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에 대해,
뭐...많이 도와 주는 건 아니고
잘 하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보탬이 되려고는 한다.
문제는 그 보탬이라는 게 전적으로 아내의 책임 아래에서 부수적이인 것에 불과하고
그러한 지원이나 조력에 어떤 의무가 배정된 게 아니라는 거다.
그러니 심적 압박이 없을 것이고 게다가 내 심사가 뒤틀리면 그 허세같은
조금의 보탬마저도 팽게쳐 버리니 말이사 돕는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기여보다 과장되게 떠벌이는 경우가 흐다하다.
그런탓에 많은 남자들의 경우가 기여의 과장됨이 많고
나도 그 지경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터다.
하지만 요즘 젊은들이 가사의 분담 형태로 사는 모습을 자주 접하다 보니
처음에 느꼈던 공처가 이미지나 남자로써 체면이나 구실로 눈꼴 사나웠던 것들도
점점 익숙해지고, 게다가 나이도 한살씩 불어가니 가시돋힌 눈이 순해짐과 동시에 함께
살아오면서 겪었던 고난이나 나로 인해 당했을 시련 등의 연민으로 인해
자진해서 거들며 일말의 책임까지도 분담해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런 의도에서 어제는 부대찌게를 해 보았다.
있는 찬재료로 하려다 보니 조금 부실한 면이 없지 않았으나
이것 저것 더 사서 할 것이면 하나 주문해서 먹는 게 낫지.란 경제관념의 발동으로
냉장고를 뒤져서 하기로 결심하고 재료즐을 쭈욱 꺼내 보았다.
언제적 명절에 받았는지도 모를 햄?(런천미트)과 얼린 사각오뎅, 대파,
두부 한 모, 양파, 양배추가 찾아낸 재료의 전부였다.
마음 같아선 스팸으로 바꾸고 싶고, 줄줄이 햄도 있었으면 싶었으나
내가 요리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삐딱한 시선으로 내뱉은 말들이 떠올라 참았다.
[요리사가 나와 소고기 300그램, 표고버섯, 간장 한종지, 다진 마늘, 참기름.....이런 재료
설명과 레시피를 말할 때, 나는 그랬었다. '뭐가 저렇게 요란스럽데?
소고기는 그냥 구워만 먹어도 맛있는데...]
묵은지 1/4과 각 재료들을 썰어 준비했다.
김치는 푹 익어야 하기에 미리 받아논 뜨물과 수제 양념분과 함께 올려두고
차례대로 하나씩 넣었다. 그래놓고 보니 모양새는 얼추 일류 셰프나 차이도 없더라.
문제는 맛이겠지. 뭐니뭐니 해도 국물이 담백하고 깔끔해야 한다. 그래서
무슨 연구한 결과를 시운전하는 심정으로 국자에 국물을 조금 떠서 맛을 음미해 보았는데,
아, 생각보다 맛있었다. 김치에 내포된 양념과 오뎅과 햄 속의 염분이면 어느 정도 간은
맞겠다 싶었던 내 생각도 딱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뭔가 모르게
부족한 게 있는 듯 했는데 그게 아무 감칠맛?이란 건가.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인공조미료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나머지 이제는 그것이 첨가되지
않은 음식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을 갖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내는 직접 만들거나
단시물을 내서 음식에 첨가하지만 아무래도 우리 혀에 사기친 그 맛에 대항하기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난 그래서 잘해보고 싶은 욕망에 눈 멀어
라면 스프 반쯤을 몰래 넣는 꼼수를 사용하고 말았다.
...
...
20세기,
무, 파와 된장 말고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된장국의 구수함과
들기름 조금 흩뿌린 간장에 야채를 겉절이한 싱싱함에 충분히 익혀지고
그 진맛을 아는 나였다. 그런데도 21세기에 달달하거나 보도 듣도 못한 양념과 소스들이
물 건너 우리 식탁에 침투하여 담백하다.라는 두루뭉실한 맛을 표현으로
우리 고유의 맛 맵시를 잃게 했다.
얼큰하고 시원하고 구수하고 매콤하고 고소했던
우리 고유의 음식들이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담백하다라고 한다.
맛에도 우리 가락처럼 구성진 것도 있고 자진모리처럼 경쾌한 것이 있는데
그런 우리 맛이 담백하다란 말로 모두 대체 가능하단 말인가.
당최 담백한 게 뭐여?
암튼,
옛 입맛을 기억으로만 흡족하게 간직한 내가 지금의 입맛에 점령 당해
저지른 그 사기 행각은 일단 환호와 갈채속에 끝났다.
그런데 뭔가 모르게 섭섭하고 아쉬운 감정의
발현은 어째서 일까??
(끝)
@푸른바다 못생겨서 실망이에요. ㅋ
@스윗드림 너무 실망마!!
@더하기 빼기 옆사진 더하기님은 너무 잘생겨서 실망 ㅋ
@스윗드림 머리에 땜빵까지 하고 있으니 더 멋지지.ㅋㅋ
저 꺼벙이가 커서 나중에 고길동이 된단다.ㅋㅋㅋ
444가 오고 있어요
519
오늘 장보기에서는 14만원이나 썼네...돈이 헛개비다.ㅜㅜ
ㅎㅎ
네 식구인데 멀 그러세여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