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은 아니지만 공휴일이라서 등산객들이 많았다. 704번 승차를 구파발 대신
불광역에서 환승 했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불광역 다음 역인 연신내역에서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버스에 탑승했다.
[2] 북한산성은 북한산 위에 여러 곳에 걸쳐 있어서 북한산성하면
“그래서 어디?” 이렇게 나와야 정상이지만,
12성 (16성은 12성에 딸린 식구들)의
고도를 기준으로 하면 대서문이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여서
“북한산성 입구” 하면 대서문 앞의 접근로를 의미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난 처음에 이 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살던 정릉의 위에도 대성문, 보국문을
포함한 북한산성이 있는데, 왜 대표지명이 그쪽인지?
[3] 아무튼 북한산성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매우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북한산 둘레길 – 서울 둘레길이 아님 – 10코스인 “내시묘역길”을
걸었을 때 보았던 풍경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북한산성 입구는 내시묘역길뿐 아니라 효자길과 살짝 겹친다. 효자길의 시작
포인트이다.
따라서 12성 종주를 마치고 원효봉에서 서암문 방향으로 갈 때면
이정표에 “효자동” 이 계속 나타난다. 그 효자가 그 효자이다.
아무튼 일년 조금 넘어서 다신 본 북한산 둘레길인데,
익숙해서 일까? 매우 반가웠다.
[4] 북한산 속에는 이미 가을이 오고 있었다.
빨갛게 든 단풍이 온 산에 번지는 것은 곧 시간 문제인 것 같다.
10월 3일, 그리고 10월 9일에는 많은 단풍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
빨리 가봐야지 조금 있으면 낙엽이 모두 떨어져 헐렁해질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일기나 나쁘면 절대 산행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지인의 지인께서 북한산 등정 중에 벼락에 맞아서 감전 되어 사망한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바위의 난간이 모두 쇠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난간도 쇠, 줄도 쇠. 따라서 번개 입장에서 그런 포인트 들이 바로 피뢰침이 된다.
용출봉, 용혈봉, 백운대, 원효봉 등 모두 쇠 난간이다.
[5] 날씨가 좋으면, 북한산을 정말 안전한 곳이라는 느낌이다. 정말 튼튼하게 난간이
고정되어 있고, 여러 사람들이 붙들고 매달려도 멀쩡할 정도로 강도가 높다.
바위라서 정말 재미있다. 흙 산도 나름 재미있지만, 바위산은 정말 당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바위를 즐기려면, 신발이 좋아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안전한 등산화 필수.
경사진 바위 위를 걸어 가야 하는 부분이 많다.
[6] 백운대까지 올라가려 했으나, 그건 마지막을 위해서 남겨 두었다.
어차피 다시 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휴일이라서 그런걸까? 백운대 앞의
백운동 암문 – 예전에는 위문이라고 했는데 개명 되었음 – 앞은 거의 명동 수준이었다.
그냥 휴일에 많은 사람들이 놀러 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특이하게 외국인들이 거의 한 20%는 될 정도로 많았다.
그런데 등산장비로 무장한 것이 아니라, 그냥 스포츠 하러 나온 듯싶었다.
운동화에 셔츠, 반바지 등
[7]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는데, 가만히 이유를 살펴보니
성남 누비길에서 고도로 단련이 되어서 그런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2코스 검단산, 망덕산 그리고 3코스 영장산, 5코스 태봉산, 6코스 청계산 등.
예전에 북한산성을 힘들게 다닐 때와 비교하면 정말 수월하게 다녔다.
그리고 시즌도 좋아서 거의 물도 마시지 않고 다녔다.
느낌상 남한산성 산성투어 같은 느낌도 받았다. 물론 바위를 올라가야 하는
“아름다운” 구간들이 있다는 것이 커다란 차이이지만 말이다.
암튼 2번에 나뉘어서 걷는다면, 여유 있게 완주 할 수 있음은 물론
탐방 선상에 빠진 봉우리를 올라도 좋은 듯싶다.
예를 들면 의상능선에서 빠진 의상봉만 따로 가도 된다.
의상봉은 가사당 암문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갔다가 다시 와도 된다.
물론 북한산 꼭대기에서의 300m는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말이다.
[8] 사실 맨 마지막에 있는 “수문”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찾는 것을 포기하고 탐방 센터에 “문의” 차 방문했는데, 지금은 그 수문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또한 성을 따라가면 수문의 흔적이 있지만
일단 순환 탐방로에서 떨어져 있고,
또한 갈 수 있는 방법은 탐방센터에서 다시 산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기껏 내려왔는데 다시 올라가야 한다. 대서문 정도 높이까지.
그런데 그것이 대서문 바로 옆이면 아예 올라갈 때 지나면 되는데
대서문과는 다른 방향으로 올라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무지 많은 것 같다.
일단 수문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고 다만 터만 존재하고,
또한 그 터 위치도 애매하게 있고 또한 안내 표지도 없어서
대략 16성이 아니라 15성만으로도 인증을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중성문 옆의 수문도 현재 터만 있고 실제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중성문 옆의 시구문도 출입금지 테이프를 붙여 놓아서 아예 접근이 금지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16성으로 괜히 12성으로부터 “불려” 놓았는데 12성으로 해야 맞는 것 같다.
[9] 탐방센터에 계신 분께서 성문 앞에 있는 사진 하나하나를 모두 체크 하신다.
그림만 딱 봐도 거기가 어딘지 아시는 것 같다. 그리고 탐방 센터 운영 시간은
오후 5시까지라고 하니까, 딱 5시에 맞추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좀 일찍 가야 할 것 같다.
10월 9일에 한 3시쯤이면 마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백운대 올라가는 사람들이 좀
적어야 하는 것이 변수이다.
탐방 선물로는 완주증, 완주 뱃지, 그리고 텀블러 등이다. 강화 나들길 같은
지도가 그려져 있는 머플러이기를 살짝 원했는데, 요즘 선물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10] 가장 어려웠던 구간은, 백운동 암문에서 내려가는 길이다. 사람도 많고
진도도 나가지 않고, 또한 돌 덩어리 투성이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원효봉에서 서암문(시구문)을 거쳐 탐방센터로 가는 길은 참으로 수월했다.
그래서일까? 원효봉에는 여자들이 많았다. 오르는데 크게 힘들지 않고, 내리막길도
터프 하지 않고. 그리고 봉우리 높이도 500m 살짝 넘지만, 북한산의 이름 있는
봉우리 폼은 다 내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자의적인 생각이지만..
[11] 전체적인 워킹 타임은 약 6시간 15분.
그런데 16번째의 “없는 수문 찾아 헤매기” 시간 15분을 제외하면 대략 6시간 소요
구체적 소요 시간
<1>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 8시 25분 도착
<2> 북한산 탐방센터 도착 8시 30분
<3> 대서문 도착 8시 40분 등
<4> 북한산 둘레길 탐방로 (북한산 탐방 센터 근처) 도착 오후 2시 30분
<5> 약 15분 동안 “수문” 찾아 헤매기 (16번째 문)
<6> 북한산성 방문자 센터 (탐방 센터가 아님) 도착 오후 2시 45분 등
그 이외에서 생각나는 것이 많지만
일단 간단히 끄적끄적.
결론적으로 맑은 하늘에 힐링 산행이었다.
앞으로 비봉 능선으로 오르고, 의상 능선으로 내려가기 이런 것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끄적끄적 끝
첫댓글 예전에 족두리봉에서 향로봉능선, 비봉능선을 거쳐 의상능선으로 의상봉에 올랐다가 산성탐방지원센터까지 6시간 소요, 참 많이 즐기며 다녔지요. 의상능선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가는 것이 훨씬 쉽지요. 다 지나간 추억 거리이지요.....
의상봉은 따로라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문수봉 정상도.... 감사합니다.
또 한번 감탄하고 있습니다. 북한산성 14문(성문 6, 암문 8, 수문터 2곳 제외) 혹은 13(성)문 종주가 맞다고 봐야할 듯요.
수문터 2곳 빼더라도 국녕사로 가기 전에 올라갔다 와야 하는 중성문이 있기 때문에.
「북한지」에 북한산성 14(성)문이라는 언급이 나오기 때문에 다들 혼동스러워 하는 것 같지요? 대남문, 대동문 중 하나가 중복되었다는 전문가 글도 읽어 봤는데.. 저도 여직원 두 분이 노닥거리고 있는 북한산성 방문자 센터를 어렵사리 찾아 설명 듣고 사진 찍고, 16문 스탬프 투어 안내문을 갖고 왔는데 16문? 뜨악했습니다. 뭐 아무려면 어떨까 싶지만 북한산 13성문(북한지에 의하면 14문) 종주가 가장 합당하다는 생각입니다.
1빠가 아닌데.. 송구합니다. ㅠ.ㅠ
아 12문이라고 이름은, 종주코스 (둥그렇게)에 모양새가 12개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가운데 덜렁 있는 중성문 때문에 간길을 또가고 해야하는 번거로움 - 불편함까지는 아니지만 - 이 있어서요. 시구문도 문이라면 수문지를 빼고 14개면 충분할 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그미 님
그랬군요.
단, 자꾸 토를 달아 송구합니다만, 종주 마지막 암문인 서암문 위에 '시구문'이란 팻말이 붙어 있구요.
또 중성문 옆에 있는 16문 설명문에도 '시구문'이 있어서 드린 말씀입니다. 전자의 '시구문'은 훌륭한(?) 북한산성 암문인 것이죠. ㅋ
오늘 강의하러 와서 양화대교 아치 빔 너머에 있는 북한산 마루금을 감탄하며 보고 있습니다.
추신댓글
소그미님, 종주 맨 마지막 16번째(경기문화재단에서 정한) '수문지'는 분명히 있어요. 우리 고교동기들 5개 산악회 중 북한산을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산행하는 '삼각영봉' 산악회에서 하산할 때 등하산로 계곡 건너에 보면 수문이 있었음직한 돌무더기(성곽이라기엔 너무 부족하지만)를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2일차 때(한글날 가기로 했나보죠?) 제가 가리켜 보겠습니다. ㅋ
암튼~ 오늘 사전 답사 북한산 14성문 종주를 6시간에 주파하시느라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꾸벅~
녜 저도 누군가가 올려놓은 GPS로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을 올라갈때 가는가, 아니면 내려올때 가는가인데, 두번째 날이 좀 넉넉하니 그때 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행 안내도를 봐도 이렇게 세세히 안나왔던데 대단 하십니다.
에그 별 말씀입니다. 그저,,,, 약간 다른 각도에서 본 이야기들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