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부르는 초응급질환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일부 벽이 약해져 혈관벽이 늘어나 풍선처럼 부푼 상태를 말한다. 풍선이 부풀다 보면 터지는 것처럼 뇌동맥류도 파열될 수 있는데,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을 불러 안타까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파열의 위험이 있거나 일단 파열이 됐다면 적극적인 수술 및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고학철 교수와 함께 뇌동맥류의 진단과 수술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5년 사이 70% 가까이 증가한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푼 상태를 말한다.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I671 파열되지 않은 대뇌동맥류)는 최근 5년 사이에 70% 가까이 증가했다.(2018년 98,166명→ 2022년 165,194명) 신경외과 고학철 교수는' 초고령 사회에 따른 노인 인구의 증가, 식생활 서구화,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뇌동맥류가 늘고 있습니다' 고 설명했다.
유전적 요인, 혈관 기형, 스트레스 등 원인
뇌동맥류의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나이, 고혈압, 흡연, 동맥경화,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등이 동맥류를 유발한다고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도 혈관 기형, 모야모야병, 고혈압 등이 뇌동맥류를 일으킬 수 있다. 뇌혈관에 동맥류가 생긴다고 해도 터지기 전에는 환자가 직접 느낄 수 있는 자각 증상은 거의 없다. 증상이 없어 보통은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뇌CT나 뇌MRA로 확인 가능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뇌혈관단층촬영(CT)이나 뇌혈관자기공명영상촬영(뇌MRA)를 통해 손쉽게 확인이 가능하며,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운다. 크기가 작은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정기적인 검진으로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문제는 파열 가능성 있거나 이미 파열된 뇌동맥류다.
파열 위험 있거나 파열된 뇌동맥류 수술적 치료가 유일한 답
뇌동맥류의 크기가 3mm 이상으로 크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하게 불규칙할 때, 뇌동맥류가 잘 터지는 위치에 생겼을 때는 파열 가능성이 커지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뇌동맥류가 이미 파열됐다면, 이는 촌각을 다투는 위급질환으로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생전 처음 겪는 머리가 깨질듯한 극심한 통증, 구역과 구토, 갑작스러운 의식저하, 경련, 발작, 마비와 언어장애 등이 파열 증상이므로 이럴 때는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두 가지 수술법 중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선택해야
수술법은 뇌혈관내 코일색전술과 개두술을 통한 클립결찰술이 있다. 최근에는 뇌혈관내 치료 기법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코일색전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미세도관을 삽입한 후 뇌동맥류를 코일로 틀어막아 치료한다. 다만 코일색전술을 모든 뇌동맥류 환자에게 시행하기 어렵다.
개두술 통한 클립결찰술이 더 유리한 경우
개두술로 머리뼈를 연다고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뇌동맥류에 이물질을 삽입해 파열을 막는 코일색전술보다 혈전 발생률이 낮다. 또 문제가 되는 부분을 미세 현미경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대처할 수 있어 뇌동맥류 치료 성공률이 높다. 개두술을 통한 클립 결찰술은 ▶동맥류 입구가 넓을 때, ▶동맥류가 작고 복잡할 때, ▶동맥류가 클 때, ▶동맥류로 뇌 신경 압박 증상이 있을 때, ▶신장 질환으로 조영제 사용이 어려울 때, ▶뇌동맥류 파열 후 뇌내 출혈 등을 동반해 뇌혈종 제거가 필요할 때 시도한다. 고난도 수술인만큼 임상 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전문 의료진에게 진료 받는다.
클립결찰술의 수술기법
뇌동맥류의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전방순환계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테리온 접근법(Pterional approach)을 통해 시행한다. 피부 절개는 귀 앞쪽 광대뼈 부위부터 머리 중앙선까지 이마 뒤쪽(헤어라인 안쪽)으로 시행하며, 안면신경, 천측두동맥 손상에 주의해야 한다. 의료용 기구를 사용하여 두개골 및 뇌를 싸고 있는 경막을 열고 나서 미세현미경 하에 클립결찰술을 시행하게 된다. 뇌 및 뇌혈관의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미세현미경, 미세수술기구, 수술 중 감시장치 등을 통해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한다. 그 외에도 후방순환계 뇌동맥류나 전방순환계 뇌동맥류 중에서도 크기가 큰 뇌동맥류의 경우 다른 접근법을 통해 시행하고, 필요시 혈관문합술을 통한 혈류 우회로를 형성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질환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나 비만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인 병원 방문을 통해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금연, 금주,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고학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