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프로요, 과연 환영만 할 일일까?
삼성전자에서 드디어 갤럭시S와 A의 OS를 안드로이드 2.2 버전의 프로요로 업데이트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금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프로요 업데이트에 현재 삼성모바일닷컴은 네이버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됐고, 삼성모바일닷컴은 사이트가 폭주한지 오래지요. 삼성에서 가장 최근에 발매한 이후 꾸준히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으며, 이제는 그 인기가 식었다고는 하나 현재로선 가장 돋보이는 스마트폰인 갤럭시S이기에 당연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쩐지 이번 OS 업데이트가 갤럭시A와 S의 마지막 업데이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애시당초 프로요로 업데이트를 해주기로 삼성전자가 약속했던 시기는 10월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당연하게 삼성전자는 이러한 약속을 어겼고, 11월이 되기 전에 해준다던 업데이트는 11월이 반이 지나간 지금에서야 개시됐습니다. 이전의 쇼옴니아의 도입부터 OS 업데이트까지 상당히 방만한 자세로 대처하다 한 번 데였던 삼성전자의 처사치고는 참 어이가 없어뵈는 모습입니다. 물론 이용자들 입장에서야 비싼돈 주고 노예할부까지 끈어서 산 핸드폰을 업데이트 안해준다고 환불하거나 버릴수는 없는 노릇. 결국 칼자루는 삼성전자가 쥐고 있던 셈인데요. 그래도 갤럭시A와 S유저분들은 행복한 상황입니다. 전 옴니아2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T옴니아2만 해도 70여 만대가 판매됐다고 하는데, 이건 뭐 7만명이나 사용을 하고 있는겐지... 윈도우 모바일에 대한 업데이트나 지원은 6.5 이후 찾아보기 힘들며, 갤럭시탭 출시를 맞아 안드로이드 기반의 어플리케이션 샵은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여전히 옴니아2의 T스토어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는 것이죠.
일단 업데이트가 진행되 됐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것 참 씁쓸한 일입니다. 일단 내년 중에 갤럭시S의 후속버전이 나온다는 얘기는 이제 루머를 넘어 잠정적인 사실과 같이 굳어진 상태입니다. 아이폰5에 대한 루머가 돌면서 갤럭시S의 후속버전이라는 디자인 컨셉이 인터넷을 떠돌기도 했고, 갤럭시U네 어쩌네 하면서 한참 인터넷이 달궈지기도 했지요. 게다가 조금 있으면 삼성전자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OS로 무장된 더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폰이 대거 선보일 것이라는 얘기도 들려오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이제 곧 있으면 갤럭시S는 삼성전자의 주력상품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탭의 판매를 진행했습니다. 7인치의 태블릿PC, 상당히 매력적이죠. 넷북과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키보드와 크래들 등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한 저도 일단 갤럭시탭을 구매하고파 연신 정보를 모으고 다녔으니까요. 하지만 약정과 할부가 혼합된 개떡같은 요금제는 흥미를 가지고 있던 잠정 소비자들에게서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했고, 다양한 요금제로 소비자의 선택을 늘려주는척 한 T로그인 요금제는 실상 지불하는 금액이 우리의 예상과는 너무도 달랐던 것이 느껴지며 처음의 열정적이었던 팬들의 반응은 식을대로 식어버린 상태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도출할 만한 상황은 그나마 갤럭시탭이 안드로이드 OS를 채용했기에 같은 OS군이 갤럭시S의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 사용자들이 갤럭시탭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조만간 1,500만 명의 스마트폰 잠정 구매자들이 2년 약정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구매의 자유계약대상자로 풀려난다고 하니 갤럭시탭의 출시와 갤럭시S의 OS 업데이트를 맞춰 많은 이들이 삼성전자가 역시 사후관리를 잘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도 참 좋죠.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조금만 꽈서 생각해보면 이번 갤럭시S의 프로요 업데이트는 갤럭시S 사용자들을 위해서가 아닌 갤럭시S와 갤럭시탭의 잠정 구매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 그렇다면 문제는 이 정책이 잘 먹히지 않았을 때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정책이 실패를 한다면 이를 교훈삼아 기존 고객들에 대한 사후관리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신제품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해야 겠지만 삼성전자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과거 뉴SM5가 나왔을 때 삼성전자가 어떤 광고를 진행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바로 '낡은 것을 바꿔라'는 컨셉으로 기존의 차를 새로 나온 뉴SM5로 바꾸라는 것이었죠. 겉모습과 내부 기능을 아주 살짝만 바꾼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무작정 홍보를 진행한다면 소비자들의 시선은 어떻게든 돌릴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은 행동이죠. 게다가 그러한 계획은 조금씩이지만 진행되고 있는 것 같고요. 과연 삼성전자가 갤럭시S와 갤럭시탭을 언제까지 밀고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소비자를 생각하는 또 하나의 가족이 아니라 자기 주머니만 생각하는 또 하나의 용팔이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어쩐지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