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 이라서
울집,귀여운 새낑이 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랍니다.
오전 11시 30분 쯤 되었을까.
초인종이 띵~동 울리더군요.
울집 인터폰 상태가 좋지 않아 통화가 거의 불가능 했지만 대문 까지 나가기가 귀찮아 대충 누구냐고 묻고는 각자의 재량에 따라
안에서 문열림 버튼을 누르곤 했죠.
인터폰 수화기(?)를 들어 보았자 지지직 끓는 소리 때문에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그냥 톡하고 문열림 버튼을 누르는것도 이상한것 같아 형식적으로 목소리를 가다듬은후 "누구세용? " 하고 물어본뒤
거의 반동적으로 버튼을 눌렀답니다.
이때 우리집은 비상 사이렌 소리를 들은 사람들 마냥 초비상이 일어났답니다.
휴일날만 되면 가족 구성원 중에 제대로 옷을 갖추어 입은 사람이 없답니다.
불편하다고 세 여자가 브라는 벗어 던진체
헐렁하고 늘어진 티셔츠에 추리닝 바람으로 남루하고 추레하게 있는 상태랍니다.
사람들은 흔히 외출하여 보게 되는 그사람의 완성된 모습만 보고 집에서도 저렇게 멋진 차림새를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그야 말로 우리집에 와서 실체를 들여다 보면 깹니다.환상이 ㅋㅋㅋ
" 엄마, 누구야? "
작은딸이 다급하게 묻습니다.
딸네미들이 후다닥닥 옷을 입는 사이에 비교적 사람꼴을 갖추어 입은 제가 현관문을 열어 보았답니다.
근데 아무도 없는것입니다.
"이상하다? "
고개를 갸웃 거린후 안으로 들어 왔답니다.
그로부터 5분후에 다시 초인종이 울리더군요.
다시 나가 보았더니 아무도 없더군요.
또다시 5분후에 초인종이 울리고 같은 상황이 연출 되더군요.
첫번째는 궁금했고
두번째는 걍 애교로 넘어갔고
세번째는 짜증이 나더군요.
울 아이들이 그러네요.
"엄마,초딩들이 벨튀 놀이 하나봐요."
"벨튀가 뭐니?"
"왜 그거 있잖아.벨 누른뒤 튀는것."
요즘엔 무조건 말을 줄여서 표현 하나봐요.먹튀,벨튀 등등....
"우리가 유치원때랑 초딩때 벨튀 많이 했었는데 요즘 초딩들도 벨튀 하나봐요.ㅎㅎㅎ"
작은 딸네미의 벨튀 고백에 저도
"그러냐? 이 에미도 전에 벨튀 한적 여러번 된다.하하하하."
라고 선언 했더니 울 딸네미들이 재미 있다는듯이 " 엄마, 정말? 엄마는 몇살때 그러고 놀으셨어요? " 하고 묻더군요.
"별로 어리지도 않은 나이였다.이 에미는 중 3때 벨튀 놀이를 했느니라.니들이 누구를 닮았는가 했더니 모전여전 이로구나."
울 딸네미들 뒤집어 지면서 엄마가 경험했던 벨튀에 얽힌 양심선언을 하라는 겁니다.
당시 저는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철도 어지간히 들을법한 나이였는데 유치 하게도 그런짓을 했답니다.ㅋㅋ
제가 자란곳은 시골이었는데
도시는 슈퍼마켓이나 마트가 있지만 우리 동네는 점빵이라는 유일한 조그만 구녕가게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시골이라 바쁘다보니
쥔장이 하루종일 가게를 지키는것이 아니라
안채에서 살림 하다가 점빵 출입구에 달아놓은 초인종이 울리면 손님을 맞이하여 물건을 파는 시스템이었답니다.
그당시 저는 교회 학생회에 소속이 되었는데 신앙심은 뒷전이고
밤마다 남학생들과 히히덕 거리며 노는 재미에 친구들과 자주 모여서 침좀 뱉고 다녔답니다.
제가 그때부터 좀 까졌었나 봅니다.ㅎㅎㅎㅎ
교회에서 남학생들과 실컷 히히덕 거리며 놀다가 우리집 옆집에 사는 점례라는 친구와 같이 집으로 오는길에
점빵앞을 지나가게 되었답니다.
점례가 장난끼가 발동 했는지 벨을 누른뒤 쥔장이 나올만 하면 튀자는 것입니다.
재미 있을것 같아 저도 동조를 했죠.
벨을 누른뒤 쥔장이 나올만 하면 튀는것을 3회정도 반복 했을까.
우리는 젖먹던 힘까지 내어 튄후 숨어서 그상황을 지켜 보았죠.
쥔장 아자씨가 점빵 출입구 문을 열어본뒤 두어번 고개를 좌우로 훑어 보는가 싶더니
그야말로 무지막지 하게 욕을 퍼붓는것이었답니다. ㅋㅋㅋ
"어떤 dog새끼뇬들이 개지랄 들인겨~! 잡히면 쥑이삘라.에라이 확~!"
쥔장 아자씨가 얼마나 짜증이 났겠습니까.
저는 다~ 이해 합니다.ㅋㅋㅋ
그 욕을 얻어 먹고도 재밌다고 우덜은 심심할만 하면 추접스럽게 그짓을 가끔가다 한번씩 즐겼답니다.^^
모전여전,
벨튀에 얽힌 옛추억이 지긋이 떠오르는 일요일 이었답니다.^^
첫댓글 상큼여우님
그래서 딸가진 엄마 참으로 부러워요..^*^
벨튀에 얽힌 추억을 잼나게 담아 주셨네요..
따님과 나누는 대화가 참으로 정겨움을 느끼게 합니다..
아
모전여전 벨튀,먹튀 ㅎㅎㅎ 어릴적 추억을 되세기며.웃고 갑니다..
참 모전 여전 이네요 ㅎㅎ 한번 웃고 갑니다
그엄마에 그딸들 참재미나게사시네요`~아이들주린말 도대체 알아들을수가있어야지
ㅎㅎ~
울 아이들도 그렇게 지냈는데~~
읽는것 만으로도 상상이 가고 재미 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