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책이 되고, 책이 여행이 되는 공간
우리 책방은요 │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메종인디아 내부 모습.
‘메종인디아’는 서울 방배동 막다른 골목에서 동네사람들과 여행자들이 함께 꾸민 어린 왕자의 계단 옆에서 8살이 되었어요. 이 ‘인도의 집’에 들어오는 초록문 앞에는 인도의 국조인 공작을 그려 놓은 ‘랑골리’(쌀가루에 색을 입힌 인도 전통 미술)가 있어요. ‘오시는 분들을 환영하고 축복한다’, ‘손님은 곧 신과 같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인도의 놀라운 매력에 빠져서 ‘주제가 있는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한 지 시간이 꽤 많이 흘렀던 어느 날, 이 막다른 골목의 오래되고 낡은 회색빛 계단이 그저 좋아서 겁없이 그 옆에 책방을 차렸어요. 오랫동안 하던 여행업에 문화공간 트래블카페, 책방을 더한 후 8권의 책을 낳은 출판사까지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여행이라는 종합예술을 이제 조금 완성한 기분이 들어요.
메종인디아 외부 모습.
메종인디아는 문명의 발상지로서 오랜 역사와 문화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인도를 편견·선입견으로부터 벗어나 고대부터 동시대까지 더 올바르고 세련되게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서가에는 인도의 전통 철학, 역사, 문화, 예술 관련 인문학 서적과 여행, 문학, 아트북 등을 다양하게 두었어요. ‘우리는 작게 존재하기로 했습니다’는 기치를 걸고 인도 소수 민족 예술가들과 여성들을 찾아가 오랜 시간 대화하고 교류하며 지역의 장인들과 협업해 만든 핸드메이드 아트북으로 유명한 ‘타라북스’는 서가의 한 부분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멋진 출판 친구예요.
가끔 엄마 손 잡고 오는 동네의 4살 꼬마 친구가 질문했어요. “인도는 몇 개의 언덕을 넘어야 갈 수 있나요?” ‘비행기 타고 8시간 날아가면 된다’고 간단히 대답할 수 없어서, ‘나 자신이 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어떤 끌림의 언덕을 몇 번을 넘고 또 넘어야 갈 수 있는 곳이야’ 속으로 대답했어요.
“가슴에 명장면 하나쯤 남기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이병률) 가수 하림과 함께했던 동네책방 음악회, 골목여행, 동네학여행, 우아한 홍차여행, 시네마 트래블, 필사여행, 명작클럽(고전 읽기 책모임), 가로세로 미술여행, 인도문학 영어독서클럽, 인도·네팔·부탄으로 떠난 명상여행, 1만 달러의 모험(인도-파리-쿠바 41일간의 드로잉여행), 히말라야에서 알프스까지(자전거 캠핑여행), 책 ‘드로잉 트래블러’(인디아 로맨스) 등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 명장면이죠. “분명 여럿이 함께했는데, 마치 혼자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라는 여행자들의 말씀은 ‘메종지기’ 가슴에 새겨진 최고의 찬사이자 명장면이에요.
올해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인도 스님의 이야기와 네팔 여행 소설을 출판할 거예요. 히말라야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계절이 오면 여행소설 신간을 들고 네팔로 북트레킹을 떠날 거예요. 그리고 가난의 불평등 함수를 풀어낸 인도 수학자의 교육 여행 스토리 ‘SUPER 30’을 번역 출판하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장학여행’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특히 골몰하고 있는데요, 이 행복한 고민은 봄이 오고 초록문을 다시 활짝 열면 맞이할 수많은 신(손님)들과 함께 늘 그랬듯이 사르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메종인디아 입구에 걸어둔 랑골리.
메종인디아 내부 모습.
메종인디아를 찾은 꼬마 손님.
메종인디아 옆 골목길 계단.
메종인디아 외부 모습.
메종인디아에서 펴낸 책들.
글·사진 전윤희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대표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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