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철의 신남도명산 - 신안군 흑산면 영산도 된볕산(241.6m)
무등일보 기사 입력일 : 2015.05.22.
적색 해송숲 늘씬한 곡선미 자랑하듯 아름다워
종일 햇볕 되게 쪼이는 산…산발한 누운 여인네 형상
암릉 오르면 푸른바다·마을 발 아래 호강하게 펼쳐져
앞·뒤된밭산 두 봉우리 힘찬 날개짓하는 새 엿보여
영산도(永山島)는 홍어로 유명한 신안 흑산도에서 동쪽으로 4㎞ 지점에 위치해 있다.
섬의 크기는 인근의 흑산도에 비해 10분의 1인 작은 섬이고 천혜적으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한적한 곳이다.
2012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영산도가 보유한 생태 자원과 섬 문화 자원, 그리고 주민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 이 섬을 ‘명품마을’로 선정했다. 2013년 환경부에서는 자연생태마을로 지정하였다.
명품마을 사업은 국립공원에 포함된 마을 중 자연과 문화가 잘 보전된 지역을 선정해 주민과 함께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고자 시작된 프로젝트다.
2010년 진도의 관매도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전국에서 9곳이 명품마을로 지정되었다.
명품마을 지정 이후 영산도에서는 1년여에 걸친 자원 조사와 자문 작업이 이뤄졌다. 마을 펜션과 식당,탐방로 조성, 벽화 사업 등도 추진되었다.
영산도 명품마을은 여름 휴가철에는 소규모의 관광객만이 출입하수 있는 진짜 명품마을로 변모되었다.
조선시대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영산폐현(榮山廢縣)은 주의 남쪽 10리에 있다. 본래 흑산도(黑山島) 사람들이 육지로 나와 남포(南浦)에 우거하였으므로 영산현(榮山廢)이라 했다. 고려 공민왕(恭愍王) 12년에 군으로 승격했다가 후에 주에 예속되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려 말, 몽고와 왜구가 제주도를 자주 침입해오자, 그 대비책으로 고려 조정은 '해도입보론(海島入保論)'과 '해도개발론(海島開發論)' 두 가지 대안을 내놓았다.
이는 적이 침입해 오는 길목에 위치한 섬에 군사와 주민들을 들여보내서 이들로 하여금 섬을 방비하도록 하여 섬을 개발하자는 제안이었지만 이 계획들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게 되었다.
진도, 장산도, 압해도, 흑산도 등 서남해 치소를 모두 내륙으로 이동, 섬 주민들을 강제로 육지로 내보냈다. 섬을 비우는 정책. 이른바 공도정책(空島政策)으로 이주를 하게 된다.
흑산도 사람들은 나주에서 남쪽으로 10여리 떨어진 영산현(榮山縣)에 살았다. 압해도 사람들은 압해현에, 장산도 사람들은 장산현에 살았다.
흑산도 사람들이 사던 곳을 흑산현(黑山縣)으로 하지, 왜 영산현(榮山縣)이라 하였을까.
기록에는 보이지 않지만 흑산의 옛 이름이 영산(永山)이었으면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오기 일테고, 영산(榮山) 이었다면 당연하게 이주한 흑산도 주민들이 사는 곳을 영산현(榮山縣)이라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흑산의 옛 이름이 영산(榮山) 이었다는 기록이 옛 문헌에 보이지도 않는다.
또 하나의 가설로는 우연의 일치로 영산현(榮山縣)에 영산(榮山)이라는 산이 존재하였을지도 모른다.
조선후기 1872년에 발행된 흑산도지도(黑山島地圖)에 영산도(永山島)가 보인다.
흑산도 주변에 영산도(永山島), 내영산도(內永山島), 외영산도(外永山島)란 섬이 있다. 흑산군도의 영산도(永山島)과 ‘영(永)’, 나주의 영산포(榮山浦)와 ‘영(榮)’은 한자도 틀리다.
영산도란 섬이름은 영산홍(映山紅)이 많이 피어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하여 오지만 영산홍(映山紅)이라는 꽃이름과는 관련이 없는 섬이름이다.
흑산도 죽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서면 영산도 명품마을 위원장 최성광(50)씨는 영산도의 산의 모습은 산발한 여인네가 풍요로운 젓무덤을 드러낸 채 누워있는 형상이라고 이야기 한다. 도선을 타고 영산도를 바라보면 누워있는 완연한 여인네의 모습이다.
영산도(永山島)를 감싸고 있는 산이름은 영산(永山)이었다. 영산도 마을 사람들은 원래는 영산(永山)은 영산(靈山)이었다고 한다. 영산도(永山)의 영산(靈山)이라는 산이름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신비스러운 산이름이었을지도 모른다.
흑산(黑山)이 곧 흑산도(黑山島)이듯, 영산(永山)의 산이름이 곧 영산도(永山島)의 섬이름이었다. 후에 마을 사람들은 영산리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산을 된볕산이라 하였다.
된볕산은 영산리 마을 사람들이 뒷산을 바라볼 때 하루종일 햇볕이 되게(전라도 방언) 쪼이는 산이라 하여 산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산항 선착장에 내리면 영산도 명품마을 사무소가 나타난다.
산행들머리는 영산항 사무소에 세워진 안내판 지도를 살펴보고 가파른 목재데크길을 오르면 영산도를 지켜주는 당집이 있다.
처녀의 혼을 모신 흑산도 진리의 당집의 신을 모셔온 당집이라고 한다. 당집은 영산도의 8경 중의 하나인 당산찬송(堂山餐松)의 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영산리의 명품 마을 풍경이 평화스럽게 보인다. 전망대에서 오르는 등산로 옆에 서있는 적색의 해송숲은 늘씬한 곡선미를 자랑하듯 아름답다.
된볕산의 암릉은 전라도 말로 단단한 산독(규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독은 유리의 원료로 사용된다. 규암질의 반듯하게 널브러져 있는 등산로는 부드럽게 오를 수 있다.
높은 암릉에 오르면 왼쪽 아래로 흑산군도의 푸른 바다와 오른쪽 아래로 명품마을 영산리를 호강하며 바라볼 수 있는 전망좋은 암릉이 약 20여분 동안 이어진다.
등산로는 능선을 벗어나서 오른쪽 길로 잠시 내려간다. 약 5분 여쯤 내려가서 마을로 내려가는 안부 삼거리다. 접어들면 침침한 활옆수림이 이어진다.
좌우의 바다와 마을도 바라다 보이지 않은 한적한 등산로다. 암릉을 다시 오르면 왼쪽으로 시야가 터진다. 천길 낭떠러지로 아래로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위험구간이다. 절대로 동아줄로 매어 놓은 안전목을 넘어서면 안된다.
동백나무와 후박나무숲의 어두컴컴한 상록활영수림 능선을 약 40여분 동안 오르내리면 어느덧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깃대봉(220m)에 이른다.
기봉조휘(箕峰朝輝)라 하여 아침에 멋진 일출을 바라보는 곳이라 하나 상록활영수림이 무성하게 자라 전망은 좋지 않은 편이다.
깃대봉에서 서서히 내려가면 헬리포트장이 나타난다. 앞된볕산(얼굴바위·212m)과 뒷된볕산(241.6m)의 암봉이 마치 새한마리가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는 모습처럼 보이는 두 봉우리가 좌우로 서있다.
뒷된볕산의 동쪽 암릉은 약 240 미터의 거대한 규암 절벽으로 무시무시하게 보인다.
마을 주민이 희귀한 난초를 채취하기 위하여 줄을 타고 내려가다 목숨을 잃은 곳이라 한다.
헬리포트장에서 약 20여분 내려가면 명품마을 펜션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다.
헬리포트장을 횡단하면 등산로는 암릉의 왼쪽으로 나있다. 약 10여분 전진하면 삼거리다. 묘지가 있는 앞된볕산과 뒷된볕산으로 향하는 삼거리다. 등산로는 숲속의 왼쪽으로 접어든다. 약 10여분 지나면 암릉으로 오른다. 뒤돌아보면 흑산도군도와 앞된볕산이 웅장하게 보인다. 안전목이 설치되어 있어 암릉을 안전하게 오를수 있다.
암릉을 10여분 동안 오르면 남쪽으로 푸른 대양(大洋)이 보인다. 된볕산 정상은 대양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 때문인지 잡초만 자라고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은 남쪽으로 진도의 조도군도와 제주도가 보인다고 한다. 서쪽으로 아련하게 가거도, 만재도, 태도가 흑산도 사리마을의 한다령 너머로 홍도가 살짝 보인다.
동쪽으로 도초도, 우이도, 하의도도 보인다. 북쪽으로 앞된볕산과 흑산군도가 보인다.
대양의 시원한 바람을 쏘이며 묘지가 있는 삼거리까지 약 20여분이면 되짚어 올 수 있다.
다시 삼거리에서 능선의 왼쪽으로 접어들어 가파른 등산로를 동아줄을 부여잡고 10여분 오르면 앞된볕산의 능선으로 접어든다.
왼쪽 아래로 폐가만 남아있는 액기미가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웅장한 흑산도의 모습이 보인다.
앞된볕산 정상에 오르면 흑산군도와 목포에서 흑산도로 향하는 쾌속선이 가끔씩 보인다. 바로 아래로 만 깊숙이 자리잡은 영산리가 아름다운 모습이 내려다 보인다. 정상인 뒷된볕산보다 낮아 동쪽으로 도초도, 우이도도, 하의도가 보이지 않지만 조망은 더 좋은 산이다.
다시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흑산도를 바라보며 10여분 내려가면 영산리에서 액기미로 내려가는 큰재 삼거리다. 큰재의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5분 여쯤 내려가면 작은재다.
다시 작은재에서 울창한 숲지대를 내려가면 쉼터다. 의자에 누워서 삼림욕을 할수 있는 곳이다. 조금 내려가면 명품마을에서 운영하는 펜션이 나온다.
산행길잡이
영산도 명품마을사무소~신당~전망대~암릉 전망대~삼거리~깃대봉~ 삼거리~삼거리~뒷된볕산~삼거리~앞된볕산~엣기미 큰재~액기미 작은재~쉼터~펜션~부뚜막(약 4.5㎞·4시간 소요)
유람선 일주 코스
영산항→엣기미→남근바위→잠자는새→석주대문→비성석굴→파수문→할아버지바위→용샘암굴→비류폭포→거북이바위→부처님바위(능선)→영산항(1시간 20분 소요, 요금 1인당 1만5천원)
교통
광주버스터미널→목포버스터미널. 수시 운행한다. 1시간 소요된다.
광주→무안고속도로→북항→목포항. 약 1시간 소요된다.
목포항→흑산항. 1일 4회 쾌속선을 운항한다.
남해고속(061)244-0005),동양고속(061)243-2111
흑산도 죽항선착장→영산도선착장. 도선 운항한다.
도착 즉시 흑산항에 죽항 선착장까지 도보로 약 10분 이동하면 영산도로 운항하는 도선이 대기한다. 정규 시간대가 아니더라도 영산도 민박집에 예약하면 선장(명품마을 위원장 최성광,010-7330-7335)에게 미리 전화하면 배를 이용할 수 있다. 왕복 1인당 1만원원이다.
숙박 및 먹거리
앞된볕산 아래 전망좋은 곳에 영산도명품아를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펜션이 있다.
8평형 6만5천원, 16평형,13만원, 22평 15만원이다.
영산도보건지소를 리모델링 하여 펜션으로도 사용한다. 마을에서 총 45명만 수용이 가능하므로, 반드시 예약하여야 한다.
먹거리로는 미리 영산도 인근에서 주낙으로 잡은 자연산 광어, 간재미, 농어생선회를 부뚜막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부뚜막의 어촌 밥상이 유명하다. 1인분에 7천원이고, 25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다. 주민들이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와 갯바위에서 채취한 해초로 요리한 어촌 밥상이 나온다.
영산도 청정해역에서 채취한 자연산 돌미역, 톳, 홍합은 맛이 좋아 전국에 택배로 판매한다. 자세한 내용은 마을 홈페이지(www.yeongsando.co.kr) 참고하면 편리하다. 위원장 최성광(010-7330-7335), 사무국장 구정용( 010-6660-9781)
볼거리
영산도의 아름다운 영산팔경(永山八景)은 된볕산 산행과 유람선을 타고 일주하면 볼 수 있다.
당산창송(堂山蒼松) : 당산창송은 오래된 소나무들이 당산의 기와집 2동을 둘러싼 아름다운 풍경을 말한다.
기봉조휘(箕峰朝輝) : 기봉(箕峰)은 깃대봉이라 한다. 아침 일출이 멋있다.
비류폭포(飛流爆布) : 물이 몸에 맞으면 능히 만병을 치료한다는 폭포다.
천연석탑(天然石塔) : 해안지역에 서있는 절리바위는 마치 ‘천연석탑’을 연상한다.
용생암굴(龍生岩窟) : 용이 뚫고 나와 승천했다는 굴.
비성석굴(鼻聖石窟) : 수면 근처에 바위굴이 마치 사람의 콧구멍처럼 교묘하게 뚫려 있어 바닷물이 칠때면 바닷물이 콧물처럼 흘러나와 굴안에서 마치 콧소리가 나는 것 처럼 들린다. 어떤 때는 콧구멍에서 물보라가 10m 이상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
석주대문(石住大門) : 청나라와 교역을 할 때 이곳을 지나는 배들이 풍랑을 만나게 되면 이 대문안으로 대피하였다고 한다.일명 꼬끼리 바위라고도 부른다. 영산도 사람들은 영산도를 지탱하는 지둥바위(기둥바위의 전라도 방언)로도 부른다.
영산도뿐만 아니라 흑산도 전체의 상징물인 ‘석주대문’은 자연석으로 생긴 바윗돌 대문인데 수면 위로 유람선이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큰 대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 크기가 홍도 남문의 갑절은 돼 보이는 거대한 석문이다. 석주대문의 큰 구멍사이로 흑산도 문암산쪽으로 지는 일몰이 영산도와 흑산군도의 제1경이다. 3~4월과 10~11월에 볼 수 있다고 한다.
문암귀운(門岩歸雲) : 해무가 흑산도 문암산을 휘감으면 신선이 구름을 타고 오르내리는 환상이 영산도에서 보인다고 한다.
영산도(永山島)
흑산도에서 동남쪽으로 4㎞지점에 있다. 면적은 2.25㎢이고, 해안선 길이는 7.9㎞이다. 대흑산도·가거도·대둔도(大屯島)·다물도(多物島)·대장도(大長島) 등과 함께 흑산군도를 이룬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지질은 대부분 규암과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동쪽 해안은 단조롭고 급경사의 사면을 이루는 반면, 북서쪽 해안은 완만한 경사에 갑과 만이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 암석해안을 이루어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해 있다. 교육기관으로는 흑산초등학교 영산분교장이 있다. 지금은 학생수가 3명이며 부부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인구는 81명(남 56명·여 47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세대수는 45세대이다.(2013년 기준) 취락은 북서 해안의 만입부(灣入部)에 영산리에 집중해 있다. 액기미 마을은 폐촌이 되었다. 토지이용 현황은 논은 없고 밭 0.11㎢, 임야 2.04㎢로 대부분 산지를 이룬다.
난류인 제주해류가 통과하는 인근해역은 난류어족을 비롯한 각종 어족이 풍부하다. 주요 어획물로는 잡어·장어·전복·농어· 간재미· 놀래미 등이 있고, 전복·홍합·다시마· 톳양식도 한다.
영산도 [깃대봉&된볕산] 산행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