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을 한번 더 갔다. 그러니까 도합 세 번을 간 셈이다. 세 번을 갔으니 침도 세 번 맞았다. 대학 병원 진료 예약은 이미 취소를 했다. 그 이유는 한의원 치료로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다니던 정형 외과에 한번 더 가 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였다. 그런 이유로 그랬지만 결과적으로 한의원 치료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침을 세 번 맞고난 후에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다니던 정형 외과에 한번 더 가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그러던 찰나 누나한테서 전화가 온다. 대전에 허리 사랑 병원이 있다고 거기를 가 보라고 한다. 사실은 한의원에서 첫날 침을 맞고난 후에 누나한테 만은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화를 했었다. 그날, 한의원 치료를 하고온후 집에서 점심 먹고 잠깐 누워서 쉬고 있다가 그만 깜빡 잠이 들었던가 보다. 전화가 왔었고 누나였고 잠결에 전화를 받은것 같은데 대뜸 한다는 소리가 허리 사랑 병원에 가 보라는 것이었다. 내가 잠결에 받는 전화인줄 알고 누나도 더 이상 얘기는 안하고 전화를 끊는다.
나는 그때 그런 누나가 한 말을 속으로는 무시했다. 가까이에 대학 병원이 있는데 굳이 왜 병원을 거리도 먼 대전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다 거기서 거기일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그로부터 하루 지난후 한의원에 갔고 또 하루가 지난후 한의원을 또 갔다. 오늘도 한의원 치료를 받고온 후 집에 막 와 있는데 궁금했는지 누나한테서 전화가 온다. 대학 병원 진료 예약은 취소 했다고 하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왔다고 하고, 그래도 여전히 차도는 없는것 같다고 하고, 그래서 다니던 정형 외과를 한번 더 가 볼려고 한다고 했더니, 허리 사랑 병원에 가 보라는 얘기를 또 한다. 누나도 과거에 매형하고 거기에 가서 척추 MRI도 찍었는데 디스크가 왔다고 한다고 하고, 약 처방을 받았는데 통증이 있을 때만 약을 먹는데 약 먹으면 통증은 없어진다고 하고, 약 남은게 있는데 줄테니 와서 가져 가라고 하길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서 먹는게 약인데 내가 먹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나는 누나의 그 말을 속으로는 무시해 버린다.
세 번째로 한의원 치료를 받고 왔지만 통증은 여전하고 걷기가 불편하고 제대로 걸을 수가 없기는 매 한가지다. A하고 통화도 했다. 그러다가 누나가 말한 허리 사랑 병원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다. 대전에 있는 척추 전문 병원이었다. 내친 김에 가까이에 있는 대학 병원도 검색을 해보고 다른 한 곳도 마찬가지로 검색을 해봤다. 의료진에 대한 면면도 유심히 살펴 봤다. 그런 후에 A하고 통화를 해봤다. 내 얘기를 듣더니 허리 사랑 병원으로 가 보라고 한다. 대학 병원 보다도 오히려 거기가 더 나아 보인다고 한다. 내 생각도 그런 쪽이다. 처음에는 누나의 그런 말을 무시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까 오히려 누나 말이 맞는것 같다. 한의원 치료를 처음 받고 왔을때 그때 누나가 했던 말을 무시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 때 바로 누나가 말한 병원에 갔었더라면 지금보다는 고생을 덜할게 아니었겠는가? 날이 밝으면 누나가 말한 병원에 예약도 하고, 당분간 고통을 달랠수 있도록 누나가 먹다가 남은 약도 가질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