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서 소개된 오바마 대통령이 416참사에 조의를 표하면서 단원고에 기증한 잭슨 목련에 대해 글쟁이 외촌이 기린 글을 잠시 빌리면서 단원고 교정에 부쩍 커진 목련을 되새깁니다.
‘그 단원고 목련 이야기는 미국에서 시작된다.
단원고 목련의 모수 잭슨 목련은 수령이 200년이 넘는 백악관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백악관 건물 남서쪽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1층 식당과 2층 숙소 창문까지 가지를 뻗어 거대한 부피를 가지고 있었다.
이 나무는 마치 백악관의 상징과 같은 나무로 20달러 지폐에도 등장했을 뿐 아니라 이 나무 아래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장면이 미국인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출처] 안산 단원고 목련|작성자 와촌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당신의 삶에 다가와서 “이봐, 나 여기 있어!”라고 외치는 사람. 그리고 당신의 삶에 다가와서 ‘아 너 여기 있었구나’리고 가볍게 감탄하는 사람이다. 심리학자 레일 라운즈가 한 말입니다. 이번 순례 걷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여러 가지 감동 중 하나가 저 별들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풍성해지면서, ‘아 너희들 여기에도 있었구나’하면서 작은 감동들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참가지 (II)에서 약속한대로 이번 참가지(II)에서 이번 순례 참가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단원고 정문을 나서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여러 단체들의 후원으로 조성된 ‘기억과 약속의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 이 별들이 등/하교 시 이 길을 걸으면서 조잘조잘 거리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전인숙 님의 이 길의 조성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이 길을 걸으면서 오늘 생일을 맞아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2-3 깨박이 음악천재 김시연, 2-5 모범생 행복전도사 최남혁, 2-6 할머니의 자랑 이세현 이들 별들의 이야기가 다시 떠 오릅니다.
건너편 ‘원고진 공원’의 나무의자는 이들의 쉼을 재촉하지만 이들은 너무 먼 곳에서 영원한(?) 쉼을 누리고 있습니다. 단풍나무들이 열심히 활동 중임에 조만간 그 잎들에 붉은 색이 입혀지겠지요. 그 공원 갈을 따라 걷다가 도착한 곳이 ‘416 기억전시관’ 입니다. 건물 3층에 위치한 기억공간; 많은 시민활동가 화가들의 후원과 활동으로 우리 별들을 좀 더 아름답게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 분들의 세월호 기억 그림들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입구에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2-6 박영인과 남혈철 별; 그리고 세월호 침몰 후 단 한 명이라도 구조하려고 그리 몸부림 치다 이들과 함께 별이 된 김관홍 잠수사 님의 판화가 우리를 맞습니다. 잠시 이들을 위한 묵념을 드립니다.
기억공관 안으로 들어가보니 천정엔 이들 별을 상징화한 작은 공간이 각자의 이름 별로 메어 달려 있으며 그 공간엔 이 별을 기억할 수 있는 유품 및 심지어 세월호에서 찾은 유품들도 그 곳에 저장되어 있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 유품들은 416 기억저장소 사무실 유품 보관소에 분류 저장되어 있습니다.) 아래 왼쪽 그림 이미지는 그들 중 하나로 김인호 별의 사진과 그의 평소 유품들이 그 공간에 들어 있으며 불이 비취면서 이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는 마치 밤에 별이 반짝이는 모습을 형상화 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별을 보듯이 하늘을 향해 눈을 들어 보듯이 쳐대 보아야 합니다. 벽엔 앞서 소개한 화가 분들이 세월호를 주제로 그린 그림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전시관을 나오기 전 다시 한번 더 천장에 메어 달린 별들 등을 보면서 이들 각자의 저 천상에서의 아름답고 즐거운 삶을 기도합니다. 그것이 이 땅에 남아 있는 유가족 부모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입구에서 우리를 맞아준 고 김관홍 잠수사의 편안한 쉼과 그리고 유가족들의 안녕도 빌어 봅니다. 전시 공간을 떠나서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인 화랑유원지 평화공원 (예정 터)로 갑니다.
화랑교를 지나 화랑유원지에 들어섭니다. 호수를 끼고 조성된 둘레 길을 따라 걸으면서 팬더믹 상황 시 근 2년간 매월 첫째 주 오후5시 세월호 추모 기도회가 실시되었던 터를 지나 옆엔 산업박물과 그 앞에 단원구청을 바라보면서 근래 ‘416 유가족협의회’ 주관으로 어김없이 실시되는 기도회 장소를 마주 대하는 공간에 도착합니다. 공간 옆에 코스모스가 흐트러지게 피었습니다.
사회자 전인숙 님의 이 공간에 대한 배경 및 향후 평화공원의 모습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이번 순례 길을 함께 걸었던 4.16 기억저장소 양옥자 사무총장께서 평화공원 공사 진행에 대한 최근 소식을 공유합니다. 평화공원 조성의 원 계획은 별들의 위패를 모시는 추모관 포함 제 부속건물들을 416 10주년인 2024년 4월16일 전면 개관하려고 하였으나 전임 및 이번 정부의 예산편성 등 미적거림으로 일단 11주년인 2025년 4월 16일 추모관부터 조성하여 개관하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되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이번 세월호 기억 순례 걷기 동안 전인숙님, 양옥자님 그리고 몇 분의 별들의 어머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들의 정말 간절한 바램은 ‘해경 구조 헬기 그리고 해경 경비정이 45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별들을 구출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 결론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이들을 의도적으로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 핵심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 저 또한 이들의 의견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세월호 침몰 원인규명도 중요하지만, 그 정권이 왜 이들을 구출하지 않았는지 아니 왜 죽음으로 내어 몰았는지 에 대한 규명만큼은 이 나라가 국가적 책무로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생각을 가다듬었습니다. 이에 그 밝힘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그 규명 활동에 동참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평화공원 부지를 떠나 다시 세월호 기억관으로; 도착하니 벌써 오후 5시 20분; 약 4시간 20여분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길을 걸으면서 펼쳤던 노란색 우산을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