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가자~"
는 뜬금없는 양규행님 이야기에... 지금 동강에 왔다.-_- 이런...
새벽녁에 번쩍 눈을뜨고 꽤 날이 밝았음을 느끼며 화들짝 잠시 놀랬다. 순간 늦잠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시간은 이르다. 안도하기도 전에 피로가(?) 몰려든다. 부족한 잠과 이틀간의 라이딩에 바이오리듬이 떡이다. 성격 더러븐 행님들 보다 샵에 먼저 가야지 하고 일어난다.
이번 TO는 우리동호회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으면 들떨어진듯한 컨셉으로 상대방의 방심을 유도하고 그 틈을 타서 온갖 뻥을 다 치는 대빵 귀염둥이 종연이 행님, 말년병장 이미지가 강한 윤권행님-그래서 인지 가끔 경례를 때리고 싶어진다.-_- 경로사상도 밥 말아먹은지도 오래된거같다. 종연햄이랑 윤권햄이랑 있으면 누가 행님인지 잘모르겠다. 종연행님이 끝임없이 '내가~했다아니가' 로 뻥을 널어놓으면 윤권행님은 아랑곳않고 단지 막 먹는다. 하지만 우리 동호회에 누군가의 작은 코미디에도 큰 웃음을 실어주는 대단한 웃음의 소유자다. 술마시고 기분좋으면 인간잡는 싸이보그로 변하는 양규행님-짝아서 다 죽여버린다. 아직 술자리에 오래 있어보지 못한이는 참고로 하기 바라는 작은 바램이...-_- 그래도 누구보다 자전거에 대해 많이 알고 애착 또한 높아 곁에 있으면 저절로 많이 배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나까지해서 총 4명이다.
6시에 샵에 집결했다. 아니나 다를까 말년병장님께서는 모시러 오란다.ㅋ 챙겨서 출발하는 시간은 [6시 20분]이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진주 출발 마산방면으로 가다가 칠원에서 대구방면으로 직진, 다시 북단양 IC까지 곧장 직진, 여기서 내려 매포읍 통과하고 제천시전에 고명R에서 우회전하여 자동차전용도로를 타고 영월시방면으로 가다가 연당R에서 내려 용평.평창.미탄 이정표를 따라 미탄면, 미탄에서 비상식과 물을 준비하여 정선방면으로 2.6키로 내려오면 작은 갈림길의 한탄1교가 나타난다(수하계곡 이라는 관광스러운 간판이 있다. 하지만 차량 미터기로 찍어보는 쎈스도 필요하다). 직선주로 옆으로 새는 길이라 어쩌면 놓치기도 쉬운데 여기까지 이다.
순조로운 출발과 더불어 무한한 엄담패설로 서막을 여는 세발행님 덕택에 꼴려서 졸음운전은 안녕이다. 지난밤의 짧은 수면으로 인해 모두 파워가 부족한지 여느때같지는 않다. 대구를 지나 칠곡쯤에서 아침을 먹는다. 메뉴는 우렁 강 된장국, 개코도 맛도 없다. 우렁은 니미...
[현재시각 8:00]
이번에는 윤권행님이 운전을 하고 북단양IC부터 내가 지도를 보며 네비게이션 역활을 맡았다. 영월전에 연당R에서 빠져야되는데 규철이행님과 통화하면서 놓쳤다. 할 수 없어 작은길로 내려 U턴하는데 뒷차가 박는다.-_- 아싸 액땜이닷! ;;;
우리의 목적지는 외길이라 둘러가는듯해도 어쩔수 없다. 매미(태풍)때 떠내려간 어라연 건너길이 다시 놓이면 모르겠는데 그전에는 별 수 없다.
한탄1교(수하계곡) 가기전 미탄면에서 휴대식을 준비하고-라디딩 구간내 마땅한 가게가 없다. 반드시 여기서 비상식과 물을 준비해야한다.-드디어 수하계곡 도착[현재시각 11시 30분]
라이딩하기 좋은 날씨다. 구름한점 없다. 쪄죽겠다.;
물은 식지말라고 잘싸서 배낭에 넣고 썬크림으로 모자라 버프까지 뒤집어쓰고 출발준비 마쳤다. 4인조 복면강도라는 80년대 개그를 서로 나누면서 더위를 이겨보려고한다. 한마음엠티비의 마누라 종연행님이 잊지않고 출발전 사진을 담는다(이렇게 챙기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행님 존경합니더).
[현재시각 11:40]
출~발~
라이딩코스는 이러하다.
수하계곡에서 다시 수하계곡으로...;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삥 도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수하계곡에서 동강 상류로 이동, 강따라 하류로 이동, 다시 수하계곡.;
대략 아웃라인이 이러하다는 말이다.
이번 루트를 짜면서 몇가지 걸리는게 있었는데 그 처음이 출발하자마자 나타나는 6킬로 언덕길이었다. 주차시켜둔곳으로 갔던길을 되돌아오는 코스를 잡으면 지루하기 마련이라 꼭 한바퀴도는 방식을 채택해야하고 시간과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어야했다. 또 라이딩을 위해 4시간을 넘게 차로 이동한 만큼 미려한 경치와 타기만해도 즐거운 코스로 보상을 받아야만했다. 하지만 선행자들의 귀감이 될만한 글들을 읽어보고 나름데로 코스를 짜집기하는데 한계를 느꼈다. 글만으로는 실제로 그곳 상태가-경사각. 거리. 노면상태...등- 어느정도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경사라고 할수도 없는 경사다.-_- 그리고 깔끔하게 아스콘포장까지... '유후~'
뱃살빼기전에는 만년꼴찌를 벗어날수없는 종연행님 초반부터 처지고 올마운틴 뒤에 찬밥으로 전략해있던 하드텔의 변속기가 조금씩 말썽을 보이기 시작한다. 포장된길 아래로 예전 임도가 보인다. 저길로 다녔던 선행자들은 덜 더웠으리라. 힘은 더 들었겠지...
이윽코 [비행기재터널]이 나타났다. 여기가 정상이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항상 업힐이 끝나고 나면 쉰다. 항상 그랬다. 이번도 그런다. 약간 뒤쳐진 종연행님도 금방 합류하고 터널을 들어서는데 업힐하느라 고생했다며 바람이 땀을 훔친다.
[현제시각 12:07]
6킬로 업힐후 비행기재터널을 지나서 이번에는 다운힐 6킬로다. [광석교]까지 모두 냅따 쏜다. 첩첩산중을 빠져나오니 바로 동강이 나타났다. 모두 한마디씩한다. "야~ 강이다~" 강맞다.-_- 사전에 찾아봐도 저런걸 강이라고 한다. 누가봐도 강이다. 그러니까 강맞다.;
상류로 200미터정도 더 올라가면 광석교를 건널수 있고 본격적으로 동강을 따라 하류로 이동하는 라이딩이 시작된다.
광석교를 건너기 전에 교량 아래로 잘못 진입하여 다시 철계단으로 잔차메고 올라오는 사진
광석교를 건너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들렀다. 밥이 모자라겠다는 주인아지메 말에 진주에서 여기까지 아무것도 못먹고 잔차타고 왔다며 없는데로 내놔라고 양규행님이 난위도 높은 뻥으로 넌스레를 떤다. 종연이행님한테 옮았나보다. 곤란한데...
퍽 맛있는 김치찌개와 3병의 맥주로 칼로리를 보충하고 서서히 담배불을 붙히는 표정들에 기대와 설레임이 뭍어난다.
동강은 강원도 정선의 해발 900이상의 무수히 즐비한 산에서 토한 물이 계곡을 타고 여러 개천을 이루다 조양강에 모이고 이곳까지 내린것이다. 그리고 남한강의 상류이기도 하다. 익히 알다시피 동강은 빠른 물살로 레프팅과 100리로 이어진 빼어난 주변경치로 유명하다. 석회암지대로 잘알려진 백룡동굴을 비롯하여 많은 동굴과 수달등 흔치않은 동식물의 자연자생지역으로 잘알려져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자 마자 '동강살리기본부(?)'같은데서 개인당 1500원씩 입장료를 받는다. 취지는 물론 동강 살리는데 보템이 되고자 하는것이다. 4명이면 합 6000원인데 한 행님이 '그럼 오천원하면 되겠네'라고 한다. 천원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거같다. 선행자의 글중 이곳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좋은 취지라고 해서 만원을 더 줬다고 했다. 비교해 볼때 우리 한마음자전거는 잘살겠다.;;
[현제시각 12:55]
20키로 정도의 완만한 다운힐이 강옆을 타고 이어진다. 평소에 보기 드문 특히한 지형이라 행님들 탄성을 자아내게한다. 특히 양규행님 좋아죽는다. 선사시대부터의 풍화작용으로 깍아놓은듯한 절벽이 곧장 이륙하려는 용이 꿈틀대는 것처럼 높게 드리워져있다. 절벽과 꽤 넓은 강과 건너편에 흰 백사장이 서로 부적절하게 어우려져있는데 그것이 그렇게 색다른 미를 자아내나보다.
점심때 형수의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는 호출을 받은 윤권행님 마음이 급했는지 먼저 앞서나간다. 종연행님이 그래봤자 제때 못들어간다고 남은 우리를 늦게 가자고 격려(?)한다. 차량의 운행도 거의 없다. 순탄하기만 한 내리막길을 유람하듯 흐르듯 떠다니듯 핸들을 놓고 양팔을 벌려 잠시 바람이 되어보는것도 좋다.
"동강의 원류가 어디고?"
행님의 질문에
"온강 입니더."
라고 했다.
즉시 반응하는 윤권행님
"푸하하"
좀 느린 종연행님
"크흐흐"
끝으로 양규행님
"......"
언짠은듯하다. 곤란한데...
십여키로를 내려오면 좌측에서 동강으로 합류하는 지장천을 만날수 있다. [새절교]를 건너면서 수영을 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그냥 내려간다. 곧이어 포장길이 끝나고 비포장과 시멘포장길이 6키로 정도 이어지며 올막 구간도 잠시 잠시 나타난다. 업힐이 나타나면 '이때만을 노렸다!' 하며 기다렸다는듯이 뒤쳐지는 종연행님! 비포장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양규행님!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4X경기를 방불케하는 먼지를 휘날리면 앞서 나간다. 그래도 꾸준히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마음 바쁜 용권행님! 이제 일찍 집에가는거 포기할만도 한데.....쩝
[예미초교의 운치분교]방면으로 빠지는길에 들어서기전에 다시 포장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빠지면 안되고 계속 직진하여 [예미초교의 고성분교] 방면으로 가야한다. 여기서도 고성분교까지 가면 안되고 가기 진전에 동네앞에서 시멘포장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90도 넘게 꺽어 들어가는 길로 진입해야한다.
[운치분교]빠지는곳을 지나쳐 올막이 시작되는데 정상직전에서 동강을 내려다본다. 굽어돌아가는 동강을 한눈에 본다. 종연행님이 장가계에 비유할만도 하다.[현제시각 14:12]
올막 정상에서는 중요한 일이 있다. 쉰다. -_-
더워서 긴바지를 벗어버린다. 타이트한 사각 검정팬티를 입었는데 잔차용 반바지랑 비슷하기때문에 예전부터 마음놓고 입고 다녔다. 단, 물에 들어가면 난감하다. 두드려진다.
이제 본격적인 XC와 익스트림 구간이다. 고성분교전에 산길로 접어들면서 작은 언덕을 하나 넘고 마을을 지나 멀리서 척 봐도 제법 높아보이는 올막을 넘어야한다. 초행이라 혹시 모를 '이산이 아니다'를 대비해서 미리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보는 센스 또한 필수다. 물어본 결과 제법 높아보이던 저 오르막이 맞다. 뒤의 행님사이에 단발마가 터진다. '조또...'
뒷드레일러 불리가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통에 특히 저단에서 기어가 저절로 오르락 내리락 하여 체력손실과 무릎이 놀램을 우려해 고단으로 일어서서 타는 주법을 채택하였다. 저기만 돌아가면 끝날것만 같은 경사가 코너를 돌때마다 다시 나타난다. 몇번 반복하고 알게됐다. 오바페이스다. 다행이 퍼지기 전에 정상에 올랐다. 방금 지난곳이 이번 루트에서 제일 쎈 업힐이다. 이윽코 코너로 윤권행님과 양규행님이 끌며 나타나고 그 뒤로 종연행님이 타고 올라와 앞지른다. 아직 이종연은 죽지 않았다. 화이3~!
[현제 시각 14:54]
모두 생생하다. 윤권행님 휴대식을 하나 꺼내먹는다. 그틈을 타서 꿀맛같은 담배한를 피워물고 끊임없이 동강(라이딩)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 양규행님을 보며 '동강가자'라는 권유에 대한 감사가 일어난다. 조금전 업힐에서 오버페이스 할때는 반대였다.-_- 곤란한데...
[소사]마을을 향해 다운힐이다. 이럴땐 아무도 말이 없다. 단지 즐길뿐이다. 또한 이런것이 자전거의 매력이라 할수 있을것이다. 산인이 정상에서 맛보는 '세상 높은곳에 우뚝 서는 기분' 처럼 발아래 세상을 굽어보며 고생을 충분히 갚고도 남듯이 중력(G)은 자신을 이겨낸자에게 포상을 주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쏜다. 행님들도 쏜다. 신나게...
제법 넓은 산 비탈면에 듬성듬성 자리잡은 인가와 밭, 그 사이로 좁지만 한적한 길을 따라 꿈길을 가듯 나아가며 문득 시한구절을 떠올려본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달이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습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현제시각 15:02]
[소사마을]앞에는 소사나루터자리에 잠수교가 자리잡고 있다. 이번 동강투어에서 총4번 강을 넘는데 첫번째가 점심먹은곳의 광석교였고 이번이 두번째이다.[현제시각 15:09]
이어지는 비포장로를 따라 [연포]를 돌아 [가정나루터]를 지나고 [절매]건너편에서 멈춘다. 길이 없다. 다리도 없다. '다시 빽~~~' 이 아니고 미리 조사해온터 여기서 강을 건너야한다는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오랜시간동안 누군가가 밟아주기만을 기다린듯 하얀 모래사장이 매끈하게 누워있다. 윤권행님이 자전거로 냅따 밟아준다. 차례차례 지나가며 회를 친다. 몇사람이 저만큼 아래 자갈밭에 고기를 굽고 있다. 좀더 아래에 줄낚시를 하는 정상에 약간 못미치는 뇌를 가진듯한 분이 있다. 몇마디 물어보니 자기가 [절매]방면에서 건너왔다고 한다. 그리고 건너온곳을 가리켜준다. 강폭은 20m남짓된다. 윤권행님 양규행님 잔차메고 먼저 들어가다가 십원짜리 몇개 뱉으며 다시 나온다. 생각보다 유속이 심하다. 수심은 그렇게 깊지 않은데 저정도 유속이면 넘어질시 일어나지 못하고 휩쓸려내려가게 된다. 언어의 연금술사-양규행님 주옥같은 명언이 쏟아진다.
"익스트림이닷!"
오늘 자전거로 할수 있는것은 전부 다한다고 그 와중에 신나 죽는다.
좀더 아래 강이 넓어지면서 유속이 약한곳으로 도강한다. 잔차신발바닥이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다. 다행이 모두 무사히 건넌다. 양규행님만 다운힐바지를 입었는데 물살에 안떠내려간게 마냥 신기하다며 종연행님에게 점점 감염되가고 있다. 다운힐바지로 안뜨내려간 이유를 과학적인 알고리즘으로 해석할수있다. 양규행님은 골격이 용가리통뼈다. 즉, 용이 할수 있는것의 최소한 반정도는 할 수 있는 것이다. 용의 아지트는 해상이고 따라서 이정도 도강뿐만 아니라 우리 세명과 잔차를 모두 메고 건너도 이상할것이 하나도 없다는것이다. 초과학적이다. 물론 라이딩전에 액댐도 한목했다. 첨단을 달리는 해석이다.
[현제시각 15:42]
힘든 고비는 모두 넘었다는 안도감과 지친 몸을 달래며 아이처럼 잠시 물장구를 치며 논다. 아까부터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고기굽는데를 지켜보던 윤권행님이 한마디 한다.
"고기 얻어먹으러 다시넘어가자." -_-
그러고 싶다. 하지만 안줄지도 모르는데다 위험을 감수할수는 없다.
충분히 식은 몸은 좋은 컨디션을 가져다 줬다. 그래서 모두 날아오를듯한 기세로 딱 100m만 달렸다. 길이 끝났기때문이다. [절매나루터]에서는 배로 건너야 한다. 강 양쪽편으로 매어놓은 줄을 당기며 건너는 것이다. 라이딩중 동강에서 흔히 볼수 있는 장면이다. 하던일을 마치고 온다는 사공의 말에 먼저 잔차를 배에 실으며 얼마나 달라던가 용권행님한테 물었다.
"돈만원 주모 안되건나?"
사공이 도착하고 5천원만 달라는 말에 모두의 표정에서 '굳었다!'라는 비장함이 흐른다. 한마음엠티비 역시 잘살겠다.;
[현제시각 16:05]
네번째 강을 건너면서 잠시 숙연해진다. 사람과 라이딩과 자연이 전해주는 흥분. 아름다움. 스릴. 감동... 이 모든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건너편에 배를 기다리는 다수의 여성들이 환호를 보낸다.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진탄나루터]까지 강따라만 간다. 지나가는 쎄레스(1톤덤프)를 보자 '태워주라고 할까'라고 윤권행님이 솔깃하게 한다. 고로 모두 지쳐간다는 것이다. 물도 거의 비워가고 비상식도 다 먹었다. 마침 작은 약수터가 있어 목을 축인다. [두룬산장]정도 위치다.
[현제시각 16:05]
[진탄나루터]에 도착했다. 매미(태풍)이전에 영월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는데 흔적조차 없다. 언젠가 복구가 되면 어라연의 비경을 보러 다시 라이딩을 할것이다. 관광안내도를 보니 여기서 주차시킨곳(수하계곡)이 머지 않았다. 진주까지 가야되는 부담감으로 모두 막판 피치를 올린다. [마하교]를 스치고 [용수골]을 지나서 [한탄5교]앞 운치있는 터널앞에 멈춘다.
[현제시각 16:47]
1킬로 정도의 거리를 남겨두고 마지막 휴식을 취한다. 지친몸이지만 모두 가라앉지 않은 흥분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현제시각 16:57]완주.
드디어 원점에 도착한다. 연신 싱글벙글하며 기운차하는 행님들이 대단하다. 이제보니 한바퀴 더 돌래도 돌것같다.
[[주행시간 3시간 17분]]
[[총시간 5시간 17분]]
[[평속 17.8]]
[[거리 58.9키로]]
이렇게 동강 대(?) 라이딩를 마친다.
나오는 길에 웰컴투동막골 촬영지를 둘러보고 걸쭉한 산중막걸리 한사발과 군침도는 파전으로 몸을 달랜다.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세속에 초연해진듯 해탈한 표정으로 막걸리는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행님들의 여유로움이 내게 큰 감흥을 일으킨다.
군대용어로 전우애라는것이 있다. 함께 소위 '심장이 터져버릴꺼같다'라는 고생을 경험하며 진한 동지애를 갖게 되는것인데 보편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매번 라이딩때마다 부상의 위험을 안고 가슴이 찢어질듯한...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한 업힐의 고녁이 전우애 보다 더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해주는것같다. 헐떡거리며 미친듯이 오르막을 정복하려는 행님들을 보며 가끔 돈주테니 그런 노동을 하라고 하면 할것인가 물어보고 싶어진다. 절대로 안할것이다.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소먹이면서 중학교까기 같이 다닌 꼬추친구들 외에 마음을 열어보일수 있는 친구가 과연 몇명이나 있을었까 자문해보면 막상 대답이 머뭇거려진다. 이런점에서 미루어 볼때 우리는 행운아임에 분명하다. 생면부지의 사람끼리 만나서 순수하게 한목적에 재미를 두고 매달리면서 서로에 대한 존경심과 우정을 쌓게될수 있는 스포츠, 엠티비에 입문할수 있게 안배해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싶다.
무릎부상으로 자전거를 타게 된것을 시작으로 동강라이딩을 마치기까지 그간의 인연과 평생 해보지못하고 넘어갈뻔한 많은 재미를 준 행님들과 아우님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 결코 잊지못할것이다.
종연행님 양규행님 윤권행님 고생 하셨십니더.
그라고 늘 마이 고맙심니더(한마음모두). 알지예?
첫댓글 우렁 강 된장국, 개코도 맛도 없다.??? 우렁대신 니미'조또... 첨가된네,,ㅎ~...뱃살 ~~` 세발님. 매미(태풍)때 산사태 도로손길 아직복구가안되엇군요,,, 그곳동강은 주위에 산들이많아 계곡에서 흘러내리는<우기시>~ 도로파손은항상,잇고 겨울엔 눈많이오면 힘들고,, 좋은곳갓다오셧네요~~ 여고시절 마니남송햇던 이상화님 글, 넘~ 좋네요`
06년도에 갓다왓시요`라이딩대장이 이번6월 정기라이딩을 여기로 할 모양이요,,이번에는 참석해서 요리솜씨를 뽐내주심이 어떠하올련지요
그조타...요리솜씨에 한표...
늘~~ 감사,,ㅎ~ 생각해볼께용~~ 전 그곳여러번갓다왓는데.어쩌죠?? ㅎ~~ 참고로 강릉에서 2년 살다가왓음,,
어나도 강릉에 6개월 살는디
그라마 잔차는 타지 말고 오시요주방만 봐주면 내 특권으로 회비 면제요
푸른숲 후기 올리는 솜씨가 예사아니네요 같이갔다온 느낌인걸 재미있었겠네
재밌네... 동강라이딩 끝
글과 사진 잘 읽고 보았습니다, 인생을 멋지게 사시는 모습보니까 정말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