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겨레의 목숨이고 한글날이 한글과 겨레를 살렸다 !
한글날을 지정공휴일에 넣는 것은 한글 짓밟는 짓이다!
지난 6월 28일에 기획재정부가 나라와 온 겨레에게 중요한 공휴일인 어린이날, 현충일, 한글날을 제멋대로 날짜를 바꾸는 지정공휴일로 정하려는 용역을 주겠다고 하더니 그 이틀 뒤엔 더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그런 법안을 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이들은 그 기념일과 국경일을 지정한 목적과 뜻을 가볍게 보고 공직자들이 쉬고 여행이나 가라는 날로 착각한 나머지 그런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거 같아 서글프다. 또 국경일인 한글날을 만만하게 여기고 있어 한글단체는 분노하고 있다. 오히려 나라가 빛 더미에 허덕이고 있어 더 땀흘려 일해야 할 판인데 공무원들이 쉬고 놀 생각만 하니 한숨이 나온다.
지금 공휴일은 국경일인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과 기념일인 어린이날, 현충일과 명절인 설날과 추석, 석가와 예수 탄신일과 선거일, 일요일이 있다. 이 국경일과 기념일은 여행이나 가라는 날이 아니고 온 국민이 함께 경축하고 기리는 날이라 공공기관에서 업무를 보면 안 되기에 공휴일로 정한 것이다. 그래서 공공기관에서는 더 앞장서서 경축식을 하고 뜻 있게 보낼 행사를 해야 하는데 여행이나 가는 날로 여기고 있다. 진짜 쉬고 노는 공휴일은 일요일과 명절이 있는데 거기다가 토요일까지 쉬고 더 놀자는 대체공휴일제가 있다. 또 종교 공휴일엔 그 종교를 안 믿는 국민은 쉬고 놀 수 있다. 그런데 다른 공휴일은 놔두고 겨레의 생존과 미래에 중대한 관련이 있는 세 공휴일을 건드리니 한심스럽다.
기획재정부는 헌법에 나온 행복 추구권과 휴식권을 내세우고, 국내 소비를 늘리자고 지정 공휴일제를 만들려 하지만 자신들 눈 앞 이익을 챙기자는 핑계로서 국가의 큰 이익을 못 보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사실 공휴일은 공직자들 관련 날이지 서민과 중, 소기업은 상관이 없다. 지금 서민들이나 중소기업은 공휴일에도 놀지 않고 일해도 살기 힘들다. 지난해 나라 빚이 1천285조원, 올 가계 빚이 430조원인데 자꾸 더 늘어나 다시 국가부도가 염려되고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이 절망 속에 자살하는 이도 있다. 한 나라의 말은 그 나라의 정신이고 얼인데 지금 우리말은 외국말에 짓밟히고 밀려 죽을 판이고 말글살이가 어지럽게 되니 나라가 혼란스럽고 얼빠진 나라가 되고 있다.
이 난관과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와 온 국민이 더 열심히 일하고 힘써야 하는데 한가하게 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게 며칠 더 논다고 경제가 살아나지도 않는다. 이들은 어린이날과 현충일을 정한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며 한글날도 그런 날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글날은 1940년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 뚜렷한 반포일이 적혀 있어 광복 뒤 그 근거로 양력 10월 9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70여 년 동안 한글을 살리고 빛내어 이만큼 나라를 일으켰는데 그 역사를 무시하면 한글날 의미와 가치가 떨어진다.
한글은 우리 겨레의 목숨처럼 귀중한 것이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줄 훌륭한 문화 창조 무기요 생활 도구인데 한글이 태어나고 500여 년 동안 한글을 잘 살려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든 생각은 안 하고 중국 문화와 한문만 섬겼다. 그러다가 일본 식민지가 된 것을 민족지도자들이 반성하면서 한글을 살리고 빛내어 민족혼을 되찾고 독립할 힘을 키우자고 일제 때 한글날을 만들고 목숨까지 바쳐서 한글을 갈고 닦고 살렸다. 그래서 광복 뒤 중국 한자나 일본글이 아닌 누구나 알기 쉬운 우리 말글로 교육을 하고 공문서를 쓸 수 있었다. 그래서 배우고 쓰기 쉬운 우리 말글살이를 하니 국민 수준이 높아졌고 그 바탕에서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빨리 경제와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한류’라는 자주문화도 꽃폈다. 한글과 한글날 덕분이다.
그런데 한글을 살려준 한글날은 고마워하면서 더 한글을 잘 활용해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 생각은 안 하고 지나치게 영어를 숭배하고 있으니 거리에 영어 간판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우리 말글은 바람 앞의 등불 꼴이다. 그래서 선진국 문턱에서 헤매고 있다. 한글은 겨레의 가장 귀중한 보물로서 우리 자주문화를 창조할 빼어난 연모이며 우리의 자긍심이고 자존심이다. 한글이 빛날 때 우리 겨레도 나라도 빛난다. 한글날을 지정공휴일로 만들고 놀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공기관과 학교에선 더 성대하게 기념식을 하고 온 국민이 경축하도록 할 일이다. 그래야 나라가 다시 활기차게 일어난다. 한글날은 성스럽고 은혜로운 날이다.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이대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