 북이 선제적으로, 기습적으로 통일대전(혁명적 대사변)을 벌이고자 한다면 이러한 자기 계획을 먼저 공개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 북의 향후 계획
북의 계획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영토수복(조국통일)을 위해 일방적 선제공격 하지 않을 것
(조선핵무력의 1차 사명은 자위력, 2차 사명은 혁명적 대사변(조국통일)무력 재천명)
“우리가 키우는 최강의 절대적힘은 그 무슨 일방적인 《무력통일》을 위한 선제공격수단이 아니라 철저히 우리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꼭 키워야만 하는 자위권에 속하는 정당방위력이라는것을 다시금 확언합니다.”, “명백히 하건대 우리는 적들이 건드리지 않는 이상 결코 일방적으로 전쟁을 결행하지는 않을것입니다.”
2) 한미가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충돌과 전쟁은 불가피할 것
“조선반도지역의 위태로운 안보환경을 시시각각으로 격화시키며 적대세력들이 감행하고있는 대결적인 군사행위들을 면밀히 주목해보면 《전쟁》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에게 추상적인 개념으로가 아니라 현실적인 실체로 다가오고있습니다.”(전원회의), “우리 국가의 남쪽국경선이 명백히 그어진 이상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수 없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령토, 령공, 령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것입니다.” (시정연설)
3) 유사시(군사적 충돌시) 전쟁을 피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
“ (조선이) 전쟁이라는 선택을 할 그 어떤 리유도 없으며 따라서 일방적으로 결행할 의도도 없지만 일단 전쟁이 우리앞의 현실로 다가온다면 절대로 피하는데 노력하지 않을것이며 자기의 주권사수와 인민의 안전, 생존권을 수호하여 우리는 철저히 준비된 행동에 완벽하고 신속하게 림할것입니다.”
4) 유사시 다종의 핵무기 공격으로 대한민국을 점령, 평정, 수복할 것
“미국과 남조선것들이 만약 끝끝내 우리와의 군사적대결을 기도하려든다면 우리의 핵전쟁억제력은 주저없이 중대한 행동으로 넘어갈것이라고 엄숙히 선언하면서 대적, 대외사업부문에서 적들의 무모한 북침도발책동으로 하여 조선반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터질수 있다는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남반부의 전 령토를 평정하려는 우리 군대의 강력한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추어나가기 위한 준비를 예견성있게 강구해나갈데 대한 중요과업들을 제시하였다.”,“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령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시정연설)
위 시정연설에 따르면, 북(조선)은 대한민국을 교전중인 국가간 관계로 재규정한 이후에도, 대한민국과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가까운 미래 예상되는 필연적 충돌을 방치하고 유발한다면 북은 제1 주적인 대한민국부터 핵무력을 사용하여 괴멸 평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북(조선)이 대한민국을 전쟁 중인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것은 대한민국을 독립적 전쟁당국 지위로 처음으로 공식인정하는 의미도 있다. 지금까지 법적으로 대한민국은 코리아 전쟁의 당사자 즉, 평화협정이나 정전협정의 공식 당사자가 아니었다. 중국국은 북에서 철수하였기 때문에, 현재 공식적으로 코리아전쟁의 담당자는 북(조선)과 미국이다. 그런데 북이 대한민국을 제1 적대국이자 교전국가로 인정하면, 이 전쟁의 국제법적 성격은 이제 1차적으로 조선과 대한민국의 전쟁으로 된다. 물론 미국과 조선도 교전상태이고 미국이 한국에 대한 군 작전지휘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미국은 이 전쟁에 자동으로 개입된다. 허나 지금까지 미국 뒤에 있던 대한민국이 이제 국제법상으로나 실제로 이 전쟁에 최전선에 서게 된다.
북의 대남정책에서 통일이 사라지면서, 이제 북의 대남정책은 미국의 북(조선)에 대해 점령계획이나 평정계획과 동일해졌다. 전쟁이 발생해 만약 미국이 북을 점령할 경우, 미국은 북을 한국에게 이양하는 것이 아니라 미군정을 실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북도 이제 마찬가지 계획을 공표하고 있다. 북도 미군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점령이후 일정기간 군정을 실시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남부지역을 선포하고, 남부지역 특별법으로 반민족행위자 특위를 가동하고 주요산업국유화와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북 주도로 실시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북은 기존 동족개념의 통일과 대남전략을 폐기하고, 핵강대국의 지위에서 힘에 의한 항시적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원적 제거전략 또는 국가통합 전략을 시작했다. 그 시작은 미국과 한국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80년 대북 적대정책을 조건 없이 선 포기하라는 메시지이다.
북은 미국과의 외교나 협상에 완전히 흥미를 잃었으며 다시 협상에 응할 이유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기 북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한 단계적 비핵화와 북미관계정상화 교환 공식도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것은 설사 미국에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전쟁을 피하는 유일한 길은, 미국과 대한민국이 조건 없이 대북 적대정책 폐기하는 것뿐으로 보인다.
- 북이 전쟁을 기정사실로 확정한 이유
조선로동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북(조선)은 전쟁과 평화(대북 적대정책 포기의 길)의 두 가지 경로를 미국과 대한민국에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은 평화적 해결의 길을 회의적으로 보고있음이 분명하다. 윤석열 정부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조건 없이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선의 정책변화 배경과 입장은 분명해 보인다. 그것은 무슨 경고나 심리전 차원의 수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으니 미국은 양자택일하라는 메시지이다. 이는 현재 시점이 필연적으로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의 상태임을 의미한다. 미국이 북을 핵문제로 포위 고립하던 시절도 옛이야기다. 중국과 러시아는 오히려 조선(북)과 연대하며 조선의 핵무력과 군사력을 자국의 국가안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언론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과 같다는 말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한다.
... '나라가 사대주의에 빠지면 머저리가 된다'는 말을 익히 알고 있으나, 요즘처럼 절감한 적이 없다. 한국에 언론다운 언론이 사라졌으며, 정치다운 정치가 실종상태이다. 나라와 국민의 생사존망과 관련된 위기마저 자기 머리로 판단하지 못하고, 남이 말이나 미국 분위기를 보며 귀동냥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미국이 만들고 키운 위태로운 ‘선진국가’ 대한민국의 태생적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북이 추동하는 새로운 정책의 여파가 다양한 파장과 형태로 윤석열 정권을 국가위기로 내 몰것이란 짐작은 그리 어렵지않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의 위기상태이다. 미국이 승산 없는 자멸할 전쟁을 두고 과연 대한민국을 지킬 계산이 있는지, 대한민국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지 않고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운명의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전쟁의 길은 넓게 열려있고 평화와 통일의 길은 너무나 좁은 문이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