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사회복지인’ 어떤 대화 오갔나
“발달장애 아들 낮은 장애등급”...이대통령 “평가위원 위촉” 즉석 지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사랑의 열매 전달식 및 사회복지인 격려 오찬’ 시간에는 ‘사회복지 talk talk'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과 사회복지인들 간의 대화 시간이 마련돼 여러 가지 바람과 제안이 쏟아졌다.
월계종합사회복지관의 김선하 사회복지사는 복지관에 지난 추석 때 봉사활동을 다녀가 김윤옥 여사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정부에서는 무료급식에 따른 식비만 주는데 조리인력에 대한 인건비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정규 사회복지사는 “이대통령님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노숙인 연극치료 마지막 공연에 오셔서 격려해 주었던 일이 생각난다”며 “많은 노숙인들은 실패를 많이 겪어 자존감을 높여줘야 하는 만큼 이들의 사회복귀를 위해 격려하고 보듬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와 관련 여성노숙인들을 돌보고 있는 한 참석자는 노숙인 정책이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음을 지적하며 여성노숙인 상담보호센터 설치에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현장에서 근무하며 겪는 보람의 순간과 안타까운 순간도 소개됐다. 장애전담보육시설의 보육교사는 모든 장애 아동, 특히 뇌병변 장애를 지닌 아동이 조금씩 변화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고,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일시보호소의 한 사회복지사는 남아보다 여아를 선호하는 탓에 많은 남아들이 입양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발달장애를 지닌 아들을 키우다 사회복지사가 됐다고 소개한 뒤 “발달장애 아들은 지능이 있기 때문에 등급을 매기다보면 글씨도 알아보고 그림도 알아봐 높은 등급을 못 받는다”며 “그래서 장애등급이 낮아져 혜택을 많이 못 본다”고 개선을 요청했다.
자신을 14년차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한 한 사회복지사는 “최근 무분별하게 사회복지사가 배출돼 문제”라고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발언을 모두 경청한 이명박 대통령은 각각의 요청사항을 배석한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에 챙겨보라고 말한 뒤, 특히 발달장애 아들의 장애등급 탈락에 대해서는 “저런 분들을 평가위원회에 위원으로 위촉시켜야 한다"며 "그래야 저런 애로사항도 반영되고 실질적인 것이 가능하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