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의 절반 이상을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약 30% 정도가 단독주택에 거주하니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동주거 형태에 70%가 거주하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들어 집이라는 개념이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바뀌고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실내 공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호텔 같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나 고급 빌라에서만 높은 천장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일반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서도 키높이 천장을 속속 적용,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급 주거단지로 꼽히는 한남동 나인원 한남, 성수동 트리마제 등에는 모두 높은 천장고 설계가 적용됐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이제는 주거공간의 면적뿐 아니라 높이도 중요시하게 되었다는 의미로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가 설계 변화 이끌어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 넓고 개방감 있고 쾌적한 주거공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고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코로나19가 아파트 설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변화된 대표적인 건축 트렌드로 높은 천장고 설계를 꼽는 이유입니다.
실제 가로(넓이)를 넘어 세로(높이) 확장에 주력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는데 세로 공간이 확장되면 개방감이 크게 개선되고 체감 면적이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 입니다.
■층고 10cm만 높혀도 장점이 ‘쑥쑥’
기존 주택의 층고는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고 있습니다. ‘거실의 실내 층고는 2.2m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최저 선으로 맞춘 것입니다. 이보다 층고를 높이면 건축비가 올라가고 용적률이 감소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재의 층고기준은 현실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성인남성 평균 키가 170cm 중반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30cm 내외 수준의 여유 밖에 없어서입니다. 실제 국내 주택의 통상적인 평균 천장 높이가 법적 기준보다 10cm 안팎이 높은 2.3m 수준인 것을 감안해도 개방감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로 보입니다. 같은 동양인인 일본 주택의 표준 천장 높이도 우리보다 10cm 높은 2.4m로 알려졌습니다.
그 동안은 주거공간의 안락함보다는 시공비와 효율성에 더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젠 우리도 트렌드 변화에 맞춰 기준 자체가 바뀔 때가 되었다는 견해입니다.
천장고를 단 10㎝만 높여도 개방감, 체감 면적 증가 외에도, 높아진 만큼 창문 크기도 커져 일조량과 환기량을 개선할 수 있으며 공간활용 측면에서도 가구 배치가 쉽고, 수납장도 키울 수 있어 넉넉한 수납공간까지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신 주택 시장 새로운 트렌드 수직 확장
위에서 언급했듯이 요즘 분양시장 대세는 ‘키높이 천장’입니다. 최근 주택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는 수직 확장으로 기존 수평적으로 공간을 확장했다면, 이제는 층고를 높이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셈입니다.
그게 우리나라 10명 중 6명이 산다는 대표 주거유형인 아파트 천장고와 무슨 관계냐고 묻는 사람도 있으실 겁니다.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심각한 불만으로 제기되는 것 중 하나가 천장의 높이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많은 이들이 멋진 인테리어 사례를 적용해봐도 이상하게 다른 느낌이 든다고들 합니다. 특히 조명을 달 때는 더 두드러지게 느껴진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좁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 아예 집을 옮긴 경우도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천장은 공간의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낮으면 답답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공간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10cm나 높여도 개방감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호텔방이 살고 있는 집의 공간보다 작음에도 답답한 느낌 없이 쾌적해 보이는 게 그런 이치죠. 그래서 천장 높은 집이 로망이 되고 있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천장 높이가 10cm만 높아도 개방감이 확연히 높아진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면적이라도 층고에 따라 체감 면적이 달라진다는 셈입니다. 층고가 높아진만큼 창문 크기가 커져 일조량이 늘어나고, 환기량이 커져 공기질도 좋아진다. 최근 가전이나 가구의 대형화 추세도 층고가 높은 집에 대한 선호를 부추긴다. 층고 높은 집은 수납장을 키울 수 있어 수납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의 집에 대한 인식 자체가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고 있는데다 거주자들의 평균 신장 등 물리적인 환경여건도 변했기 때문입니다.
■복층형 아파트를 아시나요
복층 구조로 설계된 아파트이 알고보면 종종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보다는 주로 2000년 이전에 지어진 구축의 경우 의외로 복층이 의외로 적지 않습니다.
복층형 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까지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단지 중 하나가 1988년에 준공된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선수기자촌으로 이 단지는 5540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로 이 중 약 20%에 달하는 1100가구가 복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2004년 준공된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문정래미안도 1696가구 중 36가구가 복층 아파트로 159㎡(48평)형과 199㎡(60평)형 주택 중에 일부가 복층입니다.
하지만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를 전후로 실속형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한동안 복층으로 시공된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최근에는 차별화된 특화 설계가 다시 인기를 끌면서 일부 가구를 복층으로 짓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서 분양되었던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의 경우 593가구 중 60여 가구가 복층입니다.
예전에 지어진 복층 아파트는 대체로 최상층에 설계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상층의 경우 조망권이 확보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난방과 냉방에 취약하다는 단점으로 분양이 잘 안 되자 건설사들이 차별화를 둔 이유입니다.
한 동 전체가 복층으로 설계된 경우도 있습니다. 복층 아파트의 형태는 다양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서 계단 아래로 내려가는 복층 구조가 있고 반대로 위로 올라가는 복층 구조도 있습니다.
그럼 복층 아파트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선호할까요? 부모님을 모시고 살거나 가족 내에서 생활 영역의 구분이 필요한 경우 복층을 찾으며 어린 자녀가 자유롭게 뛰어 놀거나, 사춘기 자녀가 독립적인 공간을 원해서 복층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복층 아파트에 살면 어떤 장점이 있고, 또 어떤 단점이 있을까요? 공간을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복층에는 창고형식으로 배치를 해놓으면 복층 아래인 단층 부분에는 공간활용할 자리가 많아지게 되고 남들과 차별화된 주거지를 갖는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다고 합니다.
복층 아파트의 단점도 있습니다. 집안에 계단이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나 어르신들에게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청소가 번거롭다는 점도 있습니다. 항상 보이는 곳이 아니다 보니 정리정돈을 소홀히 하면 난장판이 될 수 있습니다.
■아파트의 대안 주거용 오피스텔도 높이기 경쟁
주거용 오피스텔의 층고 상향 조정은 특성상 낮은 전용률을 보완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통상 공급면적 대비 전용률이 80%인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50% 수준에 불과하며 복도나 엘리베이터 등 공용 공간이 아파트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또 아파트는 서비스 면적으로 발코니가 있어 실제 전용면적이 큰 반면, 오피스텔은 발코니가 없어 상대적으로 좁으므로 층고를 높이면 같은 면적이라도 트인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입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아파트와 차별화 전략으로 층고를 높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청약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지자 업계가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것입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역세권 등 입지가 좋고, 고급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면 아파트가 아닌 주거용 오피스텔도 꺼리지 않는 것이 요즘 분위기입니다. 아파트 선호가 높은 기성세대보다 개성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젊은층과 신혼부부의 관심이 높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