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갈수록 친구가 좋다는데
나도 친구들 만남이 은근히 기다려진다
용인, 일산,인천의 중간쯤에 자리를 찾다가
오이도의 섬 분위기에 흔쾌히 약속을 하고
12시에 오이도역에서 기다리니 시간이 길다
인천과 안산을 잇는 서해안의 섬들 몇 곳은
오래전에 육지와 연결되었고 섬들의 면면은
먹거리가 즐비한 식당가로 가득차 있어서 옛 모습은
거의 찾아 보기가 힘들다. 비싸다고 생각이 드는 음식값에
가끔은 마음을 상하기도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러려니한다
오이도 앞바다의 뻘은
인천 송도 신도시 지역 매립을 하면서
뻘의 본래의 모습보다 맞은 편 송도의 우뚝 솟은 건물과
신항의 커다란 황색 컨테이너 작업기가 더 눈에 들어온다
물이 빠져나간 방파제 앞의 뻘 중간 쯤 똥 섬이 야릇하고
오이도 랜드 마크인 빨강 등대는 오늘도 찾는이의 추억을 담는다
셋이서 오이도역에서 만나 택시를 타고 오이도 식당가에 하차
긴 방파제 위를 걷노라니 금새 청춘으로 돌아간 듯 하하호호 한다
인증샷도 여러컷 찍어 보고 모처럼 바다 냄새에 봄바람도 살랑이고
청춘의 연장선이라 했던가 곱게 늙어가는 꽃중년의 얼굴에 웃음 꽃이 핀다
한참을 걸어가며 늘어선 식당 간판을 읽어 가다 통큰해물 식당으로 들어가니
비싼 메뉴부터 가볍게 먹을수 있는 회덮밥. 해물 칼국수에 동동주는 무한 리필
배를 채우고 동동주 한사발에 겨울내내 답답했던 마음을 비우고 털어낸다
만나면 꼭 승부를 내고 싶은 당구 게임, 얼마나 실력들이 늘었을까
120.150.200 실력이지만 승부욕은 매번 올림픽 그 이상이다
두 게임을 끝내고 꼭 가보고 싶었던 전망대 카페로 이동했다
육지쪽은 완만하지만 바다쪽으로는 그런대로 경사가 있어서
말 그대로 카페 창문뷰는 멋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내부 공사로 30분 뒤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래도 좋다며 각각 다른 매뉴를 시키고
장장한 올해 계획을 세워본다. 5월중에 낚시부터 시작해서...
커피가 다 식기전에 다시 오이도역행 버스를 탔다
역 앞에는 구수한 맛집이 있을까 한참을 찾다가
오늘 개업한 전주콩나물집 식당으로 들어 갔다
시끌 벅적한 오픈 분위기는 덩달아 좋았고 모주에
고사 떡 까지 배부르니 한게임 더 하자는데 이의가 없다
다시 두게임 무승부로 오이도 만남을 마무리 후
저녁 늦은 귀가에 부슬비가 주적주적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