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비가 새벽부터 바쁘다.
아침으로 먹을 찰밥과 후쿠오카에서 먹을 고구마를 준비하는 사이
준비물을 다시 한 번 체크하고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배꼽비와 함께 터미널로 향한다.
“재미있게 달리고 오세요” 말을 건네는 옆지기를 뒤로 하고 버스에 몸을 실어 레이스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상해본다.
세 번째로 참가하는 후쿠오카마라톤대회...
제대로 몸을 만들어서 달려야하는데 이제까지 한 번도 그러지 못한 자신을 나무라본다.
올해는 환이의 건강이 좋지 못해 아비 노릇을 한다고 1년 가까이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10월 말이 되어서야 환이엄마의
동의를 얻어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주어진 시간이 한 달 반 밖에 되지 못했기에 많은 연습량으로 그동안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11월 달린 거리가 650km를 조금 넘어섰고 몸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을 느꼈기에 컨디션만 조절한다면
2시간 35분대는 가능하리라 생각을 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서울마라톤클럽의 장호형님과 친구 순관이가 벌써 도착해있다.
조금 있다가 대진아우님과 다른 스텝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수속이 끝난 뒤 후쿠오카로 향한다.
드디어 결전지인 후쿠오카 도착... 지난 두 번 대회와 달리 날씨가 많이 따뜻하다.
숙소에 도착해 김해공항에서 오시는 분들과 반갑게 조우.... 그렇게 후쿠오카에서 첫 날을 보낸다.
결전의 날...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컨디션을 점검하니 나쁘지 않다.
이번 대한민국선수들은 후쿠오카대회가 모두 처음이시라 출발 전 유의사항들을 말씀드리고
오호리 공원에서 몸을 풀다가 A그룹 선수들이 있는 운동장으로 가서 조깅을 하는데 유명한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모로코의 가리브 선수 뒤에서 조깅을 하는데 몸매가 정말 환상이다.
대진아우님이 함께 조깅하는 모습까지 사진을 찍어주고 기분이 업된다.
시간 맞추어 다시 B그룹 출발장소인 오호리 공원으로 와서 유니폼과 준비물 다시 챙겨 출발선으로 간다.
출발 - 10km지점
이번 배정받은 배번은 243번... B그룹에서 20분대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레이스의 전략은 초반에 오버를 해서라도 이들과 함께 달려 시간을 벌어두자로 정하고,
출발하면서부터 B그룹의 선두그룹에서 달리기 시작한다. 2km에서 시계를 보니 km당 3분 10초페이스다.
그렇게 공원을 빠져나가니 응원하는 시민들로 가득차다.
“간빠레!!!, 화이또!!!”를 외치는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소리에 흥분된 달리기를 계속해간다.
10km 통과 시간 34분 20초.. 지난주 지속주 점검 10km대회에서 34분 22초를 달렸는데 그보다 빠르다.
10km - 하프지점
14km 지점부터 갑자기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폼이 좋은 231번 선수를 끝까지 따라가자고 했는데
그 선수를 놓치고 말았다. 15km에서 우리의 호프 재덕형님과 조우한다.
형님이 파이팅을 외쳐주시며 앞으로 나가시는데 컨디션이 다행히 좋아 보이신다. 개인최고기록 경신하시기를...
17.5km 급수지점에서 208번 선수가 나에게 물을 건넨다. 물을 받고 감사인사를 하고 함께 동반주를 해나간다.
함께 달리니 몸이 다시 기운을 차리는 것 같다.
하프 통과시간이 정확히 체크를 못했지만 1시간 14분대.....
하프- 30km지점
23km지점에서 몸이 또 가라앉기 시작해 함께 달리던 선수를 놓치고 페이스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긴 호흡을 여러 번으로 몸이 다시 올라오기를 기다리며 꾸준히 달려본다.
하지만 연습시간의 부족을 실감하며 페이스를 더 올리지 못하고 반환점을 향해 가는데 맞은편에서는
선도차를 따라가는 가리브선수가 보인다. 참 멋지게 잘 달린다. 30km 통과 시간 1시간 47분쯤인 것 같다.
30km - 결승점
이제 남은 거리 12km다. 최선을 다하자. 남은 힘을 다 쏟자며 이를 꽉 깨물고, 턱을 당기고 자신을 독려해본다.
하지만 팔과 다리는 너무 많이 무겁게 느껴진다. 32km부터 걷는 선수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지나가는 선수가 있으면 다시 기운차려 따라붙고, 떨어지다가 또 다른 선수를 따라붙고를 반복한다.
그렇게 37km지점까지 버텼다. 그런데 갑자기 왼쪽 장딴지가 찌릿하다. 어!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쥐가오면 안되는데...할 수 없이 떨어진 페이스를 다시 떨어뜨리며 조심 조심 달려 40km까지 왔다.
여기서부터 운동장 입구까지 오르막이다. 기운내자고 다짐하지만 갑자기 머리가 차갑게 느껴진다.
거의 다 왔는데 쓰러질까 걱정이 된다. 더 욕심을 갖지 않고 늦더라도 조심해서 운동장까지 가자고
마음먹고 상체를 숙이고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려고 애쓰며 오르막을 모두 달렸다.
드디어 운동장이다. 남은 힘을 다해 운동장 한 바퀴를 돌고 결승점 통과... 2시간 36분 36초...
많은 것이 아쉬웠지만 지금의 몸상태로 이 만큼 달려준 자신이 대견한 레이스였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달리고 계시죠?
조만간에 훈련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힘!!!!!
짧은 시간에 몸이 올라와 좋은 기록 이루신것 대단하시네요.시간제한이 있던데 멋지십니다.내년엔 ′09년 춘마를 뛰어넘는 대 기록이 예상됩니다 화이팅!!!
정숙누님.. 열심히 달리시는 모습 항상 본받고 있습니다.
정숙누님 힘!!!!
짧은 준비기간에도 대한민국의 마스터스 대표로 좋은 기록! 수고많이하셨습니다. 빠른 회복을 빕니다. 힘!
경성형님..
겨울 잘 나셔서 내년 동아에는 목표하신 기록 꼭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힘!!!!!
좋은 기록 축하합니다! 홍주씨 글을 읽고 있으니까 영화 몇씬을 본것 같이 생생한 느낌이 드네! 고생이 많으셨고, 빠른회복을 하시고, 동마가 기대됩니다. 후쿠오카에서 추억이 될만한 사진이 있으면 올려서 함 봅시다. 대회가 꽤 유명한 대회인데....
태한형님.. 네.. 곧 사진 몇 장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ㅎㅎ
홍주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준비할 시간이 짧음에도 그정도 기록을 낼수 있었던건 몸관리가 잘했다는 증거 입니다.
영광스런 대회에 그것도 세번씩이나 한국을 대표해서 참가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남다른 실력을 보임은 열정과 성실의 결실입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 기대합니다.
두환형님.. 부상 부위는 좀 어떠신지요?
하루 빨리 좋아지시고, 사업도 번창하시기를 바라옵니다.
두환형님 힘!!!!
짧은 기간에 철저히 준비하여 좋은기록을 내셨군요... 역시나 홍주씨 답습니다.수고 하셨구요 앞으로 좋은 모습 기대합니다.홍주씨 화이팅!!!
창희형님.. 잘 지내고 계시죠?
추위를 많이 타셔서 겨울이 많이 힘드시겠네요..
그래도 연습 많이 하셔서 2010년에는 열정을 다시 불살으시기를 바랍니다.
힘!!!!
홍주씨 오랜만에 좋은글 감사합니다. 잠재되어 있고 늘 성실한 모습에서 나오는 기량을 멈추게 할수는 없지요.올한해 이루지못한 사연들을 다가오는 새해에 뿌듯하게 보여주시길 바랍니다.수고하셨습니다.
종연형님.. 감사합니다.
형님께서도 새해에는 못다하신 것 다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힘!!!!!
어떻게 해야 잘 뛰는지 부럽네요.
연습 많이 하시면 됩니다.ㅎㅎ
주용형님 힘!!!!!
짧은 준비속에도 좋은기록으로 완주 축하드립니다.
대단한 연습량과 꾸준한 훈련의 결과인것같네요. 대단한 홍주씨 축하드리고
내년에 더좋은 모습 보여주세요. 응원드립니다...힘!
감사합니다..
올 겨울 연습 잘 하셔서 내년 동아에서도 좋은 기록 달성하시기를 바랍니다.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