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발성 / 고 선미 교수
우리는 흔히 독창 발성과 합창 발성은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발성적인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성악음악의 연주 Mechanism은 인체의 근육들이며 그 근육들은 자발적인 것들과 비자발적인 근육들 (voluntary and involuntary muscles)로 구성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막연히 독창과 합창은 다르다는 생각으로 발성에 임하는 경우 이상적인 발성적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발 근육과 비자발근육의 기능적 차이와 같은 발성 생리에 대한 지식적 기반이 약한 음악인들은 위의 서술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음악인, 특히 성악인들은 발성 Mechanism의 원리와 발성법에 있어서의 직접적인 Approach 와 간접적인 Approach를 이해하여야 만 바람직하고 건강한 발성행위를 할 수 있으므로 그 이해를 돕기 위해 발성법을 정리를 하였다.
발성 (Phonation)
발성은 Phonation, 그러니까 단순히 소리를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악예술분야에서는 그 장르에 적합한 소리를 내는 것을 발성으로 크게 의미하기도 한다. 예술적인 소리를 만드는 발성은 단순히 발성기관 (후두부) 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의 소리를 발생시키는 데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모든 신체부위를 조절하여 소리내는 내는 것으로 발성의 개념을 이해하여야 한다.
발성의 단계는 기본적으로 1.호흡 2.발성 3.공명 4.발음 으로 구분한다.
물론 위의 네 단계는 발성현상을 가장 단순하게 구분한 것으로서,
각 단계가 서로 상호관계가 있으며 그 이전에 인체라는 악기의 모양을 만드는 과정 (적절한 자세를 취하기)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가창행위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생리적으로는 근육들간의 상호 작용에 의한 결과이다.
우리가 노래를 하기 위해 숨을 들이 쉴 때 폐의 용적을 늘리기 위하여 기능하는 것은 호흡기관을 조절하는 근육들이며
소리 자체를 발생시키는 후두부 또한 후두 근육들에 의한 조절에 의존한다.
공명 또한 구강의 크기나 모양새를 조절하는 것들은 구강과 인두 근육들인 것이다.
이러한 원리들을 고려할 때 이상적인 발성행위를 위하여서는 근육의 조절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이 근육의 이상적인 조절능력이 발성적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 근육들의 조절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취하여 신체의 많은 근육들이 운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모든 가창행위는 감각적 기능에 의존하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식별할 수 있는 청각능력,
자신의 소리가 적절히 발성되고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감각 감지 능력 등이 우선되어져야 한다.
1. 소리에 대한 미적 개념
합창음악은 독창과는 달리 단원 모두가 같은 소리를 추구하여야 한다.
어떤 이들은 무게있고 어두운 소리를 좋아할 수 있고 어떤 이들은 가볍고 울림이 명랑한 소리를 원할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소프라노 조수미의 소리를 이상적 모델로 여길 수 있고 어떤 이들은 소프라노 신영옥의 소리를 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지휘자는 반드시 원하는 소리의 모델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는 합창단의 연주를 들려 줄 수도 있겠고 다양한 형용사적 어휘를 사용하여 원하는 소리의 음색의 개념을 통일시키고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독창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막연히 예쁜 소리를 내자고 생각하며 내는 소리와
구체적인 소리의 모델을 연상하여 상상으로 그 소리를 귀속에서 들으며 내는 소리와는 결과적으로는 매우 현저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러므로 지휘자는 얻고자 하는 소리를 연상시켜주도록 한다.
2. 자세
노래를 하는 데에 있어서의 자세는 발끝부터 머리끝까지의 신체 부위를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긴장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다.
머리의 위치는 머리가 척추와 목 근육과의 연관관계를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것이다.
만일 턱을 약간 앞으로 당기게 되면 목 근육의 긴장을 초래하여 목 안의 후두부를 위로 끌어올리게 된다.
반대로 턱을 끌어당기는 경우 후두부는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만일 흉골을 올리는 대신에 누르는 자세를 취하게 되면 호흡량을 좌우하는 흉곽 조절 근육이 균형을 잃어 적절한 호흡법을 실행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예들을 볼 때 적절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합창의 경우 독창과는 달리 앉은 자세로 노래를 하게되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자세를 취하든 건강한 발성을 하기 위해서는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긴장된 부분이 없는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상체 특히 호흡기관을 관장하는 근육부의 조절능력을 갖기 위해서 척추를 곧게 하는 것과 머리의 위치를 바르게 하는 것,
흉골을 올린 자세로 유지하여 흉강의 용적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자주 확인하여야 하는 것은 등을 의자 등받이에 기대지는 않는지, 다리를 꼬고 하지는 않는지, 등과 어깨를 구부리고 노래하는지, 턱을 내밀고 있지는 않은지 등이다.
앉아서 가슴을 펴서 흉곽을 자유롭게 해 주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는 허리를 쭉 펴고 바르게 앉은 자세에서 오른 손을 들어 왼쪽 어깨쭉지 (Scapula; 견갑골)에 대는 것인데
이 때에 손바닥은 바깥쪽을 향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앉은 자세에서의 상체의 적절한 조건의 상태를 익힐 수 있다.
3. 호흡
호흡은 일상시의 생존을 위한 호흡과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하는 것과 같은 의도적인 호흡으로 나눌 수 있다.
가창활동에 있어서의 호흡의 역할은 단순히 프레이즈를 연장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소리의 크기에도 영향을 끼치며 발성을 위해 성대를 근접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생각할 때 호흡이 가창행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가창행위에 있어서의 호흡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프레이즈를 지속할 수 있는 호흡량을 제공한다.
2. 들숨과 날숨의 조절로 비자발근육인 후두부를 관장하여 성대를 근접시켜 소리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3. 근접된 근육과 들이쉰 호흡량으로 인해 성대 밑의 압력을 형성하여 소리의 밀도와 음량을 제공한다.
4. 적절한 호흡은 음정의 정확성에 영향을 끼친다.
5. 적절한 호흡은 발성時 소리 조절의 자유자재로움을 준다.
가창행위를 위한 호흡은 `짧게 많이 쉬고 매우 느리게 조금씩 내쉰다.' 라고 정리할 수 있는데 가창행위시 필요한 호흡을 연습하는 방법으로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숨을 충분히 들이쉰 다음 [s]발음을 하며 호흡의 끝까지 내쉬기를 하면 도움이 되는데
이 연습에서는 내쉬는 호흡의 양의 조절과 [s]라는 발음이 호흡의 내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데에서 오는 호흡의 압력과 복부의 조절력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때에 숨을 충분히 들이쉰다는 것은 최대한으로 들이쉬는 것과는 다른 의미임을 기억하여야 한다.
신체의 모든 근육들은 최대한으로 사용이 되는 경우 그 조절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합창을 위한 소리는 독창처럼 밀도있는 소리보다는 울림있는 소리를 요구하는 장르이므로 들숨의 양에 크게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합창을 위한 들숨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다면 올바른 호흡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1. 목구멍이 편안히 열린 느낌이 든다.
이 때 공기가 입천장을 타고 지나가는 느낌이 드는 것이 좋다.
2. 몸통은 공기가 가득 차서 마치 고무 풍선의 느낌이 들며
이 때 복부 근육은 탄력이 느껴진다. (복부의 탄력과 복부 근육의 조임의 느낌을 혼돈하여서는 안 된다)
3. 들이 쉰 호흡의 리듬은 곧 노래할 리듬과 동일하게 느껴진다.
4. 들이쉰 호흡은 곧 탄력있게 솟을 듯한 느낌이 든다.
5. 마치 겨드랑이에 공기가 들어간 느낌을 갖는다.
4. 발성
발성이란 곧 소리가 생성되었다는 의미로서 다음과 같은 과정의 결과이다.
1) 노래를 부르려는 의지를 갖는다. (이 때 소리의 길이와 크기, 음정, 음색 등을 결정한다)
2) 호흡을 들이쉰다.
3) 들이쉰 호흡을 곧 바로 내보내지 않고 약간의 pause를 준다.
이 순간 호흡을 내보내지 않는 의지 때문에 성대는 서로 가까이 근접한다.
4) 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로 호흡을 내 보내기 시작한다.
내쉬어지는 호흡은 근접되어 있는 성대근육 사이를 어렵게 빠져나가면서 Bernoulli 원리의 효과로 성대 근육이 움직이도록 한다.
5) 그 결과로 소리가 발생한다.
결국 발성은 성대의 aerodynamic한 작용에 의한 결과음으로서 이해할 수 있다.
흔히 목소리가 후두부에서 발생되기 때문에 목 부위를 조절하여야 한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후두부의 근육들은 비자발근육들로서 우리가 성대를 붙이겠다고 붙는 것은 아닌 근육들이다.
성대부근의 근육들은 호흡기술의 결과로 조절되는 것이지 후두부 근육들 스스로의 조절에 의하여 나타나는 결과는 아닌 것이다.
비자발근육의 조절력은 근육 그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발성을 하는 사람이 스스로 무슨 개념과 연상을 하는지에 따른 결과로 얻어진다.
예를 들어 성대묘사의 경우 우리는 모방할 사람의 목소리를 연상하여 흉내를 내는 것이지 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후두부의 mechanism의 기능을 분석하여 흉내내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상적으로 발성된 소리를 얻기 위해서는 노래하는 사람이 머리 속으로 어떠한 개념을 갖느냐,
또한 지도하는 사람이 얼마나 적절한 Imagery Term을 사용하는 가에 의해 좌우된다.
우리가 합창을 위한 소리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는 기본적 조건을 형용사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정리해 보고 그 표현들을 생각하며 소리를 내게 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상적인 합창 소리가 되기 위해서는
1) 맑은 울림이 있는 소리
2) 울림이 좋은 소리
3) 마치 포물선 모양의 곡선 형태로 나아가는 소리
4) 상냥한 느낌의 소리
5) 하나된 소리 (옆 사람의 소리를 귀기울여 듣게 하는 효과도 있다)
6) 살아있는 듯한 소리. 다시 말해서 탄력있는 소리
7) 마치 덩크슛을 하듯이 음정이 얹혀있는 소리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4. 공명
공명은 성대에서 발생된 소리에 음색을 주는 것으로서 음향기기의 Amplifier라고 할 수 있다.
성대에서는 소리의 길이와 강도, 음정이 조절되는 반면 공명기관에서는 소리의 음색과 음량이 조절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만을 듣고 누구의 목소리인가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음색에 기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울림을 논할 때 그 소리의 울림을 주로 관장하는 기관이 공명기관임을 고려할 때 합창 소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명의 기술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공명은 구강과 비강, 그리고 인후강으로 구성되어지는데 비강은 자발적 조절이 불가능하지만 구강과 인후강은 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소리의 맑음을 조절하는 연구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같은 소리라면 울림이 많은 소리가 더 좋은 데 그 울림은 구강의 모양과 크기가 중요한 요소로서 역할을 한다.
이 때 간혹 구강과 인후강이 클수록 울림이 좋을 것이라고 오해를 하여 지나치게 공간을 여는 경우가 많은데 자연스러움을 떠난 상태의 구강의 열림은 공명기관과 발성기관의 연쇄적인 근육의 긴장상태를 초래하므로 옳지 않다.
공명에 영향을 주는 몇 가지의 개념은 반드시 이해하여야 좋은 합창 소리를 얻을 수 있다.
1. Nasal Resonance :
이 개념은 소리가 얼굴의 마스크 부분에서 울리는 것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마스크의 소리의 울림은 흔히 비음을 낼 때의 울림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비음과 마스크의 울림과는 생리적 현상이 다르다.
비음을 내는 경우에는 연구개와 혀가 매우 근접하여 성대에서 발생된 소리 에너지가 대부분 비강으로 올라가는 경우이며 마스크의 울림이 있는 소리는 연구개가 매우 올라간 상태로 혀와의 공간이 넓다.
연구개와 목젖부위는 위로 올라가서 비강으로의 길을 막고 성대에서 발생된 소리 에너지의 대부분은 구강으로 오게 된다.
소리의 올바른 울림의 길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대개 비자음을 활용하는데 낮은 음역은 [m], 중저음부는 [n], 중고음부는 [gn], 그리고 고음역은 [ng]를 활용하여 훈련한다.
2. 소리의 자리 (Placement) :
마스크에서 소리의 에너지가 가장 강하게 집중되는 sensation을 감지하는 부분을 의미하는데 소리의 자리는 연구개의 작용에 따라 우선적으로 좌우된다.
이 구강의 천장인 연구개의 상태는 arch 상태가 될수록 소리의 자리가 위로 가게 되는데 연구개 외에도 다른 공명기관의 작용이 영향을 준다.
이 연구개의 근육은 훈련을 통하여 그 기능이 강화될 수 있는데 대개의 경우 구개 자음 [k, g, ng]을 활용하여 훈련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