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제공하는 회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페이스북(Facebook)이다. 전세계 약 7억 명이 넘는 인구가 사용하고 있으며, 그 수는 멈추지 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140자로 자신의 근황이나 소식, 뉴스 등을 나누는 트위터(Twitter)도 2억 명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다. 국내 트위터 사용자도 400만 명을 넘어섰다. 숫자로만 보면 분명 SNS 열풍, 아니 SNS 광풍에 가깝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 서비스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을 하다가, 서서히 흥미를 잃고는 사용을 멀리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행처럼 번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열풍이 점차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피로(Facebook fatigue)’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 때문에 피로가 생긴다는 것인데, 지인의 일상생활이나 타인의 사생활을 알게 되는 것을 피곤해하고 지겨워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색 엔진인 Google에서 ‘del’을 검색하면 ‘delete Facebook(페이스북 삭제하기)’이 가장 먼저 검색될 정도이다. ‘페이스북 피로(Facebook fatigue)’라는 표현은 2008년 한 인터넷 마케팅 회사에서 사용자 수와 사용자가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감소하는 현상을 설명하며 붙인 것이다.
[예문] Facebook fatigue may be exaggerated - but nothing is permanent on the Internet.
‘페이스북 피로’라는 말이 다소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인터넷에서 영원한 것이 없다는 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예전보다 열기가 식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가입자가 늘고 있으며 SNS 업체들이 계속 진화하고 있으므로, 이것은 일시적인 정체 현상인 ‘캐즘(chasm)’이라고 주장한다. ‘캐즘’의 의미는 인기가 있어 형성된 초기 시장이 주류 시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정체 현상을 말한다. ‘캐즘’은 지층 사이에 큰 틈이 생겨 서로 단절되는 지질학 용어인데, IT 컨설턴트인 제프리 무어(Geoffrey A. Moore) 박사가 미국 벤처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면서 마케팅에 적용해 사용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면 탄탄한 주류 시장을 형성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될 수도 있다. 즉, 초기에 인기를 끄는 사업이 주류 비즈니스로 성장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예문] There is a chasm between the early adopters of the product and the majority.
제품에 대한 얼리 어답터들과 대중 사이에는 ‘캐즘’이 존재한다.
경제 용어가 아닌 일반적인 의미의 ‘chasm’은 ‘틈, 차이, 격차’라는 의미의 ‘gap’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예문] There is a huge chasm between the top four and the rest of contestants.
톱 4에 드는 후보들과 나머지 참가자들과의 격차가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