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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후기 스크랩 111013~18 제주도 자전거여행
핀빠수 추천 0 조회 280 11.10.21 20:39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111013~18 제주도 해안도로일주 및 1135路 1139路(1100고지) 종단

(총 364km)

 

 

 

지난 일 년 간,

수차례 계획을 세웠으나 결행하지 못했던 제주도 자전거여행이다.

일기가 좋지 않았던 게 주된 이유였으나,

이번에는 비 예보를 불구하고 감행했다.

이십여 년만에 만난 친구와의 라이딩에 각별한 의미가 있어서이다.

결과적으로,

자전거 고장 등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거의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었던 만족스런 관광여행이 되었다.

장거리와 속도감을 즐기던 내가

볼거리 위주의 저속 주행을 즐겼다는 또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다.

 

 

 

 

↓ 5박6일간 자전거여행 지도.

지도 서쪽 아래 부분은 GPS 방전으로 인해 표기되지 않았다.

 

 

 

첫날, 2011년 10월 13일. 제주시-모슬포항 총 50km (아래 지도).

제주공항 14:00 도착.

비행기에 공수해 온 자전거를 조립하고 보니

앞뒤 디스크가 휘어 바퀴가 돌지 않는다.

운송 중에 무거운 짐에 눌렸거나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114에 물어 전문점을 찾았으나 폐업한 곳이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전문점에서 디스크 교환하고 나니

18시가 다된 시각이다.

제주시에서 자고 내일 시작하자고 했으나

해안도로 대신 1135도로를 달리자며 막무가내로 밀어부치는 친구 재선.

샵 주인에게 물어 갓길이 잘 되어있음을 알게 된 우리.

좋다~ 달려보는 거야 ㅎ

 

제주시 17:50 출발.

아는 길 찾듯이 쉽게 1135도로에 합류.

완만한 오르막길을 십여 킬로 달리면 내리막길로 바뀐다.

속도제한80km/h 경고판이 수시로 보이지만,

100km/h 넘게 달리는 야간운전자들에게는 별 경각심을 주지 못한다.

자전거가 흔들릴 정도로 세찬 바람을 일으키며 달리는 차량들.

 

노르스름한 가로등이 낭만적 분위기를 주고 있지만,

그리고,

음력 9월 열이렛날의 밝은 달이 풍요를 노래하고 있지만,

둘다 자전거 주행에 필요한 밝음을 주지는 못한다.

준비한 고성능 전조등을 켜고 내리막길을 고속 주행하는 우리.

가지치기를 해서 갓길에 수북히 쌓여 있는 나뭇가지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로車路를 달린 거리도 1km가 넘을 것이다.

뒤에서 굉음을 내며  접근하는 차량은

터널 안에서의 공포에 못지 않았다.

 

초행자들이 인식하기 어려운 이정표.

도중 큰 갈림길에서 몇백 미터 지나치고 돌아와 제 길을 찾는 등 약간의 우회는 있었으나 ,

01-40만에 모슬포항에 안착한 우리.

제주시에서 샵 찾느라 몇 킬로 헛걸음을 합해 모슬포까지 거리는 50km가 찍혀 있다.

아래 사진에 주행로가 그려져 있다.

 

남강여관에 숙소를 정하고

샤워하기 전에 우선 민생고부터 해결한다.

부두식당.

60세 동갑나기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며,

남편은 고기잡이배 선주이다.

갈치조림과 자리돔물회 안주로 소주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 나니

21시가 넘었다.

그 시각에 돌아온 남편의 고깃배에는

길이 60cm안팎의 중방어(히라쓰) 여나믄 마리와

한치 삼십여 마리가 있었다.

오~~ 배부르지 않았으면 한치물회 한 그릇 했을 텐데, 아쉽다.

먹성 좋은 우리도 더 이상 들어갈 공간 없이

배꼽이 요강꼭지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숙소에 돌아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목이 말라온다.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나오니

몇 달 간 가물었던 제주에 차분하게 비가 시작되고 있다.

-자전거 타기에 불편하시더라도 제주도에서 비 온다고 불평하시면 안됩니다-

여관 주인의 말씀이다.

오죽 가물었으면 물을 훔치다가 절도죄로 쇠고랑을 찼을까.

얼마 전에 제주도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그럼요, 우린 자전거 목적이 아니라 제주도 해갈을 위해 비를 몰고 온 사람들입니다-

 

어찌 제주도 뿐일까.

우리도 음료수로 막걸리 두 병을 마시며 해갈을 하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잠이 든다.

.

 

 

 

둘쨋날, 2011년 10월 14일.  모슬포항-서귀포항 총 43km (아래 지도).

아침까지 비는 이어지고, 오히려 굵어진 빗방울이다.

부두식당에서 멸국으로 해장을 하라기에 무언가 했더니

생 멸치에 배추를 넣고 끓인 해장국이었다.

일반 멸치처럼 3~4cm가 아닌, 거의 10cm는 됨 직한 큰 멸치였다.

멸국!! 비린내 없이 담백고소한 그 맛~~

이 나이까지 이 맛을 모르고 살아왔음이 아깝다.

 

가파도행 매표소.

09시 배에 승선키 위해 표를 매입하자

자전거는 승선할 수 없습니다- 하는 직원.

대신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는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런 비에 자전거는 짐이 될 뿐이라, 오히려 우리가 고맙다.

 

가파도 09:20 도착.

비 때문에 걷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매표소직원이 권한,

최고로 맛난 생선이라는 벵어돔집이나 찾아보자.

그러나, 가파도 주민의 경사가 있어 모두 제주로 나갔다며

식당 문 연 곳이 하나도 없다.

마침 어촌계 직영 횟집이 있어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용인에서 왔다는 홀로청년과 함께

막걸리 네 병, 뿔고동 문어회를 놓고 많은 대화를 즐길 수 있었다.

 

11:15 출발하는 배로 모슬포항 귀항 11:35.

설마 뼈속에 빗물 스며들까.

우중라이딩을 즐기자.

여기에는 서로 이의가 없다.

생선조림으로 점심부터 먹고,

해안 구석구석 달리며 비 젖은 바다를 감상하자.

좋다~~ ㅎㅎ

 

 

 

 

 

빗길 라이딩은

아이들 말마따나 장난이 아니다.

고글에 떨어지는 빗방울과 김서림이 시야를 가리고,

급제동과 급커브에서 몇 차례나 스릴을 느꼈던고.

잠시 비가 뜸할 때면, 레인쟈켓을 벗고 땀젖은 져지를 말린다.

 

잠시도 쉬지 않고 비가 내려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으나

그래도 틈을 내서 인증샷!!

노란 우비가 친구 재선.

검정 우비는 나. 

 

 

17시경에 서귀포에 도착해서 숙소를 정한다.

어제는 남강여관, 오늘은 강남모텔이다.

신발 양말과 말릴 것 몽땅 가져오라는 주인, 이렇게 고마울 수가 ㅎ

자전거는 숙소에 맡기고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재래시장!!

천천히 걸어서 5분거리.

요기조기 기웃기웃 구경만으로도 배가 불러오는 곳.

가파도에서 못 먹은 벵어돔이 서귀포엔 있을까?

커다란 녀석으로 딱 한 마리 있었다.

1,2kg짜리를 오만 원에 주시겠다며 거전줄 알라는 황금어장 사장님.

생선 반쪽은 직화 열을 가해 별미를 제공하는 특별서비스를 해주신다.

자리돔과 감귤과자, 소주 세 병 곁들인 만찬.

역시 좋군.

진흙에 뒹굴어도 이승이 좋다는데,

하물며 여긴 물 맑고 공기 맑고 생선 맛좋은 서귀포렸다.

 

이십 년 넘어 만난 친구와의 대화에 끝이 있을까.

한없는 대화와 정겨움을 가지고 숙소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소주와 간단한 먹을거리 구입.

자정 가까운 시각까지 이어지는 정情.

 

 

 

셋째날, 2011년 10월 15일.  서귀포항-세화리 총 91km (아래 지도).

삼보전복뚝배기는 또 무엇인고?

모텔을 나와 첫번째 들른 삼복식당 메뉴 중,

맨위에 쓰인 게 삼보전복뚝배기는

큰 전복 세 마리와 새우 바닷가재 성게알 등을 넣고 끓인 매운탕이다.

간밤의 숙취를 풀고도 남는 이 멋진 해물탕은

오늘의 라이딩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해안도로 이정표가 없는 곳으로 들어가면

조금 가다가 도로가 끊기기 일쑤다.

되돌아 나오면서 동네노인에게 길을 묻자 천지연폭포 전망대를 가보라고 하신다.

약간의 언덕을 올라 시원하게 뚫린 시야에 들어온 한폭의 동양화.

아래 사진 가운데는 천지연폭포다.

 

멀리 한라산 정상의 웅자가 위엄스레 굽어보고 있다.

 

천지연 전망대를 감상하고 나오는 길에는

새섬공원이 있다.

 

오지랖 넓은 재선은

하루종일 전화통에 불이 난다 ㅎ

 

 

제주도 해변에는 가끔 포장마차가 보인다.

자잔한 언덕을 오르내리며 목이 말라올 무렵,

길가 수족관의 뿔소라를 보고 무조건 들어간다.

지환네 해산물이던가~~

당찬 모습의 안주인은 자신이 제주 마지막 해녀라며 웃는다.

제주대 스킨스쿠버과를 졸업했고,

얼마 전까지는 잠수도 꽤 했었다고 한다.

간단히 한 잔 하려던 것이

권커니자커니하면서 소주 두 병, 막걸리 한 병을 마셨다.

술 깨라며, 라면에 한치 한 마리를 넣어 끓여주신 주인.

내년에는 요 앞에 텐트치고 노세요- 이쁜 말만 골라하시는 주인.

나는 그를 제주도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ㅎ

 

십이지 동물 석물조각상이 전시된 공원이다.

육포에 소주를 곁들이고 있자니

서양인 남녀 몇 명이 지나가며 -유포-라며 웃는다.

육포 발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듯하다며, 우리도 따라 웃는다.

 

친구의 명상.

무슨 생각에 젖어 있는고.

 

진행하면서 더욱 좋아지는 바다 경관.

지명과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은 세계7대자연경관이다.

 

 

위 사진은 섭지코지다.

자전거가 있었기에 어두워지는 시각에 일주가 가능했다.

제주도 올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보는 곳, 섭지코지.

명불허전이며, 볼수록 아름다워지는 천혜의 곳이다.

 

섭지코지 바로 위, 성산일출봉에는 자전거가 들어갈 수 없다.

성산항에 들러 우도 배편을 문의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우리.

배표를 구입하느라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을 보며,

매표소 직원들의 불친절과 거만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

 

제주 동북방을 향해 십여 킬로를 더 달리다가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 도착한 곳, 세화리.

민박집 주인할머니의 탐색하는 눈초리는

선뜻 숙박요금을 말하지 않는 내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샤워 후에 저녁식사는 꼬리곰탕과 소주 두 병.

마트에 들러 군것질거리 약간을 구입해 숙소로 돌아온다.

 

젊었을 적에도 해본 적이 없는 수다.

늙어서 만난 우리에게 무슨 얘깃거리가 이렇게도 많은지.

끝없는 대화가 이어지다가 누가 먼저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파도소리 때문에 더욱 운치 있었던 세화리의 밤.

 

 

 

 

넷째날, 2011년 10월 16일. 세화리-모슬포항, 총 111km (아래 지도, 고산에서 GPS방전).

감자떡과 귤 한 개씩으로 허기를 달랜 우리는

07:40경에 곧바로 라이딩을 시작한다.

모슬포항까지는 100km쯤으로 독도를 끝낸 다음이다.

해안도로와 한림항 등을 도는 거리를 10km정도로 보면

총 110km쯤 될 것이다.

08시부터 해 있는 시간은 총 10시간.

시간은 충분하다.

 

간밤, 세화리의 파도소리는 강풍이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해안따라 달리면서 보이는 수평면에 떠오르는 하얀 포말.

얼마나 크기에 수평면의 파도가 여기서도 보일까.

바람!!

한강변에서 큰바람이라 불렀던 것은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

 

 

 

강풍 안고 한 시간을 달려 식당 간판을 보고 들어간 곳,

월정리 어촌계 식당이다.

09시 다 된 시각에도 문은 아직 닫혀 있다.

잠시 물 마시며 바다 경치를 감상한다.

배고픈 것도 잊을 만큼 아름답다.

 

바람을 이용한 발전 설비, 풍차.

왜소해 보이지만, 날개 길이가 수십 미터에 이른다.

 

제주도는 콩 생산량이 많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노래도 있지만,

풀 매는 중에 가장 힘든 곳이 콩밭이라 한다.

콩잎이 넓어 바람이 통하지 않기 때문.

 

한방울 한방울 땀으로 수확한 콩, 바람에 검불을 날리고 있다.

 

한참을 더 가다가 나타난 문 연 식당은 포장마차형이다.

관광객들이 들르는 명소라는 이 포장마차에게 우리가 오늘의 첫손님이다.

회덮밥으로 충분한 아침 식사.

식당 한켠에서는 서빙 아주머니들께서 수입 문어를 손질하느라 바쁘시다.

 

 

 

제주시내 관통,

13일에 자전거 수리하느라 달렸던 거리가 눈익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1132도로 따라 달리는 데 무리가 없다.

어느새 애월.

이제 한림항이 머잖다.

제주도에서 조기 출하가 가장 많다는 한림항.

 

밟고 밟고 또 밟다보니, 한림항 간판이 나타난다.

곧바로 수산물처리장에 들어갔으나 새벽에 끝났다며 대꾸도 않는 현장 직원들.

친구야~ 조기매운탕이나 먹으며 속풀자.

주위의 권유로 찾아간 곳, 영림식당.

 

조기매운탕과 막걸리를 주문.

매운탕에는 커다란 생조기가 다섯 마리 들어있다.

서울에서는 조기값만으로도 매운탕 값이 넘겠다며 우린 웃는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 들어온 세 명 술손님은

우리한테 무뚝뚝했던 공판장 직원들이었다.

몇마디 대화를 하다가 그들에게 소주 막걸리 각 1병씩을 선물하고 자리를 뜬다.

주인아주머니는 조기가 필요하면 저들보다 싼값에 구해주겠다며 전화하라고 한다.

조기를 싸게 사려고 저들에게 술을 건넨 줄 아는 모양이다.

그냥 표정관리할 줄 모르는 순수한 모습이 좋아서 그런 줄은 전혀 모르는 듯한...

 

아래사진을 구글로 검색하자 -한림읍 협재리-로 나온다.

고산 부근이며, 바람이 특히 강한 지역이다.

이 바람을 이용해 수상스키를 즐기는 장면이다.

 

잔디 위의 텐트처럼 보이는 것은 수상스키에 이용하는 패러.

 

고산을 지나면

풍차와 함께 이 지역의 명물인 선인장 밭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선인장을 백년초라 부른다.

붉은 열매를 채취해

이를 쵸콜렛 등에 이용하기도 한다.

 

뉘엿뉘엿 해는 저물어 가고,

 

비온 뒤끝,

마늘밭 매느라 여념없는 아낙네에게

재선은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묻고 있다.

-고맙습니다. 제주마늘 많이 먹을게요-

-예, 많이 이용해주세요-

떠나면서, 받으면서 하는 인사에는 진심이 들어있었다.

 

풍차 돌아가는 소리를 가까이서 들어본 건 처음이다.

공포스러울 만치 쉭쉭거리는 음향이 크다.

 

아이고 친구야~~ 너무 노닥거렸다.

오늘 또 야간라이딩이냐? ㅎㅎ

그러면서도 웃고 즐거운 둘.

이제부터 모슬포까지 논스톱이다.

빨리 가서 부두식당 가야지 ㅎㅎ

 

남강여관에 우리 방 비워놓으라 부탁하고

곧바로 부두식당으로 직행.

오늘도 우리를 위한 부두식당의 서비스는 컸고,

우리는 홀서빙을 하던 고2 여학생에게 넉넉한 용돈을 주는 걸로 갚았다.

 

 

 

 

다섯째날, 2011년 10월 17일. 모슬포항-1100고지-용두암. 총 69km (아래 사진)

어젯밤,

소주 다섯 병을 비웠던 탓에 아침 컨디션이 무겁다.

제주시까지 짧은 거리지만

1100고지를 넘는 건 부담이다.

 

 

 

 

모슬포에서 중문까지 오는 동안

어제 먹은 소주 효과를 확실히 느껴야 했다.

연신 드나드는 화장실.

둘 다 마찬가지다.

오늘이 제주 마지막 밤이지?

피날레건 뭐건 하더라도 술은 그만이야~

이구동성이다.

 

중문에서 1100고지휴게소까지,

가파르지는 않아도 긴 오르막이다.

조금씩 오를 때마다 기온이 내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사진의 해발1100m 석물은 휴게소 정면에 있다.

GPS에는 고도 1087m로 되어 있었다.

 

휴게소에 들러 모카골드우유와 쵸컬릿으로 에너지 보충하고

다운힐 시작.

예상은 했었지만 너무 춥다.

턱이 덜덜거리고, 브레이킹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가락이 시려온다.

약 5km를 하강해 어리목정류장에서 몸을 녹여야 했다.

오를 때는 쉴 필요가 없었는데,

내려오면서 추위 때문에 쉬어야 했던 것이다.

 

 

 

15시경 제주시내 안착.

생선은 냄새날만큼 먹었으니 된장찌개를 먹자.

그러나 된장찌개에는 고등어구이가 부식으로 딸려나왔다.

과연 섬고장 제주도다웠다.

 

커피 마시며 한기에 오그라든 몸을 충분히 녹인 우리.

제주공항 앞 도로를 거쳐 용두암 일대를 순환하면서

갯바람과 열대수 풍경을 가슴 깊숙이 간직한다.

정말 좋았어.

친구가 좋았고, 제주도가 좋았어.

 

 

제주도 음식은 멸국과 벵어돔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대방어의 쫄깃한 맛도 그러하다.

적당한 라이딩 거리,

바다와 하얀 포말, 검은 바위가 만들어 낸 절경,

그리고,

맑디 맑은 공기는 폐와 기관지를 물로 빨아내듯 씻어주었다.

어찌 몸 뿐일까.

도심의 아귀다툼에 지친 정신을 정화시켜 준 것은 더욱 크지 아니한가.

 

김포공항 13:30 도착.

친구는 택시를 이용, 귀가하고,

나는 자전거 조립해서 방화동에서 한강공원에 진입, 귀가했다.

제주도와는 또다른 멋의 한강!!

 

인간의 3대 발명품 중의 하나라는 자전거!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성격과 체력을 주신 조상님께 감사드린다.

제주도 자전거여행을 마치면서

새삼 그런 감이 든다.

 

친구와 약속한 미국 동서횡단을 위해

더욱 부지런히 몸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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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10.21 20:41

    첫댓글 풀 스토리 버전으로 다시 올립니다!!

  • 11.10.22 11:24

    실 체험처럼 감동으로 와닿습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군요 . 강정마을 화순항을 6월 초에 다녀왔습니다.하하

  • 11.10.23 13:44

    사진을보며 머리속으로 상황을 그려봅니다.ㅋㅋ 멋진 여행이었을것 같구요~~ 저도 고문님과 같이 라이딩한것같은 착각에 빠질것같은 느낌 이었습니다. 즐감 했습니다 멋진 고문님 파이팅!!

  • 11.12.10 00:16

    멋져요 부러워요

  • 바람을 이용한 수상스키가 아니라 카이트보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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