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자동차 에어컨 원리

[미쓰정]

에어컨의 원리는 물리시간에 다들 배운 내용에 기초하며, 차량용이나 가정용이나 에어컨의 냉각원리는 동일합니다.

이 원리를 예를 들어 간단히 설명하면,

다들 손등에 알콜같은 액체를 뭍히면 해당 액체이 증발하면서

손등이 시원해 지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액체가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빼았기 때문으로,

열을 빼았긴 주변은 당연히 온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 현상은 액체가 기체로 변하기 위해서는 열을 필요로 한다는 자연원리에 기초하며,

이것이 바로 에어컨의 냉각원리입니다.

※ 참고로, 액체가 기체로 되는 현상을 "기화(vaporization)"라고 하는데,

    "기화"에는 증발과 끓음으로 나뉨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빨래가 마르는 것과 같이 액체가 표면에서 기체로 변하는 현상을 증발이라 하고

    액체의 표면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기체로 변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끓음이라고 합니다.

위의 예에서는 증발된 액체는 대기중으로 방출되므로,

지속적인 냉각작용을 위해서는 계속 액체를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에어컨에 주기적으로 액체를 계속 공급해 주는 것은 너무나 번거롭고 불편하기 때문에,

에어컨에서는 증발된 기체를 대기중에 방출하지 않고

다시 액체로 만들어서(액화: liquefaction) 순환시키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액화는 온도와 압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온도가 낮을수록 분자의 운동에너지가 떨어지고,

높은 압력이 가해질수록 분자간의 거리가 가까워 져서 인력이 커지게 되어,

액화가 보다 쉽게 일어납니다.

온도를 충분히 낮추면 어떤 조건에서도 액화를 시킬 수 있지만,

더운 여름날 팬만으로 온도를 충분히 낮춘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압력도 필요하게 됩니다.

(모든 기체는 "임계온도"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서, 

 일정 기온 이상에서는 압력만으로는 절대 액화를 시킬 수 없습니다)

위의 원리에 기초하여 보다 용이하게 냉매를 액화하기 위해,

에어컨을 구성하는 장치에는

온도를 낮추기 위한 응축기(condenser)와

압력을 가히기 위한 압축기(compressor)가 반드시 갖추어져 있으며,

냉매로는 보다 낮은 온도에서 기화되며, 보다 높은 온도와 낮은 압력으로 액화가 되는

성질을 가지는 액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냉매에 있어서는 가정용 에어컨과 다른 HFC-134a라는 물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이 냉매가 사용된 자동차 에어컨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1992년 이후이며,

1994년 이후에 제조된 전 차종의 자동차에서 이 냉매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레온 가스중의 하나인 CFC-12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물질이 공기중으로 방출되지 않고 전량 회수될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자동차 에어컨의 경우, 가정용 에어컨과 달리 심한 진동을 받는 악조건에서 가동되기 때문에

소량의 가스가 지속적으로 빠져 나가게 됩니다.

거기다가 큰 사고라도 나면 모든 가스가 공기중으로 방출되는 경우가 흔히 생기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CFC-12에서 HFC-134a로 냉매가 바뀐 것은

환경보호라는 측면에서 참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이 더 적은 HFO1234yf라는 새로운 냉매가 발표)

이 HFC-134a은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특성 이외에도,

타거나 폭발하지 않으며, 독성 및 부식성도 없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제 에어컨과 관련된 장치와 연관해서 작동원리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1. compressor(압축기)

    compressor는 엔진과 벨트로 연결되어 있어서 엔진이 회전하면 동시에 가동되는데,

    compressor는 가스상태의 냉매를 압축해서 고온고압의 가스로 만듭니다.

    제 차의 compressor는 얼터네이터 아랫쪽에 있습니다.
 

compressor를 통해 고온고압 상태의 가스상태의 냉매는

    에어컨 파이프를 통해 차량 전면부(번호판 뒤)에 있는 condenser로 보내집니다.

    참고로 condenser는 라디에이터와 겹쳐서 설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라디에이터의 앞부분에 존재합니다.

2. condenser(응축기)

    condensor에 보내진 고온고압의 냉매가스는 주행중에 맞게 되는 바람 및 condensor에 있는

    냉각팬에 의해 급속히 냉각되어 액체상태가 됩니다.

    condenser를 거친 냉매는 반드시 액체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compressor의 압력이 부족하거나 condensor의 팬에 문제가 있거나 해서,

    냉매가 액체상태가 되지 못한 경우에는, 제대로 냉각기능이 발휘되지 않습니다.

3. receiver tank(리시버 탱크)

    receiver tank는 여분의 냉매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용기인데,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compressor는 엔진과 연결되어 엔진의 힘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compressor의 회전수는 일정하지 않고 변동폭이 큽니다.

    그 결과 condenser에 전달되는 냉매의 압축상태는 항상 일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외부 기온에 따라서도 냉매의 온도도 달라지게 됩니다.

    제대로 압축되지 않은 상태 혹은 지나치게 고온의 냉매가 condensor에 흘러들 경우,

    100% 액화시키는데 실패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문제는 기체상태의 냉매가 evaporator에 흘러 들어가게 되면 냉각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입니다.

    receiver tank에서는 액체상태의 냉매와 가스상태의 냉매를 분리하여,

    액체상태의 냉매만을 걸러서 다음 단계로 보내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의 기능 이외에, receiver tank에는 여과기 및 건조제가 들어 있어서,

    에어컨 고장의 주범인 수분, 먼지 등의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4. expansion valve(확장 밸브)

    이물질이 제거된 액체상태의 냉매는 expansion valve에 보내집니다.

    expansion valve는 evaporator(앞으로 소개)바로 옆에 붙어 있는데,

    이 장치는 작은 반경의 구멍으로 냉매를 통과시켜,

    냉매를 저온저압의 미세한 물방울 형태로 바꾸는(분무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expansion valve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지금까지 통과했던 파이프보다 훨씬 지름이 좁은 곳을 냉매가 통과하게 되면서,

    액체상태의 냉매가 분무기로 뿜는 것 처럼 미세한 물방울 형태로 분사되게 됩니다.

    이렇게 분무하는 것은 쉽게 기화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5. evaporator(증발기)

    이 미세한 물방울 형태의 냉매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evaporator로 보내지고,

    이 냉매를 순식간에 증발시키는 것으로 주변으로부터 열(기화열)을 빼았게 됩니다.

    참고로, 이 evaporator는 라디에이터의 코어부분처럼 많은 핀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방열성(열을 방출하는 성질)이 뛰어납니다.

    열을 빼았기면서 evaporator는 거의 얼음덩어리와 같이 변하게 되고

    blow fan을 통해 이 evaporator의 냉기를 실내에 전달하는 것으로

    시원한 바람이 나오게 됩니다.

증발된 냉매는 처음 위치인 compressor로 보내지고, 앞에서 설명한 싸이클이 반복되게 됩니다.

참고로 위의 장치들간은 주로 금속파이프(알루미늄 혹은 구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일부구간은 충격흡수를 위해 고무호스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앞에서 설명한 냉각 싸이클 동안 냉매는

(가스)⇒(액체)⇒(미세한 물방울)⇒(가스)로 변환되게 됩니다.

 
 
아래는 제 차의 엔진룸입니다.
 

대다수의 에어컨 관련 장치들이 엔진룸 깊숙이 숨어있어서 보이지 않습니다만,

라디에이터 앞 부분에 condenser가 있으며,

얼터네이터(alternator)아래쪽에 compressor가 있습니다.

제 차의 경우, compressor바로 오른편에 receiver tank가 있는데 사진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evaporator는 엔진룸이 아닌 조수석 앞의 수납공간 쪽에 있으므로 보이지 않습니다.

참고로, 히터의 히터코어와 마찬가지로,

이 evaporator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먼지등의 이물질이 붙게 되면,

에어컨에서 안좋은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에어컨 필터를 교환해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이 경우 근본적인 해결책은 evaporator를 청소하는 것입니다.

보통 evaporator는 엔진룸 깊숙이 들어가 있어서 찾기도 힘들거니와,

깨끗하게 청소하기 위해서는 evaporator를 떼어내야 하는데,

이렇게 떼어내는 경우 냉매가 새어 나오게 되므로 장비없이는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evaporator를 개인이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업자에게 부탁한다고 해도 비용이 적지 않게 발생하게 됩니다.

아래의 URL에 들어가면 evaporator를 청소하는 작업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http://izumi.car-denso.net/jomu/sagyo/aircon/cleaning.html

참고로, 이 receiver tank의 최상부에는 sight glass라고 불리는 냉매점검용 창이 있어서,

액체상태의 냉매가 통과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sight glass가 receiver tank위가 아닌, 에어컨 파이프 상에 존재하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 참조)

이것으로 냉매의 양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에어컨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가장 먼저 이 sight glass를 통해 냉매의 양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냉매가 적정량의 경우

     – 공회전시에 극히 소량의 기포가 흐르며, 엔진 회전수를 올리면 (1500 RPM 이상) 

        기포가 없어지며 냉매가 투명하게 보인다.

(2) 냉매가 부족한 경우

     – 엔진 회전수를 올려도 기포가 보이며, 탁한 흰색을 띤다.

(3) 냉매가 과충전된 경우

     – 공회전시 기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언뜻 점검방법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경험없는 사람이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제 차의 경우에는 receiver tank 위쪽에 sight glass가 있으며,

차량의 메뉴얼에 "(에어컨 냉매량 점검창)"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메뉴얼에 언급될 정도라면 일반 사용자도 점검이 가능하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본네트를 열어서 찾아보았는데,

sight glass위에 먼저가 쌓여 있어서 대충 닦아냈더니 창 같은 것이 실제 있더군요.

[에쑤]

완전 자세 합니다 ㅎ

[수지용가리]

대단하십니다....^^

[오오[배주영]]

헉~~~짝짝짝 좋은 정보 감솨~~~

[차살까[진영]]

와우~~~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번 정독 열씨미 하겠습니다. 감사감사..^^

[박성현]

와우~~~~~~~~~~~~~~~~~~~~~~~~~~~~~~~~~~~정말 정성이 대단하시네요~~~~ 덕분에 좋은정보 얻어갑니다~~~

[시아짱]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근데 아직도 풀리지않는 궁금한 점이있습니다 ...요즘 차에는 풀오토 기능이 있는데요
AUTO 스위치를 누를경우 겨울에도 A/C - REST 버튼에 불이 들어 오는데 이경우는 컴프레서는 작동안하나요?그래서 연료를 더 안먹나요 또 주행중 (80킬로이상) 꺼저있던 에어콘 키면 컴프레서가 고장은 안날까요?습도도 조절한다는데 맞나요? 앞유리에 습기,성에가 안껴서 좋긴합니다만 ,,,,매번A/C 눌러 끄지않아도 되겠죠?
마지막으로 에어콘 키면 냄새날때 주행후 엔진 끄고 REST버튼 눌러 놓으면 몇분간 송풍이 작동되어 냄새가 어느정도 없어지는데요 원리가 뭐죠?

[창조적방랑자]

신형차량 공조기는 잘 모르겠는데, E/C아닌가요??
E/C에 불이 들어오면 ECONOMY모드라고 해서 컴프레서가 작동하지 않아서 주로 난방에 쓰이구요,
불이꺼지면 컴프레서가 동작을 하게 되어 주로 냉방에 사용을 하게 됩니다.
다만, 너무 장시간 E/C를 사용할 경우 컴프레서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한달에 한두차례 15분 정도 가동시켜 주시면 됩니다.
REST는 엔진정지 이후에 잔열을 이용하여 난방을 할 수 있는 기능인데, 시동을 끄고 나서 사용하면 공조기 내를 뜨거운 바람으로 건조시켜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습기 및 곰팡이 제거에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