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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서를 자주 쓰긴 어렵겠으나
가는 의의가 분명한 활동이고, 소수의 아이들이 갈 경우
가끔은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강혜경 화가 선생님 개인전에 가겠다는 아이와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고 격려의 글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아이들과 학교에서 백담사 입구 마을까지 걸으며 자연을 누리는 날인데
제가 아이로 하여금 자기 소개서 잘 쓸 수 있게 돕고
부모님 찾아뵈러 다닐 수 있도록
천강희 선생님께서 양해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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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빈이 어머니께 전화드려
걷는 길 중간에 세빈이네에 들러
완성한 자기 소개서를 보여드리고, 격려의 글 받으러 가도 되는지 허락받았습니다.
세빈이에게 집 대문 앞에서
어머니께 정중하게 자기 소개서를 드리고
격려의 글 부탁드릴 때 공손히 부탁드리자고 했습니다.
세빈이가 어머니께 자기 소개서를 드리고 격려의 글을 부탁했습니다.
뒤이어 제가 세빈이가 자기 소개서를 정성껏 썼다고 말씀드리고
활동의 의의와 자기 소개서의 의미,
그리고 격려의 글을 어떻게 써주시면 될지 자세히 설명해드렸습니다.
이 활동이 단순한 서울 나들이가 아니라
아이와 직접 미술활동을 하셨던 화가 선생님과 작품 세계를 알고자 가는 것이고,
화가 선생님께도 흔치않은 일인 개인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러 가는 것이니
자기 소개서를 진지하게, 충실히 쓴 아이와 갈 것이라 말씀드렸습니다.
아이의 자기 소개서를 읽어보시고 그 내용이 합당하다 생각하시면
아이에게 힘이 될 격려의 글을 써주시고
(1번 항목은 아이에게, 2번 항목은 아이의 친구나 배움터에)
경비를 주실 때 너무 많은 금액은
아이에게도, 아이의 친구 사이에도 좋지않은 경우가 많으니
아이와 미리 상의한대로 만원 이하로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다 쓴 자기 소개서와 격려의 글은
아이와 부모님께 의미있는 글일 수 있으니
원본이 필요하신지 여쭈었습니다.
주영이 어머니는
"내일 만원 줄테니 지난 번처럼 다 쓰지말고 이천원이든 삼천원이든 남겨 가지고 와" 하셨고
주영이는
"네, 그럴게요. 미안해요, 엄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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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 도서관에서 소정이와 자기 소개서를 썼습니다.
소정이 스스로,
오늘 하는 미술교실을 하려면
자기 소개서 작성을 빨리 끝내야겠다는 마음 때문인지
깊이 생각하고 잘 정리해서 쓰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분명 진지하게 썼으나 마음이 다급하여
충분히 자기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천강희 선생님과 의논했습니다.
진지하게 임한 것은 사실이나
마음이 다급해서 잘 쓰지 못한 것이니
한 번 더 기회를 주자 하셨습니다.
저는 냉정하게 판단할 뻔 했는데,
천강희 선생님 말씀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정이네에 전화드렸습니다.
"소정아. 아까 자기 소개서 잘 썼는데, 조금 마음이 다급했다. 그치?
천강희 선생님과 함께 읽어보니
나도 , 선생님도 소정이가 더 깊이 쓸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시더라.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보니
소정이가 지금 내용 수준으로 가자 하기는 곤란해.
그치만 한편으로, 소정이가 진지하게 쓴 걸 아니 안 가기도 어렵고.
그래서말인데, 소정이가 괜찮다면
자기 소개서를 한 번 더 진지하게 써볼까 하는데 어떠니?"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겠다 합니다.
곧이어 어머니께 소정이 상황을 설명하고,
소정이와 주성이가 진지하게 가고 싶어 하니
비록 밤이지만 가능하다면 방문하여
다른 아이들이 잘 한 것처럼 수준있게 써보도록 돕고 싶고
정성껏 쓴 자기 소개서를 직접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격려의 글과 경비를 받았으면 한다고 부탁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지금도 괜찮으니 와서 아이들과 하라고 해주셨습니다.
잘 이해해주시고 받아들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성, 소정이네에 찾아가 자기 소개서를 작성했습니다.
가정방문하여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니 좋은 점이 더 많았습니다.
아이의 일상이 묻어나는 집안이니
사소한 점 하나라도 아이와 관계있는 것을 발견할 기회가 생겨서
민감하게 반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어머니께 냉장고 옆면에 그려놓은 소정이 그림이 인상적이라고 칭찬하고,
냉장고 정면에 붙여놓은 '잘했어요 스티커'를 보며 반갑고 친근하게 반응하니
그게 무엇인지 설명해주시는
어머니 얼굴에 화색이 돌고 목소리에 즐거움이 한결 더 했습니다.
자기 소개서 또한 아이가 더욱 진지하게 작성했고
잘 모르겠다 싶은 점은 부모님께 직접 여쭙기도 하고,
아이가 여쭈어 가며 쓰니 어머니가 왔다갔다 하시며
아이가 쓰는 모습과 자기 소개서 내용을 유심히 보셨습니다.
소정이 장점, 강점 중 잘 살려쓸만한 게 무엇이 있을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는 와중에
소정이가 어머니께 "엄마, 내 장점은 뭐야?"하고 물으니
"너는 뭐든 즐겁게 하잖아." 하고 대답해주십니다.
주성이는 살아가며 기억하는 소중하고 고마운 추억, 경험란을 묻자
호진이네와 정동진 갔던 일을 이야기하며
그 날 가서 샀던 선물(물시계)을 꺼내 보이며 자랑하고
어머니께도 그 날 추억이 좋았다며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듣는 주성소정이 어머니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흘렀습니다.
소정이가 다시 쓴 자기 소개서,
처음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었고 깊이 또한 더 깊어졌습니다.
소정이가 처음 쓴 자기 소개서와
나중에 쓴 자기 소개서를 어머니께서 모두 읽고 격려의 글을 쓰셨습니다.
격려의 글 써주실 때, 급하지 않게 내일 아이들 편에 전해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주성소정이 어머니 격려의 글이 참 깊었습니다. 자상했고 사려 깊었습니다.)
주성이, 소정이 자기 소개서 다 작성하고 격려의 글 부탁드리고 나서는 길,
어머니께서 "와주셔서 고마워요, 선생님" 하십니다.
제가 고마운 일이지 싶은데 인사를 제가 받습니다.
주성이소정이 어머니, 고맙습니다.
첫댓글 소정이 자기소개서 다시 쓰게 된 뜻, 과정... 참으로 깊게 와 닿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소정이 집까지 나선 걸음..
잘 돕고자 애쓴 것이 느껴져요. 형
그렇게 느껴줘서 참 고맙다. 선웅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