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학명: Zizyphus jujuba var. inermis (Bunge) Rehder]는 갈매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이다. 대추는 ‘대조(大棗)’란 한자 이름에서 왔다. 조목(棗木)이라고도 하고 열매의 색이 붉다 하여 홍조(紅棗)라고도 한다. 열매인 대추를 조(棗), 대조(大棗), 목밀(木蜜), Jujube-tree이라고도 한다. 대추나무 목재는 치밀하고 단단하여 방망이나 떡메 등 높은 강도가 요구되는 기구 어디에나 쓸 수 있다. 목재의 색깔은 붉은빛이 강하므로 요사스런 귀신을 쫓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벽조목(霹棗木)이라 하여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부적을 만들거나 도장을 새기면 불행을 막아주고 병마가 범접할 수 없는 상서로운 힘을 갖는다고 믿었다.
《임하필기(林下筆記)》에 보면 점을 칠 때 쓰는 12개의 바둑돌 모양의 영기(靈棋)란 도구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다고 했다. 옛날 우리 시골 마을에는 감나무와 함께 대추나무를 마을의 대표나무로 널리 심었다. 대추는 식량으로 먹을 수 있고 약으로도 쓸 수 있어서다. 대추는 늦봄에서 초가을에 걸치는 짧은 계절 사이에 풋풋한 초록 열매로 출발하여 빨갛게 익는 장년을 거쳐, 가을이 깊어 가면서 온통 주름투성이로 생을 마감한다. 그 모습이 마치 인생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여 보기만 해도 약이 될 것 같다. 대추나무와 비슷한 종류로 야생에서 자라는 묏대추는 대추나무보다 키가 훨씬 작으며, 흔히 관목상태로 턱잎이 길이 3센티미터 정도의 날카로운 가시로 변해 있다. 열매도 대추보다 작고 짧은 타원형이나 원형에 가깝다. 꽃말은 '처음 만남'이다.
대추나무에 관한 민속, 속담, 격언을 찾아보면 폐백시 시부모가 새댁의 절을 받고 새댁에게 대추를 던져주어 아들낳기를 기원한다. 정월대보름과 오월 단오날에 대추나무의 줄기가 양갈래로 갈라진 틈에 돌을 끼워 주는 것이 대추나무 시집보낸다는 민속이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부적을 만들어 차면 모든 병마에서 지켜준다. 대추방망이를 문에 걸어 놓으면 잡귀신이 아진다. 대추 세개로 한끼 요기를 한다. 삼복에 비가 오면 보은처녀의 눈물이 비오듯이 쏟아진다. 대추씨 물고 삼십리 간다.
대추는 열매가 많이 열리므로 풍요와 다산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또한 관혼상제 때 필수적인 과일로 다남(多男)을 기원하는 상징물로서 폐백에 쓰인다. 보통의 대추나무는 물에 뜨는데,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물에 가라앉는 것이 특색이라 이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도장을 새겨서 쓰면 행운이 온다고 해서 비싼 값을 호가하고 있다. ‘대추나무 방망이’라는 말은 어려운 일에 잘 견뎌 내는 모진 사람을, ‘대추씨 같은 사람’은 키는 작으나 성질이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을 가리킨다. 대추를 제사상에 올리는 이유로 대추(棗)나무는 암수가 한 몸이고, 한 나무에 열매가 엄청나게 많이 열리는데 꽃 하나에 반드시 열매가 맺히고 나서 꽃이 떨어진다. 헛꽃은 절대로 없다. 즉,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고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추는 통 씨여서 절개를 뜻하고 순수한 혈통과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대추는 붉은 색으로 임금님의 용포를 상징하고 씨가 하나이고 열매에 비해 그 씨가 큰 것이 특징이므로 왕을 뜻한다. 왕이나 성현이 될 후손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의미와 죽은 혼백을 왕처럼 왕처럼 귀히 모신다는 자손들의 정성을 담고 있다. 또한 자기의 꾸준한 노력으로 꼭,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의미도 있다.
《고려사》지(志)의 길례대사에서 제사의식을 기록한 것을 보면, “제사상 맨 앞 일렬에는 대추, 소금, 마른 고기, 흰떡을 놓는다”라고 했다. 조선조에 들어서도 종묘에 제사를 지낼 때는 대추가 빠지지 않았고, 과일을 놓는 순서도 조율이시(棗栗梨枾), 혹은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하여 항상 대추가 첫 번째였다.
계획 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여기저기 빚이 생기면 “대추나무 연 걸리듯 한다”라는 말을 쓴다. 연날리기는 설날에서 보름사이의 추운 날에 하는 민속놀이다. 잎이 진 겨울 대추나무는 잔가지가 많고 가시까지 달려 있어서 빚쟁이에게 줄 돈 뭉치처럼 걸핏하면 연이 잘 걸렸던 탓이다.
벼락맞은 대추나무(벽조목霹棗木)는 단단하기가 돌보다 더해 도끼나 톱으로도 쉽게 쪼개거나 자를 수 없다. 벽조목을 지니고 있으면 악귀를 쫓아준다는 전통적인 믿음 때문에 도장 재료로 인기가 있으나, 그 이면에는 단단하기 때문에 한번 파놓은 글자가 마모되지 않아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실용적인 특성이 있다.
나무가 벼락을 맞을 확률은 생각보다 낮다. 나무 중에도 벼락은 어린 나무보다 대개 키가 큰 나무에 떨어진다. 일부에서는 오래된 나무에는 어린나무보다 철분성분이 많아 벼락을 맞을 확률이 높다라고 말하지만 이는 정확한 말이 아니다. 벼락은 공중의 ‘전자’와 지표면의 ‘양전하’가 서로 접촉했을 때 발생하게 된다. 벼락이 일어날 수 있도록 공중의 전하를 끌어 당기는 지상의 ‘양전하’는 보통 뾰족하게 올라와 있고 주위보다 높은 곳으로 모이는데, 이 때문에 벼락은 높이 서있는 나무나, 철탑, 피뢰침 등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벼락이 한번 칠 때의 전기량은 보통 전압 10억V(볼트), 전류는 수만A(암페어)에 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5천A의 비교적 약한 벼락의 경우 1백W(와트)의 전구 7천 개를 8시간 켤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만약 나무에 이런 벼락이 떨어지게 되면 나무는 폭발하듯 갈라지고 불타게 되는데 이는 수 억 볼트의 전류가 나무 속 수맥을 따라 흐르면서 나무가 가진 전기 저항으로 인해 엄청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 수 천 도까지 올라가는 열기로 인해 나무가 가지고 있던 수분은 순식간에 증발되며 수축하게 된다. 이 때문에 나무는 속까지 검게 타며 아주 단단하게 변하게 된다. 대추나무는 본래도 생명력이 강해 고목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나무에 비해 밀도가 높은 단단한 나무인데, 벼락을 맞으면 더욱 단단해져 아무리 작은 조각이라도 물에 가라앉는 특성을 띄게 된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등지에 분포하고,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란다. 높이 7~8m까지 자라며 수피는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며 길이 2~3cm의 달걀꼴 또는 긴 달걀꼴로서 광택이 있고 끝이 뾰족하며 밑이 둥글다. 잎의 좌우가 같지 않으며 3개의 잎맥이 뚜렷하고 가장자리에 뭉뚝한 톱니가 있다. 잎자루에는 가시로 된 턱잎이 있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에 연한 녹색의 꽃이 피는데, 양성화이고 지름 5~6mm로 10개 내외로 취산화서(聚繖花序)를 이룬다. 꽃잎은 꽃받침조각보다 작으며 각각 5개이다. 열매는 길이 2~3cm로 타원형의 핵과(核果)이며, 9~10월에 녹색이나 적갈색으로 익는다.
생약명(生藥銘)은 대조(大棗)이다. 자양, 강장, 진해, 진통, 완하(緩下), 해독 등의 효능이 있으며 기력부족, 가슴이 울렁거리는 증세, 전신통증, 흉복부 통증, 불면증, 근육의 경련, 목이 쉬는 증세, 목이 붓고 아픈 증세, 입안이 마르는 증세, 변비, 약물중독 등에 쓰인다. 여름에 더위를 먹어 밥을 먹지 못할 때 대추잎을 찧어 즙을 내 물에 타서 마시면 효과가 있으며, 혈압강하제 역할을 하여 고혈압을 예방할 수도 있다고 한다. 묏대추의 씨를 말린 것으로 잠이 안 올 때 이 씨를 갈아 따뜻한 물에 타서 먹으면 잠이 잘 오고, 거꾸로 잠이 많이 올 때는 묏대추의 열매를 날것으로 먹으면 효과가 있다.
적자색으로 익으면 그냥 먹어도 당도가 높아 과일로서 제몫을 충분히 한다. 더불어 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대추만큼 널리 쓰이는 것도 없다.《동의보감》에 보면 말린 대추, 생대추, 대추씨, 대추나무 잎까지 모두 약재로 쓰인다. “말린 대추는 속을 편안하게 하고 지라에 영양을 주며 오장을 보한다. 의지를 강하게 하고 여러 가지 약을 조화시킨다. 생대추는 쪄서 먹으면 장과 위를 보하고 살이 오르게 하며 기를 돕는다. 생것을 많이 먹으면 배가 불러 오르고 설사를 한다”라고 했다. 대추씨는 3년 묵힌 것을 구워서 복통과 나쁜 기운을 다스리는 것 등에 썼다. 대추나무 잎은 가루를 내어 먹으면 살이 내리고, 즙을 내어 땀띠에 문지르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묏대추씨는 속이 답답하여 잠을 못잘 때, 배꼽 아래위가 아픈 것, 피 섞인 설사, 식은땀 등을 낫게 한다. 간의 기운을 보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
대추의 성분 중 c-AMP가 일반식물보다 1000배이상 다량 함유하며 그외 당류, 유기산 등이 들어있다. 민족의 삼색과일중 하나로 생식하거나 대추밥, 대추인절미, 대추전병, 대추약밥, 조란(다과)를 만든다. 열매를 약용하며 불면증과 신경과민에 진정효과와 항종양 및 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다. 근력강화와 간보호기능이 있다. 열매를 날것으로 먹거나 요리, 단자 등에 사용한다. 오래 두고 쓸 때는 말려서 보관하는데 한 번 쪄서 말리면 비교적 오래 저장할 수 있으며 특히 찬 이슬을 맞고 건조한 것이라야 양질의 대추가 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산제, 환제 또는 고제(膏制)로 하여 사용한다. 술을 담가서도 쓴다. 복용 중에 민물고기, 파, 현삼을 금한다.
[참고문헌:《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우리 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김영사)》,《Daum, 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추석 기분이 납니다))))
고봉산님
대추나무 공부도 알뜰하게 했습니다
꽃이 핀 자리는 반드시 열매가 달리고 다산보다 다남의 의미가 크며 다듬이 방망이 등 단단한 목재로 널리 쓰인다는 사실을 이제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