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나타나는 축구 유망주는 어디로?

[위드더볼 with the ball]

"한국에 메시가 나타났다"

"OOO 선수 해외 유명 유스팀 입단"

대한민국 축구계에서는 매년 마다 1명씩은 꼭 축구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발굴된다.

그러나 이렇게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거나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어 우리와 다시 마주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2006년 제주도 칠십리배를 갔을때 일이다.

광양제철초등학교 (전남 드래곤즈 유소년팀) 라는 강팀을 상대로 만났다. 베스트 11명 중에 나를 포함한 동료들이 축구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지 약 4개월이 지났을때 전국대회를 참가했다. 최종 스코어는 3:0으로 비교적 깔끔한 패배를 당했다.

당시 상대편 감독님의 배려로 3골 이상 넣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때 만났던 선수중에 한명은 박정빈 선수는 (전 FC서울) 6학년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기량을 가졌다.

브라질의 호나우두 선수를 연상하게 만드는 플레이스타일은 우리팀 수비수를 너무 쉽게 돌파했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 센터백 위치에서 시작해서 우리팀 골키퍼까지 돌파에 성공하여 득점 직전에 감독님의 사인을 보고 다시 골을 넣지 않고 백패스를 했던 장면이다. 그저 감탄밖에 하지 않았다.

박정빈 선수는 차범근 축구상도 받고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서 2012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하게 된다.

이후 분데스리가 데뷔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한국팬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상도 겹치게 되면서 팀에서 입지를 단단하게 확보하지 못해 여러팀을 돌고 돌아 FC서울에 입단하게 되었다.

현재는 FC서울에서 계약을 해지한 상태로 나와있다.

이처럼 유소년 시절 많은 주목을 받았던 한국 축구 유망주 선수들이 많다.

서명원, 장결희, 이정빈 선수 등 세계를 향해 달려가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던 선수들이다.

여러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도전을 멈추게 되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어린 선수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요인 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언론의 주목"이다.

언론에서 한국에서 축구신동이 나타났다는 것은 아주 좋은 기사가 된다.

한국에서 축구라는 종목의 인기는 스포츠 중에서 높은 수준에 속하기 때문에 많은 조회수와 시청률이 나올 수 있다.

짧은 시간 아주 큰 주목을 받기 때문에 선수는 슈퍼스타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험이 선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동기부여가 되어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나타났을때 이를 떠올리며 각오를 다시 잡아볼 수 있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이를 지속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많은 관심 속에서 축구를 한다는 것은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여줘야하는 기량이 있다고 스스로 선을 정해버린다.

그 선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이 나오는 날은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고 좋아서 시작했던 축구가 서서히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본인이 만족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날이 오더라도 쉽게 만족하는 경우가 없다. 만족은 곧 자만이라는 것을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재충전하고 다시 시작하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계속 스스로 채찍질을 한다.

매일의 훈련, 경기가 이렇게 부담과 고통으로 다가온다면 머지않아 번아웃이 오게 되면서 포기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며 기량이 정체되는 구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이럴때 주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가까운 지도자와 부모님의 공감과 위로는 선수에게 기대어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너무 힘들고 지칠때 마음 터놓고 자신의 현재 마음 상태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쌓여있던 부정적인 에너지를 털어내고 다시 도약할 준비를 할 수 있다.

축구선수의 지속적인 성장 원동력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환경이다. 이런 과정의 연속을 통해 내적으로 단단해지고 경기력에 기복이 줄어든다. 남을 의식하느라 자신의 기량을 전부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경기장에 들어가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모든 집중력이 하나로 모이기 시작한다. 주변의 도움과 자신의 굳은 의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축구 유망주들이 자신의 재능을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 극복하지 못해 꺾여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렇게 그만두게 되는 선수들이 자신의 삶에서 축구와 담을 쌓고 살아가는 것을 본 경험이 있다.

오랜시간동안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가족들의 도움이 의미 있었다는 것을 잊으면서 살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의 주목에서 벗어나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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