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안나푸르나여 !!
어릴적부터 외국 영화를 보면 만년설 아래로 각종 꽃들이 난무한 계곡을 거닐며 앞서거니 뒤서거니..혹은 마주보며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는...꼭 설산을 닮은 노부부의 해맑은 얼굴을 본적이 있다.
하루하루가 살기 바쁘고 고속성장에 가려버린 삶의무게에 짓눌려 여유라고는 볼 수 없었던 우리네 부모세대 얼굴에서..
언젠가 나의 노후는 그리살지 않으리라....무언중에 가슴에 새긴 그날이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산행에 들어온지가 13년째 그러니까 IMF때문에 내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숨 한번 돌릴 여유도없이 45년간 뛰다시피 살아온 인생에서...
어느날 할일없이 올란 뒷산에서 여기 히말라야까지 오기까지13년~
울산에서 2월21밤 11시반 산방버스를 타고 다음날 새벽 인천공항에서 다시 7시간을 날아 도착한 네팔 수도 카투만두 국제공항은
수덥한 시골 비행장 모습이지만 정성껏 만들은 꽃목거리을 다정스레 걸어주며 환영해 주는 정감어린 공항이다.
곧이어 국내선으로 갈아탄 소형비행기는 45분간 포카라로 이동하여 페와호수 관광에 임한다.
페와호수의 뱃놀이는 그저 어릴적 시골저수지에서의 향수만 생각날 뿐 저멀리 보이는 히말라야 설산만이 오직 궁금할 뿐이다~
돌아와 숙소를 정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임할 안나푸르나 트레킹 생각에 일찍감치 잠자리에 든다.
모닝콜 소리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아침햇볕을 받아 눈앞에 펼쳐진 설산의 위용에 가슴이 뛴다.
저건 안나푸르나 2봉이니..3봉이니..남가푸르나니..해도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건데 ㅋㅋ 미끈하고 쭉빵처럼 생긴 단하나 봉우리
마차푸차네는 확실히 머리에 쏙 박힌다(사람이고 산이고..하여튼 잘생기고봐야 ㅎㅎ)
다시 버스를 타고 포카라 시내를 벗어나 칸데로 가는 길목에서 노란 유채꽃 사이로 설산을 배경삼아 기념촬영을 하면서 도착한
트레킹의 시발점인 칸데~
잠시 체조를 하며 몸을 푼다음 본격적으로 오르는 마을어귀에서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쪼르르 담장에 올라서서 멀뚱멀뚱 지나가는 이방인들을
쬐려보는 염소의 모습에서 벌써부터 히말라야만의 삶의 여유을 느낄 수 있다.
우리보다 식사팀은 항상 빨리 출발해서 매끼를 사전 준비하여 우리를 기다려야 하고...
짐을나르는 포터들은 1인당 약 30kg을(개인짐 2개씩) 지고 출발하면 식사는 각자 해결하며 저녁 숙소에서나 만난다.
줄지어 오르는 짐꾼과 잡다한 식재료를 커다란 바구니에 담아 머리끈으로 질머진 식사준비팀, 원색찬란한 등반팀들의
칼라풀한 옷차림은 멀리보이는 설산준봉들과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같고...
그아래 햇빛 찬란한 야외에서 펼쳐진 오찬은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이요... 앉아있는 이들 모두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일단은 하루이틀 산행이 아닌 6일간이라는 충분한(?)시간에다 머나먼 이국에서 그것도 히말라야 트레킹중 가장 경치와 환경이
깨끗하고 좋다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이고 대부분이 해외산행 경험이 있는 산꾼들이고 보니 서로에 대한 믿음과 챙겨주는 정감은
말할 나위도 없이좋다.
살면서 언제 우리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도는일상의 무료함과 나태함을 떨쳐보려고 이처럼 의기투합하여 아무나 올수있지만
누구나는 올수없는 히말라야 오지로 올줄이야~
그러니 평소에 사이가 별로 좋지않는 부부도 함께오면 얼마나 좋으랴 ~떨어진 살도 다시 붙것다 ㅋㅋ
히말라야에서 첫밤을 새는 란드록(해발 1565m)까지 7시간 정도 걷고 저녁만찬에 내놓은 돼지수육에 소주맛이란 @#$%?&#!!~
또한 아침기침과 동시에 자동 배달되어 잠자리에서 마시는 차 한잔은 나로하여금 황제의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개성미 넘치는 얼굴(??)에 건장한 체구지만 차나르는 폼이 박력이 있고 싹싹하고 고분고분하기는 연한 배와 같은 현지인 책임자
대빵칭구(마지막까지 매일차는 터미네이트 이칭구가 날랐다)
다음날 란드록에서 야외 아침식사와 코앞의 거대한 히말라야 설산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업다운이 심한 오늘 코스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해본다.
출발하자 이내 비는 부실부실 내리고 협곡을 가로 지르는 출렁다리는 스릴과 묘미는 더하는데...
좁은 산길을 가로막은 소들은 길을 비킬줄을 모른다. 그저 무심하게 쳐다만 볼 뿐...지나가던 말던..
조금이라도 양지바른곳의 손바닥만한 다랑이밭들은 천길 가파른 곳이라도 개간 되어있고 한알의 밀알이라도 더 걷두려고 때맞춰
소중한 씨앗을 뿌리리라~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은 고달프지만 침략하지않고..당한적도 없으며 욕심부리지 않고 부딪끼지 않고 살아온 탓인지 비록 가난하지만..
순박한 마음과 맑은 눈동자는 더욱 초롱초롱 빛나고... 그 눈동자에 비친 나자신을 모습은 웬지 부끄러워진다.
비는 더욱 내리고 은근히 걱정은 더해가고 추위는 심해지는데 점심먹을 촘롱 롯지 문간에 말들이 마실나왔는지 어슬렁거린다.
염소, 소, 개 말 모든짐승들을 묶어두지않고 자유롭게 어울려 사는세상 히말라야 대자연을 닮아 모든게 순박하고 자유롭다.
점심메뉴는 수제비~
나는 여태 살아오면서 못먹는게 아니라 안먹는게 3가지가 있는데...수제비,국시,죽이다(남들은 환장하더만 ~특히 홍실이~)
죽은 해삼전복을 넣고 끓여도 10년 전까지는 안먹었고 국시는 찬밥이 있는한 현재에도 절대 먹고않고 견디며 ㅋㅋㅋ
수제비는 오늘 이시점까지 그의 먹어본 적이 없다.
왜냐고요ㅎㅎ 우리네 어린시절 시골살림은 대부분 세가지만 질리도록 먹고 살았으니까요 ㅠㅠ
그런데 선택의 여지도 없이 한숟갈 드는순간 땡초넣고 끓인 깔깔한 궁물맛에 반해 그만 두그릇을 뚝딱 해치웠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세그릇!!
지금도 그때 수제비맛을 생각하면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그려 ㅎㅎ조만간 그대로 재현해 보겠슴다.
촘롱계곡의 계단은 깊고 깊은데 뒤돌아보니 높이가 까마득하고 중턱에 운무가 걸려 그위의 집들은 신선이 사는듯하오~
여긴 비가 내려도 윗쪽은 눈이 더 내릴터 걱정은 되는데 발걸음은 내마음 같지않게 자동으로 움직이네~
트레킹 이틀째 도착한 시누와 숙소(2360m)는 비가 을시년스럽게 내리자 한꺼번에 트레커들이 모여 방은 모자라고...
첫번째 배정받은 방이 마굿간을 개조한 곳인지... 향긋한(?) 말똥냄새에...웃풍은 말할 것도 없고 틈새마다 구멍이 너무 많아
재차 바꾼방는 염소우리를 개조한 것인지 사향냄새(?)나는...네팔적인 냄새에 지금도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답니다 ㅎㅎ
그래도 여긴 숙소라 그런대로 괞챦지만 오가며 보는 산간집들의 구조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잠시라도 추위와 냄새을 피해 롯지앞에 피운 모닥불에 몸을 녹이고 라면을 끓여먹고 고구마같은 감자를 구워먹으니
그맛이 참으로 기가막힌다. 한국의 라면맛은 여기서도 최고다.
비가 어느정도 그치자 평소 무심한 밤하늘을 쳐다보니.. 북두칠성이 길게 꼬리를 드리우고 별들이 낮게 내머리위에서
밝게 빛나고 있지 않는가~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언제 하늘을 우러러 본적이 있고 별빛을 반긴적이 있았던가..내일은 분명 맑으리라~
안나푸르나 품안 3일째 날씨는 언제그랬나싶게 맑고 푸르며 공기는 알싸하지만 햇빛은 따겁다.
지금부터(시누와 2360m)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며 고소적응을 하며 오늘 숙박지 데울랄리(3230m)까지는 천미터 정도 올라갈 것이다.
여기 날씨는 하루에 사철기온이 상존하는 것 같다. 밤낮의 기온차 심하고 고도에 따라 낮에도 긴옷 짧은옷 두터운옷 얇은옷등...
밤부(2310m)에 도착하니 너무 더워 흐르는 빙하물에 발을 담그니 너무 차거워 3초를 견딜수 없다.
5초만 견디면 10만원을 준다고 맘모아가 제의 하였지만 도전하는 사람이 없을정도이니... 한여름날 밀양 얼음골 물정도로 차겁다.
도반(2600m)으로가는 정글지대에는 우기에는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가 위에서 뚝뚝 떨어진다니...정말 오싹합니다 ㅎㅎ
원시림같은 커다란 나무에 덩쿨이며 이끼등이 말라붙어 우기의 우중충한 정글이 연상됩니다.
히말라야 롯지(2920m)로 올라서는 곳에서 첫 고소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숨이차고 머리가 띵한게 보폭을 줄여 호흡을 가담듬고 천천히 가야합니다.
삼천미터을 넘어서자 수목은 볼 수 없고 사방이 만년설로 둘러쌓인 산들만이 보이지만 햇볕은 더욱 강열하고 눈사태로 밀려내려온 빙하가 곳곳에 산재한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ABC)을 남겨둔 전초기지 데울랄리(3230m)숙소에 도착하자 차거운 기운이 온몸을 엄습한다.
이 와중에도 윷판이 벌어져 던졌다 집어들고 일어서는데...아뿔사 고소증상이 머리를 쥐흔든다.
쪼그려 앉아 사진찍고 일어서는데도 머리가 띵~~~허니 앞자리에 안앉으려는 현상도 벌어지고 ㅋㅋ
저녁식사후 마지막 미팅시간에 오늘부터 샤워 금지령이 내려지고 내일의 최종 목적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잠을 청하는데 잠이오지 않는다.
별이 빛나는 밤에...그놈의 별때문에...밤새 별을세느라고...
나흘째 비장한 각오로 일어나 힘차게 체조를하면서 MBC(3700m),ABC(4130m)고지정복에 나서는 22명 전사들의 눈빛은 빛나는데..
쉬고 걸으며.. 걸으며 쉬고.. MBC(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의 약자)까지는 왔는데...모두가 조금씩은 고소증를 느끼는 모양이다.
심한 사람은 비아그라 반알씩 먹고 잠시쉬며 코앞에 불쑥 다가온 마차푸차레(6997m)성봉을 보며 사진을 찍는다.
네팔의 성산으로 불리우는 이산은 포카라시내는 물론 안나푸르나 트레킹길 어디에서 봐도 보이는 신비로운 산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송곳처럼 뾰족하기도 하고 물개가 포효하는것 같기도하고,또는 물고기 꼬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차푸차레가 네팔어로 물고기 꼬리라고 합디다~
이젠 고도 430m 거리로도 얼마 안되어보이지만 진짜 천천히 반보씩 조심해서 올라가야 헌다. 부지런하거나 말이 많으면 고소 맞는다 ㅎ~
심지어는 설산을 보려고 고개를 돌릴 때도 슬로비디오로 천천히 돌리지 않으면 고소 맞는다고 할정도이니.. 푸하하하하...
실제 앉아서 사진찍고 바로 일어서도 머리가 휘청할 정도다.
특히 다른지역보다 히말라야쪽이 수목 한계선이 낮고 나무가 적어 산소가 희박하니 고소증세가 심하다고 합니다.
썬글라스를 벗으면 눈을 못뜰 정도로 하얀눈에 반사된 햇빛은 눈부시고 순식간에 피어올랐다 갑자기 없어지는 구름의 조화와
어울린 만년설산의 조화가 과연 여기가 천계가 아니고 무엇이랴~
앞으로 ABC까지 남은시간이 한시간이라는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흰페인트 글씨를 보는 순간 홍실이 얼굴이 노래지더만 급기야 토하고 만다.
춥고 항기가 들며 잠이 쏟아진다는데... 몇발짝 가다가 폭 꼬꾸라지고...일으켜 세우면 또 꼬꾸라지니...
난감한 마음에 뒤로쳐져 후미 산대장 먼디하고 앞서고 뒤서고 홍실이를 가운데에 세워 아장아장 걷는데...
코앞에 보이는 ABC 캠프는 가도가도 신기루처럼 제자리에서 움직일줄 모른다.
노래도 부르고 온갖 깨춤을 춰도 고소는 나아지지 않고...이러다 내가 고소를 맞것다 ㅜㅜ
오늘밤은 마지막 캠프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의 영문약자)에서 자야하는데...
밤새 무슨일이 생기면 즉시 하산하는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그래서 다들 마지막 숙소를 바로아래 MBC에서 잡고 불편하더라도 새벽에 걸어올라와 일출만 보고 바로 내려가는 방법을 썬다는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ABC캠프 바로뒤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박영석대장 묘지를 보는 것 조차 포기한채 홍실이 간호에 매달렸다.
(이런걸 잘못하면 평생 더운밥 얻어먹는 건 포기해야하니...무스마들은 잘보고 배우기 바람)
단체팀이 우리와 아산병원팀이 도착하였는데 고산병 임상연구와 실험팀이란다.
다행스럽게 교수님이 오셔서 상태를 보더니...그리 심한편은 아니라고 허니...안심은 된다.
주사약이 좋은데 임상원이 아니니...놓지는 못하고, 비아그라 반쪽과 나트륨아미노산 7알을 설탕물에 즉시 먹이고 저녁식사를 거르라고 하시네~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밤 10시쯤 다시 비아그라 반쪽을 먹이고...다시금 친절한 마음에 이글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어딜가도 한국사람을 만나고..이렇게 도움을 받고 줄 수 있는 대한민국은 과연 멋진나라다. 그런데 이민은 왜가는지요 ㅋㅋ
보통사람이 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바라본 일몰에 비친 마차푸차레는 더욱 신령스럽게 코앞에 가까이 와있고
붉게 물드는 성산을 바라보며 두손모아 빌어봅니다~오늘밤 부디 홍실이를 지켜주소서...!
저녁식사후 미팅때 내일하산 일정이 나왔다.
이틀반나절 올라온 거리를 ...내일 7시간 반만에... 올라올 때 수제비 먹은 촘롱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불가능하다 갈 수 있다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가이드 뎀바가 갈 수 있다는 말에 일단은 수궁하고 잠안오는 잠을 청해본다.
다행이 날씨가 좋아 큰추위가 없다
다음날 눈깜짝할 사이 일출은 보지도 못하고 지나가 버렸고.. 밤새 머리가 아프다해서 펜잘 한알 먹인것 뿐인데..
가뿐이 일어나 아침밥을 먹은 홍실을 볼 때 마차푸차네 신령산이 지켜슴이라 ㅎㅎ
꼭 필요짐만 챙기고 내려서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지만 긴나긴 하산길은 멀기만허다.
롯지마다 들려 간단한 맥주로 피로를 달래지만 마지막 고비인 참롱 고갯길에 도착할 즈음 해는 기웃기웃 저물어가고 있다.
하산길은 개인 능력껏 쟈유하산을 유도했으나...빨리 도착한사람은 9시간 늦게는 11시간까지 그래도 낙오없이 어둑해도 다 찾아왔으니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홍실이 10년 산행에 터득한 깨달음이 하나있다더만 "아무리 높고 험한 산도 올려만 놓으면 저녁 해질녘엔 나도 내려와 하산주 먹고있더라고"... ㅋㅋ
그러는 홍실이는 몇등했을까~고소증세는 핑계고..콤파스가 짧은관계로 당연히 꼴찌~
촘롱의저녁은 무사히 마친 안나트레킹을 축하하는 의미로 여행사 송사장님과 산악회회장님이 각각 염소을 잡아 트레킹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어울린 파티를 열었다.
촘롱현지인의 민속춤과 노래가 어울려 촘롱의 밤은 깊어만 가지만 ...그열기는 그칠줄 모르고 내일이면 헤어질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를 한 현지 포터 가이드 식사팀과의 우정은 영원히 잊지 못할리라~안나푸르나 6일차 아침
올때는 몰랐었는데 돌아가는길 계단은 뭐가 그리 많은지...지겹고 멀기만허네.ㅎㅎ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촘롱고갯길의 계단이 무려 3300 여개란다.
하산길은 란드록에서 우쪽으로 빠져 트레킹의 종점 치무롱(1130m)에 도착한다.
여기까지 도로가 나 차량이 들어온지가 얼마되지 않는단다. 모든일정이 끝나고 여기서 모두 헤어져야 한다.
서로가 가진 조그만 물건들을 건네며 그동안의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정리를 정리해야한다.
갖고갔던 아이젠이고 침낭이며 옷가지..라면 학용품..남은과자까지...심지어 끼고..신고있던 장갑,양말까지 벗어주며 빨아쓰라고...
진심으로 내미는 선물 ...정말이지... 눈물이 절로나는 ..감동 그자체였네~
여태 이런 여행을 한적이 있었는가...그래서 난 이런 오지 트레킹을 떠날수 없네 ...그놈의 정때문에 ㅠㅠ
근래에 들어 헤어짐이 이렇케 가슴 아린적이 있었던가...언제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이것이 생애 마지막이 아닐까..
온 만가지 잡생각이 다들며...모두들 잡은 손들을 놓을줄 모르네~
깎아지는듯한 절벽 낭떠러지를 무심히 내다보며 덜컹거리는 비포장 도로을 한시간여 달리며 도착한 나야풀(1070m) 다시금
전용차량으로 포카라로 이동(1시간 30분)후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카트만두로 도착~
저녁식사를 최신호텔에서 네팔식 전통춤을 관람하며 부페식사를 했는디...첨으로 배달된 음식이 닭모이도 아니고..하여튼 와서 함 먹어보슈 ㅋㅋ~
올만에 네팔에서 마지막밤을 호텔에서 보내니... 며칠째 씻지못해 찌뿌둥한 몸을 따끈한 물로 샤워를 하니 저절로 깊은잠에 빠져든다.
호텔의 아침 그런데로 근사한 아침식사를 하고 퍄슈파티나트라는 흰두교 사원으로 향하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의 거리는
거야말로 무질서와 쓰레기천국이다.
사원에 화장장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보니...언젠가 보았던 KBS 성지순례 흰두교의 성지 갠지즈강가 도시 바라나시를 본 기억이 난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 이곳을 보면 인도를 다 알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갠지즈강에 몸을 씻으면 죄를 사함을 받고 죽어 강물에 뿌려지면 영혼의 안식을 얻으며...
타다만 시신이 떠다니는 그물에 목욕을 하고..그물을 마시며...그 물을 담아 간다고 합니다.
인도 어느곳에 살던지 죽을 때 천리를 마다하고 이곳 갠지즈강을 찾아와 죽음의 순서를 조용히 기다린다 하니..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함과 인생의 영원한 숙제인 삶과죽음을 풀 해답이 여기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언젠가 꼭
가고 싶었는데~그곳의 축소판이 내눈앞에 똑같이 펼쳐지고 있는게 아닌가~규모만 작고 강폭이 좁고 흐르는 물이 적을 뿐~
이내 시신을 메고 들어오는 장례행렬엔 따르는 상주들의 곡소리가 들린다.
천수를 다하지 못하였거나...젊어 일찍 죽을 때는 애닮아 더러 운다고 한다.
한쪽은 시뻘건 장작불에 시신타는 매케한 냄새에 고개를 돌리는 이도 더러있지만~이것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일부인진데 ...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진다.
천천히 둘러보는 사원 곳곳은 수도를 하는 것인지...걸인들의 거주지인지 분간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질서가 잡혀
혼잡하거나 관광객에겐 불편하지는 않다.
부처님이 태어난 나라지만 불교보다 흰두교신자가 80%이상이고 그들이 믿는 신이 오만가지니...곳곳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관광객을 부른다.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돈달라는 표시를 하면서... 1루피(\12)정도주면 혼쾌히 사진촬영에 응하고 치근거리는 모습은 없다.
다시금 나와 스와양부나뜨라 불리는 일명 몽키사원에 올라 카투만두 시내를 내려다본다만 희뿌연 스모그 현상만큼이나
앞이 보이지 않는게 네팔의 앞날이다.
한낮인데도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젊은이들... 변변한 산업시설 하나 없고 비누 하나 휴지 하나도 수입에 의존한다니...
가장 인기있는 직업이 공무원이고 그다음이 관광업에 종사하는거란다.
네팔은 인구 2600만중 수도권에만 1500만명이 모여 살다보니...카트만두는 시내는 쓰레기및 교통지옥에 숨을쉬지 못할정도로
공기는 탁하고 변두리엔 지나가는 버스에 손 내미는 어린아이의 몰골은 측은하다.
중심부로 지나는 강물은 이미 쓰레기장 시궁창으로 변했고, 국가기간산업인 네팔발전소는 인도로 넘어가 전기의 반은
인도로 보내고 반은 네팔로 제한 송전을 한다니..
한 국가의 지도자와 공무원이 부패하면 어떠한 현상이 벌어진다는 걸 이나라가 여실이 보여주고 있다.
살아온 전반기 인생을 결산도 해볼겸 마음을 비우려 갔건만~ 내마음속에 삶과죽음...부와가난..젊음과 늙음..이상과현실.명예와 욕심들이..갈 때보다 더많이 채워진 것 같아 혼란스런 느낌이다.ㅎㅎ 아마 채워지지 않은 빈수레처럼 소리내며 살지말고..그래도 각자가 짊어진 인생 무게만큼 고뇌하며 살라는 것 같다. 여태까지 많은 여행을 다녀봤지만 이처럼 바쁜중에 여유로움과 20여끼니를 함께 하면서도 가족같은 분위기에 끼니마다 달라지는 꽃향기 가득한 따사로운 야외식탁에서 설산으로 병풍을 두르고 ..만년설을 지그시 바라보며... 왕처럼 여왕처럼 식사해 본적이 있는가~
하루가 행복해지려면 목욕을 하고,
일주일이 행복해지려면 이발을 하고,
한달이 행복해지려면 새옷을 사입고,
일년이 행복해지려면 연애를 하고,
삼년이 행복해지려면 결혼을하라.
그라고 평생을 행복해지려면 가끔씩 여행을하면서 살라고 ...나는 감히 권하고싶다...가까이 가도 좋고..멀리가면 더 조쿠~
함께가도 좋아!! 어울려 가면 더좋아!!
멋진인생!! 멋진 트레킹!! 2013.3.7 .청실
Only Yesterday - Isla Grant
Where have the years gone,
my how they flown
The kids have all moved on
my how quickly they'd grown
The first time I met you,
the touch of your hand
Is it really a lifetime my dear
Oh it seems like it was only yesterday
Your hair has turned to silver
once shown like gold
But the smile I see within your eyes
never will grow old
The softness in your voice
when we first met it's there today
Love I hear in every word you say
Oh it seems like it was only yesterday
Only yesterday I fell in love with you
Only yesterday you said you loved me too
The plans we made when we were young
Are now so very far away
But it seems like it was only yesterday
Only yesterday I fell in love with you
Only yesterday you said you loved me too
The plans we made when we were young
Are now so very far away
But it seems like it was only yesterday
Yes it seems like it was only yesterday
지난 시간들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참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기도 하네요
아이들은 모두 제 갈길로 갔어요
아이들이 어쩜 그렇게도 빨리 자라 버렸는지
당신을 만났던 바로 그 첫순간의 감동
당신의 손에서 전해지던 그 따스한 느낌들
진정 내 생애의 최고의 순간들이
바로 어제의 일만 같아요
그때는 당신의 머리칼도 금발이었는데
어느듯 은발로 바뀌어 있어요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동자에 배여있는
그 미소는 지금도 여전히 다정하기만 해요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들려주던
당신의 그 부드러운 목소리도 예전 그대로예요
지금도 당신의 한마디 한마디 말 속에는
사랑이 넘쳐난다는 걸 나는 알 수 있어요
아, 모든 것이 바로 어제 일만 같아요
당신과 사랑에 빠졌던 일이 바로 어제 일만 같아요
당신도 나를 사랑한다던 그 말도 바로 어제 일만 같아요
당신과 둘이서 세웠던 젊었을 적의 그 계획들도
바로 어제 일만 같은데
벌써 아득한 옛날 일이 되어 버렸군요
그 모든 것들이 바로 어제의 일만 같은데
첫댓글 언젠가는 성한 내다리로 가보고 싶었던 안나푸르나...
2016년 근속휴가때 계획하고 있었는데 멋진여행 하고오셨네요
안나푸르나 사진만봐도 가슴이 막설레입니다
중국의 차마고도 뉴질랜드의 밀포드 미국 그랜드케넌 그리고 네팔의 안나 푸르나 아프리카 케냐의 킬리만자로
살아생전 꼭 가보고 싶은곳 입니다
참 갈볼곳은 많고돈은 없고다리는 아프고...나이는 묵고 조시 잘맞춰서 ....
이곳은 꼭 가보게
여행은 장소와 멤버와 먹거리네
사진도 첨부터 순서대로 올렸으니...잘봐두고
아~~ 가셨구나.
읽는 내내
제가 다 눈가가 젖네요
감동입니다
고소증으로 무진장 고생한 언니.....
이거 안 겪어보면 모릅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산 정상까지 완주하셨어 축하!~~ 드립니다
산먼디님....꽃바위님....산새님.등 눈에 익은 반가운 분들이 많이 가셨네요
네팔수도 도 가셨네요
전 아직도 그 문화를 이해가 잘 안갑니다
시신을 태우고 그 태운 물에 목욕하고 마시고 가져가고.........
인생공부 많이 느끼고 보고 풀어놓으신 안나푸르나등반을 축하드립니다!!
비슷한분이 있는가베
네팔 요즘 젊은이들은 목욕하고 이런거 안한답니다
시대도 많이 바뀠어죠
인도는 아직까지 하고있는중임
참고로 고소증 당사자보다도 지가 고생을 마이했슴
간호하느라
고소증은 바로 내려오면 되는데...문제는 최
오라버님이 억수로 욕봤는거 맞네요 ㅎ
그래도 마니~~부럽심다!
인생전반기 결산도허구...기회가되면 똥묻은 빤쭈를 팔아서라도...
여긴 필히 다녀올것
이젠 하산을해도 여한이 없슴
멋진 곳 다녀오셨네요....
산을 좋아하고... 또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안나푸르나 저도 꼭 가고 싶습니다.
타 산방에서 가신거 같은데 가고 오는 여정의 느낌이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다음에 갈때 꼭 고소맞지않게 준비를 단디해야 겠네요...
고맙습니다.
담에 갈때 경험자로서 잘 안내해 드리리다
무슨 긴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부럽기만할 뿐이고....ㅎ
언니 고생 많았다고 하던데..후유증은 없는지 걱정이네요.
기회가 오고..시간만 허락한다면 언제든지 달려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고소의 증상은 갈수록 심해지면 위험하지만
근본처방은 없고...
아산병원 임상팀이...고소병을 연구하면서... 마루타(임상원들)분들을 모집하여 함께 갑디다 (총 40명)
이분들이 효과가 좋은 주사약 (뱀독을...)을 주사하고 싶은데도 ...
임상원이 아니니..못놓는다고 하더만
진짜 심하면 나보고 놓으라고 다른분이 주고갑디다
바로 내려오면 되는데...우린 마지막 캠프 ABC에서 하룻밤을 자야허니 문제가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