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멸이 좋아하는 산책코스.
청와대랑 삼청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지요.
오늘 새로이 안 사실인데 여기는 자동차 부릉부릉 타고 가는 데이트 코스라네요.
지멸은 혼자 쫄래쫄래. 걸어서.
그러면 사람들이 자동차 타고 지나가면서 뭐 저런 게 다 있냐 한데요.
여하간 오! 수정에 나왔던 그 갤러리도 스쳐 지나가고.
지나가다가 갤러리들 싹싹 뒤져서 관람하고.
무슨 사진전이던가. 꽤 유명한 거던데. 그것도 구경하고.
푸시시...
맥주 한 캔 사들고. 오솔길을 걸어걸어.
비둘기들 참 건강하네.
이런 곳에 사는 비둘기들은 영역권다툼에서 승리한 놈들이지요.
건강하고 힘이 세요. 한가하게 곤충이나 쪼아 먹으며 살 수 있고.
영역권 다툼에서 진 놈들만 도시로 내 몰려요.
그 놈들은 대기가스를 맨날 먹고 살아서 납중독에다가.
게다가 다리 하나 성하게 살기도 어렵지요.
항상 비둘기들이 걸어 다니는 거 보면 재미있어요.
머리를 앞뒤로 막 흔들면서 걷는데 엉뚱하게도
'와. 저 놈들 저렇게 걸어다녀도 멀미도 안 하냐...'
뭐 이런 생각이 들더라니깐. 볼 때마다.
저 비둘기들은 머리에 '자석'도 달렸는데.
도시에서 사는 놈들 보면 불쌍해요. 그쵸?
저녁에는 잘 아는 어느 후배가 연애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요즘 남자친구가 자꾸 결혼하자 한다고 그 남자가 자기가 생각했을때는 너무 '남성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거 같다고 좀 같이 봐 달라고 부탁하데요. 으어.. 겨우 두 달 만났는데 남자가 결혼결혼.
그리고 어떤 모임 나가면 자기를 막 존중해 주길 바란데요.
그렇구나.
음... 그래서 열심히 이야기하고 열심히 화해시키고.
잼나게 놀다 왔어요.
그 남자는 소믈리에 라네. 왜 있잖아요 와인 감별사.
덕분에 인사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출발하는 미술관 관람 셔틀버스가 삼십분 간격으로 있으며. 북악터널 근처에 있는 곳까지 가면.
조용하고 세련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요.
게다가 미술관 관람이라니. 와우.
로망이야. 자기.
누구누구 데리고 가야지!
싸게 해 준다잖아! --.--
답사 한 번 다녀 와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