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단독]접대부 살해 美軍 호화 수감생활

[80최상철]

한국인 살해.방화 미국인, 교도소내 호화 생활

외국인전용클럽에서 일하던 한국인 여종업원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이를 숨지기 위해 주검과 집에 불을 지른 혐의(폭행치사죄)로 대전교도소에 수감된 미군이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교정당국에 따르면 지난 1998년 1월 16일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미군전용클럽 여종업원 허모(당시 22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불을 지른 혐의(폭행치사 등)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미군 헨릭스 티머스 제롬(32)씨는 대전교도소 내에 별도로 마련된 30여평의 공간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

제롬씨가 수용돼 있는 곳은 미결수동 48개 감방 가운데 15개 방을 칸막이로 나눠놓은 곳으로 부엌과 식당, 운동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1주일에 한번씩 미군 당국으로부터 주.부식 재료를 공급받아 직접 조리하고 운동과 샤워는 물론 오락까지도 자유롭게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행정협정(SOFA)으로 편의시설 의무화, 일반 외국인범죄자와 차별

한미합동위원회는 국내 재판권이 인정된 살인 등 12가지 미군 범죄자를 교정시설에 수용할 경우 최소 72평방피트(2.02평)의 독방과 난방시설, 음식물 조리시설, 식사를 위한 공간 및 테이블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미행정협정(SOFA)에 의해 남자 미군 및 군속 전용 수용시설인 천안소년교도소에서도 미군.미군속들이 이와 비슷한 편의를 누리고 있는 반면 대전교도소에 수감된 280여명에 이르는 다른 외국인 재소자들은 대부분 2평 정도의 방에 2명씩 수용돼 있고 개별적인 편의시설은 허용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연합뉴스>는 대전교도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H씨가 2002년 천안소년교도소에서 이곳으로 이감된 뒤 미군 범죄자를 추가 수용할 것에 대비해 정부 지시로 교정에 따라 공동 편의시설을 설치했다"며 "H씨를 우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 미군 수용자가 1명 밖에 되지 않아 공동시설을 독점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미군의 방화로 허씨의 셋방이 모두 불에 탔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지난 98년 1월 15일 오후 10시경 미군 제473야전시설 지원중대 소속 헨릭스 티머스 제롬 병장(당시 25세)은 의정부시 고잔동에 위치한 외국인전용클럽 제이에스클럽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종업원 허모씨를 만나 술을 마셨고, 16일 새벽 3시 30분쯤 허씨의 셋방에서 함께 잠을 잔 뒤 허씨가 부대에 복귀하려는 자신을 가지 못하게 붙잡는다는 이유로 팔꿈치로 허씨를 때려 숨지게 한 뒤 범행을 숨기기 위해 침대시트에 불을 질렀다.

제롬 병장은 경찰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싫어하는데 허씨가 계속 줄담배를 피우는데다 부대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제롬 병장은 오른쪽 팔꿈치로 허씨의 명치을 때려 숨지게 했으며, 범행을 숨기기 위해 허씨가 쓰러져 있는 침대시트에 1회용 가스라이터로 불을 붙여 허씨의 주검과 침대 등 가재도구를 태워 1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사건 일주일만인 98년 1월 23일 경기도 의정부경찰서는 핸릭스 티머시 제롬 병장을 살인 및 현조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붙잡아 미군 헌병대에 넘겼고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부검자료를 넘겨받아 정밀조사를 벌인 바 있다.

제롬은 사건 발생 5개월만인 1998년 6월 20일 ‘폭행치사죄’로 기소되었다.

제롬은 1심에서 미군범죄수사대의 자백 강요 유무가 쟁점이 되었으나 당시 자유로운 상황에서 진술한 것으로 인정되고 죄질이 극히 나쁜 점을 들어 1999년 1월 22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제롬은 자신의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한 사망은 일체 부인하며 항소를 제기했고 검사 역시 위증죄를 들어 형이 너무 적다며 맞항소를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999년 8월 17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지었다.

김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