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7.31일 오전 10시 30분 경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에 전달한 항의문 내용입니다.
항의문 전달에는 도쿄 금요행동 2주년에 참가한 '시민모임' 회원 등 10명, 재일동포 이양수씨, 다카하시마코도 나고야 소송 지원회 회장 등 총 12명이 동행했습니다. 미쓰비시측에서는 총무국 담당 관계자 등 2명이 나왔는데, 우선 김선호 광주효광중학교 교장선생님이 한글로 된 항의문 원문 그대로 한 문장 한 문장씩 읽으면, 재일동포 이양수씨가 미쓰비시측 관계자에게 일어로 통역해 전달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항의문은 일부러 따로 일어로 번역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미쓰비시측에 또박 또박 우리의 요구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최대한 시간을 쓰기 위한 일환이었습니다. 광주에서 온 10명의 회원을 일일히 소개하는데만 5분이상의 시간이 들었고, 이어서 다시 항의문을 전달하는 데만 최소 10분 이상이 소요됐습니다.
통역 역시 천천히 또박 또박 해 줬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내용이 전달되는 그 시간동안 별 수없이 그 내용 한마디 한마디를 다 듣고 수첩에 적느라, 미쓰비시 관계자가 아주 죽을 표정이더군요.
(주)미쓰비시중공업에게 고함
2009년 7월 25일, 우리는 또 한명의 가난한 영혼과 이별하고 말았다. 그의 이름은 金惠玉(79). 1년여에 이른 투병 생활, 남은 것이라고는 고작 40㎏ 남짓의 초라한 육신뿐이었다.
당신들은 알고 있는가? 지금으로부터 65년 전, 나라를 빼앗긴 풋풋한 13살 어린 소녀의 꿈은 어떻게 망가지고 말았는지…. 두말 할 것 없이 바로 미쯔비시 때문이었다.
비단 근로정신대 할머니들뿐만이 아니다. 미쓰비시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한 우리 조상들만 10만 여명이다. 당신들이 운영한 수십, 수백 개의 탄광, 광업소, 조선소, 각종 군수공장과 공사장 등이다. 그 중 상당수는 처자식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고향 땅조차 밟지 못했다. 그들의 영혼은 아직 구천을 떠돌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미쓰비시는 아직 그 임금마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흘린 피는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 미쓰비시를 살찌우는 밑거름이었다. 우리 조상들이 흘린 피는 바로 당신들을 지탱하는 생명수였다. 태평양전쟁에 가담한 戰犯企業 중에서도 1등 戰犯企業. 바로 미쓰비시중공업의 족적이다.
굳이 케케묵은 과거를 들춰내자는 것이 아니다. 당신들은 지난날 잘못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한 발 더 나아가 국제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데는 재계를 대표해 막대한 자금까지 후원해 왔다.
급기야는 ‘아리랑 3호 위성 발사’, ‘미쯔비시 자동차’로 한국 땅에서 버젓이 돈벌이에 나서겠다고 하고 있는 마당이다.
일본정부는 외교무대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거론해 오고 있다. 설사 일본정부의 주장을 인정한다고 하자. 그러나 양심이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 보라. 일제강점기 100만명이 넘는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간 당신들이, 무슨 낯짝으로 인권이니 생명이니 거론할 자격이 있는가? 당신들의 딸이 귀하다면, 우리들의 딸 역시 고귀한 존재다. 더 이상 위선적 행위를 걷어 치워라.
혹여, 미쯔비시중공업은 ‘사법부 판단’을 내세울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미쯔비시가 최소한의 기업윤리와 도덕성이 남아있다면, 마땅히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동안에 스스로의 잘못을 참회하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도리다. 스스로 자기 양심에 답하지 못하고, 과거 양국 정권에서 이뤄진 정치적 협잡, 그리고 그에 편승한 사법적 잣대에 기대어 정의의 뒤편에 숨는 것은 참으로 비열하고 비굴한 짓이 아닐 수 없다.
미쯔비시중공업은 지금이라도 역사 앞에 얼굴을 내밀고 지난날 침략행위에 가담한 잘못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최소한의 기업윤리다. 그렇지 않는 한 미쓰비시가 제 아무리 선량한 기업인양 분칠을 하더라도 전범기업이라고 하는 미쯔비시의 더러운 피는 영원히 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재차 강조하건데 김혜옥 할머니는 미쯔비시가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 여자로서 온전한 가정한번 꾸리지 못하고 병마에 신음하며 고통의 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미쯔비시는 지금까지 미동 한번 없었다.
우리는 김혜옥 할머니의 부릅뜬 눈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아울러 제 한을 풀지 못하고 돌아가신 김혜옥 할머니의 시신을 진지삼아 이제부터 전범기업 중에서도 1등 전범기업 미쯔비시와의 대를 이은 투쟁에 나설 것임을 선언한다.
마지막으로 당신들에게 묻겠다.
우리들의 피는 따뜻하고 붉다. 혹여, 당신들의 피도 붉은가?
2009년 7월 31일
첫댓글 잘 읽고 내려가는데 한문이 뭐냐.... 한문사용하지마라 국가망신아니냐
님의 댓글 수준부터 고치세요....
영어 사용하면 괸찮고 한문사용하면 망신(亡身)?~ 모르면 배웁시다.<戰犯企業(전법기업)-전쟁범죄기업>, 그리고 한문 오르는 세대를 위하여 반드시 옆에 한글로 토를 달아줍시다. 한글로만 쓰면 뜻이 애매해지는 단어도 있어 한문사용은必知(필지)-반드시 알아야함. 일본가면 모두한문이니 한자 배워두면 有利(유리)-이익이있음
여담이지만 일본 가전중 미쯔비시가 엄청나게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