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에서는 '지구촌 젊은이의 스포츠 대축제'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린다. 2년 마다 홀수년도에 개최되는 유니버시아드(이하 U대회)는 올림픽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종합 대회로 하계와 동계로 나눠 각기 다른 도시에서 열린다.
지난해 21세 이하 세계선수권에는 프로와 대학선수를 혼합해 출전한 바 있다.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도 프로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어린 선수들 1,2명이 추가로 선발 될 가능성도 있다. |
참가 자격은 대회 개최년도 1월 1일 현재 17세 이상 28세 이하의 대학생, 대학원생과 대회개최 바로 전년도에 학위를 수여 받은 졸업생이다.
한국은 2013년 제 27회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금17,은17,동12(총41개 메달)을 획득, 러시아. 중국, 일본에 이어 4위에 오른 바 있다.
국내 도시 개최는 1997년 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와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광주 U대회 참가 종목은 총 21개. 그 중엔 사상 처음으로 야구가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출전국은 개최국 한국을 비롯해 일본.대만,중국.프랑스.미국.체코.멕시코 등 총 8개 팀이며 기간은 7월 6일부터 11일로 엿새간 진행되며 장소는 무등야구장.결승전은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대회 방식은 풀 라운드로 1라운드를 치른 뒤 8강전 ,준결승 등 순위결정전으로 메달 색깔을 가린다.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은 금메달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종주국 미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체코 등 어느 팀 하나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로 전력 분석을 할 처지도 아니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최대한 정예멤버로 꾸려 대회에 임하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 목동구장에서는 제 70회 연맹회장기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 대회가 끝나면 대한야구협회는 기술위원회를 소집,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엔트리를 정한다.
과연 누가 지휘봉을 쥐고 어느 대학 어떤 선수가 U대회 승선 기회를 잡을까?
홍익대 4학년 김재영 |
선수 발탁, 현재 컨디션에 초점 맞춰야
사령탑 선임, 무성한 소문 뿐 ‘안개 정국’
2015 시즌 시작부터 선수들의 촉각은 U대회로 쏠려 있었다. 학창시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기도 하거니와 엔트리 발탁이 곧 지명회의에도 청신호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사령탑이 정해져야 자연스레 코칭스태프도 정해진다.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할 뿐 정해진 건 없다. 어느 정도 팀 성적을 낸 사령탑에게 기회가 주어질 거라 기준에서 의하면 일단 현재까지는 이건열(동국대)감독, 장채근(홍익대)감독, 허세환(인하대) 감독이 물망에 올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건열 감독은 작년 동국대를 4관왕으로 이끌었을 뿐 만 아니라 2년간 무려 7개 대회를 석권했다. 다만 2013년 부임 이전 이미 팀 전력이 최강이었던 걸 감안하면 대표팀을 맡기기엔 다소 시기상조라는 것이 일각의 의견. 장채근 감독 역시 단 한번도 국제대회 참가 경험이 없다. 부임 4년째인 지난해 홍익대를 하계리그 정상에 올려놓는 등 하위권을 맴돌던 팀을 강팀으로 바꿔 놓았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인하대는 16일에 열린 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건국대를 14-1 5회 콜드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 17일 경성대와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
2015 춘계리그 결승에서 경남대를 꺾고 우승의 감격을 꿰찬 인하대 허세환 감독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2006년 제 22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궈낸 바 있어 타 후보 감독들에 비해 경험 면에서 앞선다. 만년 최하위에 머물던 인하대는 허세환 감독 부임 이후 대학야구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춘계리그 우승에 이어 현재 선수권 대회 결승까지 안착한 상황. 만약 이 대회마저 석권한다면 허세환 감독 쪽으로 무게감이 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감독 성향에 따라 엔트리 구성은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누가 선임되건 간에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으로 선수를 뽑아야 한다. ‘나눠 먹기 식’ 이나 ‘엔트의리’가 되면 곤란하다. 현재 몸 상태나 페이스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성적 혹은 이름값에 연연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건국대4학년 김승현, 한양대 2학년 최채흥 |
U-21세계선수권 출전 투수 전원 재승선 가능성 ↑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1회 21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대학 투수는 모두 4명. 이들이 다시 광주 U대회로 전원 모일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홍익4.사이드암), 최동현(동국3.사이드암), 최채흥(한양2.좌완), 김승현(건국4.우완)이 바로 그 주인공.
서울권 1차 지명 후보에 이름이 올라 있는 김재영은 사이드암 투수 중에서는 대학-고교를 통틀어 NO.1으로 평가 받고 있다. 2년 전 최고의 페이스를 다시 되찾았다. 춘계와 선수권 2개 대회에서 6경기(29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1.86을 기록 중이다.
최동현은 21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3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낮게 형성되는 직구의 묵직함과 다양한 변화구로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사이드암으로 주로 마무리로 나서고 있다.
동국대 3학년 최동현 |
185cm 96kg 좋은 체격조건을 지닌 최채흥은 신입생이던 지난해 16경기(67.2이닝)을 던져 2완봉승 포함 4승 3패 방어율 0.93을 기록하며 한양대 에이스 자리를 예약했다. 대통령기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고 고교동기 이수민(현.상무.좌완)과 나란히 21세 이하 대표팀 막내로 대만 땅을 밟은 바 있다. 올해 5경기(28.1이닝) 1승 2패 4점대 방어율로 전년에 비해 다소 주춤하지만 대학야구가 워낙 좌완 부재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라 대표팀 승선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현은 지난 3년간 세 번이나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150km/h 대의 빠른 볼은 국제 무대에서도 통한다. 하지만 선수권대회에 등판하지 않았다. 차동철(건국대)감독은 ‘교생실습 참가로 훈련이 부족한 상태라 아예 전력에서 제외’ 했다며 ‘6월에 열리는 대회엔 정상적으로 던질 것’ 이라고 전했다. 김승현은 작년까지 51경기(119.2이닝)등판 10승 5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탈삼진수가 123개로 이닝 당 1.03개를 넘었다. 그러나 올해 춘계리그에서 부진했다. 5경기(10.1이닝)에서 삼진을 15개를 솎아냈으나 방어율도 4점대 이상이다. 현재의 페이스만 놓고 보면 선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릴 소지도 높다.
임서준(인하대4.우완),김성재(원광대4.좌완) 박진태(건국대3.사이드암) 김주한(고려대4.사이드암),방윤준(단국대4.우완)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원광대 4학년 김성재 |
이 밖에 방윤준(단국대4.우완),염진우(디지털문예대4.좌완), 이민준(경남대4.사이드암) 권용우(동의대4.우완)도 기대를 걸어 볼 만 하다.
전체적으로 투수를 보면 우투수가 마땅치 않고 좌완 역시 몇 명 없어 선택의 폭이 좁다. 이에 비해 사이드암 경쟁은 치열한 편이다. 우완-좌완-사이드암의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각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경남대 4학년 이민준-단국대4학년 방윤준 |
대회 일정을 보면 조별 풀리그를 연달아 사흘간 치러야 한다. 조 성적이 곧 순위결정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운드 쪽에 야유를 두고 선발해야 할 것이다. 또 마운드 운영 계획도 잘 짜야 하다. 10명 아니 그보다 한 명 더 추가 할 수 있다.
공격형 포수 나원탁- 김융, 나란히 승선 유력
대학 지도자와 스카우트들은 대표팀 안방마님으로 나원탁(홍익대3.포수)와 김융(성균관대4.포수)를 지목하고 있다.
4년 전 나원탁은 한승택(현.경찰청)과 함께 대만에서 열린 ‘2011 한국·일본·대만 고교 야구 대회’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포수 최대어로 프로직행도 가능했지만 그는 미래를 기약하며 홍익대에 입학했고 3년 째 안방마님으로 공수에서 화려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수비 능력도 갖추고 있지만 최근엔 방망이도 매서워졌다.
홍익대 3학년 나원탁- 성균관대4학년 김융 |
강릉고 출신 김융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고교시절부터 포수로서는 꽤 쓸 만하다는 평을 받았지만 타격은 평범했다. 그러나 올 시즌 춘계리그에서 25타수 1홈런 포함 13안타 타율 5할 6푼 7리를 기록하며 2차 지명회의에서 대졸 포수 중 가장 먼저 호명될 선수로 거론되고 있다.
내야,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로 무장.
좌타자 일색, 해결책 강구 필수
어떤 포지션에 갖다 놔도 수비를 할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것이 국제대회 엔트리를 꾸리는데 기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내야수의 경우는 숏은 물론이고 2루와 3루까지도 가능한 전천후 선수를 선호한다. 후보로는 이성규(인하대4.유격수), 서예일(동국대4.유격수), 장진혁(단국대4.유격수) 김성훈(디지털문예대4.유격수) 정도다.
경희대 4학년 김주현- 인하대 4학년 이성규 |
동성고 출신의 이성규는 KIA 1차 지명 후보. 모교 인하대의 춘계리그 우승을 이끌며 공격을 주도했다. 2년 전인 2학년 때 동아시아 대회 출전 경험이 있다. 지난해 5월 우측 팔꿈치 수술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4년 평균 타율이 3할 4푼이 넘는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물론 수비도 평균이상이다.
서예일은 지난해 이루고자 했던 목표 그 이상을 다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국대의 4관왕에 힘을 보탰고 21세 이하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또 협회가 선정한 대학 우수타자상을 받았다. 그러나 올시즌 출발은 참담했다. 춘계리그 대회에서 그는 22타수 1안타. 잘 맞은 타구도 번번이 야수에게 잡히는 불운을 겪었다. 주장이라는 무거운 책임감과 지명에 대한 부담감에 지독한 ‘대4병’을 치렀다. 하지만 선수권대회에서 8타수 4안타.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동국대4학년 서예일- 디지털문화예술대 4학년 김성훈 |
춘계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을 달성한 장진혁도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광주일고 시절 이미 한 번 태극마크를 경험했다. 작년까지 2루수로 뛰었다는 점도 발탁의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춘계리그 돌풍의 주역’ 디지털서울문예대의 주장 김성훈(4학년.유격수)도 지도자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맞추는 능력과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다. 작은 키를 갖고도 야구를 잘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있는 선수다.
한화 1차 지명 후보 김주현(경희대4.1루수)는 대표팀 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거포의 자질을 갖고 있고 실제로 장타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이름값에 비해 기대만큼은 아니라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 그래도 큰 거 한 방에 대한 기대치를 쉽게 포기 할 순 없다.
성균관대4학년 정경운- 경남대 4학년 최성훈 |
그러나 앞서 언급한 선수들 가운데 이성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좌타자라 조율이 필요하다.
정경운(성균관대4) 임성재(단국대4), 최성훈(경남대4)등 오른손 타자들이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국대 4학년 홍창기- 조수행 |
경쟁율 높은 외야, 홍창기-조수행 이외 2명은 누가?
안산공고 출신의 홍창기(건국대4.좌익수)는 189cm 90kg 우투좌타로 1학년 때 2개의 실책 이후 현재까지 철벽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타격도 평균 3할 4푼대로 꾸준하다. 올해는 무려12경기에서 33타수 15안타 8타점 4할 5푼 5리를 기록하고 있다. 발도 빠른 편이다. 대졸 야수 중에 가장 먼저 지명을 받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4년 내내 스카우트의 특급칭찬을 받아왔다.
강릉고 출신으로 건국대 톱타자로 뛰고 있는 조수행(건국대4.중견수)도 홍창기와 함께 최고의 외야수로 통한다. 178cm 75kg로 체구는 크지 않지만 야구 센스나 어깨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4년간 도루를 무려 86개나 했다. 평균 한 경기당 한 개 이상은 성공한 셈이다.
영남대 4학년 이재율- 인하대 4학년 채상현 |
조수행 버금가는 빠른 발을 자랑하는 이재율(영남대4.중견수)도 태극마크에 도전장을 던진다.
포철공고 출신으로 185cm 75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이재율은 타격 이후 1루까지 도달 시간이 대학 전체 타자 중에서 가장 빠르다. 지난해 3할 7푼 5리(72타수 27안타)로 커리어 하이를 세웠다. 수비도 견실한 편이고 순간 판단능력도 좋다.
대구고 출신 김호은(연세대4.우익수)는 이번 선수권대회에서 11타수 9안타 8할 1푼8리의 놀라운 타격감으로 보였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자신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지만 그래도 4년 간 평균 3할 중반의 타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연세대 4학년 김호은 |
최근 방망이의 물이 오른 채상현(인하대4.좌익수)도 주목할 만 하다. 16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선수권대회 건국대와의 준결승에서 4회 중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장충고 출신의 채상현은 작년에도 2개의 홈런을 기록한 장타력을 드러내긴 했지만 타율은 평범했다. 하지만 올해는 2개 대회 평균 5할이 넘는 불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다. 컨디션만 놓고 보면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대한야구협회는 올 초부터 내홍으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전직 임원과 간부가 경기실적서 조작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를 하는 등 조용한 날이 없다. 여기에 공석인 협회장 자리를 두고 선거 경쟁으로 열을 올리더니 지난 12일엔 당선인 박상희(중소기업진흥회 회장)의 막말 발언으로 재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올시즌 초 국내 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했던 걸 상기하면 안방에서 열리는 광주 유니버시아드를 원만히 잘 치러 낼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 하루 빨리 협회가 정상화되어 본연의 임무에 충실 할 수 있길 바라며 대표팀 지원에 열과 성의를 다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