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22년 12월21일 저녁 7:30분에 신영희 판소리 공연을 듣기 위해 민속극장 풍류에 갔다. 민속풍류 극장은 선정릉역 9호선 3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나타나는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과 같은 건물의 뒷편에 있다.
이번 판소리 공연은 The Story라고 해서 인간문화제로 지정된 신영희 선생의 일생을 이야기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신영희는 1942년 전남 진도에서 출생했다. 부친 신치선 선생은 판소리꾼으로, 딸이 판소리 하는 것을 처음엔 반대했으나, 딸의 하고자 하는 의지에 못이겨 결국 딸에게 판소리를 가르치게 된다. 이 장면은 아버지에게 앞으로 열심히 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이다. 김장호와 변서영이 대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변서영은 제18회 사천 수궁가 전국 판소리 대회에서 초등부 대상을 받은 어린이다. 윗편 한구석에 앉아 있는 흰옷의 여인이 신영희다.
어린 시절, 신영희가 아버지로부터 사사 받는 모습이다.
16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신영희는 판소리 공연을 다니면서, 실질적인 가장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오빠와 동생이 학교를 계속 다니도록 도왔다.. 그 당시는 따로 공연장이 있는 게 아니라, 열악하기 짝이 없는 가설 무대에 불려가 판소리를 하곤 했는데, 그걸 '외출한다'라고 했단다. 결혼을 한 후에도 먹고 살기 위해 판소리 인생을 이어갔다. 이때 대역은 신시은이 했는데, 판소리보다는 뮤지컬, 연극 배우로써의 음량과 기량을 가지고 있어 판소리 공연에는 약간 맞지 않았다.
신영희가 21세에 아세아 민족예술제 창악부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남원 춘향제 명창부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무대를 서울로 옮겨 당시 안기선, 박봉술, 김소희 등명창들의 사사를 본격적으로 받게 되었다. 대역은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인 김백송이 맡았는데, 그녀는 제31회 목포 전국국악 대경연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영희가 드디어 무대에 등장, 홀대 받는 국악인으로써 평생을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 놓았다. TV에 출연했을 때는 코미디 프로그램에까지; 나왔는데, 주변에서 국악인의 체면을 손상 시킨다고 뒷소리를 했다고 한다. 하긴 오늘 공연도 전석 10,000원의 저렴한 티켓인데도 겨우 100여 명이 관람하고 있었다. 대치노인복지센터 회원들은 무료였다.
올해 80세인 신영희는 2013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사단법인 만정 김소희 판소리 선양회 창립 이사장이며, 화관문화훈장과 동리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춘향가의 '사랑가'를 열창하고 있다. 판소리 인생 70년이라는 명창답게 멋들어진 판소리를 들려줬다.
출연진이 고작 다섯 명으로 단촐한 판소리 연극이었는데, 재미나게 봤다.
판소리에 익숙치 않은 귀인데도, 신영희는 물론, 김백송, 변서영의 판소리가 좋았고, 판소리가 대중성이 떨어져도 김백송과 변서영 같은 기대주들이 신영희의 판소리를 이어갈 거라는 기대가 크다.
첫댓글 추운 날씨 따듯한 곳에서 즐기셨네요
어디 마음 편하게 하는 불경을 설법하는 곳이 있을까요?
저는 절이나 불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봉은사는 어떨까요? 행사가 꽤 많은 것 같던데...지난 번, 대치노인복지센터(불교조계종재단에서 운영)에서 봉은사 팥죽까지 얻어 먹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