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층층마다 모두 다른 주제로 전시를 하니
층층이 오르내리며 관람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매 층마다 전시실 문은 육중한 수장고의 문 형태라서
들어설 때의 기분이 마치 비밀스런 장소로 들어서는 기분이다
<풍경을 그려내는 법>은 3층에 위치 해 있다
미술은행 소장품이 전시된 공간이다
3개의 주제로 전시장을 꾸몄다
'풍경의 해석'
'시선과 색채'
'재료의 변형'
첫 번째 섹션 '풍경의 해석'이다
강운 화백의 작품 명은 '공기와 꿈'이다
한지라는 재료가 지닌 한계를 극복한 작품이라고 해야할까
자른 한지를 무한반복 덧붙여서 독특한 질감을 나타낸 작품이다
뭉게뭉게 몽실거리는 구름들이 마치 꿈을 꾸듯 아늑하게 느껴진다
사진이라서 작품의 전체적인 질감이나 느낌이 잘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
이 작품의 제목은 무엇이라고 상상하시는지....
'어떤 도서관'
유근택 화백의 작품이다
처음 이 작품 앞에 섰을 때는 그냥 추상화구나 생각하며 무심코 보다가 제목을 보고 다시 뒤로 물러났다
그랬더니 정말 도서관 안에 내가 서 있다
빼곡한 서가의 책들만 언뜻 눈에 들어오다가 또 깜짝 놀랐다
수많은 사물들이 여기저기 숨어있다
사람도 보인다
옷걸이에 걸린 옷도 보인다
설마하며 자세히 보니 변기도 보인다
사람의 눈도 찾아낼 수 있다
이 작품의 기법은 한지를 여러겹 붙이고 솔로 긁거나 철로 그어 독특한 질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손으로 나도 흔적을 남겨보고 싶은 그런 충동이 인다
'달빛'
이택상 화백의 작품이다
이택상 화백은 특이하게도 목탄으로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작가라고 한다
이 달빛을 표현하기 위해 폭포를 선택하고
수없이 반복된 겹칠로 폭포 주변의 바위 계곡을 만들고
마지막 달빛을 받으며 쏟아지는 폭포의 물을 저리도 사실적로 표현했다
아무것도 칠하지 않고 남겨둔 부분이 세차게 쏟아지는 폭포물이라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은가
부드러운 달빛이 폭포에 내려앉으면 이렇게 강렬하게 살아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섹션은 <시선과 색채 >이다
김병종 화백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한지로 부조를 만들어 색을 입혔는데 전체적으로 동양적인 느낌이 강하고
뭔가 사유하는 듯한 분위기가 마음을 정갈하게 만들어 줬다
이제 마지막 섹션 '재료의 변형' 이다
이런 것들도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구나 하며 생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섹션이다
금속이나 보석 등으로 제작한 그림은 유난히 반짝반짝
스와보브스키로 제작했다는 이 작품 앞에서 누군가는
제작비용을 생각하면서 이 작품의 가치를 계산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냥 아름답다
이 작품은 노선경 화백의 작품이다
처음엔 그냥 단순한 추상화작품인가 보다 하며 다가갔다가 깜짝 놀랐다
한땀한땀 바느질로 완성한 작품이다
화려한 무늬의 패브릭에 바느질로 영감을 이어간 작가의 손놀림이 그대로 느껴지는 작품이다
최소영 화백의 작품 ' 푸른 풍경'
산도 보이고 수많은 건물이 있는 소도시같기도 하고
바닷물 일렁이는 항구도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푸른 풍경
아! 그렇다 이 작품의 소재는 온통 블루진이다
최소영 화백은 청바지 작가로 불릴 만큼 청바지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을 제작했다
이 곳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왜 이제껏 몰랐을까 하며 진작에 오지 못한 후회가 들 정도로
이 곳을 관람한 만족도가 너무나 높았다
수장고의 문을 여는 순간, 아니 수장고로 들어서는 순간
우린 작품 속에서 품어져 나오는 환희의 교향곡을 듣는 기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