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무서운 썰을 들고 찾아왔었는데, 오늘은 도를 아십니까를 만난 썰을 가지고 왔습니다.
2024년 6월 16일. 학원에서 나와서 길을 걷고 있는데, 강남역 12번 출구 쪽에서 키 큰 남자와 키 작은 남자 하나가 걸어오던군요. 제가 키가 애매하게 큰 편이라, 와 부럽다 이러면서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나치자마자 완전 개미같은 목소리로 "저기요!" 라고 부르는겁니다. 내가 잘못 들었나? 내가 눈을 너무 쨰려봐서 뭘 잘못한건가? 싶어서 뒤를 돌아보니 그 2인조가 저한테 왔어요. 그러더니 대뜸 하는 말이, 저희가 여기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여기 괜찮은 카페나 식당 있나요? 라고 물었어요.
키 큰 남자: 혹시 여기 근처에 대학교 다니시나요?
나:( 평소에 좀 나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생이냐고 물으니 대학생처럼은 보인단 뜻이네...) 아니오...?
키 큰 남자: 혹시, 여기 괜찮은 카페나 식당 있나요?
나: (나도 여기를 학원만 왔다갔다 했지, 놀러 다니지 않아서 잘 모르는데, 제가 거절을 워낙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잘은 모르는데, 여기 돌아가면 24시간 카페 하나 있어요.
키 큰 남자: 오 거기 자주 가시나 봐요?
나: (한번도 안갔지만 그렇다고 네 라고 대답하면 이 사람 뭐지? 라고 생각할까봐) 네네
키 큰 남자: 거기서 뭐가 맛있어요?
나: (하..자꾸 귀찮게 물어보네. 네이버 지도에 치면 다 나오는데,,,아니 카페에 아무거나 말했는데 안팔면 어떡하지? 뭘 말해야 안걸리지? 과일주스는 하나쯤은 팔지 않을까?) 레몬에이드요.
키 큰 남자: 그럼 또 뭐가 맛있어요?
나: (아니 이쯤하면 가서 좀 찾아봐라...나도 구라라고) 저 그거밖에 안먹어서 모르겠어요.
키 작은 남자: 오 한 우물만 파는 성격이신가봐요?
나: (빨리 가고 싶은데) 네네....
키 큰 남자: 주로 밥은 어디서 드세요?
나: (아니 미친놈들인가? 이런걸 왜묻지? 근데 또 싸가지없게 말하면 둘다 기분 안좋을테니) 저 여기 맥도날드만 가요
키 작은 남자: 진짜 한 우물만 파시네 ㅋㅋ
키 큰 남자: 여기에는 왜 오시는 거에요?
나: 여기 재수학원 다녀요
키 큰 남자: 오 의대 가시려고요?
나: 네
키 큰 남자: 그럼 SKY는 갈 성적인데 의대 도전하시는거에요?
나: (합격증은 없지만 내가 고려대 갈 성적은 되니) 네네
키 큰 남자: 그러면, 의사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이때부터 단순 관광객이 아니구나 판단) 아니...뭐 전 그런거 신경 안써요
키 작은 남자: 오 그럼 사명감때문에 의사 하고싶으신 거에요?
나: 네 저 수술하고 싶어서요.
둘다: 오~~ 저희 이상한 사람 아니고, 머리만 안깎았을 뿐인데 스님이거든요.(지 입으로 이상한 사람 아니라고 말하면 다 그런사람처럼 보인다 멍청이들아)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저희가 좋은 얘기 해드리고 싶어서...
나: 안돼요 저 지금 지하철 타야 해요.
키 작은 남자: 그럼 5분도 안되시나요?
나: (일단 구라를 쳐야 한다) 네 저 집이 수원에요. 빨리 가야 해요
키 큰 남자: 아 빨리 가셔야겠네...집에서 공부 하시려고요?
나: 네(이제 좀 눈치 있으면 빨리 가라 내가 호구냐?)
키 큰 남자: 아 그럼,,혹시 나중에 길 가다가 저희같은 사람 만나면, 그냥 얘기만 잠깐 들어주세요. 저희 이상한 사람은 아니에요
나: 네 그럼 안녕히
뭐 이렇게 실갱이 하다가...결국 빠져나왔습니다. 이사람들이 서로 말을 주고받으면서 제가 그럼 안녕히. 라고 말할 시간을 안줘요. 그 짧은 시간 안에 기가 엄청 빨려요. 항상 뉴스를 보며 아니 보이스피싱을 왜당하는지 몰랐는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나이듯신 분들은 멘탈이 터질수도 있겠더라고요. 나이 상관 안하고 접근할 거 같으니 초중학생 분들도 알아두시길....
시작부터 유튜브에 패러디 하는 영상 보면 기가 약하세요~ 이럴 줄 알았는데 관광객인줄 알고 친절하게 답해줬더니 이런 일이....아무쪼록 전 이렇게 살고있습니다. 길가다가 이상형이 번호를 물어보는 일은 무슨;;;;도를 아십니까가 접근하네요 ㅠㅠ 빨리 저도 사회생활 하고 싶어요...지원이도 실제로 보고싶고
첫댓글 ㅠㅠㅠ
저만 겪은게 아니였군여..전 집가다가 갑자기 도를 아세요? 기습질문 받아서 튀었었던..ㅜ
제가 거절을 못해서…휴 이 능력도 키워야할듯…
기분 전환 하러 가끔씩 혼자 홍대 놀러가는데 홍대에 그런 사람들 진짜 많아요 ㅠㅠ
그래서 일부러 그런곳 잘 안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