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8. 불날
[떨리는 선거]
아침나절, 어린이회 선거에 나선 후보 어린이가 교사실에 들어왔는데 어째 표정이 좋지 않다. 무슨 일이 있는 듯해서 무슨 일 있냐고 물어주니 얼굴에 눈물이 터져 나올 듯하다. 얼른 안아주니 눈물이 터졌다. 한참 기다렸다 물어보니 내일 선거 뒤 읽을 당선 글을 쓰는데 힘들었단다. 선생님이 통과를 잘 안 시켜줘서 힘들었단다. 더 글을 보태서 좋은 글을 쓰도록 어린이들을 격려하고 힘을 주는 선생님이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그리고 내일 많은 어린이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도 떨려서 그렇단다. 안겨서 한바탕 힘든 감정을 쏟아내고도 조금 시간이 걸렀다. 다른 선생님들도 또 한참 이야기를 나눠주고 의지가 되어주니 더 나은 듯하다.
낮에는 선거에 나선 또 다른 후보 어린이가 찾아와서 투표지 걱정을 했다. 어린이들에게 투표하고 접을 때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무효표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잘 설명해 줄 거라니 안심이 된 듯 돌아갔다.
어린이들에게 내일은 정말 떨리고 설레는 날이 되겠다. 덩달아 선생도 떨리고 설렌다.
[교사의 시간과 마을활동가의 시간]
아침나절에 동네 청소와 마을손바닥공원에 꽃을 심었다. 마을 속 작은 학교 교장은 마을활동가로 마을을 가꾸는 일에 참여하고 마을공동체 일을 찾아낸다. 아래 해시태그는 모두 마을에서 마을 속 교육과정으로 학생들과 또는 마을공동체 가꾸기로 마을주민들과 처음 시작해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거나 시도한 영역들이다.
마을이 학교가 되려면 마을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동네사람들과 어울려 일해야 한다. 많은 주민자치 연수와 워크숍에 일부러 시간과 품, 비용을 내고 참여하는 까닭이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교사의 시간, 마을주민들과 마을을 가꾸는 마을활동가의 시간이 줄곧 된다. 때로는 겹쳐서 학교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지만, 대체 계획이 있으면 마을 일에 달려간다. 교육재정이 부족하니 교사 수가 적어 교장은 영어와 수학도 가르치고, 장구도 가르친다. 교사들이 차례로 월차를 쓰면 하루 담임도 맡아야 한다. 축복의 시간들이다. 운전기사도 하고 일놀이 선생이 되기도 하지만, 그밖 시간은 모두 컴퓨터 앞에서 행정교사가 되어 서류를 쓰고 보내고 통화하고 상담하고, 회의를 한다. 또 강의 채비를 하고 교육 연구를 한다. 그래서 늘 우리 아이들은 컴퓨터로 무얼 하는지 물어주고, 때로는 어깨를 주물러주며 응원의 말을 건넨다. 교사들은 일찍 퇴근시키려 애쓰지만 교장은 해당사항 없다. 야근과 주말 일정까지 자주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키지 않는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이니 모두 스스로 몫이다. 작은 교육공동체와 마을 속 작은학교를 가꾸고 지켜가는 건 쉽지 않다. 함께 하니 가능한 일이고 열정과 책임, 보람과 기쁨 없이는 진작 그만뒀을 삶이다.
학교 일만으로 바쁠텐데 대안교육연대 일도 하고, 늘 마을 일을 기획하고 참여하고 어울리고 있는 걸 보는 분들 가운데에는 하나라도 더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다. 물론 힘을 보태지 않는 말이 어찌 없을까마는 마을 속 작은 학교와 마을을 가꾸는 즐거움에 견줄 수는 없다.
아이들이 살만한 세상은 학교 교육만으로 만들어갈 수 없는 현실과 미래를 마주하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긍정과 낙관, 희망 없이 어찌 아이들 삶을 가꾸겠는가. 멈추지 않는 인간과 자본의 욕심과 이기심은 끝내 파국으로 치다를 것이라는 절망 속에서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꿈을 꾸고 희망을 노래하는 건 나와 우리 아이들의 삶이 소중한 까닭일 뿐이다.
마을신문 봄호 기획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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