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다!” 아우디 A7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내뱉은 말이다. 최근 만난 A8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실히 젊다. ‘매끈’ 아니, ‘미끈’한 지붕 선과 테일램프의 현란한 라이트 애니메이션 덕분이다. 타보기도 전에, 보기만 해도 이렇게 흐뭇하다니. 신형 A7은 글로벌 출시 이후 2년 만에 국내 출시했다. 디젤 게이트 여파로 시간이 좀 걸렸다. A7은 A6 플랫폼으로 만든 쿠페형 세단이다. 앞바퀴굴림 기반 플랫폼이지만 아우디 네바퀴굴림 시스템 콰트로가 노면을 꽉 붙든다. 겉모습은 꽤 익숙하다. 친근한 육각형 싱글 프레임 그릴의 효과가 크다. 다만 육각형 모서리가 지난 세대에 비해 더 뾰족해졌다. 헤드램프 안에 그래픽은 Y자형에서 빗살 무늬로 바뀌었다. 흔히 볼 수 없는 무늬라 특별하게 느껴진다. 역시 아우디는 램프 장인. 정성스러운 램프 디자인은 언제봐도 기분 좋은 볼거리다.
옆모습 변화는 크다. 잠자코 있던 캐릭터라인이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한다. 굵고 짧은 두 개의 선을 앞뒤, 위아래에 그었다. 아래쪽 라인은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지붕 선과 가까운 캐릭터라인은 늘씬한 옆모습을 완성한다. 뒷모습 변화는 단박에 보인다. 테일램프가 연결됐다. A8의 그것과 사뭇 다른 이유는 크롬 라인이 빠져서다. 덕분에 양쪽 현란한 빗살 무늬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시동을 걸고 더 큰 기쁨을 찾아 나섰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편하다.
국내에 가장 먼저 출시한 트림은 55TFSI다. V6 3.0L 터보엔진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0kg·m 를 발휘한다. 일상생활에서 힘에 대해 부족하다고 말할 일은 없을 터다. 신호등 앞에서 멈추고 다시 달릴 때 굼뜨게 움직이는 법이 없다. 가뿐하게 출발하고 분명하게 멈춘다. 힘을 내고 빼는 과정에서 어떤 스트레스도 없다. 깊은 코너를 만나면 아우디 콰트로 맹신자가 된다. 신기할 정도로 우아하게 돌아 나선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처음 포르쉐를 탔을 때 감동과 비슷했다. 어떠한 도로 환경을 만나든 A6은 잠잠했다. 단점은 없을까? 굳이 꼽자면 콘솔박스 커버가 아쉽다. 두 갈래로 나뉘어 열리는 A8의 콘솔박스 커버가 사용하기 참 편했는데 말이다. 단점은 정말 이 정도다. 실내를 살펴보면 아우디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터치스크린은 운전 중에도 사용하기 편리했다. 촉각적 청각적 피드백이 명확한 햅틱 터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의 해상도는 기가 막힌다. 시력이 좋아진 감각이다.
뒷자리 공간은 발공간과 무릎 공간 전부 넉넉하다. 차체 길이는 4975mm, 휠베이스는 2926mm이다. 이전 세대보다 길이가 1m 늘어난데 비해 휠베이스는 12m 늘어났다. 덕분에 여유로운 실내공간과 균형 좋은 옆모습을 만들어 냈다. 아우디 A7의 가격은 9550만원. 경쟁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CLS, BMW 8시리즈 그란쿠페다. 비로소 실감했다. 아우디가 정말 돌아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