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영화 <야바>
제 아무리 열성 영화팬이라고해도 '아프리카 영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척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당. 한때 우리나라 영화학도의 지침서가 되었던, '필명 구회영-본명 김홍준'교수의 <<영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두세지 것들>>이라는 책에 언급된 아프리카 영화만 하여도 겨우 세 작품에 불과. 부르키나 파소의 '이디리사 우에드라오고' 감독의 <틸라이( Tilai·90년)>, 세네갈의 우스만 상벤 감독의 <세도 ( Ceddo·76년)>, 말리의 술레이만 시세 감독의 <밝음( Yeelen·87년)>이 전부입니당. 여기에 더 꼼꼼히 찾아본다면 프랑스와 알제리아의 합작품 <토벽> 같은 작품 정도.... 물론, 주위에서 이런 영화를 실제로 본 사람을 만나기란...
아프리카 영화 한편이 정식으로 수입되어 극장에서 개봉 한다니 놀랄따름... 이디리사 우에드라고 감독의 <야바( Yaaba)>라는 영화. 이광모 감독의 백두대간이 36번째로 수입한 '아트' 영화라고 합니당..흔히 아트영화를 수입한다져..
'야바'는 버키나 파소 말로 '할머니'라는 뜻이다. 영화의 내용은 <타잔>같은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 마을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일상적인 삶. 마을에는 이런 저런 일이 있으며, 집안마다 이런 저런 사연이 있는 것은 생활수준의 차이일 뿐이지 사람사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볼 수있는 광경. 이곳에 한 할머니가 마을에서 쫓겨나 황무지에서 혼자 살고있고, 태어나면서부터 천생'고아'였던 이 할머니와 마을 소년 하나가 우정을 쌓아가죠. 그러던 중에 소년을 따르던 사촌 여동생이 파상풍에 걸려 생명이 위독해지자 마을 사람들은 이것이 모두 '마녀'인 할머니 때문이라며 분개합니당. 토속적 샤마니즘과 과학적인 생활이 공존하는 아프리카 원주민 마을에서의 아기자기한 삶들이 지구 반대편 영화팬에게도 따뜻한 감동의 시간을 전해줄 것으로 생각되옵니당.
이번에 소개되는 우에드라고 감독의 <야바>는 언뜻보면 줄거리와 영상이 아마추어적일 만큼 단순 하지만, 자신이 태어난 버키나 파소의 가난하고 순박한 삶의 결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흩어져 있는듯한 영화적 요소를 따뜻한 감성으로 조화롭게 완성하구 있져. 이러한 감독의 재능은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으며 영화불모지일 것 같은 아프리카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구여. 사실, 아프리카의 여러 신생국가들은 식민주의의 불행한 유산을 벗어나자 마자, 막스레닌주의 국가 혹은 전제적 폭압국가의 오명 속에서 가난과 싸워야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당. 이러한 정치적 현실 속에서 나오는 몇몇 영화들은 강한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런 영화의 배급에는 한계가 있었다. <야바>는 전통 구전이야기에서 그 줄거리를 따와 꾸밈없고 알기 쉽게 만든 우화. 물론, 그 영화에는 자기 세대와 현실에 대한 우아하고 깊이있는 통찰이 숨어있다니 뭐래나..저역시 아직 보질 못해서리...
이제는 '버키나 파소'로 표기하는 이 아프리카 국가는 말리와 가나 사이에 위치한 인구 1천만 명, 1인당 국민소득이 700불에 머무르는 빈국이다. 1960년에야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 나라의 공용어는 당연히 불어. 물론, 수많은 원주민 언어가 여전히 사용되는 것은 아프리카 제국의 특징. 이 영화도 원주민 언어로 찍혔겠죠..
감독 이드리사 우에드라고는 54년 버키나 파소에서 태어나 우간다의 AIFS( African Institute of Film Studies)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포코 (81년)>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그후, 85년 프랑스의 IDHEC에서 연출을 전공, 소르본느에서 영화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슴. 91년 파리에서 에메 세제르 원작의 희곡 <크리스토프왕의 비극>을 무대연출하기도 하였다. 85년에 데뷔작 <방직공 이사>를 만들었고, 86년에 두 번째 영화 <선택>으로 그 해 칸느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됐고요. 세번째 영화 <야바>는 1989년 칸느 영화제 국제비평가상, 같은 해 동격영화제에서 금상.. 이어서 <틸라이>, <오비>를 찍고, 92년 <삼바 트라오레>로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과 함께 14개 영화제에 초대되기도 하였답니당..
영화제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아프리카 영화 <야바>는 내년 1월 20일 광화문의 <시네큐브>에서 상영된다고 하는디.. 어찌 될지는 아직...
장르 : 드라마/아프리카/제3세계영화
감독 : 이드리사 우에드라고
제작 : 텔마필름AG, 아카디아필름
각본 : 이드리사 우에드라고
촬영 : 마티아스 칼랭
음악 : 프란시스 버베이
주연 : 파티마타 산가, 누푸 우에드라고, 루키에투 베리
타겟 : 아프리카에도 '사람'이 살구나.
상영시간 : 90 분
제작년도 : 1989
개봉일 : 2001-01-20
국가 : 버키나 파소/스위스/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