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있는 우물’이라는 뜻의 산정(山井)호수는 이름 그대로 맑은 수질과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한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있으며 83 년에 국민관광지로 조성됐다. 7만8,000여평의 규모. 만수면적은 25만여 ㎡, 수심은 23m다.
산정호수는 인공호수로서 60년전에 조성됐다. 이 호수가 유명하게 된 데는 호수를 끼고 있는 명성산의 역할이 크다. 기암괴석이 많기로 유명한 명성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922m) 강원도에서나 느낄 수 있는 완벽한 산세를 갖추고 있다.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목놓아 울었고 부하 왕건에게 패한 궁예가 산기슭에서 터뜨린 통곡이 산천을 울렸다는 전설 때문에 ‘울음산’으로도 불리는 명성산은 가을이면 억새밭이 아름다워 매년 억새 꽃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명성산은 산행하기에도 좋다. 산정호수 상류인 윗산안 마을에서부터 등산로를 따라가는 길은 초심자에게도 부담없는 코스다.
골이 깊고 산세가 수려한 등룡폭포와 선녀의 전설이 담긴 비선폭포 등이 볼거리. 특히 명성산의 곳곳에는 약수터가 많아 산좋고 물좋은 곳임을 입증한다. 산정호수는 햇살이 비치는 맑은날에는 은빛수면이 눈부시다. 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장관.
밤이 되면 호수 주변의 가로등이 호면에 어렴풋이 반사돼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정호수에서의 낚시와 수영은 금지돼 있다. 산정호수는 산정호수관광지 내에 있어 입장료(어른 1,000원/어린이 500원)및 주차요금(1,500원) 을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산정호수의 명물들
산정호수에 가면 왜 이곳이 연인들이 즐겨 찾는 곳인지 알 수 있다. 바로 산정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 때문. 오솔길인 이곳은 봄에는 개나리, 여름에는 신록, 가을에는 낙엽으로 인해 항상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량진입이 불가능한데다 바닥을 전부 돌로 깔았기 때문에 비오는 날에도 질퍽거리지 않아 스타일을 구길(?) 염려가 없다.
또한 곳곳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지붕이 조성된 곳도 있어 오붓함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일부 산책로는 명성산과 연결되어 있어 등산로도 겸하고 있다.
산책로와 연결된 구름다리는 아치형으로 축성돼 있으며 등이 있어 밤에 운치를 더한다. 전체적으로 아담하면서도 예술적인 미가 느껴지는 이곳에 서면 시원한 호숫바람이 뺨을 스친다. 이곳 주민의 말에 따르면 구름다리는 산정호수 산책로 중 가장 바람이 잘 불어오는 곳이라고 한다.
‘구름다리’라고 이름 붙여진 데는 이유가 있다.
분명 이 다리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다리 위에 서면 다리가 흔들림을 느 낄 수 있다. 다리 밑을 지나는 강력한 물살의 영향 탓이다. 흔들리는 기분이 마치 구름 위에 서있는 것 같다고 해서 ‘구름다리’라는게 마을 주민의 설명.
산정호수물은 이구름다리 밑을 거쳐 곧바로 산정 폭포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산정폭포의 윗부분이 구름다리인 것. 구름다리에서 산정폭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귀청을 때리는 요란한 물소리에 정신이 멍해질 정도다. 구름다리 밑으로 흘러내리는 산정폭포는 높이 15m, 폭7m의 위용을 자랑한다.
올초부터 산정호수는 만수상태. 따라서 호숫물이 쏟아지는 산정폭포의 물살도 힘차다. 폭포 주변에는 수십개의 조명장치(라이트)가 설치돼 있어 밤에도 폭포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굉음과 함께 하얀 물살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쾌속보트는 누구나 한 번 타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쾌속보트는 낮에 운행되는데 5인승으로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요금은 1만5,000원이다. 쾌속보트 타는 것이 겁난다면 귀여운 모양의 오리보트를 타보자.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오리보트는 2인승으로 1시간 타는데 8,000원. 두명끼리 한조가 돼 호흡을 맞춰 오리보트의 페달을 밟으면서 경기를 하는 모습이 정겹다. 또한 노젓기 보트도 있어 2명이 5,000원으로 1시간 동안 즐길 수 있다. 예로부터 ‘포천하면 막걸리, 막걸리 하면 포천"아닌가.
산정호수 주변에는 소규모의 상가들이 오밀조밀 밀집돼 있는데 대부분 식당이다. 향토음식인 도토리묵을 비롯, 더덕구이, 쏘가리탕, 메기매운탕, 빙어회, 향어회, 송어회, 우렁이무침, 각종 산채요리를 포천산 막걸리와 함께 제공한다. 포천 막걸리가 유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특유의 걸쭉한 맛 때문.
예로부터 전수돼온 포천지방 특유의 발효공법을 사용하기 때문이 란다. 물론 좋은 물을 원료로 했기 때문에 맛이 깨끗하다. 시원한 호숫 바람을 맞으며 막걸리 한잔을 마시노라면 시 한수 읊고 싶은 심정이 된다. 이곳 음식점 상인들은 타지에서 온 이방인을 환영한다. 30분 정도 식사하다보면 손님과 주인이 서로 친해질 정도로 후덕한 인정을 느 낄 수 있다.
=하룻밤 묵으려면?
산정호수 한화콘도
산정호수 매표소 앞에 있다. 209개의 객실에 지상 5층, 지하 2층의 대규모 건물. 다양한 부대시설이 돋보인다. 수퍼마켓을 비롯, 18홀의 미니골프장, 최신 기자재를 갖춘 세미나실, 대규모 연회장, 유아전용풀까지 갖추고 있는 수영장, 8레인의 볼링장, 봉평막국수 등이 있다.
한화콘도에서 가장 자랑하는 부대시설은 온천사우나. 남자 240명, 여자 3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수질은 중탄산나트륨 성분의 약알칼리성.
온천탕의 경우 이용요금은 어른 5,000원, 어린이 3,500원이다. 이곳의 레스토랑으로는 한·양식당을 비롯, 커피숍과 봉평막국수가 있다. 봉평막국수에서는 봉평막국수 및 돈수육도 즐길 수 있다.
문의 : ☎031-534-5500
=아이들이 놀만한 곳
산정호수 놀이동산
산정호수 바로 옆에 있다. ‘바이킹’, ‘아폴로 디스코’, ‘크레이지 댄스’, ‘범퍼카’ 네 가지의 놀이기구가 있다. 흥겨운 디스코 음악과 함께 하는 ‘아폴로 디스코’는 접시모양의 기구가 마구 흔들려 그 안에 빙 둘러앉은 사람들의 정신을 아찔하게 만 든다.
‘크레이지 댄스’도 비슷한 형태. 2명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설계된 기구들이 댄스음악과 함께 제각기 자유자재로 움직여 재미있다. 요새는 ‘범퍼카’에 어린이보다 젊은이들이 몰린다고 한다. 평소 접촉사고를 우려, 항상 조심운전에 시달려야(?) 했던 도시인들이 이리저리 차를 충돌시키며 대리만족을 얻는 기분 때문에 많이 이용한다고.
‘바이킹’은 대중적인 놀이기구지만 특히 산정호수 놀이동산의 바이킹은 움직이는 각도가 커 스릴있다는 게 이곳 직원의 설명. 어른 1,500원, 어린이 1,000원의 요금을 내면 네 가지 기구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문의 : ☎031-534-7596
=주변명소
자인사
산정호수에서 철원 방면으로 1km 가다보면 나타나는 자인사는 명성산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자인사는 고려 태조가 궁예왕을 치기 위해 산제를 지내고 지었다. 태조는 명성산을 특별히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인사 건축에 각별히 신경썼다고 한다. 사찰은 명성산 아래에 있다.
도로에서 100m 정도만 들어가면 된다. 자인사 진입로는 경사가 완만해 차량진입이 가능하지만 이왕이면 걸어 들어가는 게 좋다. 주변의 수목들이 장관이다. 10m가 넘는 키큰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 수목원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사찰입구를 들어서면 대웅전이 나타나고 그 뒤에 극락보전이 있다. 극락보전은 최근에 개보수한 관계로 외관이 화려하다.
자인사는 규모는 작지만 명성산의 아름다운 산세를 뒤로 하고 있으며 사찰내의 범종과 탑들이 한결같이 화려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대웅전 안에 있는 금보살은 정교한 예술미가 돋보인다. 극락보전 앞에 있는 약수터를 들러볼 만하다. ‘이 지역의 물이 좋다 ’라는 소문을 실감할 정도로 맑고 시원한 물맛이다. 자인사에 들러 이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안 마시고 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 곳의 약수는 유명하다.
=드라이브 하기 좋은 코스
여우고개
산정호수 매표소 진입 직전 오른쪽으로 나있는 1차선의 길이 다. 이 길은 드라이브의 묘미를 즐기려는 사람이라면 꼭 가 봐야 할 코스. 총 30km의 길이로서 이동면으로 연결된다.
명성산을 가로 지르며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된다. 여우고개는 직선코스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꼬불꼬불하다. 그러나 아스팔트인 관계로 운전하기에 부담은 없다.
마을사람 의 말에 따르면 이 길은 꼬불꼬불한 정도가 마치 여우의 변덕처럼 종잡을 수 없어 ‘여우고개’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주변의 산세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우거진 소나무들과 깎아놓은 듯한 기암괴석이 드라이버의 넋을 빼놓는다. 그렇다고 한 눈 팔면 큰 일! 좁은 도로에 급커브가 많으므로 조심운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