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저 지난 주 회사 동료들과 가을소풍을 다녀왔습니다.
경주남산!!!
다가올 겨울을 앞두고 경주남산도 마지막 생명잔치를 벌이고 있더군요
경주 남산을 향하면서 단풍놀이에 대한 설레임도 살레임이지만 그것 보다 더 흥미를 끌게 하는 것은 천년 전 신라인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이었습니다.
‘경주남산을 오르지 않고 경주를 관광했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
산 자체가 절이고 법당이어서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하고요.
그래서 천년전 신라인들의 숨결을 찾아가는 일일 출가 길은 가볍고 상쾌합니다.
한 마디로 불국사와 석굴암이 황실불교 내지 귀족불교의 자취이라면 경주남산의 부처는 신라민중불교 그 자체이지요.
다보탑, 석가탑, 석굴암 보다 남산 햇빛 드는 골짜기에서 만난 부차님의 훨~~~ 정감이 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그래서 이번 남산 등정을 하면서 가진 화두는 과연 신라 민중들의 생활불교는 무엇이란 말인가? 였습니다.
그 그림자를 조금이나마 더듬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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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남산의 제1산행코스인 삼릉골에서 삼선암, 금오산을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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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입구에 들어서니 소나무들이 울창합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 애국가가 생각납니다.
모든 남산은 다 소나무가 무성한 듯 소나무가 초입부터 빽빽합니다.
소나무 군락 저 너머로 삼릉(신라 제8대 아달라왕, 제53대 선득왕, 제54대 경명왕)이 여기가 고도 신라 경주임을 웅변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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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따라 산을 올랐습니다.
50미터를 올랐을까?
초입부터 본격적으로 불교 유적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계곡 바로 옆에 마애관음보살상이 있습니다.
붉은 입술을 하여 미스신라 라고 불리운다고 합니다.
도톰한 뺨. 작은 입술, 그러면서도 수줍어하는 미소가 여행객을 유혹하는 듯 합니다.
단아함과 관능미(섹시미)가 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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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몇 발자국 오르니 선각육존불이 나옵니다.
그냥 있는 바위위에 선각으로 부처를 그린 것입니다.
불국사에선 볼 수 없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바위에서 부처님이 걸어나올 것 같습니다.
물은 물이면서 물이 아닌 깨우침을 누가 이거 이상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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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삼릉계곡석불좌상입니다.
부처가 가부좌를 틀고 않은 모습입니다.
경주남산에서 이제 끔 본 불상 중 가장 구색을 갖춘 조각품이다.
마치 대중 앞에서 설법을 하는듯한 모습이다
그 부처님 앞으로 제법 공간이 있고 뒤로는 사람들이 이삼십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동굴이 있습니다.
분명 남산을 오르는 민중들을 대상으로 설법이 행해진 장소가 분명합니다.
혹시 원효스님???
민중불교시대를 연 원효스님은 분명 이곳에서 대중을 상대로 법회를 연 것이 분명한 듯 합니다.
불교가 번성했던 시대엔 야단법석(野壇法席. 본래 들 한 가운데 단을 만든 법회 장소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시꺼러운 모습을 지칭하는 것으로 변함)이 자주 열렸다고 하는데 바로 법당에서 나와 민중과 함께 하는 이런 법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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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삼선암에 도착하였습니다.
나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 88년 이맘때 처음 마누라를 만났던 곳입니다.
당시 한국불교연구원에서 경주 남산 불교유적 답사길에 올랐는데 이곳에서 하루밤 유숙하면서 마누랄 만난 것 입니다.
수줍음 많고 싹싹했던 그 때의 마누라 모습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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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능선, 투명한 가을 햇살로 경주 평야가 발아래에 선명합니다.
저 멀리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보이고 형상강 좌우로 추수를 황금들판이 늘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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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의 신라의 달밤 노래가사에 "금오산 기슭에서 노래를 부른다~~~'할 때 그 금오산을 지척에 두고 시간에 쫒겨 하산을 하였습니다.
경주 시내 답사에 나섰습니다.
여긴 안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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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경주의 명물 향남빵집을 들렀습니다.
주문을 받고 즉석에서 꾸어주더군요.
앙꼬를 수북이 쌓아 놓고 빵을 만드는 모습이 신비롭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0E704E50AC90FC20)
돌아오는 길은 영천에서 할매돌부처를 만나러 갔습니다.
돌을 들어 안들리는 사람에 한해 한가지 소원을 들어 준다는 할매돌입니다.
나에게 예쁜 아주머니를 점지해 달라고 빌면서 돌을 들었지요
참 묘하더라고요
저 중간에 돌이 무거워봐야 얼마나 무겁겠습니까만은 실제로 들어 보면 밑에서 잡아 당기는 듯 잘 안 들리더라고요
올해가 가기전 터질 것 같은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으려나???
첫댓글 가을여행 즐거우셨겠네요
사진도 곱게 찍으시고...저는 지금 내가 서있는곳이 가을여행인가 봅니다...^^
한 번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은 곳인데, 번번히 놓치네요.
잘 구경했고 감사합니다~~
경주에 오셧다니 감사합니다..........
갈치도 할매돌부처에게 빌어봅니다~.,^&^
가까이 있으면서 좋은줄 모르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